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연장의 꿈, 코란도 투리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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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연장의 꿈, 코란도 투리스모
  • 안정환
  • 승인 2018.05.03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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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춘성형’을 통해 외모는 나아졌지만, 내면의 올드함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지난해 플래그십 세단 체어맨이 단종되면서 쌍용차는 완벽한 SUV 브랜드로 거듭났다. 태생부터 SUV 특화 브랜드였으니 이제 오롯이 SUV에만 전념하겠다는 각오다. 어쩌면 쟁쟁한 세단 시장에서 쌍용차가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노선을 분명히 한 것이다. 어찌됐든 이제 쌍용차는 소형, 중형, 대형, 그리고 오픈형 SUV라고 부르는 픽업트럭까지 모든 장르의 SUV를 만든다. 여러 SUV를 만들다 보니 독특한 구성의 모델도 있다. 코란도 투리스모. 생긴 건 SUV가 맞는데, 4열 구조에 최대 11명까지 태울 수 있는 승합차다.
 
그래서 6명 이상만 타면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맘껏 드나들 수도 있고, 연간 자동차세도 6만5000원(11인승 모델 기준)으로 저렴하다.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길이는 5130mm 팔척장신. SUV의 필수 덕목 네바퀴굴림 시스템까지 갖췄다. SUV와 미니밴이 결합한 국내 유일무이한 존재다. 독특한 개성의 코란도 투리스모, 알고 보면 꽤 노장이다. 2004년 로디우스로 처음 등장해 몇 번의 파워트레인 변경을 거쳤고, 2013년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하면서 대대적인 디자인 변경과 코란도 투리스모라는 이름으로 바꿨다. 
 
 
인테리어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

 

올해로 자그마치 14살. 꾸준함이 최고의 미덕인 양 쌍용차는 다시금 2018년형 코란도 투리스모를 내놓았다. 모든 걸 바꾸는 풀 체인지였으면 좋으련만, 스타일과 편의사양만 강화한 페이스리프트 모델. 한마디로 수명연장 기법을 쓴 셈이다. 그래도 얼굴은 보기 좋게 바꿨다. 최신 성형법을 써서 얼굴이 제대로 회춘했다. 사실 기존 얼굴이 너무 시대에 뒤떨어졌던 터라 좀만 손봐도 큰 변화를 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라디에이터 그릴 크기를 키우고, 헤드램프도 같이 연결함으로써 와이드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줬다. 눈 윗부분에는 LED 주간주행등으로 아이라인도 예쁘게 그려 넣었다. 범퍼 아래엔 스키트플레이트도 달아 SUV다운 면모도 강조하고 있다.

 
그 이외에는 구형과 다를 게 없다. 오로지 안면 성형에만 치중했다. 때문에 옆과 뒤를 살피면 신선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뒤에 따라오는 차도 이 차가 신차인지 기존에 있던 차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것이다. 단 하나. 사진에서 보이는 모델처럼 아틀란틱 블루 컬러를 입고 있다면, 이번에 나온 코란도 투리스모다. 새롭게 추가된 외장컬러이기 때문. 실내로 들어서기 위해선 사이드스텝 도움을 받는 게 편하다. 높은 지상고를 가졌다는 뜻이다. 운전석에 앉으니 지난달에 타봤던 렉스턴 스포츠와 눈높이가 비슷하다. 시선을 아래로 돌리자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전해진다.
 
 
SUV보다는 승합차에 가까운 실내 구조

 

2018년형이라고 부르기엔 너무나 올드한 실내 디자인. 그도 그럴 것이 초기 모델 로디우스의 인테리어에서 크게 바뀐 게 없다. 대시보드 상단 가운데 놓인 계기판도 그대로고 투박한 버튼들도 예전 그 모습. 스티어링 휠만 살짝 요즘 스타일이다. 아날로그 계기판이라도 트렌드에 맞게 디지털식으로 바꿔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운전자가 시선을 흩트리지 않게 스티어링 휠 앞에 작은 LCD 보조 계기판을 달아놨다. 속도를 비롯한 다양한 계기정보를 알려주는 용도. 또, 겨울엔 손과 엉덩이가 따뜻하라고 열선 스티어링과 열선 시트를 넣었고, 여름엔 엉덩이에 땀 차지 말라고 통풍기능도 넣었다. 시승차는 9인승 모델로 2+2+3+2의 시트 배열이다.(11인승 모델은 2+3+3+3 시트 배열)

