새 모델은 개성이 뚜렷하고 대담하다. 거의 슬릿에 가까운 헤드램프를 비롯해 쇼카의 디자인 특징이 많이 넘어왔다. 쿠페형 루프 라인에는 아우디 A7의 낌새가 보인다. 지난날 포드의 럭셔리였던 애스턴 마틴을 떠올리는 사디리꼴 그릴이 퓨전의 고급감각을 한층 북돋는다.
그렇다고 모두 완벽하다는 말은 아니다. 우리가 시승한 2.0L 티타늄 모델은 고급사양의 소니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자랑한다. 게다가 포드 싱크 기술의 최신형을 갖췄다. 기술 애호가는 좋아하지만, 기술 혐오자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조절하는 손잡이가 없고, 좌석 히터를 끌 때에도 터치스크린을 통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퓨전 엔진은 5종에 이른다. 유럽형 디젤은 없지만, 라인업에는 신형 휘발유-전기 하이브리드와 앞으로 나올 플러그인이 들어있다. 우리는 2.0L 에코부스트 드라이브라인에 집중했다. 연료효율(고속도로에서 약 14.2km/L)과 파워(240마력과 토크 37.3kg‧m)의 인상적인 균형을 잡은 터보 패키지를 내놨다.
이로써 필요할 때는 거의 V6에 가까운 가속력을 뒷받침하고, 정속주행 때에는 4기통의 연료효율을 보장한다.
엔진의 세련된 거동이 상당히 단단한 도로 매너와 짝을 이뤘다. 스티어링은 정확하고 자신에 차 있어 전동식임을 잊어버릴 정도. 저속에서는 가벼운 느낌을 주고 탁 트인 도로에서는 뚜렷이 지원감각이 줄었다.
우리 시승거리와 시간은 너무 짧았다. 따라서 몇 주 뒤로 예정한 신형 퓨전의 고문 테스트를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전반적인 도로 감각은 인상적이었다. 특히 미국 미시건주 도로의 깊은 구덩이를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서스펜션은 감각이나 반응을 잃지 않았다. 코너에서는 구세대 미국형보다 훨씬 스포티한 감각을 전달하면서도 평탄했다.
글: 폴 아인슈타인(Paul Eisenst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