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그 이상,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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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그 이상,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 최주식
  • 승인 2020.04.0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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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그 이름에 담긴 의미처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까. 디자인과 성능 테스트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인 구상 교수(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와 박정룡 교수(아주자동차대 모터스포츠학과)와 함께 체크해 보았다.

 

 

국내 콤팩트 SUV 시장이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오늘 만나볼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개척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쉐보레 라인업에서 소형 트랙스와 중형 이쿼녹스 사이에 위치하는 모델이다. 소형 SUV급으로 보기에는 사이즈가 큰 편이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구상 크기로 봐서는 요즘 차종이 정말 다양해져 혼동될 정도다. 크고 작고를 따지기보단, 다양한 차급이 존재하고 거기에 따라 어떤 차가 내 취향에 좀 더 맞는가를 따져 선택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그런 면에선 각 메이커별로 나름의 성격을 가진 것 같다. 트레일블레이저의 경우 GM 브랜드의 특성, 그 중에서도 쉐보레 브랜드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작은 차임에도 불구하고 근육질 디자인을 갖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박정룡 요즘 차들이 다양해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넓혀주는 것 같다. 대형을 원하면 얼마든지 대형 SUV를 찾을 수 있고, 더 작은 소형을 원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차급 사이에도 다양한 모델이 있어 자기에게 맞는, 원하는 선택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여러 차들이 나오다보면 디자인 선호도에 따라 선택이 갈리기도 한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의 디자인 특징은 어떠한가?

구상 전면에서 쉐보레 브랜드의 디자인 특징을 볼 수 있다. 그릴이 위아래 2개로 나뉘어 있는데, ‘듀얼 포트’라고도 한다. 과거에는 반을 잘라놓은 느낌이었지만, 최근에는 상부와 하부 그릴의 디자인이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가운데에 크롬 몰드를 넣었다.

후드 가운데는 뾰족하게 주름을 잡았고 가운데 나비넥타이처럼 생긴 보타이 엠블럼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을 보여준다. 가운데 주름을 중심으로 잡혀있는 각은 범퍼까지 연결된다. 그리고 양쪽으로 유기적인 후드라인이 곡선으로 부드럽게 연결되며, 측면에서 한 번 더 라인을 잡아 굉장히 근육질 이미지를 주고 있다. 마치 보디빌더처럼 텐션 있는 라인을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의 조합을 통해 힘 있는 디자인을 보여준다. 

실내도 스포티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특징적인 디자인이라면?

구상 실내에서도 근육질 디자인을 볼 수 있다. 센터페시아쪽 선의 흐름, 그리고 볼륨감이 후드를 타고 넘어와 도어트림으로 연결되는 느낌이 속도감을 강조한 모습이다. 또한 재봉질 처리한 라인이나 카본 그레인 처리한 전사방식 같은 디테일이 기능적이고 튼튼한 이미지를 준다. 그리고 메탈 파츠를 쓰고 벤틸레이션 그릴에 빨간색 트림과 메탈 그릴, 검정색 벤트 그릴을 조합해 색상과 재질과 형태를 매칭시켜 많은 디테일을 보여주고 있다. 소형 SUV지만 굉장히 기능적이고 다양한 특징을 보여주는 인테리어다. 

시트에서도 빨간색 파이핑과 스티칭, 매끈한 가죽과 천공 처리한 가죽 등 다양한 질감을 볼 수 있다. 고급차 인테리어에서 유럽적인 디자인은 다양한 질감을 매칭시킨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소형 SUV면서도 다양한 질감과 색상을 매칭하면서 SUV의 기능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뒷좌석 공간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구상 뒤에 앉아보니 차체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공간이 여유롭다. 무릎 앞쪽 공간과 머리 공간도 넉넉하다. 시트 등받이가 너무 아담해 보일 수 있는데, 소형차이기 때문에 시트를 크게 만들면 오히려 공간을 잡아먹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앉았을 때의 느낌도 나쁘지 않고, 콤팩트한 시트가 공간감을 높이는 효과도 있는 것 같다.

박정룡 다리를 꼬고 앉을 수 있을 정도다. 이 정도면 충분히 넓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파노라믹 루프도 맘에 든다. 뒤에 앉으면 달빛 보면서 갈 수도 있고.

작은 차들은 시야가 갑갑한 경우가 있는데 바깥 시야는 어떤가?

구상 창문이 생각보다 크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선루프 셰이드까지 다 열면 시야가 탁 트인 느낌이 드는 것이 장점이다. 그리고 뒷좌석을 위한 USB 포트도 있어 소형이지만 뒷좌석에서 가족들이 활용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고려도 잘 돼있는 것 같다. 수납 공간의 경우 각각이 넓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곳곳에 배치해 활용성을 높였다. 작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는다. 

불편한 점은 없는지?

박정룡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콘솔박스의 팔걸이가 너무 길게 나와 있다. 물론 팔걸이로 활용하라는 이유겠지만, 그로 인해 수동 모드에서 오른손 엄지로 버튼을 눌러 변속할 때 팔꿈치가 걸려 작동이 불편하다. 변속 방식도 개인적으론 마음에 들지 않는다. 

쉐보레의 다른 차도 이 방식을 쓰는데, 적응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공간이나 효율적인 문제 때문이 아닐까 싶다. RS 트림의 경우 스포티함을 주는 요소들이 더해졌다.

