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차 긴장해! 렉서스 ES 300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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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차 긴장해! 렉서스 ES 300h
  • 오토카 편집부
  • 승인 2018.08.1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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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독일 브랜드 차들이 고급 세단 영역을 독차지하고 있는 영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이 호화로운 렉서스 하이브리드 모델이 처음으로 발을 들여놓으려 하고 있다. 독일차들, 과연 긴장해야 할까?

렉서스는 유럽에서 자동차 판매를 의미 있는 수준까지 늘리고 시장 몫을 독일 경쟁업체로부터 빼앗아오는 데 우선순위를 높게 두지 않았던 것 같다. 회사의 존재와 인지도 모두 과거 어느 때보다 천천히 상승하는 것을 보면 경쟁에서 가장 오래 버티는 것에 만족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제는 유럽 대륙에서의 성장에 대한 회사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 모델 구성을 합리화하고 유럽 시장에서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데 ‘진지해지고 있는’ 것이다.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는 지난 5년에 걸쳐 유럽 판매가 두 배로 늘었다. 대부분 크로스오버카인 NX 덕분이었다. 이제 렉서스는 영국과 유럽 소비자들에게 BMW 5 시리즈와 아우디 A6 같은 차들을 상대로 더 실용적이고 가치가 높은 대안을 내놓겠다는 목적으로 중형 고급 세단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내년 초, 7세대 렉서스 ES의 영국 판매를 시작으로 변화할 것이다. 그리고 유럽 전시장에서는  새 모델이 GS를 대신하게 될 것이다.

 

ES는 2020년까지 유럽에서 10만 대 판매를 기록하겠다는 렉서스의 계획에서 핵심 역할을 맡는다

 

ES는 렉서스 브랜드가 존재해온 거의 모든 시간동안 렉서스 글로벌 세단 라인업의 붙박이 모델이었다. 오래전부터 렉서스의 가장 인기 있는 4도어 모델이었고, 전통적으로 렉서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스포츠 세단’인 GS의 합리적인 대안으로 존재해왔다. 내년에 나올 새 모델의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GS의 매력적인 뒷바퀴굴림 구동계를 더 실용적인 앞바퀴굴림 배치로 바꾼다는 것이다. 그것이 렉서스의 잠재적인 소비자들에게 좋은 소식이 될 수 있을까? 가격을 생각하면 답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유럽 고급차 영역에서 저렴한 쪽이었던 GS는 메르세데스-벤츠나 아우디, BMW가 내놓은 경쟁차들과 제대로 경쟁해본 적이 없다. 반면 ES는 현행 토요타 캠리(물론 영국에 판매되는 ES는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고, GS는 늘 그랬듯 일본에서 공급한다)와 플랫폼, 공개하지 않은 내부 기계요소들, 심지어 미국 공장도 공유한다. 따라서 렉서스 유럽 제품 기획자들이 GS보다 ES에 더 매력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몇몇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작은 수준이겠지만, 렉서스 영국은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승용차 중 하나를 만드는 것에 대한 경제적인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영국에는 가솔린-전기 하이브리드 모델인 ES 300h만 팔릴 예정이다

 

캠리와의 관계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이는 렉서스를 이기기 위한 방법을 찾으려는 사람에게 비난거리가 될 것이 분명하다. 마치 ES가 GS보다 호화롭거나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에 대응하는 신뢰성이 조금 부족하다고 이야기할 때의 반응과 비슷하다. 어느 쪽이 사실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ES 300h 시승차를 2018년형 캠리 옆에 세워둘 기회가 생겼다. 테네시 주 내시빌 주변을 달린 우리는 두 차의 유사성이 뚜렷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렉서스 엔지니어 역시 캠리와 ES 모두를 염두에 두고 ES의 뼈대를 이루는 GA-K 플랫폼을 개발했다는 것과 두 차의 서스펜션과 기본 차체에 관한 공통점이 일부 있다는 것을 인정할 것이다. 물론 차이점도 많다. 렉서스 ES는 토요타쪽 형제 모델보다 가벼운 소재와 강력한 결합 기술을 쓰고, 섀시도 구조적인 ‘고성능 댐퍼’(일부 트림 모델에만 쓰일 예정이다)로 가로 방향 여러 곳을 보강한다. ES는 캠리에 비해 훨씬 더 철저한 실내 방음 처리와 전용 서스펜션 튜닝이 이루어진다.

