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SUV의 요점 정리, 지프 그랜드 체로키 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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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SUV의 요점 정리, 지프 그랜드 체로키 디젤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10.1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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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이 새 모델을 만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이번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자극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물론 긍정적인 변화가 클수록 자극의 변화도 클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4세대에 걸쳐 진화해온 신형 그랜드 체로키를 만난다는 것 역시 즐거운 일이다.

사실, 초대 체로키의 디자인 컨셉트는 매우 독창적이었다. 그런데 21세기 많은 차들이 그렇듯 시간이 흐를수록(2세대와 3세대) 그런 독창성을 찾기가 점점 힘들어 아쉬웠다. 어쩌면 요즘의 차들은 독창성 대신 디자인에서의 차별화와 상품성의 높낮이로 구분하는 정도가 되지 않았나 싶을 때가 있다. 신형 그랜드 체로키에 대한 평가 역시 그런 차원에서 접근하는 방법이 쉬워 보였다. 지난 8월 초에 한국에 처음 발을 내딛은 4세대 그랜드 체로키는 휘발유 엔진뿐이었고 이번에 V6 3.0L 터보 디젤 엔진은 얹은 3.0 CRD 모델이 새롭게 출시되었다.

이 차의 디자인을 보면 현대적인 모습으로 잘 정돈된 느낌이면서도 참 묘한(?) 구석이 있다. 보디 디자인 모던한 요소들을 쏙쏙 뽑아 정리한 모던 SUV 디자인의 ‘요점 정리판’이라고 해야 할까? 프론트 그릴은 분명 지프의 전통을 살리고 있지만, 휠 하우스와 뒷모습 등의 부분적인 요소와 전체적인 분위기는 최근 유행을 따르고 있다.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 보디 디자인은 에어로다이내믹 효율을 높였고 비틀림 강성이 기존 모델에 비해 146%나 향상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차를 타는 동안 보디를 통해서 전해지는 N.V.H(소음진동)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네 바퀴 독립 서스펜션의 로드 홀딩 능력도 역시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훌륭하다.

실내 디자인 역시 지프의 몇몇 상징들은 남겨두고, 크기나 감성을 지배하는 요소들의 배치나 비율에서 시대적인 흐름을 따랐다. 접이식 2열 시트와 트렁크 공간은 조작하기 쉽고 트렁크 바닥의 자투리 공간도 쓸모 있게 활용하고 있다. 트렁크 왼쪽에는 휴대용 LED 라이트도 배치했다. 실내에서 단지 아쉬운 것은 A필러의 두께와 기울기다.

현대적인 의미의 플랫폼은 차를 지배하는 전반적인 시스템과도 연관이 있는데, 이번 그랜드 체로키에서 다양한 전자장비가 채택된 것도 이 같은 시스템과 많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ESP, TCS는 물론 트레일러 진동 제어 시스템(TSC), 전복 방지 기능(ERM), 언덕 밀림 방지(HAS) 및 내리막길 주행 제어장치(HDC), 압력을 분배하는 EBD, ABS와 BAS 같은 브레이크 관련 기능 등 전자적인 편의 및 안전 장비가 45가지 이상이다.

디젤 엔진의 선택도 달라졌다. 3세대 모델에서는 벤츠의 OM642 V6 CRD 디젤 엔진을 썼지만 이번에는 형제사인 피아트의 것을 기반으로 이탈리아의 엔진 전문 메이커 VM모터리가 만들어 공급하는 ‘RA 630 DOHC’ 엔진을 얹었다. 최고출력 241마력에 최대토크는 1,800~2,800rpm 영역에서 56kg·m를 낸다. 2.3톤이 넘는 체구를 전혀 스트레스 없이 밀고 가는 것을 보면 힘은 정말 넉넉하지만 5단 변속기라는 것에서 상대적인 아쉬움이 있다. 이처럼 전체적으로 우수한 보디 구조와 새로운 3.0L 엔진의 조합은 힘과 정숙성, 조종안정성 등에서 기존 모델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좋아졌다.

지프는 이처럼 많은 변화 속에서도 고유의 오프로드 성능을 희생시키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신형 그랜드 체로키 디젤 모델에는 상시 4WD 시스템인 ‘콰드라-드라이브 II’가 적용되었다. 이는 기존 휘발유 모델의 ‘콰드라-트랙II’보다 업그레이드된 시스템이다. 앞뒤 동력배분은 48:52를 기본으로 리어 휠에 전자 제어 리미티드 슬립 디퍼런셜을 사용한다. 여기에 셀렉-터레인(Selec-Terrain)이라는 통합 컨트롤 모듈이 결합된다. 지면의 조건에 따라 로터리 스위치로 지형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셀렉터레인은 하나의 조건을 선택하면 각 휠에 전해지는 엔진의 구동력을 지속적으로 적절히 분배해 타이어의 접지력을 높이고 상황에 따라 바퀴 하나에 모든 엔진의 토크를 전달해 험난한 오프로드 지형에서도 험로 탈출에 유리하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플랫폼을 빌려온 벤츠에게는 없지만, 그랜드 체로키에는 지프의 전통대로 ‘로우 레인지’ 기능이 있어 험한 길에서 단연 유리하다. 물론 연비에서는 온로드 지향의 SUV들보다는 핸디캡을 가지게 된다. 그래도 일반적인 주행을 감안해 도심과 고속도로, 언덕길 등을 골고루 다닌 시승 결과는 약 10km/L. 예전에 비하면 연비 성능도 분명 좋아진 것이다.

글 · 김태천

SO GOOD
■ 수준이 높아진 정숙성과 힘
■ 향상된 로드 홀딩과 핸들링
■ 여전히 간직한 오프로드 능력

NO GOOD
■ A필러의 두께와 기울기
■ 상대적으로 아쉬운 5단 변속기

FACT FILE
JEEP GRAND CHEROKEE V6 3.0 CRD

가격 6천590만원
크기 4825×1935×1765mm
휠베이스 2925mm
무게 2355kg
엔진 V6, 2987cc, 터보디젤
최고시속 232km
최대토크 56kg·m/1800~2800rpm
연비 11.9km/L
변속기 5단 자동
서스펜션(앞/뒤) SLA 더블 위시본/멀티 링크
브레이크 V디스크
타이어 265/60 R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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