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118d & 220d 그란쿠페, 변화와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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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118d & 220d 그란쿠페, 변화와 차이
  • 송지산
  • 승인 2020.04.2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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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엔트리 클래스 1 시리즈는 모델 체인지를 맞았고, 2 시리즈는 새로 4도어 그란쿠페를 라인업에 추가했다. 신규 플랫폼 도입과 함께 달라진 구동 방식은 그동안 보여준 즐거움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까?

오랫동안 이어져 온 전통을 버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동안 잘해왔던 것을 그만두고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주변의 충고와 반대에 맞부딪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변화를 시도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고, 더 좋은 성과를 내야만 그에 대한 명분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만나는 BMW의 두 모델, 1 시리즈와 2 시리즈 역시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움에 도전했다. 중요한 것은 ‘운전의 즐거움’이란 브랜드 철학을 어떻게 구현하느냐 하는 것. 달라진 방식이 여기에 불리한 것이라면 그만큼 도전 과제도 높기 때문이다. 한자리에 모아놓고 두 모델의 변화와 차이를 살펴보았다.

엔트리 라인업인 1 시리즈는 곧 출시 20년을 맞이할 만큼 은근히 오래된 모델이지만, 2 시리즈는 불과 6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BMW 내연기관 라인업 중 가장 젊은 축에 속하는 모델이고, 2 시리즈 그란쿠페는 올해 처음 선보이는 것이다. 닮은 점이라고는 보닛 위 BMW 로고뿐일 것 같은 두 모델의 공통점은 뜯어보면 은근히 많다.

 

BMW 118d
직렬 4기통 트윈터보 디젤 150마력
뒷좌석 무릎공간은 이전 모델보다 33mm 더 늘어났다

1 시리즈와 2 시리즈 모두 이번 신형에서 X1, X2, 미니 클럽맨과 동일한 UKL2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이로 인해 기존 뒷바퀴굴림에서 앞바퀴굴림으로 구동방식이 변경됐다. 주행의 즐거움에 초점을 둔 모델에서 그 즐거움에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는 앞바퀴굴림을 채택한 점은 과연 성공적일까?

시승 모델은 118d와 220d 그란쿠페로, 모두 디젤이다. 배출가스 문제가 자동차 제조사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인 요즘 이렇게 디젤 모델을 내놓을 수 있다는 건 그만큼 규제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했음을 표현하는 나름의 표현방식일 것이다.

기본 구성은 동일하다. 둘 모두 직렬 4기통 2.0L 디젤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고, 디지털 콕핏과 최신의 BMW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상당한 부분들이 공통으로 적용된다.

 

BMW 220d 그란쿠페
직렬 4기통 트윈터보 디젤 190마력
2 시리즈 쿠페보다 뒷좌석 무릎 공간이 33mm 더 넓다

118d는 레이시한 블루 컬러를 비롯해 M 스포츠 스티어링 휠, 알칸타라 M 스포츠 시트 등이 더해졌다. 덕분에 시동을 걸기 전부터 달리고 싶은 욕망이 불끈불끈 솟구친다. 반면 화이트 컬러의 220d 그란쿠페는 마치 차분하게 정장을 빼입은 젊은 회사원 같은 느낌이다. 스포츠나 M 스포츠 사양 없이 어드밴티지와 럭셔리 2개 사양으로만 구성된 점은 두 모델이 추구하는 바와 타깃으로 하는 대상이 엄연히 다름을 보여준다.

외관에선 전면부의 패밀리룩 요소로 인해 한 핏줄의 모델임을 짐작할 수 있다. 더 커진 키드니 그릴은 하나의 테두리로 감싸 존재감을 높였고, 살짝 치켜뜬 눈매는 부드러움과 날카로움이 공존한다는 인상을 준다. 특히 2 시리즈 그란쿠페는 최상위 모델인 8 시리즈 그란쿠페의 모습도 언뜻 느껴진다.

측면부에는 정교하게 얽힌 선과 면의 조화가 날렵함을 보여준다. 118d에는 스포티한 스타일의 M 스포츠 휠이, 220d에는 세련된 느낌을 주는 휠이 각각의 성격을 대변한다. 후면에선 둘 모두 비교적 차분한 인상으로 마무리한 점은 비슷한데, 220d는 반쯤 감은 듯한 눈매의 테일램프가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다. 그래도 트렁크 상단의 살짝 솟은 스포일러는 220d 역시 스포티한 면모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요소다.

 

118d의 운전석

실내에서는 공통점을 찾는 것보단 다른 점을 찾는 것이 더 쉬울 정도다. 118d에 적용된 M 스포츠 파츠 일부를 제외한다면 전체적인 구성은 동일하다. 1시리즈에는 열선 스티어링 기능이 빠져있다는 정도가 다른 점일까? 디지털 콕핏을 비롯해 인포테인먼트 스크린과 아래의 조작부, 기어노브 주변까지 완전히 동일하다. 118d는 M 스포츠 버전인 만큼 알칸타라가 덮인 스포츠 시트와 파란 바느질, 도어트림의 푸른색 내장재가 더해져 있고, 220d는 평범한 가죽 시트가 장착됐지만 사이드 볼스터 조절 기능도 있어 주행 스타일에 맞춰 조절해 몸을 단단히 잡아줄 수 있다. 둘 모두 스포츠 주행을 어느 정도는 염두에 두었다는 뜻.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BMW OS 7.0은 구성이나 반응 속도 모두 좋다. 음성 인식 기능은 단순한 기능 명령이나 목적지 검색 외에도 조금 더 추상적인 명령, 예를 들어 ‘실내가 더워’ 같은 내용까지도 인식해 이에 맞춰 기능을 작동시키지만 100% 완벽한 건 아니다. 스마트폰 연결을 위해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지만 안드로이드 오토는 없다. 내비게이션은 T맵과 연계해 좀 더 세심한 교통정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반갑다.