 

신형 ES의 차체는 이전 세대보다 더 길고 낮아졌으며 실내 공간은 더 넓어졌다

 

방음처리에는 소음을 억제하는 알로이 휠 설계가 포함되고, 전용 서스펜션 튜닝은 이중 밸브 쇼크 업소버를 통해 구현된다. ES F-스포트(F-Sport) 모델을 선택하면 적응형 댐퍼가 달린 서스펜션도 달린다. 하지만 고급 세단에 어울리는 기술적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건 왜일까? 렉서스는 대형 세단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내 품질과 고급스러운 느낌을 유지하기 위한 기준을 높게 두고 있다. ES의 꾸밈새는 그 기준에 필적한다.

 

다만 우리가 시승한 차의 몇몇 부분들은 훨씬 더 비싸 보이도록 만들 수 있었다. 좌석과 함께 계기판 주변 부분에 부드럽고 매끄러운 가죽이 쓰였지만,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에는 가죽처럼 보이게 만든 슬러시 성형 플라스틱이 더 넓게 펼쳐져 있다. 더 단단하고 반사가 심한 플라스틱을 쓴 곳도 군데군데 보인다. 화려한 센터콘솔 장식의 표면 처리는 스티어링 휠에 쓰인 것과 다르다. 전체적으로 보면 아우디 A6이나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같은 풍요로움이나 견고함, 세련미가 풍기지 않는다.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지만, 실내 공간과 실용성은 좋다. 이전 세대 ES에 비해 전장과 휠베이스가 늘어나면서 앞뒤 좌석 무릎 공간이 넉넉해져, 몸집이 큰 사람도 좌석에 깊숙이 몸을 기대어도 편하게 앉을 수 있다. 그러나 2열 좌석 머리 공간은 그리 넓지 않다. 렉서스가 차 뒤쪽 격벽 주변에 두 종류의 구조적 버팀재를 달기로 결정한 탓에 뒷좌석 등받이를 접을 수 있는 여지마저 사라졌다. 그래서 ES의 적재 공간 자체는 넓지만 실내 공간까지 활용해 긴 물건을 실을 수는 없다. 

 

렉서스가 영국 소비자들에게 내놓는 모델은 ‘자체 충전식’ 가솔린-전기 하이브리드 모델인 ES 300h 뿐이다. 새로운 직렬 4기통 2.5L 앳킨슨 사이클 가솔린엔진이 내는 힘 역시 새로운 하이브리드 트랜스액슬 변속기(120마력 구동용 전기 모터, 그보다 작은 모터/제너레이터, ‘e-CVT’ 변속기로 구성된다)를 거친다. 앞바퀴를 굴리는 ES 하이브리드는 최고출력 218마력이고 CO₂ 배출량은 106g/km다. 아울러 복합연비는 21.2km/L다.

 

 

이와 같은 숫자들은 핵심 경쟁 모델들의 4기통 가솔린 및 디젤 모델과 비교해보면 매력적으로 보인다. 다만 9.0초를 살짝 밑도는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상대적으로 매력이 반감될 것으로 보인다. ES는 GS보다 더 성숙하고 세련되며 편안함을 불러일으키는 성격을 갖고 있다. 핸들링은 차분하고 정확하며 제법 반응이 뛰어나고, 스티어링의 묵직함은 중간 정도로 알맞고 회전 반응은 고르다. 또한 접지력과 차체 통제 수준이 탁월하다. 감히 말하자면 비슷한 크기인 몇몇 세단보다 거친 영국 도로 조건에서 더 쉽게 차를 다룰 수 있다.

