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큐브, 활동적인 이들을 위한 시티카
상태바
닛산 큐브, 활동적인 이들을 위한 시티카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11.09 07: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큐브는 도어를 자주 열면서 공간적 기능을 활용해야 재미있는 차. 운전석에 앉아있기만 해서는 장점을 즐길 수 없다

최근 국내에 들어온 수입차 중 가장 이슈가 된 모델이 바로 닛산 큐브가 아닐까. 가을 전어를 얘기할 때 “집나간 며느리…” 운운하는 얘기가 이제 지겹듯이 큐브를 일컬어 ‘효리차’라고 부르는 것도 식상한데, 그 때문에 화제가 되었고 결국 공식 수입에 이르게 된 것 또한 사실이다. 아무튼 한국닛산은 일찌감치 2천만원대 초반의 가격대를 발표하며 관심을 끌었고, 꽤 많은 사전예약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개인적으로 지난해 일본에서 큐브를 타볼 기회가 있었다. 그래서 국내에 들어오는 모델이 어떻게 다를까 궁금했다. 우선 큐브를 보면 첫인상도 그랬지만 참 유니크한 자동차라는 생각이다. 박스형 차는 많지만 박스카라는 용어에 딱 들어맞는 차는 큐브 외에는 드물다. 큐브라는 의미가 정육면체인 것처럼, 그리고 비대칭 구조의 독특함이 볼 때마다 독특한 느낌을 받게 하는지 모른다.

사진을 전업으로 하는 후배는 큐브를 처음 타보고 “사진 촬영하러 다닐 때 편리하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든 것이 차체 바닥이 낮아 차에 오르고 내리기 쉽다는 것, (촬영장소를 옮겨 다닐 때는 차에 자주 오르내리는 것이 꽤 힘든 일이라고) 그리고 옆으로 여닫는 스윙 도어를 들었다. 삼각대 등 촬영장비를 싣고 내리기 편리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고 보니 사진가들뿐만 아니라 코디네이터 또는 패션업계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쓰임새가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말하자면 문화 예술계 방면에서의 창의적인, 활동량이 많은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차가 큐브가 아닐까. 어디까지나 시티카의 개념으로서 그렇다는 말이다. 레저카의 용도 내지는 장거리여행에는 그다지 어울리는 성격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용도로 쓴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큐브는 도어를 자주 열면서 직접 부대껴야 재미있는 차다. 운전석에 오래 앉아있기만 해서는 큐브의 장점을 즐길 수 없다.

인테리어는 심플하고 참신하지만 운전석에 앉아있다 보면 좀 허전한 느낌도 든다. 앞과 옆의 커다란 창은 시야를 넓혀주고 지나가는 풍경이 눈에 잘 들어온다. 운전석 옆 그리고 센터 패널부의 동그란 컵홀더가 대신하는 수납공간은 공간 자체가 주는 편의성이 크지는 않다. 뒷좌석 사이드부의 잡지꽂이함 등 구석구석의 소소한 수납공간은 일본의 정서에 가까워 보인다.

일본에서 큐브를 탔을 때는 앞좌석 시트가 일체형이었다. 시트 가운데 커다란 열쇠구멍 모양의 수납함이 있고 칼럼식 기어를 써 앞 공간의 효율성이 좋았다. 이와 달리 국내에 들어온 모델은 익숙한 형태의 플로어 기어 타입인데, 기어 레버의 위치가 다소 낮은 느낌이다. 또 하나의 차이는 엔진인데, 일본에서는 1.6L 엔진이 얹히는 데 반해 수입 모델은 1.8L 엔진이다. 한국 사양으로 자동 폴딩 미러와 후방 주차 센서가 추가되었다. 큐브는 내수용과 수출용 모두 일본 현지공장에서 생산된다.
 

1.8L 120마력 엔진은 적당한 가속력과 시속 120km 내외의 고속도로 달리기에 부족하지 않은 파워를 낸다. 1.6L와 비교하면 오르막을 포함한 와인딩 로드에서 달리기가 수월한 기분이다. 고속에서의 파워가 앞서는 것은 물론이다. 그리고 큐브는 회전반경이 짧다는 게 장점인데, 2차선도로만 되어도 충분히 회전이 가능하다. 박스형 차체는 코너링에서 불안해보이기도 하지만 차체가 쉽게 무게중심을 잃지는 않는다.

큐브는 디자이너 히로타다 쿠와하라 씨가 말한 것처럼 “천천히 달렸을 때 멋진 차”. 실제 일본의 도로를 달렸을 때는 좁은 도로와 전반적으로 천천히 달리는 차들 때문에 속도를 내기 어려웠다. 우리가 속도에 집착하는 것은 우리가 너무 빠른 속도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은 아닌지. 그래서 큐브 같은 차를 만나면 속도를 한 템포 늦추고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달려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앞서 얘기한 것처럼 큐브가 가진 기능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용도로 구입해야 후회가 없을 것이다. 똑같은 기준에서 차를 재단하는 것보다 그 차의 개성을 살피고 그에 맞는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한편 시승차는 1.8S 모델로 가격은 2천190만원. 15인치 휠이 기본이고 내비게이션이 없다. CD플레이어를 포함한 라디오와 USB 포트가 있어 mp3 정도를 즐길 수 있다. 16인치 휠과 풀 오토 에어컨, DMB를 포함한 내비게이션을 단 1.8SL 모델은 2천490만원. 300만원의 차이라면 1.8S에 없는 기능들을 직접 꾸며볼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어쨌든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글 · 최주식 <오토카 코리아>편집장

SO GOOD
■ 언제나 신선한 스타일
■ 차에 오르내리기 편리함
■ 다양한 유틸리티의 편의성

NO GOOD
■ 생각보다 부족한 수납공간
■ 위치가 낮은 기어박스

FACT FILE
NISSAN CUBE
크기 3980×1695×1690mm
휠베이스 2530mm
무게 1285kg
엔진 4기통, 1798cc, 휘발유
최고출력 120마력/6000rpm
최대토크 16.8kg·m/4800rpm
연비 14.6km/L
CO₂배출량 160g/km
변속기 CVT
서스펜션(앞/뒤) 독립식 스트럿 / 토션빔 액슬
브레이크(앞/뒤) 디스크 / 드럼
타이어 195/60 R15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