박정룡 계기판도 스포티한 구성이고, 스티어링 휠도 작은 편인데 이 또한 그런 이유로 보인다. 전체적인 디자인이 근육질이라고 했는데, 직접 보기에도 힘을 느낄 수 있고, 실내도 그런 기조에 맞춰 만든 것 같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팝업 방식이다. 그밖의 편의사양이나 품질은 어떠한지?

박정룡 사람에 따라서는 앞에 올라오니 불편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계기판보다 위에 있어 시야를 옮기지 않아도 확인할 수 있어 시야 방해는 덜 하겠다. 

구상 차급보다 높은 사양들이 많이 적용된 것 같다. 다른 차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반사판 색이 어두워 시야에 걸리기도 하는데, 이 차는 반사판이 투명해 시야를 덜 방해한다.

박정룡 이 정도 차급에도 뒷좌석 열선 시트나 전동 트렁크 적용은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구상 원가절감의 압박은 좀 있었던 것 같다. 도어트림을 보면 앞쪽에는 별도의 인서트가 들어가는데, 뒤쪽은 형태는 같지만 같은 재질로 마무리했다. 소형차라서 원가 절감의 압박이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디자인에서의 견고함이 실내에서도 같은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뒷좌석에도 공간 여유가 있어 소형급으로 묶어보기에는 넘어서는 모습이다. 주행 측면에서도 단단한 주행 질감을 보여주는 것 같다. 

박정룡 근육질의 외관처럼 주행 성능에서도 어느 정도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배기량이 1.35L인데, ‘이 덩치를 이 엔진으로 어떻게 끌고 가나’ 생각하기도 했는데, E-터보 시스템이 엔진 출력을 많이 상승시켜주는지 1.35L 엔진에서 150마력이 넘게 나온다. 일반 터보보다 좀 더 엔진 출력을 향상시켜 주는 것 같다. 

그리고 터보 랙도 덜하다. 보통 터보가 달린 차는 터보 작동 시점 전까지 답답함이 있는데, 그런 느낌 거의 없이 바로 가속이 이루어진다. 그런 시스템이 주행 성능을 상당히 좋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이정도 덩치의 차를 끌고 가는데 전혀 문제없다. 오히려 시원하게 가속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차는 9단 자동변속기(1.2L 사양은 e-CVT)인데, 변속이 언제 이뤄지는지 몰랐다. 엔진 회전은 계속 올라가는데, 변속이 이뤄지는 걸 모를 정도로 부드럽다. 엔진과 미션의 연결이 상당히 좋다. 끊어짐 없이 마치 무단 변속기처럼 변속되기 때문에 가속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직진 가속성도 만족스러웠는지. 

박정룡 서스펜션도 이정도면 움직임이 상당히 괜찮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변속할 때 토글 스위치와 암레스트 부분이 불편했던 것은 개선이 필요하다. 전체적으로 차의 움직임이 괜찮았고, 이 정도 배기량에 이 정도 크기의 차를 몰고 가는데 전혀 부담 없이 즐겁게 몰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좋은 느낌이었다.

구상 차를 몰아보니 가성비가 굉장히 높다고 생각된다. 준중형인데 가속 성능도 괜찮고, 디자인 마무리도 괜찮고, 공간도 적당해 전체적인 가치가 상당히 높다고 생각된다. 디자인적인 면에서도 소형차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 강한 느낌의 디자인을 갖고 있다. 뒷좌석이 알맞은 공간을 갖고 있다는 건 본격적인 패밀리 SUV는 아니더라도 결혼하고 막 아이가 생긴 가정에서 패밀리 SUV로 쓰기에는 부족함 없을 정도로 높은 가치와 공간 활용성을 보여준다.

SUV의 본질이 스포츠성, 유틸리티라고 했을 때 두 가지를 다 충족시킨다고 보는가?

구상 그렇다.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핵가족이 패밀리 SUV로 쓰기에 경제성과 활용성, 그리고 전체적인 가치에 있어선 상당히 높은 수준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새로운 콤팩트 SUV에 대해 생각보다 괜찮다는 느낌들을 받은 것 같다.

구상 비교 차종으로 티볼리를 많이 얘기하는데, 티볼리는 패밀리 SUV라기보단 그냥 소형이라는 느낌이고, 트레일블레이저는 직접 타보고 뒤에도 앉아보니 결코 작은 차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소형이라는 카테고리로 묶기에는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작은 엔진이 줄 수 있는 이상의 힘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박정룡 차의 덩치와 엔진의 사이즈 등 다양한 것을 감안할 때 상당히 좋았다. 아주 힘 있게 차를 몰아가려면 배기량이 커야 하지만, 아까 말씀하셨던 가성비를 생각하면 상당히 좋은 느낌으로 몰 수 있는 차가 아닐까. 일상적으로 운전할 때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는 차, 3~4인 정도의 작은 가족이 타기에는 전혀 부담 없을 정도의 성능을 갖췄다고 볼 수 있겠다. 

CHEVROLET TRAILBLAZER
가격    2711만 원(RS, AWD)
길이×너비×높이    4425×1810×1660mm
휠베이스    2640mm
무게    1460kg
엔진    직렬 3기통 터보 가솔린
변속기    9단 자동
최고출력    156마력/5600rpm
최대토크    24.1kg·m/1600~4000rpm
연비    11.6km/L
CO2 배출량    147g/km
브레이크(앞/뒤)    모두 디스크
서스펜션(앞/뒤)    스트럿/Z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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