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포르쉐 911, 사상 최고의 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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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포르쉐 911, 사상 최고의 911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1.18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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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911의 역사에서 이처럼 급진적인 변화가 있었던 적은 없었다

이번 우리의 7세대 포르쉐 911(최신 ‘991’ 버전)의 첫 시승기를 읽기 전에, 여러분은 개발 책임자인 아우구스트 아르하이트너(August Achleitner)의 놀라운 주장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듣자 하니, 지난해 어느 따뜻한 봄날, 티모 클룩(Timo Kluck)이라는 포르쉐 개발 엔지니어가 양산 이전 버전의 새 카레라 S를 타고 7분 40초 만에 뉘르부르크링 한 바퀴를 돌았다고 한다. 클룩의 랩 타임이 이전 세대 카레라 S보다 14초나 더 빨랐다는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다. 이 기록을 정말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상당히 더 큰 출력과 현재 나오고 있는 가장 앞선 4WD 시스템 중 하나로 무장한 차인 구형 911 터보의 기록과 정확히 같다는 것이다. 그것도 기본형 타이어를 끼우고 세운 기록이다.

이것은 무슨 뜻일까? 새 911 카레라 S는 이 차가 대체하는 7년 묵은 모델보다 성능이 훨씬 뛰어나다는 것이다. 0→시속 100km 가속 4.3초, 최고시속 303km의 성능을 내는 새 모델은 개선된 7단 PDK 변속기를 얹었을 때 구형 카레라 S보다 가속기록은 0.2초 빠르고 최고시속은 3km 웃돈다.

결국 새 911은 걸출한 이전 모델보다 모든 면에서 적잖은 차이를 두고 더 빠르다. 그러나 이 점은 의문이다. 이 차는 이전 여섯 세대의 차들과 마찬가지로 대단히 몰입할 수 있는 개성을 그대로 지키면서 그러한 기록을 이룰 수 있을까?


수 년 동안, 포르쉐는 조금씩 진화를 시켜나가면서 911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취해왔다. 그 덕분에 거의 50년 동안 고유의 개성이 유지되었다. 하지만, 이번에 이루어진 진화는 혁명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정말로 그렇다. 991은 지금까지 이 리어 엔진 쿠페에 미친 영향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변화를 보여준다. 이는 1996년에 공랭식 993에서 수랭식 996년으로 이루어진 진보보다도 더 돋보인다.

그래서 우리는 새 911이 선보인 장소인 미국 산타 바바라로 오게 되었다. 새 차의 모습은 포르쉐의 혁명적인 접근에 대한 느낌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차체 뒤쪽은 전혀 새로운 하체를 담기 위해 더 넓어졌고 스타일은 더 둥글어졌으며 놀라운 세부적인 손질은 더욱 뛰어난 조립 정밀도를 이 차에 담아낸다. 차체의 모습 또한 더욱 공격적이다. 이 차는 이전 997 모델보다 56mm 더 길고 65mm 더 넓으며 11mm 더 낮다. 그러나 가장 영향이 큰 수치는 911 역사상 겨우 두 번째로 길어진 휠베이스로, 상당한 수준인 100mm가 늘어났다. 그 결과로 오버행은 짧아지고 실내 공간은 커졌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차체는 강철을 대신해 대부분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차체는 커지고 기본 장비는 늘어났으면서도 무게는 더 가볍다. 이곳에서 시승한 카레라 S는 선택장비인 PDK 변속기를 포함해 1,415kg이라고 한다. 이전 세대보다 40kg 가벼운 것이다. 기본형 카레라는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감량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가볍기만 한 것은 아니어서, 새 차체구조는 정적 비틀림 강성이 25% 향상되어 이전보다 더 든든하기도 하다.

외부의 변화는 섀시의 틀 안에서 이루어졌다. 카레라 S의 앞 트랙은 52mm 넓어졌지만, 이전보다 훨씬 더 넓은 타이어를 담기 위해 뒤 트랙은 14mm 좁아진 것이 반영되었다. 서스펜션은 앞쪽의 맥퍼슨 스트럿과 뒤쪽의 멀티링크 조합을 유지하지만 알루미늄 부품의 수가 늘어났고 마운팅 되는 부분이 더 강화되었다. 구매자들은 최저지상고를 20mm 낮추는 스포츠 서스펜션을 선택할 수 있다. 휠도 더 커졌다. 카레라 S에는 이제 피렐리 P 제로 타이어가 기본으로 장착되는 특별히 개발된 20인치 단조 알루미늄 휠이 쓰인다.

