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GT 86 기본으로 돌아간 스포츠 쿠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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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GT 86 기본으로 돌아간 스포츠 쿠페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1.2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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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GT 86은 지난 10년 사이에 나온 토요타 차 중 가장 훌륭한 모델이 될 것이다

스티어링 휠을 돌린다. 코너 중간에서 재빠르게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뗀다. 그리고 차체 뒤쪽이 미끄러지면, 바로잡은 후 손목으로 되감은 상태를 유지하고 출력을 조금 더 뽑아낸다. 그리고 나면 커다란 미소가 뒤따른다. 아주, 아주 커다란 미소가.

<오토카>가 지난달 처음으로 토요타 GT 86의 프로토타입을 시승했을 때, 우리는 이 차가 토요타에서 지난 10년 사이에 나온 가장 훌륭한 차가 될 것이라고 여겼다. 운전하는 거리가 늘어날수록, 그 느낌은 뿌리 깊은 믿음으로 커져나갔다.

유럽에서는 GT 86이라는 이름이 공식적으로 정해인 이 차는 컨셉트카에서 양산차로 태어나기까지 FT-86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지며 오랜 임신기간을 거쳤다. 1980년대 초의 상징적인 차, AE86 코롤라 GT 쿠페의 정신적인 후계자로서 2009년 도쿄모터쇼에서 선보인 GT 86은, 이후 토요타 회장인 와타나베 가츠아키에 의해 젊고 운전재미를 사랑하는 운전자들을 다시 유인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이 프론트 엔진 뒷바퀴굴림 2+2 모델은 그 후 2년에 걸쳐 디자인과 충돌규제에 맞추기 위해 다듬어지고 조율되었지만, 원래의 목적은 변하지 않았다.

프로젝트에는 또한 토요타가 16.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스바루와의 긴밀한 협력이 포함되었다. 토요타의 연구개발진들이 대체 구동계 프로젝트에 매진하는 동안, 스바루는 개발, 시험, 양산을 주관했다. 토요타는 프로젝트 계획과 설계를 이끌었고, 협력관계를 통해 기술적으로는 같지만 스타일은 다른 세 가지 차로 가지를 칠 것이다. 토요타 GT 86, 스바루 BRZ, 그리고 미국 시장용인 사이언 FR-S가 그들이다.

세 차 모두 같은 200마력, 20.9kg·m의 성능을 내는 수평대향 4기통 엔진을 얹고, 보닛 아래의 플라스틱 커버에는 스바루와 토요타의 이름이 모두 각인된다. 스바루 FB20 엔진 블록을 바탕으로 하지만 토요타가 설계한 헤드가 더해지는 이 2.0L 엔진은 스트로크는 더 짧고 보어는 더 넓어지도록 개조되어 회전영역을 더 높였다. 최고출력은 7,000rpm에서, 최대토크는 6,600rpm에서 나온다. 이러한 작업 덕택에 토요타가 가장 스포티한 차에 반영했던 스퀘어 엔진 특성을 따를 수 있게 되었다. GT 86의 보어와 스트로크는 모두 86mm다.

플랫폼 또한 새롭고, 이미 개발비를 상쇄시키기 위해 수많은 가지치기 모델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널리 퍼졌다. 컨버터블도 점쳐지고 있고, 더 강력하고 빠른 모델은 물론 다른 변형 모델이 나올 수도 있다. 공식적으로, 또는 비공식적으로 관계가 있는 튜너들도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개조를 제공할 것이라고 한다.

전체적으로, 엄청난 수준인 91%의 부품이 GT 86이나 형제차를 위한 맞춤 제품들이다. 토요타는 생산비용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차체에 날카로운 주름이 없는 것은 이런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전해지는데, 이는 개발비용이 높고 정확한 허용오차를 지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함께 GT 86은 새로운 소비자들을 자극하고, 현재 토요타 라인업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는 구성과 가격을 갖추도록 만들어진 것 또한 분명하다.

시승 경험을 바탕으로 보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것은 분명하다. 다만 시승이 승차감을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매끄러운 일본의 시험용 트랙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밝혀둔다. 제대로 된 감상은 완전한 양산 모델의 내년 여름 판매 개시를 앞두고 우리가 이 차를 유럽과 영국에서 몰아볼 내년 초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다. 차의 실내에 대한 최종 평가도 마찬가지다. 이 차는 출시용 규격과 거의 비슷하지만 오디오 시스템 같은 세부적인 부분들을 남겨둔 양산 이전 차이기 때문이다.

