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카이엔 GTS, 사운드로 느끼는 성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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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카이엔 GTS, 사운드로 느끼는 성능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8.3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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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카이엔 GTS는 자연흡기 V8 엔진의 장점을 최대한 표현하고 있다. 그것은 스포츠 주행성능의 향상과 더불어 강렬한 사운드로 나타난다

어느 시대든 하나의 현상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다양성이야말로 현대사회를 구동시키는 톱니바퀴이므로, 그중에서도 자동차야말로 다양성의 세계를 투영하는 프리즘이 아닐까. 최근 자동차계의 트렌드 중 하나는 럭셔리 세단보다 럭셔리 SUV의 인기가 상승세라는 것이다. 그 중심에 포르쉐 카이엔이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추어 마세라티와 람보르기니마저 SUV 개발에 나서고 있다. 마세라티는 쿠뱅 그리고 람보르기니는 우루스라는 SUV 컨셉트 모델을 모터쇼에서 공개한 바 있다. 말하자면 이들 브랜드에게 포르쉐 카이엔이 자극을 준 것이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포르쉐 모델은 카이엔으로 총 5만9천898대가 판매되었다.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포르쉐 모델 역시 카이엔으로 올 상반기 현재 전체 판매의 60%를 차지했다. 그 뒤로 파나메라 24%, 뉴 911 11%의 순이다. 포르쉐의 간판모델이 911에서 카이엔으로 옮겨간 느낌이다. 물론 회사 관계자들은 포르쉐의 본질은 여전히 911에 있다고 말하지만. 어쨌든 카이엔의 인기는 당초 예상을 뛰어넘은 것이고 이러한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올 하반기 국내에 선보일 신형 카이엔 GTS 소식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도 이런 까닭이다. 기자는 지난 6월 26~27일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카이엔 GTS 글로벌 론칭 현장에 다녀왔다. 미리 만나본 신형 카이엔 GTS는 무엇이 달라졌고 어떤 인상을 주었는가, 지금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카이엔 GTS는 카이엔의 여러 모델 중 자연흡기 엔진으로는 가장 고성능 모델이다. 포르쉐의 모델 라인업이 으레 그렇듯 최고성능 모델은 터보가 차지한다. 카이엔 터보는 V8 바이터보를 얹어 500마력, 그리고 카이엔 GTS는 V8 420마력을 낸다. 등이 뒤로 젖혀지는 강력한 파워는 터보가 앞서겠지만 자연흡기의 풍성한 파워는 그대로의 순전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420마력 GTS의 파워 밴드를 보면 6,500rpm까지 수직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연흡기의 매력은 대개 스포츠카 또는 스포츠 세단의 기준으로 표현된다. 그런데 SUV도 카이엔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마 카이엔이 인기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종전의 SUV에서 맛볼 수 없었던 스포츠 주행성능은 SUV도 포르쉐가 만들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2세대 카이엔 GTS는 우선 외관에서 변화를 주었다. 에어 인테이크를 카이엔 터보처럼 대형으로 키우고 추가로 공기흡입구가 달린 범퍼를 달았다. 바이 제논 헤드램프의 내부 베젤을 블랙으로 마무리해 보다 강인한 인상을 주고 LED 스팟으로 화려함을 더했다. 또한 포르쉐 다이내믹 라이트 시스템(PDLS)을 기본으로 달았는데 이는 코너링 램프와 속도감응식 주행등을 포함하는 것이다.

외관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의 변화는 폭이 넓어진 휠 아치와 여기에 들어가는 RS 스파이더 디자인의 20인치 휠이다. 그리고 차체 컬러와 같은 사이드 스커트, 검정 하이그로스로 마감한 윈도 프레임 등이다. 트윈 윙 프로파일이 달린 루프 스포일러는 다운포스를 증가시켜주며 LED 테일라이트 그리고 두 개의 블랙 파이프가 스포티한 뒷모습을 완성하고 있다.

2세대 카이엔 GTS는 카이엔 S보다 24mm 낮아지고 앞뒤 트레드도 넓어져 한층 스탠스가 낮아진 분위기다. 지면에 가까이 다가선 만큼 스포츠 주행성능이 강화되었음을 눈치 채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제 4,806cc의 엔진 배기량은 그대로지만 최대출력은 이전 405마력에서 420마력으로 높아졌다. 공차중량도 2,245kg에서 2,085kg으로 줄었는데, 마력당 무게비는 5.54에서 4.96으로 감소했다.

1마력이 감당해야할 무게가 줄어든 만큼 가속은 빨라질 것이다. 그래서 0→시속 100km 가속은 이전 6.5초에서 5.7초로 0.8초 단축되었다. 최고시속은 251km에서 261km로 상승. 그리고 CO₂ 배출량이 332g/km에서 251g/km로 줄었다. 배기량을 그대로 두거나 줄이고도 성능과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최신 경향이긴 하지만 카이엔 GTS 역시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준비된 시승차는 빨강과 파랑, 검정 등의 컬러. 빨간색 보디에 빨간색 휠을 끼운 모델이 눈에 띄는데 섹시해 보인다. 일차 시승코스는 레이크 호텔에서 ‘OAMTC’라는 곳까지 204.5km 거리로 약 3시간 10분 코스. 지도를 보았을 때 클라겐푸르트 일대를 크게 한 바퀴 도는데 평탄한 길이 거의 없다.

