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은 정말 옳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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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스크린은 정말 옳은 것일까?
  • 제임스 앳우드(James Attwood)
  • 승인 2020.05.20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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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내 터치스크린에 대한 안전성이 우려되면서 새로운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테슬라에 탑재되는 것과 같은 대형 스크린은 안전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제 물리적 버튼과 다이얼을 희생양으로 삼는 대형 인포테인먼트 터치스크린의 지배를 받지 않는 신차를 찾기 어려워졌다. 테슬라가 여전히 이런 변화의 가장 극단적인 지지자로 꼽힐 수 있겠지만, 그 추세는 자동차 산업계 전반에 반영되어 있다. 

터치스크린의 크기가 점차 커지는 것은 사회의 모든 면에서 터치스크린의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과 직결된다. 새로운 아우디 A3의 일렉트로닉스 책임자인 멜라니 림머는 자동차에서 물리적 버튼들을 없애는 결정을 내리는 이유로 “스마트폰의 터치 기능을 사용하는 이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많은 자동차들의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에도 물리적인 제어 장치가 내장되어 있지만, 그 숫자는 늘지 않고 있으며 터치스크린만으로 작동하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그것이 과연 얼마나 안전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안전성 우려에는 대형 스크린이 운전자의 주의를 산만하게 할 수 있고, 촉각적인 반응 없이 운전자가 원한 기능이 선택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스크린을 바라볼 때 운행 중인 도로에서 시야가 멀어지는 경향 등이 꼽힌다. 

영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안전 연구 기관인 태참 리서치의 연구 책임자인 매튜 에이버리에 따르면 터치스크린의 크기가 커진 것은 오히려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는 “대형 인포테인먼트의 화면은 더 큰 아이콘과 덜 복잡한 디스플레이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반드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전하며 “작은 화면에 빽빽하게 아이콘들이 배치된 쪽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에이버리는 또한 이러한 시스템의 반응 시간 또한 중요하다고 말한다. “터치스크린은 스마트폰 사용에서 기대하는 수준으로 터치에 반응해야 한다. 차량 전반에 걸친 명확성과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공통성 또한 기본적인 조건이며, 이렇게 되어야만 운전자가 스스로 누르려고 하는 아이콘을 보다 즉각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

 

볼보는 구글과 협력해 보다 안전한 차량용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있다

에이버리는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의 스마트폰 미러링 시스템을 핵심으로 꼽는다. 왜냐하면 이들이 모든 차종에서 똑같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것은 운전 중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을 대체하기도 한다. 

영국 정부는 현재 일부 운전자들이 운전 중 스마트폰으로 전화 통화 이외의 기능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처벌받지 않는 법의 허점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운전 중 주의를 산만하게 할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는 터치스크린에도 적용될 수 있다. 잉글랜드 고속도로의 대표인 짐 오설리반은 “우리는 안전의 관점에서 터치스크린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동차의 터치스크린과 스마트폰은 서로 직접적으로 비교되지 않는다. 영국의 교통위원회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추가적인 제한을 고려하여 핸즈프리 통화 금지를 배제한 바 있다. 이는 스마트폰의 실제 작동이 아니라 “같은 공유 환경에 있지 않은 사람과 함께 함”으로써 발생하는 인지적 요구에 의한 위험이 크게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에 따른 결정이다. 

터치스크린 개발에 관계된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 시스템은 단순히 스마트폰의 모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인식된다.

“안전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고 밝힌 구글의 해리스 라미스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새로운 터치스크린 운영 체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 시스템은 추후 근미래의 볼보와 폴스타 모델들에서 사용될 것이다. 그는 “오늘날 사람들은 어쨌거나 운전하는 동안에도 그들의 휴대폰을 꺼내서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안전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운전자가 차량 내부용으로 구축된 서비스에 접근하게 함으로써 휴대폰을 원래 있어야 할 곳에 놔두도록 하는 관점에서 접근했다”고 밝혔다. 