아늑하고, 몸을 잘 잡아주고, 완벽하게 낮게 깔린 GT 86의 버킷 시트에 몸을 밀어 넣으면 분위기가 살아난다. 토요타는 어떤 운전자라도 시트에서 몸을 떼지 않고도 도어를 열 수 있고 담배꽁초를 길 위로 던질 수 있도록 위치를 잡았다고 한다. 운전자세의 기준으로서는 이상한 기준이지만, 차를 스포츠카 느낌으로 가득 채우는 것을 보면 결과적으로 제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 모든 조절장치는 손에 가까이 있고, 운전석은 꾸밈새의 기준이 다르지만 포르쉐만큼 매력적이다.

공회전 때, 엔진 배기음은 꽤 가라앉아 있지만, 회전수를 한계점인 7,500rpm까지 끌어올리면 으르렁대는 소리를 낸다. 최대토크가 꽤 높은 회전수에서 나오지만, 사실 그렇게까지 회전수를 높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어진 코너들 사이를 힘차게 달린다면 운전의 스릴을 멋지게 더하는 소리를 내기 때문에, 회전수를 높이더라도 소리는 듣기 좋다. 그리고, 사실 이 차는 코너를 달리기 위한 차다. 비교적 낮은 출력을 감안하면 가속력은 내세울만한 것이 못되고, 0→시속 100km 가속은 무난한 7.0초 정도로 추측된다.

그러나 1,180kg인 전비 중량, 뒷바퀴 굴림 구동계, 완전히 해제시킬 수 있는 ESP, 민첩한 스티어링과 차동제한 디퍼렌셜과 같은 핵심 사항들 덕분에 코너를 신나게 즐길 수 있다. 프리우스와 같은 17인치 저 구름저항 타이어는 마음만 내키면 접지력을 넘어서는데 더 큰 도움을 줄 것이 분명하다.

코너로 접어들면 차체는 약간 기울어지지만 잘 억제되어 있다. 액셀러레이터를 지속적으로 밟고 꾸준히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약한 언더스티어가 나타나지만, 코너 중간에서 액셀러레이터 위의 발을 떼거나 트레일링 브레이크를 쓰면 원하는 대로 직진하거나 가볍게 오버스티어를 유발할 수 있다. 섬세한 액셀러레이터 조작으로 차의 방향을 바꾸거나 차체 뒤쪽을 신나게 흔들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이든 재미있기는 마찬가지다. 드리프트를 오랫동안 하려면 가속도를 섬세하게 활용해야 하는데, 강력하게 차체 뒤쪽이 미끄러지는 것을 유지하기에는 출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GT 86 뒤쪽을 미끄러뜨리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지만, 일단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절대로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다. 스티어링의 무게가 아주 훌륭하고 섀시는 모든 조작에 정확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록 투 록 2.6회전인 스티어링은 반응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민첩하고, 일상적인 운전에는 약간 가벼운 느낌이지만 언제든지 쉽게 적극적으로 코너를 공략할 수 있게 해준다.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심각하지는 않다. 6단 수동변속기는 약간 뻑뻑하고 마쓰다 MX-5의 기어만큼 정교하지 않다. 그리고 선택장비인 6단 자동변속기는 부드럽고 빠르게 변속되지만 경쟁차들의 듀얼 클러치만큼 날카롭지 않다. 주행안정장치는 켜져 있는 상태에서는 지나치게 거칠게 개입한다. 개입할 때의 소리가 너무 크고 동력 전달을 너무 급격하게 끊는 것도 수정되어야할 부분이다.

이런 점에도 불구하고, 가장 좋은 상태에서의 주행 느낌은 포르쉐 카이맨의 장점들과 견줄 수 있다. 전체적인 면에서 포르쉐가 상처를 입을 만한 수준에 미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이 차가 포르쉐에 근접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작은 기적이다. 모든 감각에서 진정한 스포츠카는 아닐지언정, 잘 만든 차인 것은 분명하다. 차 그 자체는 물론이고 친환경에 민감한 모든 메이커들이 운전의 즐거움도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데 주목하는 흐름이 시작되는 것 같아 가슴이 설렌다.

글 · 호시가 히데미쓰(Hoshiga Hidemitsu) <오토카 재팬> 기자

FACTFILE
TOYOTA GT 86
가격 약 4천950만원(예상, 유럽기준)
최고시속 230km
0→시속 100km 7.0초
연비 14.5km/L
CO₂ 배출량 160g/km
무게 1180kg
엔진 4기통 수평대향, 1998cc, 휘발유
구조 프론트, 세로, 뒷바퀴굴림
최고출력 200마력/7000rpm
최대토크 20.9kg·m/6600rpm
변속기 6단 수동
길이 4240mm
높이 1285mm
휠베이스 2570mm
휠 7J×17in
타이어 215/45 R17
(* 사양은 시판 모델과 다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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