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이 좋아지다. 캐딜락 XT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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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이 좋아지다. 캐딜락 XT6
  • 최주식
  • 승인 2020.04.3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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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XT6는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첫눈에 압도적인 앞모습이 인상적인, 어디로 보나 캐딜락인건 분명한데 무언가 새롭다. 바로 슬림한 헤드램프 때문이다. 가로형으로 분리되면서 과거 세로형 헤드램프와 차별화했다. 근데 프런트 그릴 양옆 세로로 길게 방향지시등을 넣으면서 전체적인 윤곽에서는 공통점을 갖는다. 상당히 영리한 디자인이다. 캐딜락다운 당당한 프로포션은 그대로다.

헤드램프와 연결된 라인의 흐름은 측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뒷모습에서 정돈된 인상을 준다. 휠 아치를 바디 컬러와 같은 컬러로 처리하면서 깔끔해 보인다. 보기보다 선의 흐름이 섬세하고 이런 선들이 모여 볼륨감을 높여준다. 예전 캐딜락에 비해 디테일이 상당히 좋아진 느낌이다.

 

캐딜락 XT6는 캐딜락의 베스트셀링 중형 SUV XT5와 초대형 프레스티지 SUV 에스컬레이드 사이에 자리하는 새로운 대형 SUV다. 국내 시장에서 대형 SUV 수요는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최근 고급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캐딜락 XT6는 제네시스의 첫 대형 SUV GV80, 그리고 국내에 다소 늦게 들어온 폭스바겐 투아렉과 함께 라이벌 구도가 그려진다. 새로운 선택지가 하나 추가된 셈이다. 

길이 5m가 넘는 대형 SUV지만 그렇게 커 보이지 않는 것은 잘 다듬은 디자인 덕분이다. 하지만 실내에 들어서면 밖에서 볼 때보다 더 넓다는데 놀란다. 6인승인 시승차의 경우 독립 시트의 2열이 꽤 넉넉한데다 3열도 형식적이 아닌 확실한 공간 영역을 갖고 있다. 헤드룸이 여유 있어 성인이 앉아도 문제없다. 전체적으로 실내 공간이 커지면서 거주성이 좋아졌다. 캐딜락 코리아가 XT6을 출시하며 ‘대형 3열 SUV’를 강조한 이유일 것이다.

 

운전석에 앉으면 대시 패널을 가득 채운 리얼 카본 트림과 메탈, 가죽 소재의 다양한 질감이 풍성한 느낌을 준다. 아메리칸 럭셔리라고 부르는 부분이 아마 이런 것이 아닐까. 조금은 과감할 정도의 화려함, 넓은 공간으로 시원시원한 느낌을 주면서도 고급스런 질감을 보여주는 것 말이다.

세미 아닐린 가죽이라는 시트 질감도 부드럽다. 과거 소파처럼 널찍하고 편안한 시트가 미국차의 성격이었다면 지금은 견고하면서도 몸을 편안하게 잘 잡아주는 느낌이다. 점점 미국차와 독일차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것 같다. 독일차를 벤치마킹한 흔적은 주행 성능에서도 엿볼 수 있다.
만약 승차감이 출렁거릴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면 이제는 버려도 좋다. 거의 독일차와 구분하기 힘들만큼 단단한 움직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키 큰 SUV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도 무게중심이 좋은 편이다. 코너링도 그래서 안정적이다. 가속의 단계에서 단단함을 보여주지만 일정한 속도의 크루징에 들어가면 편안하고 부드러운 미국차의 특성이 드러난다. 

 

V6 3.0L DOHC 직분사 엔진은 터보를 쓰지 않고도 310마력의 고출력을 발휘한다. 가솔린 자연흡기 특유의 풍부한 파워가 기분 좋게 고속 영역으로 밀어 넣는다. 물론 최고출력을 발휘하는 회전대가 6700rpm이어서 상당히 몰아붙여야 하지만 그 과정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대형 차체를 다루기 쉽고 어느 속도 영역에서든 스트레스가 없다. 

