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3008 SUV, 키 플레이어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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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3008 SUV, 키 플레이어가 될까?
  • 전상현
  • 승인 2017.07.0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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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함께 프로야구 시즌이 돌아왔다. 야구의 매력은 정중동이다. 정해놓은 시간 안에서 몰아치는 것이 아닌 쉬어가는 여유가 있다. 화끈한 타격전도 재미있지만 팽팽한 투수전 또한 숨 막히는 긴장감을 불어 넣는다. 각 팀의 쟁쟁한 선발 투수가 나오면 1~2점으로 승부가 갈리는데 이때는 유독 두터운 수비가 강조된다. 그래서 감독들은 타자에 맞춰 수시로 수비 위치를 조정하고 승부처에서는 선수를 교체하며 수비를 강화한다.   

 

야구계에는 ‘바뀐 수비수 앞으로 공이 간다’는 재미난 속설이 있다. 이때 수비로 들어가는 선수는 주전선수와 비교하면 아무래도 공격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수비력만큼은 탁월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한 포지션뿐 아니라 여러 포지션에서도 뛰어난 수비를 펼치는 선수가 많은데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들만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멀티 플레이어라 부르지만 사실 그 어떤 포지션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속사정이 있다. 당연히 주전 선수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동차업계에도 멀티 플레이어가 있다. MPV로 구분되는 차가 바로 그것. ‘다목적’(Multi Purpose)이란 명칭처럼 그 쓰임새가 다양하지만 어정쩡한 스타일과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게 단점이다. 그러다보니 SUV에 밀려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 최근 푸조는 이런 사정을 감안해 전 SUV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소형 SUV인 2008을 출시한 데 이어 3008과 5008을 세대변경에 맞춰 MPV에서 SUV로 전환했다. 지난 3월 31일 프로야구가 공식 개막하기 몇 시간 전 일산 킨테스에서는 서울모터쇼가 열렸다. 이날 푸조는 뉴 3008 SUV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뉴 푸조 3008 SUV는 차의 성격에 맞춰 외모도 크게 변했다. 이제 확실한 자기 포지션을 확보한 주전선수처럼 그 위치에 맞게 몸매를 다듬은 셈. 근육의 크기를 키우고 잔 근육까지 세세하게 만들어 몸짱 SUV로 거듭났다. 앞모습은 1세대와 완전히 달라졌는데 동생인 2008의 외모가 살짝 엿보인다. 그릴 크기는 1세대에 비해 반으로 줄어들었지만 크롬으로 테두리를 둘러 존재감이 여전하다. 헤드램프는 LED 주간주행등을 위에 배치하고 아랫부분 가운데는 사자가 발톱을 세운 듯 날카롭게 들어가 있다. 

 

옆모습은 잔 기교를 부리는 대신 정직하게 뻗은 라인으로 당당한 SUV 프로포션을 만들었다. 앞뒤 펜더 위에 가느다란 라인과 도어 아랫부분에 크롬 몰딩을 더했다. 윈도 크기를 키운 것도 시각적으로 한층 시원해진 요소다. 뒷모습은 어깨가 떡 벌어져 든든하고 안정적이다. 한껏 위로 끌어올린 테일램프와 번호판 그리고 범퍼는 적당한 간격의 수평구조를 이룬다. 네모나고 간결한 테일램프 안에는 이제 푸조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은 3줄의 LED가 들어가 있다. 뒤 범퍼는 수평 크롬 바를 달아 멋을 냈다.

 

실내는 프리미엄 브랜드와 견줄 정도로 업그레이드 됐다. 가죽이 아닌 플라스틱과 천 소재를 사용한 센스가 돋보인다. 시승차는 상위 트림인 GT 라인. 스티어링, 시트, 콘솔박스, 도어 패널 등 곳곳에 넣은 스티치가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실내의 또 다른 특징은 2세대 i-콕핏. 2단으로 분리된 대시보드는 상단에 8.0인치 터치스크린과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을 달았다. 센터페시아에 있는 토글 스위치는 실내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인데, 항공기에서 영감을 받은 독특한 디자인과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난다. 콤팩트한 크기의 스티어링 휠은 림의 두께가 적당해 그립감이 좋다. 다만 시트와 휠의 위치를 제대로 맞추지 않으면 뒤에 있는 계기판을 가린다. 

