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kswagen vs Eur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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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kswagen vs Europe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10.1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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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유럽 라이벌들은 폭스바겐을 정면공격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을 훔쳐가기 위해 그들을 발길로 차고 있는 것. 우리 전문가들은 자유 시장경제에서 모든 것이 공정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라이벌들은 폭스바겐이 라이벌의 시장점유율을 빼앗기 위해 제품가격을 깎아내리고 있다고 비난한다. 그들은 업과 그 형제들의 가격을 예로 든다. 오펠/복스홀, 피아트, 푸조, 시트로엥과 르노의 시장점유율을 훔치기 위해서라는 것. 전통적으로 폭스바겐의 라이벌이라는 메이커들은 슈퍼미니 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피아트 총수 세르지오 마르치오네가 비판의 선봉에 서 있다. 유럽 자동차산업 그룹 ACEA 회장으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다. “가격결정에서 피투성이가 되고, 이익 마진에서도 피가 흐른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수많은 주류 메이커들의 재정위기를 반영한 말이다. 그런데 바로 이때 폭스바겐은 기록적인 상반기 이익을 거뒀고, 계속 유럽 시장점유율을 키우고 있다.

따라서 마르치오네가 걱정해야 하는가, 아니면 폭스바겐이 마음대로 해야 하는가?

왜 폭스바겐이 옳은가?


지난 2009년 폭스바겐 그룹 총수 마르틴 빈터코른은 유럽자동차산업이 ‘솎아내기’ 시대에 들어가게 되리라 내다봤다. 가장 예리하게 어휘를 고르지는 않았지만, 전적으로 정확했다. 경제위기가 깊어짐에 따라 벼랑 끝에서 비틀거리는 자동차 메이커가 늘고 있다. 벼랑 너머로 굴러 떨어지는 메이커는 사브와 같은 단역만은 아니다.

그렇지만 감상을 제쳐두고 사업은 으레 그렇고, 언제나 적자생존의 법칙이 떠난 적은 없었다. 라이벌들이 스스로 거꾸러지고 있는데 폭스바겐이 그들을 칠 이유가 있을까? 지금 세상은 자유시장이다. 그런데도 폭스바겐이 이익을 어떻게 쓰느냐를 두고 트집을 잡는다면 약간 불공정해 보인다. 특히 폭스바겐 제품을 사든, 치열한 경쟁에 밀려 할인한 라이벌의 제품을 사든 가장 큰 이득을 보는 편은 고객이다.

어떤 불평을 하든 시기심에 불과하다. 지금 폭스바겐의 유럽 시장점유율은 23.7%여서 2004년의 18.1%와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뿐만 아니라 그런 영향력과 더불어 온갖 이익을 가져오고 있다. 공급업체들과의 협상에 유리하고, 유리한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 나아가 자동차구입 할부금융 이자가 훨씬 싸진다.

하지만 2006년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그때 폭스바겐 총수 볼프강 베른하르트는 신속·과감한 구조재편을 하지 않으면 폭스바겐의 ‘장래는 없다’고 말했다. 뒤이어 인력의 5분의 1이 자리를 떠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시 폭스바겐이 골프 한 대를 만드는 데 43시간이 든다면 르노는 메간을 17시간에 만든다고 했다. 이 말은 업계의 전설이 됐고, 폭스바겐을 비아냥거리는 농담이 됐다.

겨우 6년 만에 폭스바겐은 운명을 뒤바꿨다. 폭스바겐이 주위를 자극하는 말을 많이 하고 있다. 그중에 2018년까지 세계 최대 메이커가 되겠다고 하는 호언장담도 들어있다. 하지만 그런 야망을 흠잡을 수는 없다. 특히 독자적인 통찰력을 바탕으로 했을 때가 그렇다. 혹은 라이벌에 앞서 새 시장과 신기술에 투자하는 재치가 돋보일 때가 그렇다. 글: 짐 홀더 (Jim Holder)

왜 폭스바겐은 잘못됐나?


심지어 가장 고집 센 업계 애널리스트들도 피아트 총수 마르치오네와 PSA(푸조+시트로엥) 총수 필립 바랭의 말에 동의한다. 그들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신흥 해외시장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유럽의 주류 경쟁메이커를 짓밟는데 쓰고 있다. 과연 자유시장이 작동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악마는 제일 꼴찌를 잡아먹는다.

문제는 우리가 활동하는 곳은 자유시장이 아니라는 데 있다. PSA, 르노, 오펠/복스홀과 포드는 특히 서유럽의 기울어가는 시장에서 수난을 당하고 있다. 그리고 예측에 따르면 설사 유로존 위기가 폭발하지 않아도 시장은 좀 더 위축될 것이다.

가령 유럽 자동차산업은 진정한 자유시장에서 수요에 맞춰 사업규모를 자유로이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공장 문을 닫고 상당한 인력을 줄일 수도 있어야 한다.

한데 최근 PSA가 공장 하나를 닫고 8,000명을 줄이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프랑스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가 그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PSA가 2012년 상반기에 6억3300만 파운드(약 1조1650억원)의 적자를 냈는데도 말이다. 정계의 압력으로 인해 공장을 닫고 생산능률을 올리기는 대단히 어렵다. 주류 자동차 메이커들은 돈을 벌 수 있는 핵심적인 조치를 취하기가 몹시 어려운 궁지에 몰렸다.

폭스바겐은 재력을 이용해 유럽 시장점유율을 ‘샀다’. 곧 폭스바겐의 세계적인 시설과 신형 MQB 플랫폼으로 라이벌이 꿈꿀 수도 없는 규모의 경제를 살릴 수 있다. 폭스바겐은 그런 업적에 대해 찬사를 들어야 마땅하다. 한데 이 지렛대를 써서 라이벌의 판매량을 지속할 수 없는 수준으로 깎아내린다면 공정한 경쟁정신에 어긋난다.

대량생산 메이커들은 정치에 발목이 잡혔다. 정치가들은 생산규모 축소를 막으려고 한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은 전 유럽에서 생산능력을 줄이기 위해 개입한 적이 없다. 자동차산업이 또 다시 새날을 맞을 수 있는 조치인데도 말이다. 폭스바겐은 유럽 정치에 두 손이 묶인 라이벌들을 두들겨 패는 게 바람직하냐를 곰곰 생각해봐야 한다. 글: 힐튼 할러웨이 (Hilton Hollo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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