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수록 매료되는, 포르쉐 911 카브리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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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수록 매료되는, 포르쉐 911 카브리올레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7.2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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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라S 카브리올레로 루프를 열고 달리는 맛은 그냥 즐거울 뿐이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가슴이 뛴다

48년 역사를 가진 포르쉐 911의 7세대 모델은 지금까지의 911과 다른 차원으로 진화했다. ‘95% 이상이 새로운 것’이라는 포르쉐의 발표처럼 언뜻 보아서는 911의 스타일링을 유지하지만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그 말을 믿을 수 있다. 너비는 그대로이지만 길이가 56mm 늘어나고 높이는 낮아졌다. 더욱 늘씬해 보이는 스타일링과 알루미늄과 스틸을 혼용한 차체는 무게를 60여kg이나 줄여냈다. 또한 카브리올레는 차체 비틀림 강도가 이전 모델에 비해 18% 높아졌다.

포르쉐는 오랜 역사뿐만 아니라 스포츠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차종이다. 스포츠카 레이스의 대명사인 GT 레이스의 표준이 되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중 911 카레라는 포르쉐를 대표하는 차종이다. 시승차는 911 카레라 S 카브리올레다.

7세대 911 카레라 카브리올레는 전면부의 오버행이 짧아지고 휠베이스는 늘어났다. 앞바퀴 사이 간격은 52mm 넓어지고 앞쪽 폭이 61mm 넓어져 시각적으로도 안정감이 높아졌고 속도에 따라 작동하는 가변 스포일러가 장착된 리어뷰 또한 매우 섹시하다.

실내는 포근하고 우아하다. 콕핏에서 바라보는 계기판은 911 전통의 다섯 개 둥그런 모양으로 배치했다. 충분한 레그룸을 갖고 있으며 시트는 포근하게 감싸준다. 스티어링휠에는 메탈릭 패들 시프트가 설치됐다. 시야는 충분히 넓다. 사이드미러는 뒤를 많이 볼 수 없다. 2+2 구조로 된 실내공간의 뒷좌석에 굳이 사람을 태울 필요는 없겠다. 옆자리에 마음 통하는 한 사람만 태우고 여행 가방만 실으면 즐거운 드라이빙을 보장할 것이다. 카브리올레는 루프를 열고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질주해야 제 맛이다. 이 루프는 15초면 열고 닫힌다.

카레라S는 수평대향 6기통 3,800cc 알루미늄 블록 엔진에 실린더당 4개의 캠샤프트와 흡기가변밸브시스템을 통해 최고출력 400마력(7,400rpm)의 힘을 쏟아낸다. 자연흡기방식으로 리터당 105마력의 괴력을 뿜어내는데 최대토크는 44.9kg·m(5,600rpm)으로 7,800rpm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 엔진 시스템은 고출력을 뿜어낼 뿐만 아니라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을 통해 정차했을 때 엔진을 꺼 연비절약도 겸한다.

이 엔진을 뒤에 얹고 7단 PDK 변속기로 연결해 뒷바퀴를 구동한다. 물론 수동변속기도 함께 갖추고 있다. 수동변속기에는 기계식 LSD가 장착되며, PDK는 전자제어식 가변 리어 디퍼렌셜을 사용한다. 앞 245/35 ZR 20, 뒤 295/30 ZR 20의 대형 타이어가 출력을 받아주며 주행안정성을 높여준다. 카레라S가 출발해서 시속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불과 4.5초로 슈퍼카 반열이다.

카레라S 카브리올레로 루프를 열고 달리는 맛은 그냥 즐거울 뿐이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가슴이 뛴다. 어쩔 수 없이 바람에 머리는 날리지만 엔진 회전수가 높아지며 뿜어내는 자연흡기엔진의 가속감이 모든 것을 잊게 하기에 충분하다. 터보차저의 짧은 가속감과는 사뭇 다르다. 낮은 회전역에서는 토크가 약간 부족한 느낌이지만 4,000rpm을 넘어서면 가공할 가속력을 뽐낸다. 엔진의 움직임은 부드럽고 정숙하며 힘은 마치 스프린터 같다. PDK의 변속능력 또한 탁월하다. 패들 시프트를 이용한 변속은 수동변속기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반응한다. 7단으로 이어지는 변속패턴은 매끈하고 늘어짐이 없다. 엔진 브레이크의 반응 역시 빠르고 확실하다. 더욱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은 배기음이다. 가속 중의 배기음은 우렁차고 힘이 느껴지며, 변속 시에 차를 밀어내는 듯한 독특한 사운드는 내가 달리고자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듯하다. 자동차에서 느낄 수 있는 예술의 한 부분을 보는 것 같다. 더불어 시프트다운 할 때의 엔진회전수 상승과 이어지는 배기음은 환상적이다. 달리며 이처럼 가슴 뛰는 차는 흔치 않을 것이다.

