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돈을 들이지 않았는데 얻을 수 있는 뜻밖의 즐거움? 이러한 경우는 자동차계에서 흔치 않다. 하지만 2006년 출시된 스즈키 스위프트 스포트는 합리적인 가격과 재미를 고루 갖춘 차다. 6년 뒤에 세대 변경을 거쳐 다시 한 번 진화한 3세대 스위프트 스포트는 ‘운전자의 보석’이라는 명성을 잇고자 한다. 아쉽게도 들어가는 재료와 조리법이 조금 바뀌었다. 기존의 반응이 뛰어난 엔진은 더 윗급 모델인 비타라와 S 크로스에 얹은 아주 조금 더 강력한 1.4L 엔진으로 대체됐다.

 

주요 성능에서 최고출력140마력은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터보차저 덕분에 최대토크가 23.5kg·m으로 올라갔다. 이는 2세대보다 거의 50%나 증가한 수치로 3세대 스위프트 스포트가 성격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무게 또한 기존보다 훨씬 가볍다. 스즈키 일본 사가라 공장에서 이그니스 및 독특한 크로스비(XBEE)와 같이 생산되는 스위프트 스포트는 특히 뒤 액슬의 토션빔을 포함해 서스펜션 부품을 완전히 재설계 하고 차체를 둥글둥글하지만 견고하게 만들어 거의 70kg이나 무게를 줄였다. 무게는 1톤이 채 안 되고 이로 인해 0→시속 100km 가속시간이 8.1초에 불과하다. 

 

 

겉모습을 보면 여전히 스위프트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지만 한층 더 커졌다. 실제로 전체 치수가 크게 변한 것은 아니지만 폭이 50mm 더 넓어졌고 탄소 섬유 패턴을 넣은 앞 범퍼와 에어스커트를 달았다. 스즈키는 엔진으로 통하는 공기 흡입구와 바닥 언더커버를 새롭게 설계해 공기저항은 10% 더 줄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포 같은 배기구와 단면폭이 195mm인 타이어로 감싼 17인치 휠은 그대로 남아 있다. 

 

실내에 들어서면 소형차가 늘 그렇듯 운전석이 조금 좁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 세그먼트에는 좋다. 단순한 직물 좌석이지만 충분하게 지지하고 가슴을 감싼다. 스티어링 컬럼에는 적절한 조절기능이 있으며 디자인 엔지니어가 인생의 단순한 즐거움을 위해 페달 위치를 잡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터보차저 엔진 효율성은 평범한 수준이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이상하고 작은 소리가 난다. 

최대토크는 2500rpm부터 나오고 도로 위에서 운전 재미가 살아있다. 뒤 서스펜션 암은 안정성을 높여 보디 롤을 줄였지만 섀시가 생각보다 더 깊게 가라앉는다. 스위프트 스포츠는 늦게 도는 것이 자연스럽고 충분하게 브레이크를 밟거나 가속한 다음에도 탄탄하다. 그러면 앞바퀴 그립이 놀랄 만큼 강해 대부분 코너에서 기어를 올릴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가벼운 차체에 강력한 토크가 만나 빠르게 방향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스즈키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스티어링 랙을 가볍게 만들었을지 모르지만 여기서는 상대적으로 약점이 됐다. 원래대로 돌아오는 성능이 빨라 미니에서 느낄 수 있는 직진성이 부족하다. 6단 수동변속기의 변속감은 빠르고 손으로 느낄 수 있지만 조금 가벼운 편이다. 서스펜션이 부드러워 평범한 주행 중에는 인상적인 승차감을 보여주지만 때로는 운전자의 의도와 달리 좌우 차체 제어가 날카롭지 않을 수도 있다.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스위프트 스포트의 매력은 가격에 있다. 그러나 이제 판매가격이 올라 1만7999파운드(약 2645만 원)나 한다. 따라서 신형 스위프트 스포트는 작고 괜찮은 드라이버즈카지만 이제 더는 예전처럼 매력 있는 가치가 있다고 말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