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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과 형들을 긴장시키는 볼보 XC40
후끈 달아오른 소형 SUV 시장의 열기에 볼보가 XC40이라는 기름을 끼얹었다. 이 뜨거운 시장에서 XC40을 돋보이게 할 볼보의 비책은 무엇일까. 자동차 평론가 류청희가 확인해본다
2018년 07월 05일 (목) 15:43:22 류청희 c2@iautocar.co.kr
   
 

소형 SUV 시장의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CUV, 즉 ‘크로스오버 카’라고 하는 것이 맞겠지만, 해치백과 비슷한 바닥면적에 공간은 더 넓고 실용성도 더 뛰어난 차의 인기가 높은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이미 대다수 프리미엄 브랜드가 소형 SUV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고,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려는 브랜드들도 새 모델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XC90과 XC60으로 SUV 시장에서 충분한 능력과 성과를 입증한 볼보도 한창 달아오르는 시장을 넋 놓고 지켜보지만은 않았다.

 

국내에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V40 왜건, 앞으로 나올 예정인 S40 세단과 함께 새로 개발한 CMA(Compact Modular Architecture) 구조를 써서 만든 XC40는 볼보가 처음 내놓는 소형 SUV다. 인기 장르를 노리는 첫 시도이긴 하지만, 소형 해치백과 왜건 시장에서 볼보가 쌓은 공력도 만만치 않다. 물론 시장에는 이미 한 세대를 거친 BMW X1과 메르세데스-벤츠 GLA, 아우디 Q3 같은 차들은 물론, 재규어 E-페이스 같은 신참에서 폭스바겐 티구안처럼 프리미엄 브랜드를 위협하는 대중차 브랜드 모델까지 쟁쟁한 차들이 버티고 있다.

 

   
차분해보이는 실내에 화려한 색의 내장재가 활기를 더했다

 

그저 가볍게 모델 하나 추가하는 정도로는 명함조차 내밀기 어렵다는 것을 볼보도 잘 알고 있다. 이 뜨거운 시장에서 XC40을 돋보이게 할 볼보의 비책은 무엇일까. 주어진 시간은 충분한 답을 얻기에는 부족하지만, 작은 실마리라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국내에 공식 출시도 되지 않은 XC40을 먼저 만났다. 시승차는 T4 R-디자인 모델이다. T4는 직렬 4기통 190마력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었다는 뜻. 국내 판매 모델은 기본형인 모멘텀과 고급형인 인스크립션, 모멘텀을 스포티한 분위기로 꾸민 R-디자인 구성으로, 볼보의 다른 모델들과 비슷하다.

 

시승차처럼 차체와 지붕을 다른 색으로 칠하고 크롬 도금이 아닌 라디에이터 그릴을 단 것은 R-디자인 모델의 특징이다. 디자인은 윗급인 XC60, XC90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면서도, 젊은 감각의 요소들이 더 뚜렷하게 반영되었다. 특히 윗급 모델에서 볼 수 없는 요소들이 작은 차에 당당한 느낌을 더한다. 뒤 유리 아래쪽 선이 급격하게 꺾여 올라간 것, 부메랑처럼 크게 꺾여 쿼터 패널을 파고든 테일램프가 대표적이다. 덩치에 비해 큰 19인치 휠과 보닛 가장자리와 뒤 도어에서 쿼터 패널로 이어지는 뒷바퀴 위의 살짝 파인 부분은 작은 차체를 좀 더 단단해 보이게 만든다. 

 

   
XC40은 시안성이 돋보이는 풀 LCD 계기판을 달았다

 

상위 모델에 비해 차체 앞부분에서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가 차지하는 비율이 크고, 보닛과 그릴이 만나는 부분이 튀어나온 탓에 얼굴이 짱구 같아 보이는 점이 흠이라면 흠일 것이다. 언뜻 밋밋할 수 있는 테일게이트 부분은 볼보 로고가 들어가는 부분을 살짝 파놓는 정도로 처리했다. 전반적으로는 볼보 차에서 익숙한 단정함에서 지루함을 조금 덜어낸 분위기다. 실내 분위기는 겉모습보다 상위 모델들에 더 가깝다. 간결한 선과 부드러운 면이 편안한 느낌을 주고, 고급스러운 소재의 비율은 작지만 내장재 질감은 상위 모델과 거의 비슷하다. 스티어링 휠, 세로로 긴 인포테인먼트 스크린과 인터페이스를 갖춘 대시보드도 마찬가지다.