 

그러나 차는 느긋한 스타일로 달릴 때 가장 흐뭇한 느낌이 든다. 요철과 거친 노면의 충격을 무척 잘 흡수하기 때문에 차분한 승차감을 선사한다. 렉서스의 최신 세대 4기통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역시 운전자가 전혀 서두르지 않을 때 가장 훌륭하다. 에코 모드로 달리면 내연기관 엔진이 꽤 오랫동안 작동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고, 꽤 깊게 밟히는 액셀러레이터 페달은 반응이 자연스럽게 조율되어 상당히 좋은 수준의 연비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게 확인됐다.

 

빠른 가속을 위해 스포트 모드를 선택하면, 힘을 완전히 끌어냈을 때에는 차가 적당한 성능을 내기는 한다. 하지만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끝까지 밟지 않았을 때 지나치게 굼뜨고 유연성이 너무 부족해 불만스러웠던 구형 토요타나 렉서스 하이브리드의 느낌이 남아 있어 가속 성능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한 느낌이다. 스티어링 휠에 변속 패들이 있기는 하지만, ‘몇 단’을 선택하느냐에 관계없이 출력을 3분의 2 이상 활용하기 시작하면 엔진 회전반응이 렉서스 특유의 ‘고무 밴드’ 스타일로 나타나기 때문에 실질적인 쓸모는 거의 없다.

그래서 앞바퀴굴림이든 아니든, 운전자에게 주는 매력의 한계를 판가름하는 것이 실제로는 렉서스 ES의 섀시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게 만든다. 렉서스의 현재 모델 라인업 중 대다수의 모델도 그렇듯이 자동차 매력의 발목을 잡는 것은 오히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기술 쪽이다. 그래도 다른 모델보다는 좀 더 제한적이라는 점은 인정해야 하지만 말이다.

 

달리 말하면, 운전자에게 주는 매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여러 중형 고급 세단에서 꼭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영국에서 GS보다 더 매력 있는 가격에 팔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ES는 유럽에서 렉서스 판매를 늘리기에 충분할 만큼 좋은 차다. 놀랄 일은 아니지만, 렉서스 GS가 BMW 5 시리즈나 재규어 XF를 상대했던 것보다는 볼보 S90이나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대안으로서 강점이 더 뚜렷해졌다고 할 수 있다.

 

tester’s note

F-스포트와 울트라 럭셔리 트림을 모두 몰아보니, F-스포트는 승차감의 편안함이 지나친 역효과를 주지 않지만 울트라 럭셔리 쪽이 더 괜찮았다. 상식선에서 주행한다면 이보다 편할 수 없다.

 

소음 제거 휠을 파헤치다

 

렉서스는 ES 신차 발표 행사장에서 단면을 잘라내 속이 텅 비어 보이는 소음 제거 알로이 휠을 전시했다. LS 세단에 쓰인 것과 비슷한 설계를 사용한 이 휠은 타이어 내부 공기압이 작은 구멍들을 통해 림 안쪽과 바깥쪽 둘레를 따라 설치된 작은 공기실로 통과하도록 되어 있다. 그렇게 해서 타이어 접촉 소음이 서스펜션을 통해 위쪽으로 올라와 실내로 들어오는 일부 에너지를 열로 바꾼다.

LS 모델에서는 이 혁신적인 휠이 런플랫 타이어와 어우러져 제 기능을 발휘하지만, ES에는 일반 브리지스톤 튜란자 타이어가 끼워져 있어 세련된 주행의 기준을 매우 인상적인 수준으로 만드는 데 공헌한다.

 

<LEXUS ES 300h>
GS는 스포티한 측면을 강조했던 것보다 고급차 영역의 합리적인 측면을 더 돋보이게 만들어야 한다
 
가격 3만5000파운드(약 5124만 원, 예상)
엔진 직렬 4기통 2487cc 앳킨슨 사이클 가솔린 + 120마력 전기 모터
최고출력 218마력/5700rpm
최대토크 미발표
변속기 e-CVT
무게 1755kg
최고시속 180km
0→시속 100km 가속 8.9초
연비 21.3km/L(NEDC 기준)
CO₂/과세기준 106g/km, 22%
경쟁 모델 아우디 A6 2.0 TDI, 볼보 S90 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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