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재미있는 코나 일렉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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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재미있는 코나 일렉트릭
  • 최주식 편집장
  • 승인 2018.09.2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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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 일렉트릭은 단지 주행거리가 길뿐 아니라 의외의 재미를 보여준다

전기차를 아직 일상에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다양한 전기차 모델이 등장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전기차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되더라도 마음에 드는 전기차가 없으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현대의 콤팩트 SUV 코나를 바탕으로 한 순수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은 1회 충전 주행거리 406km를 인증 받아 “한 번 충전으로 서울에서 부산 간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다. 뭐니 해도 전기차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요소가 주행거리인 만큼 이 부분을 특별히 강조한 것이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길다는 것은 그만큼 안심하고 어디를 갈 수 있으며, 또 미리미리 충전을 대비할 수 있는 여유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그렇기는 해도 전기차에서 충전거리가 전부는 아닐 것. 코나 일렉트릭의 여러 면모를 살펴보기로 하자. 우선 스타일. 기본적으로 코나와 같지만 엔진이 없는 만큼 포인트가 되는 프런트 그릴이 없다. 모양만으로 만들 수는 있지만 코나 일렉트릭은 공기역학에 더 신경을 썼다. 그러다보니 앞모습이 좀 밋밋하고 답답해 보이는 게 흠. 그래서 컬러가 중요하다는 생각인데 시승차로 만난 짙은 회색보다는 붉은색이 좋을듯하다.

 

각 드라이브 모드의 성격이 분명하다

 

역시 공기저항을 고려한 선택이겠지만 두툼한 5스포크 휠은 둔탁해 보인다. 나머지는 무난하다. 실내를 처음 보았을 때 전자 버튼식 기어를 포함한 센터패널 주변에서 현대의 수소연료전기차 넥쏘 분위기가 살짝 났다. 계기와 모니터 부분은 다르다. 플로팅 타입 모니터는 내비게이션을 중심으로 자주 쓰는 기능의 버튼을 좌우에 배치해놓았다. 브릿지 타입의 센터패널 역시 직관적인 배치다. 가령 요즘 같이 더운 날 통풍 시트 기능이 어디 있는지 생각하고 보면 바로 그 버튼이 보이는 식이다.

 

현대차의 장점이다. 다만 시트의 질감이나 쾌적함은 좀 부족하다. 시동을 켜면 계기판 위로 스르르 헤드업 디스플레이 패널이 올라오는데 썩 마음에 든다. 시동이 걸렸음을 말해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조용하게 출발한다. 움직임은 가볍고 부드러우며 가속이 제법 시원하게 이루어진다. 시승차는 64kWh 배터리를 얹어 최고출력 150kW(204마력), 최대토크 40.3kg·m을 낸다. 출력도 높지만 무엇보다 토크가 세다. 따라서 급가속을 하면 휠스핀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버튼식 기어, 브릿지 타입 센터패널로 실용 공간을 넓혔다

 

드라이브 모드를 길게 누르면 에코 +가 되는데 시속 90km에서 속도가 제한된다. 에코 모드는 가속 페달이 밟는 대로 나가지 않고 일정 부분 억제된다. 컴포트 모드는 에코 모드와 같은 그린 컬러로 계기 변화는 없지만 일상적인 운전에 제한은 없다. 이때 속도계는 시속 200km까지 표시된다. 그리고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붉은빛이 감돌면서 파워 100% 기준으로 계기가 변경된다. 각각의 모드 변화가 분명한 게 예상치 않은 운전 재미를 준다. 가속 시 전기음은 여전히 낯설지만 말이다.

 

또 하나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는 패들 시프트. 회생 제동 기능으로 엔진 브레이크와 같은 기능을 톡톡히 한다. 가속을 하면서 왼쪽 패들 시프트를 누르면 브레이크가 걸리며 주행거리도 덩달아 늘어나는 효과다. 조금 더 강한 제동이 필요하면 2단계를 쓰면 된다. 3단계는 차를 멈춰 세울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 그리고 오른쪽 시프트 패들을 누르면 회생 제동의 단계를 하나씩 풀어주는 것으로 시프트 업 효과를 낸다.    

 

전기모터는 204마력의 힘을 낸다

 

가속은 생각보다 강력해서 고속 영역으로 빠르게 진입한다. 상대적으로 조용한 환경에서 빠르게 가속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속도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드라이브 모드와 시프트 패들을 잘 사용하면 의외로 재미있게 달릴 수 있다. 다만 하체가 부드러운 편이어서 코너링에서 안정감은 좀 부족하다. 승차감도 가속이 이어질 때 부드럽기는 하지만 저속에서 노면 충격을 잘 거르지 못했다. 고속도로 주행보조 기능을 포함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차선유지 기능을 선택했을 때 마치 자율주행 기능처럼 작동했다.

 

충전구는 전면의 오른쪽 커버 뒤에 자리한다

 

앞차와의 간격 조절에 따라 가감속은 빠르고 정확했다. 주의를 놓치지 않는 상황 안에서 손과 발을 편하게 쉴 수 있었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보면 빠지는 부분이 별로 없다. 그동안 전기차는 출퇴근 목적으로 혼자 타는 소형차부터 개발됐다. 이제는 그 단계를 넘어서 장거리 여행도 넘본다. 여러 명이 탈 수 있어야 하므로 SUV로 확장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 코나 일렉트릭의 뒷좌석은 보기에 좁지만 뒤로 살짝 기울어 레그룸에 조금 여유는 있다.

 

실내는 직관적인 배치로 다루기 쉽다

 

하지만 시트의 질감이나 공간으로 봐서 장거리 여행에 쾌적해 보이지는 않는다. 트렁크 공간이나 뒷좌석을 접어서 사용하는 등의 유틸리티는 콤팩트 SUV 수준 그대로. 일상적인 달리기와 시원한 가속성, 다양한 드라이브 모드의 재미에 더한 긴 주행거리라는 측면에서 코나 일렉트릭은 진일보한 전기차임은 분명하다.

 

그래도 장거리 여행을 선뜻 떠날 만큼 충전 인프라와 충전 시간(80% 급속 충전이라도 54분, 100kW 기준, 100% 완속 충전 9시간35분, 7kW 기준)이 만족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코나 일렉트릭을 도시에서 이틀간 운행하는 동안 배터리는 거의 절반밖에 쓰지 않았고 주행거리는 200km나 남았다. 일상에서 사용하기에는 충분한 수준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내 생활 주변에 충전 환경이 얼마나 갖추어져 있느냐 하는 것이다. 

 

가속은 꽤 강력하지만 하체가 좀 무르다

 

<Hyundai Kona Electric Premium>

코나 일렉트릭은 운전 재미라기보다 차를 다루는 다양한 재미가 있다. 긴 주행거리는 덤이다
 
가격 5540만2500원(세제 및 보조금 (서울기준) 후 3150만 원)
크기(길이×너비×높이) 4180×1800×1570mm 
휠베이스 2600mm
배터리 리튬이온 폴리머 64kWh
최고출력 150kW(204마력)
최대토크 40.3kg·m
1회 충전 주행거리 406km
서스펜션(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앞/뒤) 모두 디스크
타이어 모두 215/55R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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