 

운전자 쪽으로 약간 틀어진 센터페시아와 높이 솟은 센터 콘솔은 운전자를 편안히 감싸는 느낌을 준다. 지금 세대 볼보 차들에서 익숙한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을 편리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조금 번거로운 느낌이 드는 부분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전반적으로 차분해 보이는 실내에 활기를 더하는 것은 화려한 색의 일부 내장재다. 검은색 내장재를 바탕삼아 오렌지색 실내 바닥과 도어 포켓 주변, 바닥 매트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단순한 펠트 재질로 실내 분위기를 신선하게 만든 센스가 돋보인다.

 

   
기어 레버 앞에 스마트폰 무선 충전장치가 있는 수납공간이 있다 

 

앞좌석 공간은 비교적 넉넉하다. 바닥은 낮지만 좌석은 앉는 부분이 높아서 SUV를 타고 있다는 느낌이 뚜렷하다. 운전석에 앉으면 전형적인 볼보 디자인의 3 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그 너머에 있는 풀 LCD 계기판이 눈에 들어온다. 스티어링 휠 양쪽 스위치는 몇 번 써보면 금세 기능에 익숙해지고, 가로로 뻗은 스포크 뒤에는 수동 변속용 패들이 있다. 패들 표면은 금속이지만 손가락 닿는 부분은 고무로 처리해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계기판은 왼쪽 속도계와 오른쪽 엔진회전계 사이에 다양한 정보를 선택해 표시할 수 있다.

 

센터 콘솔은 높이 솟아 있고, 가죽으로 감싼 전자식 기어 레버는 상위 모델들보다 작고 단순한 디자인이다. 기어 레버 앞에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장치가 있는 수납공간과 USB 포트, 12볼트 소켓이 있어 모바일 기기를 두고 쓰기 편리하다. 기어 레버 옆의 컵 홀더와 앞좌석 사이의 콘솔 박스도 비교적 넉넉한 편이다. 뒷좌석 공간은 동급에서도 상당히 여유 있는 편이다. 앞좌석처럼 앉는 부분을 높이고 등받이를 세워 체감 공간을 넓힌 덕분이다. 머리 위 공간도 충분하다. 다만 세 명이 앉기에 무리라는 느낌이 들도록 의도적으로 공간구성을 짜 맞춘 느낌이 든다.

 

   
뒷공간은 동급에서도 상당히 여유로운 편에 속한다

 

실내 너비는 충분한데, 좌석 폭이 이상하리만치 좁아 좌석과 도어 사이에 큰 틈새가 있고, 앞좌석 사이의 콘솔 박스가 뒷좌석 쪽으로 많이 튀어나와 있다. 그래서 가운데 자리에는 사람이 앉기가 부담스러운 대신 좌석 양옆 아래에 물건을 올려놓을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 놓았다. 앞좌석과의 사이 공간이 넉넉하다는 건 6:4 비율로 나누어 접을 수 있는 뒷좌석 등받이를 접어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긴 헤드레스트 등받이 위에 고정되어 있는데도 접었을 때 앞좌석에 닿지 않는다. 등받이 각도가 조절되지 않는 점만 아쉬울 뿐이다. 차 밖에서 보면 오버행이 길어 보이지 않아 트렁크가 작을 것 같지만, 막상 핸즈프리 개폐 기능이 있는 전동 테일게이트를 열어보면 꽤 큰 공간이 드러난다.

 

해치 턱과 트렁크 바닥은 바로 이어진다. 트렁크 바닥은 뒤쪽을 앞으로 접어 세워 칸막이처럼 쓸 수 있고, 바닥 아래에는 또 다른 수납공간이 숨어 있다. 벽면 뿐 아니라 칸막이를 세웠을 때에만 돌출되는 쇼핑백 걸이가 있다. 스키스루 도어는 트렁크 쪽에서 열 수 있게 되어 있다. 트렁크 위를 가리는 선반은 등받이 어깨 부분 높이로 올라와 있고, 해치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단한 소재다. 높은 뒷좌석 등받이 때문에 뒤 유리 너머 시야는 좁은 편이다. 볼보가 최근 디젤 엔진 퇴출선언을 한 바 있지만 XC40는 아직 그 대상이 아니다. 다만 국내 판매는 가솔린엔진 모델, 그것도 T4 AWD로 통일했다.

 

   
 

엔진은 보닛 안에서 조용하고 차분하게 돌아간다. 터보차저의 힘을 빌려 성능을 높이기는 했지만, 강력하기보다는 적당한 넉넉함으로 편안히 달리기에 어울리는 정도다. 최대토크가 나오는 회전영역을 넓혀 차를 다루기 쉽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 느낌이다. 변속기는 수동 기능이 있는 8단 자동. 적극적으로 운전할 때 이따금 알맞은 단을 빨리 찾지 못해 당황할 때가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부드러우면서도 늘어지는 느낌 없이 세련되게 변속이 이루어진다. 엔진 회전한계는 6500rpm이지만 6000rpm 정도에 이르면 스스로 윗단에게 배턴을 넘긴다.