 

아우디 신형 A3은 버튼 수를 줄이고 터치스크린 기능을 강화했다

라미스는 이런 접근법을 “운전자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요소들의 최적화”라고 표현했다. 이것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의 전화 기능이나 음악 서비스 등을 사용하길 원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가능한 한 그것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다. 라미스는 “운전 중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운전자의 주의를 산만하지 않게 할 수 있도록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전했다. 

추후 가장 먼저 등장할 볼보의 XC40 리차지 P8 전기차에 적용될 새로운 볼보 안드로이드 시스템은 모든 앱에서 동일한 위치에 있어야 하는 기본 제어 장치를 포함한 고정 탬플릿 디자인으로 개발되어 사용자에게 친숙함을 보장한다. 이 점은 안드로이드 시스템에서 제공될 ‘서드 파티’ 애플리케이션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새로운 볼보의 시스템이 제공하는 또 다른 핵심 기능은 음성 제어인데, 이 기능의 사용이 증가하면 터치스크린이나 다른 물리적 제어 장치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질 수 있다. 음성 제어 기술은 폭스바겐 그룹,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이 모두 각자의 자체적인 버전을 제공하는 등 수년 동안 자동차 브랜드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사용된 바 있다. 

볼보의 디지털 부문 총괄인 외드야드 안데르손은 “음성 명령은 운전할 때 주의를 흩트러뜨리지 않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방법”이라고 밝혔고, 태참 리서치의 에이버리 역시 “그것은 운전자의 시선을 도로에 머물도록 하는 측면에서 분명한 이점을 갖고 있다”며 동의했다. 

하지만 그는 또한 “이러한 기능들은 새로운 모델이 출시되기 몇 년 전에 만들어지기에, 애플의 시리나 아마존의 알렉사와 같은 것들과 비교했을 때 개발 곡선이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덧붙이면서 “운전자의 음성 명령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 안전상의 이점이 상실된다”고 전했다. 

 

최근의 음성 제어 기능은 점차 자연어에 가까운 명령을 인식하고 수행한다

안데르손은 구글 어시스턴트 음성 명령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점이야 말로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얻게 되는 것 중 “우리가 가장 흥분되는 핵심 사항”이라고 밝혔다. 

구글의 시스템은 다른 스마트폰과 전자 제품들의 사용에서 얻은 실제 피드백에 기초하여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다양한 언어와 억양에 대응해 작동하고 있다. 

안데르손은 “이것은 지금까지 차량에 탑재된 것 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하며, “이것을 통해 훨씬 더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말할 수 있게 해주며, 우리의 관점에서는 안전상의 특징” 이라고 덧붙였다. 

희망적인 부분은 이러한 개선 방향이 머지않아 이것을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이길 수 있을 것이란 점이다. 하지만 이 또한 선택의 문제다. 운전자들에게 그들이 가장 편안하게 자동차를 제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여러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일 것이다. 

좋든 싫든 간에 터치스크린이 차량의 콘셉트에 무관하게 점점 더 자동차의 제어 시스템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명백해 보인다. 결국 핵심은 기술 발전이 운전자들을 보다 안전하게 만드는 것에 있다. 

 

혼다가 다이얼 방식을 다시 꺼내든 이유 

모든 자동차 제조사가 대시보드에서 물리적 제어장치를 제거하는 것은 아니다. 혼다는 고객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신형 재즈에 아날로그 컨트롤러를 다시 부활시킨다. 혼다는 이전의 재즈와 마찬가지로 터치스크린이 아닌 다이얼을 통한 공조장치 제어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제품 프로젝트 리더인 타케키 타나카는 “직관적인 조작이 어렵다는 고객의 피드백이 있어 터치스크린에서 다이얼 조작으로 변경했다. 지난 모델에선 공조장치 온도를 변경하려면 화면을 봐야 했고, 그래서 우리는 운전중에도 보지 않고 이를 조작할 수 있도록 다이얼 방식을 사용하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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