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오프로더, 포르쉐 신형 마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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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한 오프로더, 포르쉐 신형 마칸
  • 오토카 편집부
  • 승인 2018.07.1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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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는 신형 마칸에 대해 입을 꽉 다물고 있다. 그렇다고 앤드류 프랭클(Andrew Frankel)을 말릴 수는 없었다. 그는 한계까지 몰아붙여 그 속살을 파헤쳤다.

내가 걷는 속도보다 차를 느리게 몰면서 신경이 쓰이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러나 큼직한 바위가 널렸고, 곳곳에 도랑이 패였으며, 가파른 암벽을 타고 올라야 할 때는 사정이 다르다. 정말 신경이 곤두섰다. 우선 내가 비전문 오프로더로 낙인이 찍힐까 겁이 났다. 양산 최종승인 단계에 들어간 아주 희귀하고 값진 프로토타입 자동차가 다치는 건 더 걱정됐다. 하지만 무엇보다 바위틈에 걸려 넘어지거나 낭떠러지 끝으로 굴러 떨어질까 등골이 서늘했다. 2019 포르쉐 마칸의 최저속도를 시험하며 내려온 뒤, 나는 새 차와 남아공 대초원의 진창에 뛰어들었다.

 

포르쉐는 내게 자랑하기로 작심한 듯했다. 마칸은 시장에 나온 가장 재미있는 SUV 이상의 무엇이었다. 2세대에 들어가는 새 차는 막강한 오프로더이기도 했다. 이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포르쉐는 무엇을 했을까? 저(低)기어비 트랜스퍼 박스를 달았나? 서스펜션을 높였나? 아니면 접근각과 이탈각을 근본적으로 손질했을까? 셋 모두 아니었다. 마칸은 아무도 모르는 마술을 심어둔 것 같았다. 그러나 괴력의 트랙션과 기동력, 드라이버 개입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실로 탁월했다.

 

프랭클은 신형 마칸을 몰고 낭떠러지를 굴러 떨어지는 위기를 운 좋게 모면했다

 

내가 살아남아 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게 그 증거다. 그래서 마칸이 시장에 나온 지 3년이 지난 지금 포르쉐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있었던가? 전혀. 솔직히 차는 바뀌지 않았다. 지난 3년 동안 마칸은 속이 뒤틀리도록 성공을 거뒀다. 포르쉐를 지구상에서 가장 이익이 두둑한 메이커로 만드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 그런 차를 왜 뜯어고치나? 혹은 바꿔야 할 이유가 있나? 다만 포르쉐는 손질을 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기질이 있다. 포르쉐는 이 땅의 어느 주류 메이커보다 손질하기를 좋아한다. 심지어 그래야 할 이유가 없어 보여도 그렇게 한다.

 

게다가 마칸의 외부 스타일이 암시하듯 눈을 깜빡이면 몰라볼 정도 이상으로 손을 댔다. 내가 평소보다 통계적으로 약간 정확하지 않더라도 용서하기 바란다. 이 기사를 쓰고 있을 때는 적어도 공식적으로 이 차는 존재하지 않았다. 내가 몰았던 차는 일부를 위장했고, 정식으로 언론에 배포된 자료도 없었다. 따라서 나와 함께 차를 몰았던 다양한 개발전담 드라이버들로부터 내가 직접 모아들인 정보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렇더라도 나는 올 가을 공식 발표회에 나올 자료와 내 기사는 일치한다고 굳게 믿는다. 혹은 차이가 없을 만큼 정확하다고 자부한다.

 

신형 마칸은 구형의 탁월한 구동성능을 그대로 살렸다

 