이탈리아와 슬로베니아를 경계로 두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남서쪽 클라겐푸르트는 아담하고 차분한 호반의 도시. 호수 주변으로 경관을 해치지 않는 저층의 호텔, 유스호스텔 등이 들어서 여가를 즐기는 휴양지. 도로에는 비교적 고급차들이 많이 다녔고 이따금씩 여유롭게 주행하는 클래식카도 눈에 띄었다.

파나메라에서부터 시작된 새로운 인테리어 언어는 이제 카이엔에도 익숙하게 잘 어울려 보인다. 센터 패널의 스위치 배열, 특히 도로지형 선택모드와 스포트 주행모드, 차체 높낮이 조절버튼 등의 배열은 SUV 스타일에 맞춤해 보인다. 카이엔 GTS는 천장과 일부 트림에 알칸타라를 써 고급감과 스포티한 분위기를 더했다. 옵션으로 차선변경지원(LCA) 시스템을 마련했는데, 후방 70m까지 사각을 포함한 좌우측 차선을 모니터링한다. 국내 적용여부는 미정이다.

자동 8단 팁트로닉 S를 얹은 것도 새로운 변화다. 시동은 항상 1단에서 시작하고 최고시속은 6단 기어에서 도달한다. 2개의 고단 기어 즉 7, 8단은 항속 구동기어로 장거리를 달릴 때 연비를 크게 낮추는 데 기여한다. 카이엔 GTS는 낯선 풍경 속을 시원스레 내달린다. 하늘은 맑고 도로가의 집들은 갓 페인트를 칠한 듯 깨끗한 모습이다. 이상하리만치 깨끗한 풍경이 이곳 클라겐푸르트의 인상이다.

이윽고 마운틴 로드가 나타난다. 오르막과 S자 와인딩 로드의 연속이다. 2, 3단을 주로 쓰며 가뿐하게 오르막을 주파한다. 코너는 민첩하고 안정감 있게 라인을 감아 나간다. 가드레일이 없는 오르막은 아찔하다. 시야가 넓은 것은 장점이지만 너무 멀리 보면 아득해질 수 있다. 풍경보다는 도로에 집중해야 한다. 어느새 표지판은 해발 1,983m를 가리키고 있다.

곧 정상에 도달한 다음 하강을 시작한다. 가파른 내리막에서 카이엔 GTS의 브레이크는 가볍지 않은 차체를 가볍게 제어한다. 포르쉐의 4WD 구동력 제어장치(PTM)는 GTS의 경우 멀티 플레이트 클러치를 달아 가변식 토크 분배로 구동력을 제어한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구간에서 효율적인 힘의 분배로 민첩성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스포트 모드를 선택하면 기어는 세팅을 바꾸어 더 이상 7, 8단으로 변속되지 않는다. 기어 변속 시간은 물론 더욱 빨라지며 속도를 줄일 때 엔진 브레이크가 먼저 반응한다.

몇 차례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한 다음 만나는 평지가 반갑다. 그립감이 좋은 하체는 단단하면서도 기분 좋은 승차감을 유지시켜준다. 드로틀을 활짝 열어젖히자 스트레이트한 가속성능이 물꼬가 트인 것처럼 터져 나온다. 초기 토크의 강화는 사운드를 한층 풍부하게 해 스포티한 기분을 북돋는다. 특히 이번 모델은 엔진음을 튜닝하고 드로틀에 보다 직접적으로 반응해 음향 피드백을 높인 것이 특징. 강렬한 음향효과는 A필러를 통해 운전자에게 전달된다. 전반적으로 2세대 카이엔 GTS는 자연흡기 V8 엔진의 파워와 감성을 최대한 표현하고 있다. 그것은 스포츠 주행성능의 향상을 사운드로 들려주는 것이다.

운전자를 매혹시키는 포르쉐의 집요함은 한번 빠져들면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하는 마력이 있다. 길은 때로 험난했지만 도전할 만한 가치와 아름다움이 있었고 카이엔 GTS는 그 명성에 걸맞도록 향상된 달리기를 보여주었다. 물감으로 그린 듯한 푸른 하늘 아래에서.

글 · 최주식 <오토카 코리아> 편집장
 
Porsche Cayenne GTS
크기 4846×1954×1685mm
휠베이스 2895mm
최소시속 261km
0→시속 100km 5.7초
엔진 V8, 4806cc, 휘발유
최고출력 420마력/6500rpm
최대토크 52.5kg․m/3500rpm
연비 9.3km/L*
CO₂ 배출량 251g/km
변속기 자동 8단
서스펜션(앞/뒤) 더블위시본 / 멀티 링크
브레이크 V디스크
타이어 275/45 R20
(*유럽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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