일반과 스포트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카레라 S의 기본장비인 PASM(포르쉐 액티브 스태빌리티 매니지먼트) 시스템은 더 정교한 조정을 위한 지상고 센서가 추가되는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정말로 주목할 것은 차체 롤링을 능동적으로 안정화시키는 PDCC(포르쉐 다이내믹 섀시 컨트롤)의 등장으로, 이는 911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이다. 이미 파나메라와 카이엔에 쓰이고 있는 이 기술은 차체 롤링을 줄이기 위해 스태빌라이저 바를 조절하는 유압 모터가 차체 앞뒤에 각각 더해진다.

실내에는 새로운 대시보드, 높이 돌출된 센터 페시아와 현대적인 모습의 스위치류가 자리를 잡는다. 고급스럽고 현대적인 운전환경이지만, 고전적인 감각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5개의 원으로 구성된 계기판은 남아 있지만 전통적으로 수온 및 유온계가 차지하고 있던 위치에는 컬러 모니터가 있어 확장된 차량 정보 메뉴를 통해 활용할 수 있다. 더 넓고 지지력이 좋아진 시트는 이전보다 20mm 낮아졌고 휠베이스가 길어지면서 조절범위도 넓어졌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우선 세련미가 전반적으로 개선된 데 놀라게 된다. 이 부분에서 전혀 부족함이 없었던 911은 이제 이전보다 훨씬 더 조용해졌다. 도어 미러 주변의 소음이 적어졌고, 차체 뒤쪽으로부터 들려오던 기계적 소음의 수준도 낮아졌고, 20인치 휠을 끼웠지만 타이어 소음도 줄었다. 리무진 수준의 조용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성격상의 변화는 극적이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7단 기어로 시속 약 130km를 꾸준히 유지하며 달리면, 911은 놀랄 만큼 편안한 느낌이다. 손질된 서스펜션은 노면을 가로지르는 접합부분의 충격을 흡수하고 움푹 파인 곳을 이전보다 더 침착하게 받아들인다. PASM을 일반 모드로 놓으면, 섀시는 눈에 띌 만큼 차분한 성격을 보인다. 스포트 모드로 바꾸면 반응의 수준이 높아진다. 충격흡수특성이 단단해질 뿐 아니라 스티어링 반응의 직접성과 스로틀의 민감도도 높아진다. 그러나 이전 911에서의 초기 충격은 덜 거칠다. 덕분에 스포트 모드는 더 다양한 종류의 노면에 더 잘 적응하고 차체의 움직임은 놀랄 만큼 잘 억제된다.

더 놀라운 것은 새로운 설계의 스티어링 휠로부터 전달되는 미묘한 메시지다. 여러 해 동안, 우리는 모든 911의 스티어링에서 숨겨진 꿈틀거림에 익숙해져왔다. 직진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 회전 중심에서의 이런 움직임은 ZF에서 새로 만든 전자기계식 스티어링 시스템을 채용하면서 사라졌다. 이것은 자동 스톱-스타트 기능 및 제동 에너지 회생 시스템을 포함하는 수많은 새 연료절감 기술의 일부다.

이것은 분명 성격상의 큰 변화여서 처음 느꼈을 때에는 거의 마비된 느낌이지만, 더 많이 몰면 몰수록 차분함이 더해진 것에 감탄하게 된다. 새 차는 훨씬 더 안정적이고 스티어링과 서스펜션은 노면 상태의 작은 변화에 훨씬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편 진행방향 기준의 안정성도 개선되었다.

엔진을 보면, 뒤 차축 선 뒤쪽의 전통적인 위치에 놓인 자연흡기 3.8L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은 근본적인 면에서는 이전과 같지만, 연료분사 시기와 흡기 매니폴드에 부분적으로 세부적인 변화가 있다.

