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3시리즈 40주년 - 마법의 숫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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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3시리즈 40주년 - 마법의 숫자 3
  • 글 · 앤드류 프랭클 (Andrew Frankel)
  • 승인 2015.06.2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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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3 시리즈 세단이 탄생 40주년을 맞았다. 메이커의 운명을 바꾼 베스트셀러의 역사를 파헤쳤다

BMW 3시리즈의 시초는 1966년 시장에 나왔다. 처음부터 BMW 3시리즈라 불렸다면 내년에 50주년을 맞이했을 것이다. 오늘날 3시리즈는 BMW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중요한 모델이 됐고, 그 시초는 엔진에 따라 1502, 1602, 1802 또는 2002라 불렀다.

당시 BMW는 1950년대의 몰락 위기를 간신히 벗어났다. 그 후, 오늘날 존경 받는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해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 때 시장에 내놓은 것이 예술의 경지에 오른 콤팩트 세단 2002였다. 이 차는 가족뿐만 아니라 드라이버에게도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2002 Tii와 터보가 도입되면서 스포티한 소형 세단이라는 콘셉트를 개척할 수 있었다.
 

실제로 이들은 이름을 제외하면 M시리즈의 단초라 할 수 있다. 역사는 그처럼 회고하지 않았으나, 이 전설의 진정한 영웅은 2002였다. 그런데 BMW의 네이밍 전략이 바뀜에 따라 서둘러 사라지고 말았다.

하지만 콘셉트의 가치는 입증됐고, 후속 모델의 설계는 순조롭게 이뤄졌다. 40년 전, 후속 모델은 사내에서 E21로 불려졌지만 외부에서는 아주 간단하게 3시리즈로 통했다. 이때는 모두 2도어 세단이어서 현재의 대세와는 어긋났다. 하지만 당시 그 정도 사이즈의 차들은 모두가 그랬다.
 

기계적인 부분에서 BMW 3시리즈가 신경지를 개척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단단하게 만들었고, 기술과 디자인에서 완전히 새로운 실내를 갖췄다. 그때까지 로드카의 가장 선명하고 잘생긴 계기를 갖췄다. 오늘날까지 BMW는 그런 요소를 수준 높게 살리고 있다.
 

사실 초기 E21은 4기통 카뷰레터형 엔진으로 상당히 투박했다. 하지만 그 뒤 2.0L와 2.3L 연료분사 6기통 엔진을 빠르게 받아들였고, 제한슬립 디퍼렌셜과 근접비 기어박스를 비롯해 요즘 볼 수 없는 옵션을 마련했다. 그 중에서도 143마력의 323i는 두 가지 모두를 갖췄다. 엔진이 상당히 예리했을 뿐 아니라 세미트레일링암 리어 서스펜션은 어디서나 오버스티어 성향을 드러냈다. 특히 빗길에서 그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323i는 대단히 성공적이었고, 이처럼 빠른 3시리즈를 개발할 가치가 있다는 BMW의 자신감을 뒷받침했다.
 

당시의 기준에 따르면 E21은 그다지 오래 버티지 못했다. 그리고 1982년 E30이 뒤를 이었다. 3시리즈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뜻 깊은 모델이었다. E21은 2도어 버전밖에 없었지만(다만 바우어가 컨버터블 버전을 만들었다) E30은 2, 4도어, 투어링 모델과 5도어로 폭을 넓혔다, 그리고 BMW는 컨버터블도 만들기로 했다. 또한, 디젤 엔진을 얹은 첫 3시리즈가 되었다. 이처럼 E30은 역대 3시리즈 가운데 가장 뜻 깊은 모델로 찬사를 받았고,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지금까지도 BMW 사상 최고의 작품으로 칭송하고 있다.

최상의 3시리즈를 원치 않거나 그럴 능력이 없는 경우에 대비해 BMW는 대안을 내놨다. 같은 섀시에 출력이 떨어지지만 여전히 탁월한 운전성능을 갖춘 모델을 내놓은 것. 그렇게 탄생한 325i와 318iS는 트윈캠 4밸브 1.8L 엔진을 얹었고, M3를 살 여력이 없는 고객을 위한 M3라는 명성을 얻었다.
 

