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뱅은 유니보디 플랫폼과 독립 서스펜션을 신형 벤츠 ML 클래스에서 갈라져 나온 최신형 지프 그랜드 체로키와 공유한다. 4.85m 길이의 차체를 지닌 쿠뱅은 그랜드 체로키보다 20mm 더 길지만 지붕 선은 10mm 낮기 때문에 약간 더 웅크린 듯한 모습을 만든다. 공유하는 하체에는 쿠뱅만의 고유한 패널들이 씌워지고 앞 유리는 한층 공격적으로 비스듬히 기운다.
컨셉트카만의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를 제외하면, 이 디자인은 양산차와 ‘95%’ 정도 같다는 것이 라마치오티의 말이다. 그러나 물론 이사회의 최종 승인이 남아있기는 하다. 물론 피아트-크라이슬러를 이끄는 세르지오 마르치오네와 페라리 사장인 루카 디 몬테제몰로는 공개 당시 디자인에 대해서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라마치오티는 “올해가 가기 전에 승인에 대비해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완전히 새로운 실내에는 고유의 계기판이 쓰이게 되고 마세라티의 다양한 가죽과 카펫 소재로 마무리될 것이다. “고객의 손이 닿고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은 꼭 마세라티 고유의 것이 되어야한다” 라마치오티의 말. 주어진 지프의 하체를 가지고, 마세라티는 약간 더 스포티한 운전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시트를 10mm 정도 낮췄다. 한편, 매끄럽게 떨어지는 지붕선은 언뜻 뒷좌석 머리 위 공간을 제약할 것처럼 보이지만, 라마치오티는 뒷좌석에 성인도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고 한다.
엔진은 마세라티의 차세대 V8 4.7L를 얹고 결합되는 변속기는 ZF 8단 자동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스톱 스타트 기능이 추가된다. 카리스마 있는 마세라티의 4.7L 엔진은 업그레이드가 예정되어 있다. 이 작업은 페라리 출신의 엔진 책임자 파올로 마르티넬리(Paolo Martinelli)가 맡게 될 것이다. 엔진 조립은 계속 마라넬로에서 이루어진다. 그란투리스모 S 쿠페에서 보여주었던 4.7L 엔진의 우렁찬 배기음, 특히 출발할 때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인상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쿠뱅 역시 역대 가장 재미있는 마니아용 SUV 중 하나로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