선택사항인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를 달면, 엔진은 주행조건에 따라 단단하기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포르쉐 특허의 새로운 자기유동(磁氣流動) 엔진 마운트 위에 올라간다. 이전에는 포르쉐 모터스포트가 개발하고 한계점에서의 더 조화로운 핸들링을 위해 고회전에서 차체 구조 위에서의 진동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진 이 마운트들은 911 GT3 전용으로 정해져 있었다.

포르쉐는 엔진 출력을 높이는 데 있어서도 911의 전통을 지켰다. 최고출력은 7,400rpm에서 400마력으로 14마력이 높아져, 리터당 출력이 100마력을 넘겼다. 최대토크도 5,600rpm에서 44.7kg·m으로 1.8kg·m 개선되었다. 무게가 가벼워진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향상은 무게당 출력비에도 영향을 미쳐, 톤당 출력이 16마력 높아진 286마력이 되었다.

엔진과 달리 카레라 S의 변속기는 전혀 새로울 뿐 아니라 한층 특별하다. 낡은 6단 수동변속기를 대체하는 것은 양산 도로주행용 차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7단 수동변속기다. PDK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를 바탕으로 하는 이 혁신적인 수동변속기는 부주의로 7단에 잘못 넣는 것을 막아주는 기계적 잠금장치를 쓴다. 새로운 최고단 기어는 5단이나 6단에서만 선택해 넣을 수 있다.

구동계에서의 다른 변화들 가운데에는 수동 버전의 기계식 디퍼렌셜 잠금 기능이나 PDK가 쓰이는 버전의 PTV 플러스에 포함되는 완전 가변 전자식 디퍼렌셜 잠금 기능과 결합되어 작동하는 PTV(포르쉐 토크 벡터링)가 포함된다. PSM(포르쉐 스태빌리티 매니지먼트)를 보완하도록 되어 있는 이 장치는 언더스티어가 감지되는 순간 안쪽 뒷바퀴에 가벼운 제동력을 가해 바깥쪽 뒷바퀴에 토크를 더한다.

엔진은 과거 어느 때보다 만족스럽고 개성이 있어, 1,500rpm에서 주변 다른 차들과 어울려 움직이기에 좋으면서도 회전한계인 7,800rpm까지 시원하게 솟구친다. 소리도 구형 카레라 S의 것보다 더 성숙해졌다. 세부적인 변화 덕분에 유도 파이프에 의해 만들어지는 음색의 변화가 적다. 차체 뒤쪽 엔진 격벽 내부와 주변에 방음 소재가 추가되었음에도 부하 상태에서는 대단히 위협적이지만, 새롭게 구현된 액셀러레이터에서 느리게 발을 뗄 때의 짜릿한 배기음이 가장 인상적이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기술적 발전은 PDK가 쓰인 차에서 액셀러레이터에서 느리게 발을 떼는 동안에 클러치를 통해 엔진과 변속기를 분리하는 이른바 ‘항해’ 기능이다. 매끄러우면서도 효과적인 이 새로운 기계구조는 이 기술이 만들어지기까지 왜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의아해하게 만든다.

산타 바바라 배후의 산타 예즈 산맥을 향하는 한적한 협곡 도로나, 정한 곳 없이 한적한 샛길을 돌아 내려오면서 나는 이미 높아진 성능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포르쉐가 엔진에 반영한 세부적인 변화는 더 넓은 엔진 회전 영역에 걸쳐 새 카레라 S에 더 강력한 느낌을 준다. 경쟁 슈퍼카들에 쓰인 몇몇 엔진들의 순수한 강렬함은 없을지언정, 언제나 한결같은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돌아간다.

