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마허는 결코 변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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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마허는 결코 변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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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0.1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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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헨리(Alan Henry)의 모터스포츠 통신

가령 절대적 자기 확신이 스포츠 성취의 동력원이라면, 미하엘 슈마허에게 경의를 표해야 한다. 지난 이탈리아 GP 몬자 서킷에서 그는 공격적인 레이스로 메르세데스에 5위를 바쳤다. 비록 터미네이터 같은 대담성과 비타협적인 전술로 인해 7회 세계챔피언에게 비난의 화살이 무수히 꽂히더라도. 그래서 그가 한 번 또는 두 번쯤 드라이브쓰루 페널티를 받지 않은 것은 운이 좋아서라고 치더라도.

이미 280회 그랑프리 출전에 91승을 챙긴 슈마허. 그런 그가 무슨 동기가 아직 남아있기에 쿠르바 그란데 코너에서 해밀턴(맥라렌)과 나란히 불꽃 튀는 각축전을 벌인단 말인가? 어느 누구도 슈마허만큼 F1 레이싱을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고 단정할 수 있으리라. 그렇지 않다면 왜 자발적으로 그 굴욕에 자신을 던지려 했겠는가? 그는 페라리에서 그 모든 영광의 세월을 보낸 뒤 중간 그룹에 끼어있는 메르세데스에 들어가 선두그룹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해밀턴과의 싸움은 아주 재미있었다. 때로는 내 미러가 너무 작아보였다” 레이스를 마친 뒤 슈마허가 너스레를 떨었다. “우리 둘은 모두 한계까지 몰아붙이기로 유명하다. 실제로 그렇게 했다. 나는 내 차의 폭을 트럭만큼 넓혔다. 최대한 넓혀 막았다. 하지만 결국 예상대로 그가 더 빨랐다”

슈마허는 총공세를 펴며 라이벌을 풀밭으로 밀어냈고, FIA(국제자동차연맹)의 ‘원 무브’(one move) 규정을 아슬아슬한 한계까지 밀어붙였다. 그야말로 그랑프리 레이싱의 정수였다. 그가 치솟는 오만을 억누를줄 모른다는 것도 문제가 아니다. 지난날 트랙에서 벌인 수많은 행동을 못마땅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사나이가 탁월한 경쟁자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내가 보기에 몬자에서 해밀턴에게 한 행동 중 적어도 한번은 용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 하지만 슈마허의 마음속에서는 어디까지나 그랑프리 레이싱이었고, 결코 꽃꽂이 교실 놀이가 아니었다. 그래서 슈마허는 결코 변치 않을 것이다.

글 · 앨런 헨리(Alan Hen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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