자동차를 타는 즐거움엔 서스펜션의 역할 또한 크다. 아무리 엔진성능이 뛰어나더라도 움직임이 불안하면 전혀 즐겁지 않다. 911 카레라 S는 앞은 컨트롤 암과 스트럿 방식으로, 뒤는 멀티링크로 구성했다. 이와 함께 전자제어식 스티어링 시스템을 적용했다.

카레라 S의 스티어링 조작은 부드럽고 정교하다. 드라이버가 원하는 코너링 핸들링에 이질감이 없다. 전자식 스티어링의 어색한 조작감을 911에서는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카레라S는 부드러우면서 강한 서스펜션 특성을 지녔다. 코너링의 안정감을 굳이 얘기할 필요도 없다. 지지력 높은 댐퍼와 고성능 타이어가 안정된 코너링을 제공한다. RR 방식이면서도 리어 스핀양이 없어 언더스티어 경향이 크다. 때문에 고출력 뒷바퀴굴림 구동 방식의 코너링에서 두려움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것은 한 편으론 단점일 수 있다. 앞바퀴굴림 구동 방식 같은 스티어링 특성이 호쾌한 드라이빙에 저해요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카레라S의 서스펜션은 코너링의 높은 지지력과 함께 노면충격, 진동흡수력을 공히 제공하고 있다. 웬만한 요철로는 차체의 진동도 없이 충격을 흡수하며 안정된 달리기를 보장한다. 과거의 911에 비해 훨씬 안정되고 편안한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카레라 S는 최상의 제동력을 발휘한다. 앞에 6피스톤 340mm 디스크 브레이크, 뒤는 4피스톤 330mm 디스크 브레이크로 조화를 이뤄 어떤 속도에서도 차의 흔들림이 없이 안정된 자세로 차를 세워준다. ‘얼마든지 달려라, 세우고 싶을 때 세워줄게’라고 말하는 것 같다. 달리고, 돌고, 세우는 기계 같은 예술품이다. 달리면서 두려워지는 일이 없을 수도 있다.

포르쉐 911 카레라 S는 분명 진화했다. 과거의 포르쉐는 운전 잘하는 사람들만의 특권(?) 같은 차라는 느낌도 있었다. 새로운 기술력이 투입되고 안정감이 더욱 향상되면서 이젠 누구나 고성능 스포츠카를 탈 수 있는 포르쉐로 태어났다. 스타일링에 반하고, 사운드에 반하고, 그리고 타보면 더욱 매료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글 · 박정룡 교수(아주자동차대학교)
국내 모터스포츠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박정룡 교수. 1987년 영종도 전국자동차경주대회를 통해 국내 최초의 레이서로 데뷔, 이후 국내외의 다양한 레이스에 참여하여 수많은 우승을 차지했다. 2008년에는 스피라의 개발에 참여, 스피라 GT 270로 GTM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현재는 아주자동차대학 모터스포츠학과 교수로 재임하면서 후학을 양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Porsche 911 Carrera S Cabriolet

크기 4491×1808×1292mm
휠베이스 2450mm
무게 1585kg
최고시속 299km
0→시속 100km 가속 4.5초
엔진 수평대향 6기통, 3800cc, 휘발유
최고출력 400마력/7400rpm
최대토크 44.9kg․m/5600rpm
복합연비 9.2km/L
CO₂ 배출량 193g/km
변속기 7단 자동, 듀얼클러치
서스펜션(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V디스크
타이어(앞/뒤) 245/35 R20. 295/30 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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