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유혹, BMW 320d 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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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유혹, BMW 320d ED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3.2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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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공개된 이후 줄곧 화제가 되고 있는 BMW의 6세대 3시리즈가 한국시장에도 등장했다. 기존의 E90에서 풀 모델 체인지된 3시리즈(F30)까지 내놓으면서 BMW는 1시리즈부터 7시리즈까지 승용차 부문에서는 모두 차세대인 F플랫폼을 쓰게 되었다.

플랫폼이 달라졌다는 것은 하드웨어적인 것은 물론 소프트웨어적인 기술에서도 새로운 것들을 사용한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3시리즈보다 상위 모델에 적용된 기술들이 전이되고, 또 녹아들어 있다는 것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신형 3시리즈에 사용된 기술적 내용들을 상위 클래스 모델들과 공유하고 있는 것들이 많다. 그러면서 새로운 아이템으로 드라이빙 모드를 운전자 스스로 조정이 가능한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컨트롤(Driving Experience Control)’이라는 기능을 부각시키고 있다.

BMW는 이번 3시리즈를 통해 ‘외적으로는 디자인과 그에 따른 프로포션의 변화, 내적으로는 고효율의 파워트레인과 거주성 확보’에 대한 그들 스스로의 고민과 해법을 제시하며, 소비자로부터 ‘이만하면 유혹 당해도 좋다’는 동의를 얻으려 하고 있다. 신형 3시리즈를 타면서 자동차에게 주어진 오랜 고민들을 이번에는 어떻게 풀어냈는지에 초점을 두었다.

휘발유와 디젤을 모두 타고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알려줄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한국에는 디젤 버전이 먼저 들어왔다. 독일 현지의 휘발유 엔진 생산시점 조정 때문이라고 하는데, 고급형 모델을 앞세우고 그 이미지를 이용해 볼륨 모델로 승부를 거는 전통적인 우산(Umbrella) 전략을 버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최근 판매의 핵심이 된 디젤 버전을 먼저 시장에 내놓게 된 셈이다.

대신 소비자 선택의 폭은 더 넓어졌다. 기본적으로 옵션(스포츠, 럭셔리, 모던)에 따른 세 가지 라인업을 제외해도 주력인 디젤 320d와 320d ED 외에 빠르면 오는 5월 이후에나 건너올 세가지(320i, 328i, 335i) 휘발유 버전까지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탄 모델은 320d를 기반으로 연비 측면에서 효율성을 더 높인 이피션트 다이내믹스 에디션인 320d ED. 기본적인 파워트레인은 5시리즈에 먼저 적용되었던 N47 계열의 직렬 4기통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ZF-8HP)를 베이스로 기어비를 변경해 신형 3시리즈용으로 최적화한 것이다. 320d ED 엔진의 최대토크는 38.8kg·m/1,750~2,750rpm으로 320d와 동일한데, 최고출력은 20마력 낮은 163마력/,4,000rpm으로 세팅되어 있다. 그리고 그동안 BMW가 선보였던 오토 스타트-스톱이나 브레이크 리제너레이션 등 이피션트 다이내믹스(EfficientDynamics) 기술은 기본으로 제공된다.

자동차의 오랜 과제 가운데 하나가 거주성을 확보하는 것인데, 3시리즈처럼 컴팩트한 모델에서 거주성을 좋게 하는 것은 패키징 효율 측면에서 축적된 기술과 심도 깊고 진지한 구성을 요하는 부분이다. 37년 전에 시작한 3시리즈는 세대를 달리하면서 계속해서 조금씩 사이즈를 키워왔다. 인류가 진화하면서 신체가 계속 커져왔듯 말이다.

6세대 3시리즈와 기존 5세대 모델(E90)을 비교했을 때 차의 너비는 6mm가 줄고, 높이는 8mm가 커졌으며, 앞뒤 트레드는 각각 37mm, 47mm씩 넓어졌다. 무엇보다 전체 길이는 93mm 늘리면서 휠베이스를 50mm나 확장되었다. 예전에 비하면 실내 공간이 훨씬 여유롭다. 실내 폭은 비슷한데 넉넉한 헤드룸과 늘어난 실내 길이 덕분이다. 특히나 이제는 뒷좌석에 성인이 탔을 때 앞좌석 등받이에 무릎이 닿았던 불편함도 사라졌다. 실제로 뒷좌석 무릎공간은 5세대보다 15mm나 넓어졌다. 트렁크 용량도 480L로 20L나 커졌다.