 

일상적인 주행 때에는 아쉬움이 없을 정도로 초반 가속은 시원하다. 그러나 주행 중에 가속할 때 변속기가 알맞은 단을 찾느라 잠시 지체할 때가 종종 있고, 어느 정도 속도가 붙고 난 뒤에는 가속이 살짝 둔해진다. 특히 최대토크 영역을 벗어나면 확연히 둔해져서, 고속에서는 디젤 엔진의 묵직하게 밀어 붙이는 느낌이 조금 아쉽기도 하다. 물론 시내 주행을 주로 한다면 거의 느낄 일이 없을 아쉬움이긴 하다. 센터페시아 아래에 일렬로 늘어선 버튼 중 동반석 쪽 끝에 있는 것을 누르면 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XC40은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달리기 성능을 갖췄다

 

모드는 컴포트, 다이내믹, 에코. 파워트레인과 스티어링 특성을 개별 설정할 수 있는 인디비주얼과 저속에서만 선택할 수 있는 오프로드까지 5가지다. 지상고가 높기 때문에 웬만한 비포장 도로에 들어서기는 부담이 없지만, 오프로드 드라이브 모드는 파워트레인과 ESP를 오프로드 노면 특성에 맞춰 조율하는 정도에 그친다. 차의 쓰임새를 고려한 포장도로 주행 중심의 설정이다. 주행 중 스티어링 휠로 전달되는 진동은 부드럽고 약한 수준에 머문다. 중요한 것은 차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좋은 정도로 직관적이고 자연스러운 스티어링 감각이다.

 

SUV 치고는 무게 중심이 낮아서 커브에서는 차체가 은근히 기울어질 뿐 안정감이 높다. 웬만큼 속도를 높여도 필요할 때 빠르고 깔끔하게 뒷바퀴로 구동력을 전달하는 AWD 시스템과 피렐리 피제로 235/50 R19 타이어 덕분에 움직임은 거의 흐트러지지 않는다.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차분하고 편안하다. 위아래 움직임을 적당히 억제해 여유보다는 안정을 추구했다. 요철에서는 간혹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일상적으로 달릴 때 불편할 만큼의 거친 느낌은 없다. 특히 요철을 지나고 난 뒤의 진동 처리는 아주 깔끔하다.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최대 1336리터의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볼보가 드라이브 파일럿이라고 부르는 ADAS 기능 세트는 자연스럽고 세련되게 차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것이 매력이다. 핵심 기능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 이탈 방지 기능의 숙성도는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 차들의 비슷한 기능과 비교해도 나으면 나았지 부족한 점은 찾기 어렵다. 차로 이탈 방지 기능의 스티어링 보조 기능은 최대한 차로 가운데를 유지하려 애쓰기 때문에 심리적 안정감을 높인다. 간단한 조작만으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 이탈 방지 기능을 작동시킬 수 있는 점은 상위 모델에서 물려받은 장점 중 하나다.


XC40는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도시 생활에서 편리하게 느낄 만한 요소들을 고루 담았다. 디자인과 꾸밈새, 달리기 모두 차분하면서도, 가급적 모험을 피한 다른 동급 차들과 비교하면 지나치지 않은 신선함과 재치를 느낄 수 있다. 달리기의 짜릿함과 고급스러운 치장을 조금 더했다면 좋겠지만, 욕심을 조금만 포기하면 일상생활에 쓰기에는 꽤 만족스러울 듯하다. 
XC40의 가장 큰 무기는 보편성 플러스알파다. 살짝 부담스러운 값만 아니라면 XC 시리즈 형님들 이상으로 경쟁자들을 긴장시킬 막내임에 틀림없다. 

 

   
쿼터 패널을 파고드는 테일램프가 당당한 느낌을 선사한다

 

the new Volvo XC40 T4 AWD

가격 4620~5080만 원
크기(길이×너비×높이) 4425×1875×1640mm
엔진 직렬 4기통 1968cc 가솔린 터보
최고출력 190마력/4700rpm
최대토크 30.6kg·m/1400~4000rpm
변속기 8단 자동 기어트로닉
무게 1740kg
서스펜션 스트럿/멀티링크
0→시속 100km 가속 8.5초
타이어 235/50 R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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