 
2, 3열은 폴딩도 가능하고 아래에 레일도 달려 앞뒤로 움직일 수도 있다. 솔직히 4열은 앉는 용도로 쓰기엔 너무 비좁고 시트도 불편하다. 다인승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형식상 달아놓은 것이라고 보는 게 차라리 마음 편하다. 괜히 누군가를 태운다면 그 사람은 폐쇄공포증을 겪을 지도 모른다. 2열 시트는 아주 안락하다. 뒤로 밀착시켜 무릎공간을 확보하고 등받이도 뒤로 눕힌다면 거의 리무진에 가깝다. 착좌감도 푹신푹신하고 좋다. 실내공간이 광활하다보니 적재공간도 화물차 수준이다. 2, 3, 4열을 모두 접으면 최대 3240L의 적재공간이 나온다. 코란도 투리스모 보닛 안에는 직렬 4기통 2.2L 디젤엔진이 들어간다. 여기에 메르세데스-벤츠로부터 공급받은 7단 자동변속기를 짝지으며, 전자식 4WD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를 굴린다.
 
 
계기판을 굳이 저기에 달아야 할까?

 

파트타임 방식이기 때문에 운전대 왼쪽에 위치한 버튼 하나로 2H, 4H, 4L의 세 가지 모드로 조작할 수 있다. 평소엔 그냥 2H에 놓고 달리면 된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과거 체어맨 플랫폼을 사용했기 때문에 뒷바퀴굴림이 기본이다. 쌍용차는 뒷바퀴굴림을 방식으로 가속 및 등판능력이 뛰어나다고 설명하는데, 솔직히 이런 덩치 큰 SUV에서 뒷바퀴굴림의 매력을 느끼긴 어렵다. 엔진의 힘은 최고출력 178마력, 최대토크 40.8kg·m. 수치상으로 전해지는 출력은 차체 사이즈에 비해 초라하긴 하다. 그래도 저회전 구간에 몰아 놓은 토크밴드 덕에 초반 발진 가속은 나쁘지 않다. 2.3톤의 무게를 나름 경쾌하게 이끈다. 물론 고속에선 예외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비벼봤자 엔진음만 울부짖을 뿐 힘차게 달려나가진 못한다. 육중한 덩치에 키도 크다 보니 고속안정감도 다소 불안하다. 고속에서 운전대를 조금이라도 틀면 다소 버거운 움직임을 보인다. 코너링도 기대할 차는 아니다. 코란도 투리스모의 공인 복합연비는 2WD에서 10.6km/L, 4WD에선 10.1km/L다. 시승 기간 동안 기록한 연비는 9.4km/L. 뛰어난 연비는 아니지만, 거구의 몸을 생각하면 그리 나쁜 수준은 아니다. 2018년형은 외모뿐만 아니라 편의사양도 대폭 향상됐다. 전방 장애물 감지 센서를 새롭게 넣어 주차 편의성을 높였으며, 스마트 미러링 시스템도 추가됐다.
 
 
뒷모습도 바꿔줬더라면…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미러링 서비스도 들어간다. 신형 코란도 투리스모는 보기는 좋아졌으나, 아쉬움이 많이 남는 차였다. 이왕 바꾸는 거 제대로 바꿔 겉뿐만 아니라 속까지 젊게 만들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약간의 상품성 업그레이드를 통해 수명을 연장해 놓았지만, 그 생명력이 얼마나 더 버텨낼지는 의문이다. 그래도 코란도 투리스모는 최대 11명까지 태우고 산과 들로 마구 달릴 수 있는 유일무이한 존재. 그런 용도의 차를 원하는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차라는 점은 분명하다. 

 
SSANGYONG KORANDO TURISMO
 
가격 3524만 원
크기(길이×너비×높이) 5130×1915×1815mm
휠베이스 3000mm
엔진 직렬 4기통 2157cc 디젤
최고출력 178마력/4000rpm 
최대토크 40.8kg·m/1400~2800rpm
변속기 자동 7단
무게 2290kg
연비(복합) 10.6km/L(2WD)/10.1km/L(4WD)
CO₂ 배출량 194g/km
서스펜션 (앞) 더블위시본 (뒤) 멀티링크
브레이크 모두 V디스크
타이어(앞/뒤) 235/60 R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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