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NCAP 20년의 성과와 안전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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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NCAP 20년의 성과와 안전의 미래
  • 줄리안 렌델(Julian Rendell)
  • 승인 2017.06.0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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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형 로버 100이 시험용 장애물에 부딪치면서 폐기물 덩어리로 구겨지는 광경은 불안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2017년형 혼다 재즈가 비슷한 충돌에서 비교적 좋은 상태를 유지한 것은 유로 NCAP 소비자 충돌 시험 제도가 지난 20년 동안 이룬 안전도의 발전을 시각적으로 잘 보여준다.

이번 차대차 시험으로 생생하게 그 이정표를 기념한 것처럼, 유로 NCAP는 앞으로 10년 동안 이루어질 시험에 주목하고 있다. 유명한 별점 등급 체계에 새로운 전자식 안전 보조 기술 평가를 더하고 현실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충돌시험 자체를 개선할 예정이다.

유로 NCAP는 자동차 제조업체에게 앞으로 별점 등급이 발전할 방향을 분명하게 알리기 위한 5년간의 ‘로드맵’으로 시험 체계를 구성한다. 2016-2020 로드맵은 초기 단계에 있지만,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운영할 첨단 사고 회피 기술에 관한 새로운 시험을 추가하려는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유로 NCAP는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지만, 새로운 안전 기술은 계속 나오고 있다. 우리는 안전 기술이 자동차에 기본으로 설치되는 것을 독려하기 위해 시험을 통해 평가할 것이다.” 보험업계 시험 연구기관이면서 유로 NCAP의 영국 협력기관인 대첨 리서치(Thatcham Research)의 매튜 에이버리(Matthew Avery)의 말이다.

 

유로 NCAP는 첫 20년 동안 더 나은 안전 차체구조 설계와 장력제한 안전벨트, 전면 및 측면 에어백, 전자제어 주행 안정장치를 현재 기본 안전장비에 포함되도록 장려해 왔다.

미래의 추세는 충돌 회피로 나아가고 있으며, 2018년에 시작될 시험에서는 카메라 기반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가 자전거를 타는 사람과 야간에 보행자를 감지할 수 있는지 평가할 계획이다. 아울러 2018년에는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가 흰색 차선이 지워진 부분과 차도 경계를 감지할 수 있는지 검증하도록 긴급차로유지(ELK)기능 시험이 개선된다.

에이버리는 이렇게 말한다. “사망 및 중상(KSI) 사고의 20퍼센트는 간선도로에서 일어난다. 만약 그런 사고를 피할 수 있다면 안전도의 큰 개선을 이룰 수 있다.”

2021-2025 로드맵은 충돌을 예방하도록 프로그램된 센서와 컴퓨터가 차의 통제권을 넘겨받는 자율긴급조향(AES), 차세대 ELK, 경로교차교통(TAP) 기능을 기본 설치하도록 권장한다.

 

에이버리의 말에 따르면, AES의 개발은 중대한 기술적 도전을 맞고 있다. 충돌 위험성을 감지하면서 충돌을 피하고 차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다수의 카메라, 레이더, 라이더(LIDAR) 센서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그는 “스티어링 휠의 연결이 해제되어야만 운전자가 센서를 무시할 수 없고 자동차는 짧은 시간 사이에 복잡한 판단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AES는 자율주행 기술에 포함되어 2022~2023년쯤 양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ELK는 등장한 이후 계속 시험이 이루어졌지만 초기 시스템은 아주 효과적이지는 않았다고 에이버리는 설명한다. 새롭게 자동화된 이동식 장비는 최고시속 113km까지 시험을 강화해 2018년에 도입한다.

별점 등급에 포함될 또 다른 기술은 TAP다. TAP는 옆길에서 큰길로 진출할 때 충돌 사고를 막기 위해 브레이크를 작동하는 레이더 센서다. 장치는 25m 범위에서 시속 48km 미만의 속도에 작동하며 볼보 XC90과 같은 차에 갓 쓰이기 시작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옆길에서 나오는 차가 다가오는 차의 경로로 들어설 때에도 같은 센서가 차를 멈추게 될 것이다.

유로 NCAP는 시속 64km 장애물 충돌 시험 절차를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는다. 두 가지 중요한 변경이 계획되어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작은 차와 큰 차의 현실적 충돌을 반영한 ‘양립성’ 시험을 시작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활용하고 있는, 더욱 정교한 개당 50만파운드(약 7억3100만원)짜리 ‘토르(Thor)’ 충돌 시험용 더미를 도입하는 것이다.

기본적인 물리학 법칙에 따르면 충돌 때 무거운 차가 더 큰 힘을 갖기 때문에 작은 차에 탄 사람들을 더 위험하게 만든다. 그러나 오늘날의 유로 NCAP 시험은 같은 크기의 차가 서로 충돌할 때의 결과만 나타낼 수 있다. 유로 NCAP는 별점 등급을 - 무게가 비슷한 - 적절한 차급에서만 비교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많은 운전자가 별 다섯 개를 받은 모든 차가 똑같이 안전하다고 오해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로 NCAP는 차를 새로운 1500kg 무게의 이동식 변형 장애물(MDB)에 충돌시킨다. MDB는 바퀴가 달린 수레 위에 부드러운 장애물을 올려놓은 것으로, 소형차에 더 큰 힘을 전달하기 때문에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소형차를 더 안전하게 설계하도록 강제한다. 아울러, 큰 차를 설계할 때 작은 차에 더 조심스럽게 대응하도록 충격흡수 공간을 더 완벽하게 개선하기를 권장할 것이다.

유로 NCAP가 출범한 1997년만 해도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안전이라는 민감한 주제에 대한 공개적 조사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논쟁의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업계는 유로 NCAP와 협력하는 방법을 익혔다. 에이버리는 로버 100과 혼다 재즈의 충돌시험이 시각적으로 보여준 것처럼, 자동차 업계가 이룩한 엄청난 발전에 곧바로 찬사를 보냈다.

 

그와 함께, 유로 NCAP 스스로도 초창기 이후 더 철저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예를 들어, 2014년 시작된 AEB 평가 절차에는 다양한 시험 모드가 있다. 그 가운데에는 회피, 완화, 비활성의 세 가지 합격/불합격 경계 값이 주어지는 시내와 도시 간 주행 속도 모드가 있다. 별점 등급을 위한 점수는 0부터 100%까지 단계가 정해져 있고, 속도를 줄이는 정도에 따라 ‘완화’ 점수가 부여되는 시스템이다. AEB 시험은 충돌 범위를 달리하는 방식으로 더 개선된다. 에이버리는 이 시험에 관해 “감지 시스템에게는 매우 가혹한 시험이어서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설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유로 NCAP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그러나 자동차 업체도 마찬가지다. 다음 10년 동안 더 많은 안전 기술이 만들어지고 더 나은 소비자 중심의 시험이 치러질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자동차가 더 안전해지리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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