10년 동안 생산된 E30의 뒤를 이어, 1992년 E36이 등장했다. E36은 E21이나 E30과 대등한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없었지만 실제로는 두 선배보다 뛰어났다고 할 수 있다. E36은 한평생 라이벌이었던 메르세데스-벤츠 190과 C클래스를 성능 면에서 월등히 앞섰고, 이전의 3시리즈가 인정받지 못한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한편, E36은 더 넓은 실내공간과 이전보다 훨씬 개선된 소재를 사용해 한층 성숙된 품격을 자랑했다. 하지만 더욱 큰 변화는 보이지 않는 곳에 있었다. 세미트레일링암 리어 서스펜션을 버리고 BMW의 멀티링크 Z액슬을 받아들인 것이다. 따라서 드리프트 플레이에서 오버스티어를 줄였고, 승차감에서 일대도약을 이뤘을 뿐 아니라, 안정성도 강화했다.

E36에도 비판적인 세력이 없지는 않았는데, 특히 M3가 많은 비판을 받았다. 모터스포츠형 4기통 엔진이 물러났고, 한계 감각과 상큼한 성격을 잃었기 때문. 하지만 대다수 고객에게 여전히 최고의 3시리즈였을 뿐 아니라, 세계 최고의 소형 세단(또는 쿠페, 해치, 웨건 또는 컨버터블)이었다.
 

때문에 1998년 등장한 후속 E46은 오로지 진화의 길을 따랐다. 1992년 E36이 백지에서 시작한 것과는 정반대였다. 플랫폼은 신형이었으나 구조적인 부분에서는 구형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그 이상 보디 스타일의 변화는 없었다. BMW는 공력성능을 개선하고 무게를 줄이면서 비틀림 강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전의 디자인을 최적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E36을 대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따라서 중요한 모든 대목에서 더 좋아진 E46의 성공은 이미 굳어졌다.

하지만 E46의 시대에서는 중대한 상황의 변화가 찾아왔다. 당시는 디젤 엔진이 고성능 모델에서 주역의 하나로 떠오르던 시대였다. 그 결과 E46은 320d를 끌어냈고, 시속 210km와 연비 21.3km/L(유럽 기준)에 도달했다. 그 이전의 로드카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8.0초 미만이었고, 최고시속 225km를 넘었다. 그보다 몇 년 전만 해도 어떤 디젤차도 상상할 수 없는 숫자였다.
 

아울러 이때는 BMW가 M3의 자질을 재정립한 세대였다. 새롭게 들어온 3.2L 엔진은 8,000rpm의 레드라인에 터보 없이 경이적인 343마력을 토했다. BMW 최초의 양산 SMG 패들시프트(실제보다 이론이 앞서는)도 나왔다. 이후 등장한 M3 CSL은 무게를 110kg 줄이고, 카본파이버 루프를 달았으며, 서스펜션을 강화했고, 출력을 16마력 높였다. M3 CSL은 1,400대 한정 생산되었다. 이 기회를 놓친 경우에는 그보다 훨씬 경제적인 CS가 있었다. CSL의 특별한 소재와 화끈한 엔진이 사라졌지만 스티어링, 브레이크와 서스펜션은 그대로 지켰다.
 

2005년에 이르러 완전 신형 3시리즈가 필요했다. 분명히 파괴되지 않은 것은 고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새로운 세대인 E90은 근본적인 틀을 바꾸지 않고, E36과 E46의 테마를 한층 확대하기로 했다. 보디 스타일의 숫자는 바뀌지 않았다(그러나 컨버터블은 착탈식 하드톱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파워트레인은 성능과 연비에서 선택의 폭을 훨씬 넓혔고, 그 둘을 아우르기도 했다.

E90 M3은 이전 모델이 쓰던 직렬 6기통 엔진을 버리고 V8 4.0L 엔진을 채택했다. 그리고 E90은 그때까지 BMW의 제일 강력한 6기통 디젤을 도입했다. 286마력 335d는 3.0L 디젤로도 10년 전 4.4L 휘발유 V8 엔진과 맞먹는 파워를 뿜어냈다.
 