외관은 전체적으로 현재 5시리즈를 많이 닮았다. 와이드 테일램프와 낮게 밀어붙인 루프라인도 그렇다. 또한 전면과 측면의 디테일에서는 전통과 현대적인 스타일이 공존하고 있다. 특히 앞모습에서는 90년대 말 4세대 3시리즈(E46)와 5세대(E39)가 보여줬던 BMW의 전통적 스타일링이 이번 3시리즈에도 돌아왔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사이드 캐릭터 라인의 경우 헤드램프에서 시작되어 뒷유리 끝에서 마무리하는 상단의 라인과 테일램프 측면에서 휠 하우스 쪽으로 낮게 밀어주는 하단 라인의 두 개의 라인들이 은근히 긴장감을 유발시키며 측면의 하이라이트를 주도한다. 최근 BMW의 이 같은 스타일링 방향은 말하자면 크리스뱅글식 디자인을 대체하는 것이기도 하다.

대시보드 중앙 상단에는 폭은 넓지만 높이는 낮은 기다란 LCD 스크린이 자리 잡고 있다. 인테리어의 전반적인 에지라인을 고려한 것이다. 물론 아이드라이브를 비롯한 여러 기능들이 이 스크린을 통해 표시된다. 전자식 ‘조이스틱’ 기어시프트는 이제 친숙하기까지 하다. 그 앞쪽에 트레이가 있고, 트레이를 들어내면 두 개의 컵홀더가 보인다. 휴대전화를 놓든 음료를 마시든 어떤 용도로 쓰느냐에 따라 한 가지는 포기해야 한다는 게 약점이다. 또한 도어 안쪽의 손잡이는 이번에도 앞쪽에 배치되어 있는데, 멋스럽긴 하지만 문을 닫을 때 그리 실용적이지는 않다는 점은 여전히 아쉽다. 힘이 약한 여성 운전자들은 종종 불만을 토로하기 때문이다.

전자식 기어시프트 옆에 전에는 없던 스위치가 보인다. 바로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컨트롤 기능을 선택하는 스위치다. 이 스위치를 통해 ‘스포츠, 컴포트, 에코 프로’로 이루어진 세 가지 운전 모드 중에 자신의 운전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제원상 최고속도는 235km지만 180km까지는 가속이 괜찮고, 그 이후부터는 스피드 상승은 520d와 마찬가지로 더딘 편이다. 연료효율은 좋아졌다고 해도 파워에서는 아무래도 배기량과 최고출력을 무시할 수 없는 모양이다.

연비 성능은 기대치를 충분히 만족시킬 만하다. 여행컴퓨터를 초기화한 뒤 측정해본 결과 고속도로에서 평균 속도 96.6km로 주행했을 때 리터당 23.2km를 달리고, 평균 속도 75.3km에서는 리터당 24.2km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에 주유해 해질 무렵 살펴본 연료 게이지는 3/4 정도가 남았고, 주행 가능한 거리는 760km가 넘었다.

앞서 언급한 휠베이스와 트레드 등 전반적인 스탠스 조정에 따라 라이드&핸들링에도 변화가 생겼다. 게다가 320d ED는 여러 가지 스펙이 다르다. 특히 최저지상고가 일반적인 320d보다 15mm 낮은 125mm로 세팅되어 있다. 추가적인 서스펜션 세팅을 필요로 하는 부분도 있지만, 단적으로 공기역학적인 측면을 고려한 것이다. 320d ED의 공기저항계수는 0.26으로 기본형보다 0.1이 낮다.

전반적인 서스펜션 구조에서 기존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기본적으로 휠베이스가 넓어졌다는 것은 승차감을 더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고, 확장된 트레드는 롤에 따른 안정감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사실 섀시 분야의 엔지니어들은 낭창낭창하면서도 코너링도 좋은 차를 만들고 싶어 한다. 하지만 한 가지 세팅으로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는법. 자동차회사들은 그런 심정을 감안해 승차감과 핸들링의 타협점을 양분하는 방법을 써왔다. 가뜩이나 런플랫 타이어를 쓰기 때문에 부드러운 승차감 쪽에서 멀어졌던 것을 스탠스를 통해 어느 정도 만회한 셈이다.

이번 3시리즈의 경우 컴포트 모드를 기준으로 했을 때 핸들링 성능은 일반적인 BMW의 수준에서 약간은 더 부드러워졌다는 표현이 옳다. 대신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스포츠’ 모드라는 선택의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그리고 차 다루기가 쉽다는 것은 그만큼 드라이버빌리티가 좋다는 얘기이며, 여전히 BMW의 장기다. 한국 판매 가격은 옵션이나 모델 종류에 따라 가격 차이가 커질 수 있지만, 기본형의 경우 기존 3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게 책정했다.

글 · 김태천

>>BMW 3시리즈 주행 영상 보러가기
 
FACT FILE
BMW 320d ED

크기 4624×1811×1616mm
휠베이스 2810mm
무게 1425kg
엔진 직렬 4기통, 1995cc, 터보디젤
최고출력 163마력/4000rpm
최대토크 38.8kg·m/1750~2750rpm
0→시속 100km 가속 8.1초
최고시속 225km
변속기 8단 자동
연비 23.8km/L
CO₂ 배출량 113g/km
타이어 205/60 R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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