급격해지는 오른쪽 코너로 치달리면, 911은 뒷바퀴 너머로 아주 살짝 웅크리면서 엔진은 흡기와 배기음이 조화를 이루어 취할 것 같은 소리로 으르렁댄다. 차체 앞쪽은 심하게 땜질한 노면을 지날 때에 다루기 힘든 진동이 없어 이전과 달리 차분하다. 서스펜션의 변화 덕분에, 심지어 더 공격적인 스포트 플러스 모드에서도 새 911은 내 기억보다 훨씬 더 안정된 느낌이다.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무게중심이 앞쪽으로 움직이지만 차체가 거칠게 앞쪽으로 쏠리지 않고 그저 정직한 평온이 이어진다. 기본장비인 철제 브레이크 디스크는 감속이 빠르고 멋질 만큼 든든한 페달 감각이 훌륭하다. 포르쉐는 PCCB(포르쉐 세라믹 컴포지트 브레이크) 디스크를 계속 값비싼 선택사항으로 남겨두지만, 그 값을 정당화하려면 주기적으로 동호회 서킷 레이스에 참가해야 할 것이다.

코너를 휘감아 나가는 동안 스티어링은 노면의 불규칙함을 상쾌하게 걸러내지만, 코너 정점을 빠져나갈 때에는 더 애매한 느낌이기도 하고 무게감 역시 약간 더 가볍다. 스티어링 랙 기어 자체는 록 투 록 2.6회전으로 기어비가 제법 높아서, 스티어링 휠 조작을 자주 보정할 필요가 없다. 손목을 단순히 돌리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한때 열정적이었던 911은 아름다운 균형감각을 유지한다. PDCC(횡가속도에 대응하도록 유압으로 작동되는 펌프가 스태빌라이저를 조절한다)가 추가됨으로써 차체는 놀랍게 평형을 유지하고 예상보다 빨리 경로를 벗어나지 않고도 더 빠르게 코너링을 할 수 있다. 접지력이 대단하기 때문에 섀시는 전례 없는 균형과 더불어 훨씬 더 큰 든든함을 지속적으로 담아낸다.

정점에 도달해 오른발을 내버려두면 911은 움츠러들다가 놀라운 구동력에 힘입어 코너를 로켓처럼 빠져나간다. PTV 토크 벡터링 시스템을 채용한 포르쉐의 결정이 가장 돋보이는 것이 바로 이때다. 최대한 스티어링 휠을 꺾으며 3단 기어로 강하게 가속하더라도, 차체 뒤쪽은 단단히 제자리를 잡은 상태를 유지한다. 힘이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지만, 바깥쪽 뒷바퀴에서 안쪽 뒷바퀴로 구동력을 전환하는 911의 능력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 중립적인 특성을 이끌어낸다.

이 신형 911은 이전 세대 모델보다 더 능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핸들링에서도 위대함을 보여준다. 카레라 S 모델에서는 더 빠르고, 한계에서 더 중립적이면서 훨씬 더 안정적이고, 놀랄 만큼 편안하고, 고속 주행 때 훨씬 더 조용하고 굉장히 경제적이다. 하루가 끝나갈 무렵, 나는 옛 유압 시스템에서 느꼈던 궁극의 정확성과 민감함이 부족한데도 새로운 스티어링조차도 납득하게 되었다.

이제는 이 차에 대해 나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다. 포르쉐는 과연 얼마만큼 더 좋아질 수 있을까? 지금 당장은, 오리지널 슈퍼카는 그 능력과 바람직함에 있어 새로운 정점을 찍었다.

글 · 그렉 케이블(Greg Kable)

FACTFILE
PORSCHE 911 CARRERA S PDK
가격 약 1억4천780만원
0→시속 100km 4.1초
최고시속 303km
연비 11.3km/L, CO₂배출량 224g/km
무게 1415kg

엔진 수평대향 6기통, 3800cc, 휘발유
구조 리어, 세로, 뒷바퀴굴림
최고출력 400마력/7400rpm
최대토크 44.7kg·m/5600rpm
무게당 출력 286마력/톤, 리터당 출력 105마력/L
압축비 12.5:1
변속기 7단 자동, 듀얼클러치

길이 4491mm, 너비 1808mm, 높이 1295mm
휠베이스 2450mm
연료탱크 64L
주행가능거리 726km
트렁크 135L

앞 서스펜션 맥퍼슨 스트럿, 코일스프링, 안티롤바
뒤 서스펜션 멀티링크, 코일스프링, 안티롤바
브레이크 340mm V 디스크(앞), 330mm V 디스크(뒤)
휠(앞/뒤) 8.5J×20in / 11J×20in
타이어(앞/뒤) 245/35 R20 / 295/35 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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