자동 9단 변속기의 반응은 상당히 빠르고 패들 시프트를 조작하는 재미가 있다. 다만 구동계가 앞바퀴굴림 기반이어서 약한 언더 스티어가 나타나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XT6는 전륜구동 방식의 AWD다. 드라이브 모드는 4가지 중 고를 수 있는데 투어 모드가 두바퀴 즉 앞바퀴굴림 방식이다. 그리고 AWD, 오프로드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XT6의 움직임은 무게에 비해 가볍고 민첩하다. 스티어링 휠은 무게감과 그립이 적당하고 피드백이 빠르다. 지속적인 댐핑 컨트롤이 가능한 퍼포먼스 서스펜션이 즉각적인 노면 반응과 민첩한 움직임을 뒷받침한다. 다만 가로 배치 엔진인데 약간의 토크 스티어가 있으므로 급가속은 주의해야 한다.

가솔린 고출력 엔진을 즐기는 건 좋지만 연비 걱정을 안 할 수 없다. XT6에서 눈여겨봐야 할 하나가 바로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이다. 말하자면 실린더 컷 오프 기능으로 정속주행 등 특정한 상황에서 2개의 실린더가 비활성화되어 4기통만 움직인다. 물론 운전자가 그것을 알아차리기는 어렵다. 그만큼 연료효율이 좋아진다는 얘기다. 235mm 20인치 타이어가 약간 작은 느낌을 주는데 연비를 고려한 조합이다. 

 

XT6는 조금 예민한 면모도 보였다. 햅틱 시트는 차선 이탈이나 조그만 위험 요소에도 빠르게 반응해 허벅지에 전동 신호를 줬다. 조금 지나칠 만큼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안전을 위한 것이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기능은 잘 작동했다. 앞차와의 거리에 맞춰 감속할 때 가끔 브레이크를 세게 밟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이 또한 지나치다고 탓할 일은 아니겠지만 좀 더 자연스러운 감각이면 좋겠다. 자동 제동이나 보행자 감지 긴급 제동 시스템을 경험해볼 순 없었지만 기능의 존재 자체로 듬직함을 준다. 예민한 반응을 볼 때 빠르게 작동할 것임은 틀림없다.  

계기판과 AVN 디스플레이는 조금 보수적인 분위기다. 최근 듀얼 스크린으로 대형화되는 추세에 비춰보면 그렇다는 얘기. 사실 크기보다 중요한건 그래픽 표현이나 정보 전달이다. 수입차의 경우 국내용 모델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XT6의 경우 캐딜락 크레스트에서 영감을 얻은 V자형 센터페시아로 자기만의 스타일을 고집한 것으로 보인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있어 운전 집중에 문제는 없지만 차체 크기를 생각했을 때 8인치 디스플레이가 살짝 작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조그 기능의 새로운 회전식 컨트롤러를 적용한 것은 새롭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NFC 지원 스마트폰 페어링 등 연결성도 최신 트렌드를 따른다. 센터 콘솔 아래 비스듬히 세워 사용하는 무선 충전 기능은 사용하기 편리했다. 

XT6는 ‘스포츠’ 단일 트림으로 나오며 가격은 8347만 원(개소세 인하분 반영)이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물론 나이트 비전 등 주요 옵션을 모두 기본 장비로 갖추어 가격경쟁력을 높였다. 6인승과 7인승을 선택할 수 있는데 가격은 동일하다. 

 

만약 내가 선택한다면 6인승을 고를 것 같다. 캡틴 시트라고 부르는 독립 시트와 실내 이동성, 공간 활용을 생각하면 6인승의 매력이 커 보인다. 2열 시트를 간단히 접고 밀어서 3열 시트로 드나드는 방식도 편하다. 3열 시트는 뒤에서 버튼으로 간단히 접고 펼 수 있으며 2, 3열 모두 완전 풀플랫이 되어 활용성이 높다. 물론 이건 7인승도 마찬가지. 

결론적으로 XT6는 고급스러움과 실용성을 동시에 추구한 차다. 디자인에서부터의 섬세한 변화와 첨단 안전 장비, 넉넉하고 기능적인 공간도 쓰임새가 좋다. 미국 특유의 실용성과 고급스러움의 결합이 아메리칸 럭셔리라고 했을 때 XT6는 그것을 잘 보여주는 대형 SUV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캐딜락의 지평은 더 넓어질 전망이다. 캐딜락 코리아는 XT6에 이어 오는 4월에 XT5 페이스리프트, 6월에 세단인 CT5와 CT4, 그리고 4분기에 막내 SUV XT4를 내놓는다. 보다 젊은층을 겨냥하는 라인업이 확대되는 만큼 새로운 캐딜락의 시대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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