가장 큰 변화는 보닛 밑에서 일어났다. 안타깝게도 포르쉐의 정책에 따라 디젤 마칸은 사라졌다(그리고 이번 세대에 하이브리드가 나온다는 루머는 과장됐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데 기본형 마칸과 마칸 S, 마칸 터보는 모두 상당히 높은 기술을 받아들였다. 기본형은 2.0L 터보엔진을 그대로 유지했지만, 출력은 현행 248마력에서 폭스바겐 골프 R과 같은 300마력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영국에서는 보기 드물게 성능 업그레이드 및 세금과 연비 혜택을 받게 되어 경쟁력이 강화된 것이다. 게다가 경쟁력이 큰 디젤이 사라져 그 효과는 더욱 커졌다. 마칸 S와 터보는 둘 다 완전히 새로운 엔진을 받아들였다. 다만 S는 구형과 마찬가지로 스펙상 3.0L V6을 지키고 있어 변화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파나메라의 신세대 V6을 채택하여 V 사이에 터보를 넣고 CO₂배출량을 줄였다. 출력은 현행 335마력에서 355마력으로 올라갔고, 토크도 그만큼 강화됐다. 요컨대 현행 마칸 GTS를 밀고 들어왔다. 그래서 포르쉐 방식으로 GTS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위로 올라간다. 그리고 터보 모델은 기본적으로 똑같은 엔진을 쓴다. 그러나 배기량 2.9L형(추가된 파워를 다루기 위해 크랭크를 강화하고 스트로크를 줄였다)은 출력이 현행 3.6L 엔진의 394마력에서 434마력으로 늘어났다. 옵션인 퍼포먼스팩을 달면 출력은 현행과 똑같고 0→ 시속 100km 가속은 4.4초다. 신형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그밖에 포르쉐는 알루미늄 업라이트를 서스펜션에 달았다.

 

포르쉐는 신형 마칸의 후미등을 위장하려고 무던히 노력했다. 그러나 최신형 카이엔과 파나메라의 차폭 조명을 받아들였다

 

이로써 무게와 소음을 줄이고, 안락성을 높였다. 스티어링을 손질해 감각을 좀 더 적극적으로 살렸고, 텅스텐 피복 캘리퍼(백색 캘리퍼를 보라)를 달았다. 밖으로는 램프와 범퍼를 가볍게 손질한 것과는 달리 실내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대형 중앙 TFT 스크린을 들여놓아 인포테인먼트는 예술의 경지에 올랐다. 실제로 계기 디스플레이는 아날로그 다이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적어도 내가 몰아본 차는 그랬다. 우리 시승장에는 비교대상이 되는 구형 모델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신형과 구형의 섀시 변화를 알 수 있었던가? 물론 아니었다.

 

포르쉐 개발 엔지니어를 제외하고 아무도 그 변화를 알 수 없었다. 어쨌든 신형은 한마디로 눈부실 정도로 모두 잘 달렸다.  한편 엔진은 문제가 달랐다. 유감스럽게도 나는 이전에 4기통 마칸을 몰아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정말 잘 굴러서 마음에 들었다. 엔진은 골프처럼 매끈했다. 고회전대에서는 개성이 넘쳤고, 개발 엔지니어처럼 엉덩이에 불이 나도록 몰아대지 않는 한은 6기통 모델을 따라잡고도 남았다. 아주 순수하고도 유쾌하게 놀라웠다. 마칸 S는 그만큼 개선됐다고 할 수는 없었으나 환영할 만했다.

 

신형 엔진은 아주 매끈했고, 중급 마칸의 성능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터보 모델이 제값을 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2.9L 엔진은 폭발적인 가속력을 과시했다. 무턱대고 최고 모델을 고르는 고객이 적지 않다. 하지만 3.0L S가 좀 더 세련됐고, 실생활에서 스피드의 격차는 아주 미미하다. 따라서 마칸을 확 뜯어고치지 않았고, 그럴 필요도 없었다. 이번 업데이트 이전에도 마칸은 시장에서 중형 프리미엄 SUV의 가장 바람직한 라인업이었다. 현상을 그대로 유지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놀랄 일이었다. 

 

시장을 누비는 포르쉐의 스타

한 가지 놀라운 통계가 있다. 2017년 포르쉐의 판매 차량 대부분이 911이었고 마칸이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5년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차가 지금은 포르쉐의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다. 지난해 판매대수는 9만7000대에 이르렀다. 2017년 포르쉐는 총 24만6375대를 판매했는데, 그중 마칸의 비중이 40%였다. 2016년보다 3% 늘어난 수치다. 전체 실적으로는 포르쉐 사상 최고 모델이었다. 전 세계 시장에서 4%나 성장한 수치다. 구세대 아우디 Q5 플랫폼을 깔고 나온 마칸으로 거둔 성과였다. 이 차는 포르쉐 대열에서 가장 앞서가는 중요한 모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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