뒷좌석은 조금 더 높이 솟은 118d가 헤드룸 공간이 더 넓은 것처럼 보이지만, 220d 역시 헤드룸 부분을 좀 더 파내 편안한 공간을 확보했다. 1 시리즈는 과거보다 뒷좌석 무릎 공간이 33mm 늘어나 동승자 거주성이 향상됐다.

 

118d(위)와 220d 그란쿠페의 운전석은 스티어링 휠 모양이 조금 다를 뿐 거의 비슷하다

트렁크 공간은 당연히 220d가 더 넓다. 움푹 파낸 트렁크 바닥을 드러낸 118d와 달리 바닥 패널로 깔끔함을 추구하면서도 공간 확장성을 높인 220d의 트렁크가 더 좋긴 한데, 패널 수납까지 고려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둘 모두 뒷좌석 등받이를 접어 수납공간을 늘릴 수 있는 점도 동일하다.

파워트레인도 동일하지만 성능은 조금 다르다. 118d는 150마력의 최고출력과 35.69kg·m의 최대토크를 내는 반면, 220d는 190마력의 최고출력에 40.8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최고시속은 118d가 214km, 220d가 233km이다. 그렇다면 이 수치들은 두 모델에 확연한 차이를 만들까? 그렇진 않다. 118d의 무게가 220d 그란쿠페에 비해 대략 40kg 정도 가벼운데, 이 정도의 무게차이가 더해지니 경쾌한 움직임은 118d나 220d나 거의 동일한 느낌이다. 트윈 터보가 급가속시의 지연현상을 확실히 줄여주므로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준다. 폭발적인 가속보다는 디젤 특유의 토크가 밀어붙이는 느낌이 강하다. 8단 자동변속기도 주행모드에 맞춰 회전영역을 달리하며 속도를 착착 올려붙이는데 일조한다.

같은 플랫폼에 휠베이스도 동일하니 일상적인 주행 영역에선 움직임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118d는 핫해치처럼 경쾌하고 날카로운 특성을 보여준다. 핸들링은 BMW다운 정확성이 묻어나온다.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적으로 노면에 붙어 달리는 느낌이다. 220d 역시 스포티하지만 118d에서 내려 바로 이어 타면 점잖은 느낌마저 들게 한다. 특히 2시리즈의 경우엔 프레임리스 윈도를 채용했음에도 외부 소음을 잘 잡아냈다. 

 

스타일 차이는 뒷모습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앞바퀴굴림으로 구동방식이 바뀌면서 BMW는 두 모델에 새로운 기능을 투입했다. 전기차 i3s에서 선보였던 액추에이터 휠 슬립 제한장치를 BMW 내연기관 최초로 투입한 것이다. 이 기능이 DSC와 함께 손잡으면? 기묘한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고속으로 코너를 파고들어도 앞바퀴굴림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언더스티어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컴퓨터의 세심한 제어 덕분에 마치 아무런 개입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분명 언더스티어 현상이 나타나야 할 상황에서도 자연스럽게 코너를 돌아나가게 된다. 문득 서킷에서 ESC를 끄고 밀어붙이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졌다. 

도심에서 연비를 추구하고자 한다면 에코모드가 크게 활약한다. 급가속을 억제하고 액셀러레이터 반응을 무디게 해 최대한 효율적인 주행을 도우며, 정차 시 스타트/스톱 기능으로 공회전을 줄여 연비를 높인다. 

주행보조 사양은 야박하다는 느낌이다. 최근엔 앞차와의 간격을 알아서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대세지만 기존 크루즈 컨트롤만이 탑재될 뿐 옵션으로도 지원되지 않는다. 차선 유지 보조나 차선 이탈 경고 기능도 빠져있다. 탑승객의 안전을 위해 기본 탑재까진 아니더라도 선택 사항으로 제공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앞바퀴굴림으로의 변화에 기우를 갖고 있었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드러난 것은 단점을 보완하는 BMW의 기술력이다. 방식의 전환을 통해 4도어 쿠페라는 마법을 부린 것이 220d 그란쿠페의 차이라면, 더해진 경쾌함은 118d의 차이다. 

 

BMW 118d
가격    4510만 원(M 스포츠)
길이×너비×높이    4320×1800×1435mm
휠베이스    2670mm
무게    1520kg
엔진    직렬 4기통 트윈터보 디젤
변속기    8단 자동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5.69kg·m
0→시속 100km 가속    8.4초
최고시속    214km
연비    14.3km/L
CO2 배출량    133g/km
브레이크(앞/뒤)    모두 V디스크
서스펜션(앞/뒤)    스트럿/멀티링크
타이어(앞/뒤)    모두 225/40R18

BMW 220d 그란쿠페
가격    4880만 원(럭셔리)
길이×너비×높이    4525×1800×1420mm
휠베이스    2670mm
무게    1560kg
엔진    직렬 4기통 트윈터보 디젤
변속기    8단 자동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79kg·m
0→시속 100km 가속    7.5초
최고시속    233km
연비    13.9km/L
CO2 배출량    137g/km
브레이크(앞/뒤)    모두 V디스크
서스펜션(앞/뒤)    스트럿/멀티링크
타이어(앞/뒤)    모두 225/45R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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