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은 건 디자인만이 아니다. 르노삼성 XM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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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은 건 디자인만이 아니다. 르노삼성 XM3
  • 송지산
  • 승인 2020.04.0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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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페형 SUV XM3이 선을 넘은 것은 디자인만은 아니다

경쟁이 치열한 분야일수록 차별화가 필요한 법이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은 어느 시대에나 통용되는 경구다. 콤팩트 SUV가 넘쳐나는 시점에 쿠페형 SUV로 등장한 르노삼성 XM3의 전략은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 근래 핫 트렌드를 이끌어온 쿠페형 세단 또는 쿠페형 SUV는 주로 값비싼 프리미엄 세그먼트의 전유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격적인 가격정책은 하향선마저 넘은 느낌이다. 

외관에서는 먼저 유려한 루프 라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르노삼성 특유의 부드러운 라인이 차체를 감싸며 뒤쪽으로 흐르고, 후미 스포일러에서 맺어지며 스포티함을 더한다. 사실 크로스오버 느낌이 강하지만 시장에 전달하는 메시지는 SUV가 유리하다. 요즘에는 그 경계를 구분하기 어렵다. 

실내는 한눈에 운전자 중심 구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S자 형태의 대시보드는 시각적인 면을 강조했다. 중앙에 위치한 세로형 디스플레이 역시 젊은 취향을 반영한다. 표시 면적이 가로형 디스플레이보다 더 넓기 때문에 다양한 정보를 함께 표시해도 큼직큼직하니 보기 쉽고 조작에 따른 반응도 즉각적이다. 상단과 하단 길이가 좀 다른데 같게 하면 더 깔끔할 것 같다. 

계기판은 풀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주행 모드에 따라 계기판 구성이 조금씩 달라지는 방식이다. 설정은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화려한 그래픽 변화만큼이나 달라지는 화면 구성은 각 모드에서 가장 중요한 점들만 표시하기 때문에 유용하다.

디스플레이만큼이나 마음에 드는 건 공조장치 제어부다. 3개의 다이얼이 나란히 배치되는데, 각각 송풍량, 바람 방향, 온도를 조절한다. 다이얼 내에 LCD를 내장해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다이얼 사이 조작 버튼도 익숙해지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운전자 중심의 계기 배치는 직관적이고 다루기 쉽다

뒷좌석은 생각보다 꽤 넓다. 앞 시트 등받이와 뒷 시트 사이 간격이 211mm로, 경쟁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에 속할 정도로 넓다. 오래 앉아있지 않을 거면 어른이 타도 별 문제는 없겠다. 가운데 좌석 등받이에는 컵홀더가 더해진 팔걸이가 있고, 2열 송풍구와 USB-A 충전포트 2개 등 이 차급에 기대하지 않았던 편의사양도 잘 갖춰져 있다. 상품성에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해 보인다. 

루프가 낮아졌지만 그만큼 차체를 늘려 트렁크 공간도 확보했다. 기본 485L의 용량에 바닥 패널이 2단 설계로 되어 있어 한 단계 아래로 내리면 28L의 추가 공간이 확보된다. 공간이 더 필요하면 6:4 분할 뒷좌석 등받이를 접어 활용하면 된다. 

엔진은 TCe 260과 1.6 GTe 중 선택할 수 있다. 시승차에 탑재된 엔진은 르노와 다임러가 공동 개발한 1.3L 터보 TCe 260 엔진으로, 메르세데스-벤츠 A200(국내 미출시)에도 탑재되고 있다. TCe 260 엔진은 최고출력 152마력, 최대토크 26.0kg·m이며, 1.6 GTe는 123마력, 15.8kg·m의 성능을 낸다. 여기에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이 더해져 연비를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시승 코스는 서울을 출발, 경기도 양평을 다녀오는 왕복 120km 정도의 코스다. 1.3L 엔진이라고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전진하는 자세가 좋은 차체와 터보차저의 어울림은 가속의 시작단계에서부터 으르릉 대는 힘의 결기를 엿볼 수 있다. 

자동차 전용도로로 올라 본격적으로 가속을 시작하자 예상을 뛰어넘는 파워가 튀어나온다. 스포티한 주행을 위한 패들 시프트를 보고 ‘1.3L 엔진에 과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지만, 이내 생각을 고쳐먹게 만든다. 가속력은 운전자의 의도를 한 템포 앞서는 느낌을 줄 만큼 빠릿빠릿하다. 7단 EDC(DCT)변속기도 이런 가속에 걸맞게 빠르게 반응하며 착착 속도를 올려붙인다. 경쾌하게 뻗어나가지만 마냥 가볍지 않은 움직임이 마음에 든다. 

코너링도 민첩한 수준이다. ‘날카로움’까지는 아니어도 의도를 벗어나지 않고 코너를 돌아나간다. 롤링이 조금 나타나는데 키 큰 크로스오버 스타일을 고려하면 납득할 수준이다. 일상에서의 주행을 생각한다면 이런 부분보다 높고 넓은 시야가 운전에 더 유리할 것이다. 앞 스트럿, 뒤 토션 빔 서스펜션 역시 일상 주행에 어울리는 세팅이다. 

주행모드는 노멀, 에코, 스포츠 3개가 마련되어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메뉴를 호출하거나 스크린 아래 멀티센스 버튼을 이용해 변경할 수 있다. 주행에 따라 계기판 배경이나 구성이 바뀌는 건 물론 실내 엠비언트 라이트까지 연동되어 색상이 변경된다. 스포츠 모드가 재미있긴 하지만 시내 주행에선 액셀러레이터 반응이 무뎌지는 에코 모드 또는 노멀 모드를 사용하는 게 낫다. 

달리는 도중에 느끼는 소음은 적당한 편이다. rpm을 높이는 구간에서도 엔진 소음이 심하지 않다. 보스 오디오 시스템의 깨끗한 음질을 듣기에도 무난하다. 

주행보조 기능으로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차선 이탈방지 보조 시스템, 사각지대 경보, 전방 경보 등이 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QM6 디젤 모델에 이어 두 번째 적용.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작동이 주행 편의를 돕는다. 차선 이탈방지 보조 시스템은 적극적으로 조향에 개입하는 방식이 아닌, 차선을 이탈할 때만 개입한다.

XM3은 주차 보조 기능을 포함해 차급을 넘는 편의장비가 많다. 그야말로 디자인만 선을 넘은 것이 아니다. SUV 홍수 시대, 그중에서도 치열한 콤팩트 SUV 시장에서 XM3의 초기 인기 비결은 충분히 확인했다. 문제는 이 기세를 얼마나 잘 이어가는가 하는 것. 아무튼 모처럼 르노삼성에 효자 모델이 등장했다.

 

RENAULT-SAMSUNG XM3
가격    2532만 원(TCe 260, RE 시그니처)
길이×너비×높이    4570×1820×1570mm
휠베이스    2720mm
무게    1330kg
엔진    터보 직분사 가솔린(4기통)
변속기    7단 EDC(DCT)
최고출력    152마력/5500rpm
최대토크    26.0kg·m/2250~3000rpm
연비    13.2km/L(18인치) (16, 17인치 13.7km/L)
CO2 배출량    125g/L(18인치) (16, 17인치 120g/km)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디스크
서스펜션(앞/뒤)    스트럿/토션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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