 

뉴 푸조 3008 SUV의 차체 크기는 길이×너비×높이가 4450×1840×1625mm이다. 너비와 높이는 이전 세대와 차이가 크지 않지만 길이와 휠베이스는 각각 85mm, 62mm 늘어났다. 실용적인 실내 패키징으로 유명한 푸조답게 넉넉한 레그룸과 헤드룸을 확보해 거주성을 한층 높였다. 실내 곳곳에 마련된 수납공간도 실용성을 뒷받침한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590L. 2열 시트를 접으면 1670L까지 활용할 수 있다. 

 

센터콘솔에 위치한 스타트 버튼을 눌러 엔진을 깨웠다. 미세하게 들리는 소리가 디젤 엔진임을 알려주는데 반해 몸으로 전해오는 진동은 거의 없다. 뉴 푸조 3008 SUV의 심장은 BlueHDi 1.6L 엔진. 최고출력은 3500rpm에서 120마력, 최대토크는 1750rpm에서 30.6kg·m이 나온다. 큰 차체에 비해 엔진이 작아 보이지만 실망하긴 이르다. 저회전대에서 나오는 최대토크로 인해 가속 능력은 답답함과 거리가 멀다. 액셀러레이터에 힘을 주면 금세 탄력을 받아 고속도로 제한속도까지 힘들이지 않고 올라간다. 기어 노브 뒤 스포트 버튼을 누르면 다이내믹 모드로 바뀌면서 스포티한 성격이 살아난다. EAT6 6단 자동변속기는 적절한 타이밍에 변속이 이뤄지며 부드럽고 효율적으로 앞바퀴에 힘을 전달한다.  

 

푸조 뉴 3008 SUV의 서스펜션과 스티어링은 기대 이상이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토션바 구성. 세팅을 통해 위아래 진동을 억제하고 어느 정도 차체 기울임을 허용한다. 이로 인해 하체 움직임은 둔턱이나 과속방지턱을 만나도 부드럽게 넘기고 코너를 돌 때 한층 감각적이다. 지름이 작은 스티어링 휠은 간결하게 돌아가 반박자 빠른 회전을 이끌어낸다. 또한 가볍지 않은 무게감으로 안정적이다. 

 

여행 등 장거리를 달리게 되면 평평한 도로 외에도 다양한 노면 환경을 만나기 마련이다. 이를 위해 푸조는 오프로드 성격을 강화하는 기능을 더했다. ‘어드밴스드 그립 컨트롤’(Advanced Grip Control)은 평지, 눈, 진흙, 모래, ESP 등 5가지 주행 모드를 지원한다. 각 노면에 맞춰 최적의 트랙션 컨트롤을 잡는다. 또한 ‘힐 어시스트 디센트 컨트롤’(Hill Assist Descent Control)은 가파른 경사면에서 주행을 보조한다. 그러나 뉴 푸조 3008 SUV는 앞바퀴굴림 모델만 있다. 페이스리프트 혹은 다음 세대에는 옵션으로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제공해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2세대로 진화하면서 다양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 및 안전장비를 적용했다. 저속 충돌을 막아주는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시스템’(Active Safety Brake System), 앞차 또는 보행자와 충돌을 경고하는 ‘거리 알람 시스템’(Distance Alert System), 장애물을 감지하는 ‘액티브 블라인드 스팟 디텍션’(Active Blind Spot Detection) 등으로 운전을 돕는다. 시승차인 GT 라인에는 i-콕핏 앰플리파이 패키지가 적용되어 있다. 실내조명과 스피커를 취향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특히 3가지 향이 포함된 디퓨져 기능은 실내를 한층 쾌적하게 만든다. 이외에도 스마트폰 무선충전, 전동식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자동식 테일 게이트 등을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어떤 분야에서 확실한 포지션을 잡으려면 한 우물만 파는 경우도 있지만 다양한 경험을 조화롭게 연결하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방향 설정이다. 뉴 푸조 3008 SUV는 1세대 MPV의 장점을 바탕으로 SUV의 성격을 더 강화해 가장 인기 있는 세그먼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세련된 외모와 주행성능을 바탕으로 SUV 시장에서 붙박이 주전 자리를 꿰차는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다만, 실력 향상을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는 전제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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