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싼타페, 세대교체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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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싼타페, 세대교체의 의미는?
  • 류청희
  • 승인 2018.06.01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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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싼타페가 옷을 갈아입고 다시 정상에 올라섰다. 시장 흐름이 예측되는 가운데 류청희 평론가가 세대교체의 의미를 찾아보았다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지난 2월 현대자동차가 출시한 4세대 싼타페는 시장에 풀리자마자 단숨에 그랜저를 꺾고 내수 판매 1위 자리에 올랐다. 한동안 기아 쏘렌토에게 내어 주었던 SUV 판매 1위 자리도 함께 빼앗았다. 많은 사람이 이미 예상하고 있던 전개다. 워낙 뻔한 시장 상황 때문이다. 그 정도 예산에 그 정도 크기의 차가 필요한 사람들은 호불호에 관계없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다. 그리고 지금 국내 시장에는 그런 소비자가 아주 많다.
 
 
지난 몇 년간 쏘렌토가 대박을 터뜨리는 와중에도 모델 변경을 앞둔 싼타페 판매가 바닥을 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새 모델이 나오자마자 단숨에 내수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한 데에서도 알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 싼타페의 직접 경쟁상대로 꼽을 수 있는 모델은 기아 쏘렌토나 르노삼성 QM6 정도지만, 비슷한 예산 범위 안에는 그랜저나 K7 디젤 최상급 모델이나 외산 브랜드 중소형 SUV도 들어간다. 
 
 
주행감은 기존 모델보다 부드럽고 묵직하다

 

성격에 약간의 차이는 있어도 기아 쏘렌토 역시 같은 혈통인 이상, 국내 소비자 관점에서 새 싼타페를 입체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SUV가 성큼 주류 시장에 자리를 차지하고 들어앉은 마당에, 같은 시장 안에 달리 선택할 수 있는 차가 별로 없다는 점은 제조사에게는 긍정적이지만 소비자에게는 그렇지 않다. 결국 평가 기준을 이전 세대 모델로 잡고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으며 그런 변화가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갖는지 파고드는 게 최선이다. 

 
 
시승차의 등급은 디젤 2.2 최상위 모델 프레스티지 5인승. 기본 가격 3680만 원에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 등 주요 ADAS 항목, 풀 LED 헤드램프와 전동 테일 게이트, 오토 에어컨, 앞좌석 전동 조절 기능, 가죽 내장재 등이 기본으로 들어가 있고, 시승차에는 HTRAC 네바퀴굴림 시스템, 크렐 사운드 및 서라운드 뷰 모니터, 컬러 LCD 계기판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이 포함된 테크 플러스 패키지, 후방 충돌 예방 시스템 중심으로 구성한 스마트 센스 II 패키지, 파노라마 선루프 등 600만 원이 넘는 선택사항이 추가되어 전체 가격은 4300만 원이 넘어간다. 
 
 
전조등과 주간주행등이 위아래로 나뉜 독특한 구성

 

대충 봐도 새차라는 느낌이 뚜렷하게 드는 이유는 이전 세대와의 연관성이 거의 없는 앞모습의 영향이 크다. 앞서 선보인 코나와 비슷하게 헤드램프를 범퍼 쪽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가는 주간주행등을 놓아 인상이 확 달라진 것이다. 새 디자인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호불호가 갈린다. 전통적인 SUV 형태를 따른 차의 옆모습이나 뒷모습과의 통일성은 부족하지만, 어쨌든 주목받을 만큼 강렬한 인상인 것은 분명하다. 우람한 덩치를 조금이나 작아 보이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갈 부분이다.

 
실제 차 크기도 이전 모델보다 훨씬 더 크다. 길이가 4770mm인 차체는 이전보다 70mm 길어졌는데, 그 중 65mm는 휠베이스가 늘어난 부분이 차지한다. 기아 쏘렌토와 덩치가 비슷한데도 그리 커보이지 않는 이유는 앞모습과 캐릭터 라인을 깊게 파낸 옆모습의 영향이 크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의 느낌은 이전 세대와 확연히 다르다. 최근 현대차에 공통적으로 쓰이는 디자인 주제가 반영되어, 낮고 넓게 깔린 느낌을 주는 대시보드 위에 독립된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이 올라가 있다.
 
 
대표 패밀리 SUV답게 뒷좌석은 넉넉하다

 

공기조절장치나 주행특성 관련 버튼들은 적당한 위치에 알맞게 배치되어 있고, 대부분 조작감도 통일되어 있다. 도어 안쪽과 좌석, 대시보드 위를 덮은 가죽을 비롯해 내장재는 대부분 질감이 좋다. 전반적으로 이전 모델보다 고급스러워진 분위기다. 디자인은 조금 아쉽다. 공간은 5명이 앉을 수 있는 2열 좌석 구성인 중형 SUV로는 꽤 넉넉한 편이다. 최근에는 실내를 미니밴처럼 구성하는 SUV가 점점 늘고 있는데, 아직 싼타페의 실내 구성은 전통적인 도시형 SUV의 틀이 이어지고 있다.

