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제네시스 쿠페 380GT, 파워트레인 Up, R&H 설정은 아쉬움
상태바
현대 제네시스 쿠페 380GT, 파워트레인 Up, R&H 설정은 아쉬움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1.02 10: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년 만에 페이스 리프트 된 제네시스 쿠페를 만났다. 두 가지 모델 가운데 오늘의 주인공은 380GT 버전. 나름대로 에지 있는 디자인이 특징적이던 페이스는 현대차가 밀고 있는 헥사고날 그릴을 타입으로 바뀌었다. 이젠 친숙할 정도가 되어 버린 인테리어 레이아웃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네시스 쿠페만의 감성을 살리려고 노력한 흔적도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3개의 아날로그 타입 게이지와 틸트&텔레스코픽이 되는 스티어링 칼럼이다.

물론 구석구석 들여다보면 기존 모델과 달라진 부분도 많다. 운전석에도 적용된 워크인 디바이스, 센터페시아 하단으로 옮긴 USB 단자, 운전자의 눈높이에 적당히 맞춘 내비게이션 모니터(초기 모델에는 아예 없었음), 전동식 요추지지대, 개선된 센터 암레스트 등을 꼽을 수 있다.

외적으로 후면보다는 전면의 변화가 컸다면, 내적으로는 무엇보다 파워트레인에 변화가 핵심이다. V6 3.8리터 람다 GDi 엔진을 적용하면서 최고출력이 47마력 향상된 350마력, 최대토크도 40.8kg.m까지 올라갔다. 현대차가 개발했다는 8단 자동변속기를 이용해 스포츠카의 자세로 갖출만한 패들 시프트 기능까지 넣었다.

최근 들어 현대차는 어느 정도 엔진의 퍼포먼스에 대한 자신감을 가진 것 같다. 파워 향상에 대한 증거는 배기 라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배기 매니폴드에서 이어지는 모든 파이프가 커졌다. 전체적으로 원활한 배기 흐름을 위한 것인데, 이는 그냥 폼이 아니고 그만큼 출력이 향상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사운드를 관장하는 머플러의 경우 국내 양산차의 기준이 84dB인데, 이번에는 그 기준 내에서 사운드를 최대한 올리려는 시도가 있었다. 머플러로 들어가는 파이프가 예전에는 오른쪽으로 치우쳐 들어가서 내부에서 3단 격벽을 통과하는 구조였는데, 신형에서는 머플러의 가운데로 들어가는 직관 구조에 머플러 내부에서는 양쪽으로 갈라지는 격실 구조다. 스포츠카에서 요구되는 사운드 측면을 나름 고려한 것이다.

지금부터는 일반 유저들이 잘 모르는 부분을 짚고 넘어가려 한다. 우선 파워트레인을 보면, 엔진의 파워와 토크가 올라간 것은 분명하고 8단 자동변속기의 성능도 예상보다는 괜찮다. 그래도 토크컨버터를 쓰는 트랜스미션의 반응을 보면 예전의 현대 변속기보다는 덜한 것 같아도, 여전히 가속 시 헛다리짚기(?) 같은 느낌이 약간 있다.

서스펜션의 경우엔 설정이 조금 바뀐 듯하다. 초기 모델에 비하면 더 유연한 감이 있다. 단순히 바운스에 따른 댐핑의 차이는 아이었다. 차를 살펴본 결과, 스테빌라이저바의 두께는 동일(앞 24mm, 뒤 19mm)한데, 스테빌라이저바와 쇽업소버를 잇는 수직 링크(흔히 말하는 ‘활대링크’)의 길이와 설치 각도가 달라졌다. 앞쪽은 32.5cm에서 38cm로 늘어났고, 뒤쪽은 6.2cm에서 6cm로 짧아졌다. 프론트에서는 라이드 성능 향상을 도모하고, 리어는 좀 더 스포티한 감각을 내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다. 말하자면 성향의 비율을 이용해 라이드 측면에서 스포트와 컴포트에 대한 정도의 변화를 꾀한 듯하다. 스티어링 휠의 에포트는 정차 시와 고속 주행에서의 편차가 심하다. 아무래도 고속에 초점을 두고 파워 스티어링 펌프의 유압을 줄인 듯하다. 그래도 브레이크 세팅은 좋은 편이다.

그런데 이 차를 타면서 오래전부터 튜닝 고수들이 자주 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기억이 난다. '튜닝은 하체에서 시작해 하체로 다시 온다'는 얘기다. 이는 그 차가 가진 파워트레인의 힘을 한껏 끌어내 쓰려면 하체가 견실해야 된다는 의미다. 어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내가 튜닝하려는 차의 약점이 되는 부분부터 줄여나가면서 지향점을 맞춰야 한다. 현대차가 제네시스 쿠페를 제대로 된 스포츠카로 위치시키기 위해 가장 요구되는 것도 이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를 위해 세부적으로 따라줘야 하는 내용도 많다. 제네니스 쿠페의 경우 더 제한적이었으면 싶은 게 액슬의 센터를 중심으로 수평 방향의 링크들이 날갯짓 하듯 움직이는 일종의 휠 트레블과 관련된 것이고, 그에 따라 앞뒤 트레드의 변화 폭이 크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는 변화가 거의 없는 듯하다. 예를 들어 좌우 타이어의 외측을 기준으로, 차를 바닥에서 띄웠을 때와 바닥에 정차한 상태의 변화를 측정해 보면 앞이 183cm →186cm, 뒤는 179cm → 183cm였다. 게다가 휠이 처지는 각도는 수직이 아니라 중심축을 기준으로 호를 그리는 형태이다.

이는 차를 전면이나 후면에서 봤을 때, 노면의 전후방 표고나 좌우 편차에 대응하는 휠의 움직임이 자체가 불안정한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고, 결과적으로 어떤 때에는 의도하지 않은 불규칙한 모션(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마치 화가 났을 때 지우개를 손으로 짓누르면서 좌우로 밀 때처럼 일레스틱한 느낌)이 리어 액슬 쪽에 나타나게 하는 요인이 된다. 그런 차원에서 진짜 스포츠카로 발돋움하기까지는 아직 튜닝의 여지가 많아 보인다.

글 · 김태천 

SO GOOD
■ 가격 대비 성능
■ 향상된 파워
■ 개선된 인테리어 품질감

NO GOOD
■ 리어 액슬의 일레스틱한 감각
■ 연료 게이지

FACT FILE
HYUNDAI GENESIS COUPE 380GT-R

가격 4천153만원
크기 4630×1865×1385mm
휠베이스 2820mm
무게 1580kg
엔진 V6, 3778cc, 휘발유
최고출력 350마력/6400rpm
최대토크 40.8kg·m/5300rpm
0→시속 100km 가속 5.9초
연비 9.6km/L
CO₂ 배출량 244g/km
변속기 8단 자동
서스펜션 맥퍼슨/멀티링크
타이어 225/40 R19(앞) 245/40 R19(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