그리고 현행 F30은 여러모로 E36 이후 가장 혁명적인 3시리즈다. 요즘은 CO₂ 배출량과 연료효율이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따라서 328i마저 4기통에 그치고, 6기통은 335i, 330d, 335d에게 넘겨줬다. 그리고 M3조차 터보 엔진을 받아들였다. 터보 M3는 나름대로 혁신적인 변화였다. 지금 하이브리드 3시리즈, 네바퀴굴림 3시리즈와 새로운 보디의 대형 해치백 3시리즈 GT가 나왔다. 아울러 이름 탓이지만, 이제 3시리즈 쿠페와 컨버터블을 살 수 없다. 지금 이들은 4시리즈로 배지를 바꾸고 있다.
 

지난 40년 동안 3시리즈는 경이적인 여로를 달려왔고, 그 동안 오늘날 BMW가 누리고 있는 성공의 확고한 바탕을 마련했다. 실제로 이 차들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바뀌었지만 디자인의 바탕은 달라지지 않았다. 지금 3시리즈는 일상적인 콤팩트 패밀리카의 요구를 남김없이 갖췄다. 돈으로 살 수 있는 패밀리카의 절정에 도달한 것이다. 이들은 고객에게 저절로 미소를 선사하는 BMW의 핵심 판매 포인트다. BMW는 그 약속을 꾸준히 지켜내고 있다. 아무튼 3시리즈는 세계에서 동급 중 가장 탐나는 차의 자리를 굳게 지켜나갈 것이다.
 

■ 달리는 E30 M3와 F30 320d
이들의 사내 코드는 단 한 개의 글자로 갈라진다. 하지만 그 사이에는 30년의 세월이 가로놓여 있다. 콘셉트를 보면 그 간격은 한층 더 크다. 하지만 그 사실이야말로 3시리즈가 과거나 현재나 동급의 가장 위대한 차라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E30 M3와 F30 320d는 수십 년에 걸쳐 나온 수많은 변형 가운데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모델이다. 하나는 30년이 지난 도로용 경주차고, 다른 하나는 가장 완벽하게 진화하는 일상용이다.

우리는 어느 한쪽의 승패를 가리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한 것은 아니다. 4기통 엔진, 뒷바퀴굴림과 BMW 배지를 제외하면 그들의 공통점은 놀랍도록 적다. E30 M3에 오르면 주차장을 벗어나기도 전에 흐뭇한 행복감에 젖는다. 뛰어난 밸런스, 스티어링 감각과 적극적인 운전 개입은 현행 모델마저도 오리지널 M3에서 배워야할 부분이다. 오리지널 M3에 허울뿐인 속임수는 전혀 없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기술에 집착한 정신의 산물이다.
 

디젤 F30 세단에도 똑같은 말을 할 수 있다. 물론 속살보다는 외형에 관심을 갖는 고객이 살 수 있는 3시리즈 또는 4시리즈가 더러 있다. 하지만 BMW는 계속해서 핵심적 양식인 제품을 만들어낸다. 이와 같은 차를 만드는 한 문제는 없다. 320d는 결코 화려한 눈요깃거리가 아니다. 결국 아우디와 메르세데스가 오랜 세월에 걸쳐 최선을 다했음에도 320d가 동급 최고의 왕좌를 지켰다. 40년 전부터 거의 모든 3시리즈에 적용되는 평가라 하겠다.

어쨌든 여기서 E30 M3과 F30 320d를 비교하는 게 우리 목적은 아니다. 그 중간에 이뤄진 진보와 발전을 밝히기 위해 이들을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1985년 경주차로 설계한 E30 M3는 2.3L 엔진으로 197마력(리터당 86마력)에 도달했다.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6.7초, 최고시속은 235km다. 2015년 로드카로 설계된 F30 320d는 2.0L 디젤 엔진으로 184마력(리터당 92마력)을 끌어냈다.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7.5초, 최고시속은 235km를 돌파했다. 하지만 E30 M3의 연비가 12.8km/L인데 비해 F30 320d의 연비는 25.5km/L로 뛰어 올랐다.

글 · 앤드류 프랭클 (Andrew Frank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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