 
앞좌석은 주변 유리의 개방감과 공간 여유 모두 넉넉한 편이다. 뒷좌석은 앞뒤 거리와 등받이 각도를 모두 조절할 수 있고, 등받이를 완전히 접으면 적재공간 바닥과 턱 없이 이어진다. 적재공간에 뒷좌석 등받이를 접을 수 있는 스위치도 마련하는 등 대중차 브랜드의 SUV로는 실용성 면에서 딱히 흠잡을 곳이 없다. 스티어링 휠에 변속 패들이 없는 이유는 그만큼 적극적으로 몰 차는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꿀 때 LCD 계기판의 그래픽이 ‘번쩍’하는 효과와 함께 빨간색 중심으로 바뀌는 모습이 무척 화려한데, 정작 주행감각은 그만큼 극적으로 달라지지는 않는다.
 
 
구형보다 인테리어 소재의 고급감이 높아졌다

 

이전 세대에 쓰인 것을 개선한 2.2L 디젤엔진은 아주 강력한 것은 아니어도 무난한 수준에 좀 더 여유를 더한 정도의 힘을 낸다. 2.0L 모델과의 가속력 차이는 주행 모드를 에코로 설정했을 때 뚜렷하게 느낄 수 있다. 조금 과장을 섞어 표현하면, 2.0L 모델의 컴포트 모드와 2.2L 모델의 에코 모드의 가속감이 거의 비슷하다. 이런 특성 때문에, 체감 성능 면에서 본다면 2.2L 모델은 존재 가치가 분명하다. 

 
 
새 모델로 바뀌며 쓰이기 시작한 8단 자동변속기는 차의 주행감각과 잘 어울리는 변속특성을 보여준다. 모든 단에서 늘어지는 느낌 없이 매끄럽게 변속이 이루어진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설정해도 변속 시점의 변화만 크게 느껴질 뿐, 변속특성의 차이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그래서 주행 모드를 스마트로 설정한 채로 내버려두고 굳이 다른 모드를 선택하지 않는 쪽이 낫다. 운전자의 조작에 따라 차가 알아서 파워트레인 작동 특성을 조절하고, 그렇게 해도 변화를 확실하게 느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202마력, 45.0kg·m의 힘을 발휘하는 2.2L 디젤엔진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의 속도를 시속 100km로 설정하고 달리면 엔진 회전계 바늘은 1500rpm 언저리에 고정된다. 가속 때에도 마찬가지지만, 소음과 진동은 파워트레인에서 비롯되는 것은 물론이고 타이어와 하체에서 올라오는 것도 꽤 잘 걸러져 들어온다. 스티어링 반응은 랙 구동형 전동 파워 스티어링 덕분에 SUV 치고는 반응이 제법 끈끈하다. 회전 보조력도 조금 묵직한 쪽으로 설정되어 있어 움직임이 민첩하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차를 다루기는 쉽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은 주행 중인 차로를 유지하도록 파워 스티어링을 차가 직접 조절하는데, 비교적 차로 가운데를 잘 유지하고 움직임도 매끄럽다. 다만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손에 쥐고 있을 때에는 파워 스티어링이 조금 강하게 개입하는 느낌이 든다. 위아래 움직임은 SUV로서는 아주 크지도 아주 작지도 않다. 승차감은 편안한 편이지만 다리가 시작되거나 끝나는 부분처럼 길게 파인 노면을 지날 때에는 파인 부분이 끝나갈 무렵에 충격을 부드럽게 처리하려는 움직임이 곧잘 엇박자를 낸다.
 
 
트렌드에 맞게 계기판도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바꿨다

 

긴 휠베이스에 비해 뒤 오버행이 짧은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고, 뒤쪽에 사람이나 짐이 있어 뒤 차축에 무게가 실리면 괜찮을 듯하다. 다만 HTRAC 네바퀴굴림 시스템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차했다가 출발할 때 거칠게 툭 튀어나가는 느낌은 좀 더 다듬어지면 좋겠다. 차의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보면 이전 세대보다는 더 차분하고 정돈된 느낌이다. 이전 세대 모델은 몸놀림이 조금 가볍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그러나 새 모델은 움직임에서 모난 부분들이 다듬어져 변화가 부드럽게 이어지고, 적당히 묵직한 느낌도 살아 있다.

 
물론 차체가 움직이는 특성은 이전 세대 모델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운전 재미가 중요하거나 판매를 좌우할 성격의 차는 아닌 만큼 큰 흠이 되지는 않는다. 새 싼타페는 시선을 고정하고 보면 딱히 흠잡을 곳 없이 잘 만든 차다. 이전 세대보다 세련되어졌고, 새로운 기술도 다양하게 더했다. 잘 팔리는 차에는 대개 모험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자동차 업체들의 관습이지만, 현대는 새 싼타페에 디자인 면에서 모험을 하기까지 했다.
 
 
625L 용량의 트렁크는 바닥이 평평해 짐을 싣기에 수월하다

 

기능이나 편의성 면에서도 사용자가 다루고 쓰기에 편리하다. 그리고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나누어 변화와 조율의 정도를 달리해서,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얻겠다는 영리함이 엿보인다. 여기서 세대교체의 의미는 무엇일까? 결국 ‘새 싼타페가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새 싼타페의 가장 큰 의미가 아닌가 싶다. 

 
 
HYUNDAI SANTA FE 2.2d
가격 3410만~3945만 원
크기(길이×너비×높이) 4685×1850×1385mm
휠베이스 2850mm 
엔진 직렬 4기통 2199cc 디젤
최고출력 202마력/3800rpm
최대토크 45.0kg·m/1750-2750rpm
변속기 자동 8단
무게 1915kg
연비(복합) 12.0km/L
CO₂배출량 160g/km
서스펜션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
타이어 (앞/뒤) 235/55 R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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