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서트클립의 오토라이프> 페라리 F12, 너무 앞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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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서트클립의 오토라이프> 페라리 F12, 너무 앞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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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4.3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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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나는 세상에서 가장 희귀한 페라리 시승에 초청을 받았다. 이름하여 599XX. 무대는 로마 북쪽 등골이 오싹한 발레룬가 서킷. 솔직히 조금 황당한 경험이었다. 왜냐? 599XX는 약간 별난 차였기 때문이었다.

그 차를 몰기 전날 밤, 차를 만든 기술진과 저녁식사를 했다. 페라리의 장래를 위해 얼마나 의미심장한 차인가를 몇 시간을 두고 풀어나갔다. 그러나 사실 599XX는 오너가 도로에서나 트랙에서나 절대로 몰고 다닐 차가 아니었다. 나는 메모를 37쪽이나(정말) 했다. 따라서 이튿날 시승할 때에는 120만 파운드(약 21억4천만원)짜리 XX를 뼛속까지 알고 있다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실제로 나는 쥐뿔도 몰랐다. 아니 어떻게 알 수 있었겠나?

내가 만난 차는 물리학 법칙을 완전히 뒤집고 말았다. XX는 공력 및 기계성능에서 감추고 있는 마술이 너무 많아 사실상 저 혼자 서킷을 돌아다녔다. 그러면서 동시에 제대로 된 페라리가 당연히 그렇듯 손맛이 짜릿했다. 다만 차체는 안정되고 디지털로 안전을 보장했다.

그러나 599XX 안의 온갖 장난감(카본 브레이크 패드에서 블론 디퓨저에 이르기까지)은 궁극적으로 도로를 달릴 때 쓰일 장비였다. 그토록 빨리 달릴 수 있게 한 모든 장비(그리고 피오라노 랩타임이 엔초보다 정확히 10초나 빠른 차)는 장래의 어느 시점에서 페라리 로드카에 담겨질 것이었다. 당초부터 그것이 XX 프로젝트의 전부였다.

그리고 지금 진실의 순간이 마침내 다가왔다. F12 베를리네타의 모습으로. 페라리의 신형 V12 엔진은 카본파이버 브레이크 패드, 블론 디퓨저, 액티브 브레이크 쿨링 덕트(어느 정도 시원할까?), 123kg의 다운포스와 공기저항값 0.299를 갖추고 나왔다. 대부분 599XX의 유산들이었다.

F12의 믿을 수 없는 가속력, 비범한 공력성능과 최고시속 340km. 이 모든 것을 앞에 두고 내 마음 속 한 구석에서는 ‘지금 당장 마음을 찢어발기도록 빠른 이 차가 꼭 필요한가’를 묻고 있었다. 굳이 이 분야의 대가를 끌어들이지 않더라도 시속 330km의 599 GTB만으로 충분히 빠르고도 남지않을까?

이로 미루어 볼 때, 페라리는 차라리 인피니티 이머지(실은 레드불?)와 같은 방향으로 기술을 써먹는 편이 훨씬 낫지 않을까? 402마력으로 0→시속 97km 가속 시간이 4초에 불과하면서 CO₂는 단 55g/km를 배출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나뿐일까? 때로는 충분한 것이 너무 지나치고, 저 740마력 로드카는 궁극적으로 황당한 시간의 낭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이다.

글 · 스티브 서트클립(Steve Sutclif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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