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전기차로 만나는 미니, 기다린 보람 있을까?
상태바
마침내 전기차로 만나는 미니, 기다린 보람 있을까?
  • 맷 샌더스(Matt Saunders)
  • 승인 2020.04.13 1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개 시험 프로그램은 2009년에 시작되었는데 마침내 이제서야 전기 구동 미니가 나왔다. 그동안 기다린 보람이 있을까?

다음에 살 소형차로 환경 측면에서 더 지속가능한 차를 찾아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 사람으로서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면, 올해는 전기 해치백을 사기에 좋은 해임에 틀림없다. 모두 값이 조금 비싸지만 거의 지속 가능한 순수 전기 해치백들이 영국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폭스바겐, 혼다, 푸조, 복스홀이 마침내 무공해차를 내놓는 업체 목록에 정식으로 발을 들여 놓았기 때문이다. 한편 르노, 스마트, 현대, 기아는 모두 이미 판매 중인 모델들을 분주하게 새 단장하며 개선하고 있다.

이런 새 모델들은 대부분 값을 거의 비슷하게 유지할 테고, 대부분은 시장에서 비슷한 위치를 지킬 것이다. 갑작스러운 공급 확대가 소비자들의 요구를 계속해서 충족할 수 있을까? 두말할 필요 없이, 업계는 무척 면밀하게 지켜볼 것이다. 그러나 이미 프리미엄급 가격대 소형차로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이력이 있는 자동차 업체가 그 대열에 끼어 있다면, 그리고 그런 이유에서 같은 방식의 제품 전개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면, 그 업체는 아직 언급하지 않은 브랜드 중 하나인 미니일 것이다.

 

주행거리는 이 차의 주요 포인트가 아니지만, 이 차의 주행감이나 핸들링은 충분히 내세울만 하다

영국에서 수출로 가장 유명한 BMW 계열 브랜드로서, 미니는 지난 20년 동안 소비자들이 신형 미니 일렉트릭보다 더 비싼 차를 살 수 있음을 거듭해서 입증해 왔다. 그리고 소비자들이 사회적 책임감으로 차를 고르는 사회적 분위기와 상관없이, 그런 차들을 대하는 것과 똑같은 태도가 이 새 모델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실제로 차가 얼마나 팔릴지 여부보다, 새 미니 일렉트릭을 둘러싼 더 큰 문제는 오늘날의 실용적 전기차로서 여러분이 기대할 만한 능력을 갖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고려사항일 지도 모른다.

어쨌든, 미니 일렉트릭은 3도어 미니다. 구동용 리튬이온 배터리가 실용성에 심각하게 주는 영향은 차의 뒷좌석 쿠션 높이를 아주 조금 높이는 것이 전부다. 그러나 이 차가 전기차 중 가장 실용성이 뛰어나다거나 실내공간이 넉넉하다고 할 수 없다는 사실은 여전하다.

 

여전히 미니와 흡사한 모습일뿐 아니라 주행감각 역시 기존 미니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보닛 아래에는 BMW i3의 동력원과 같은 184마력, 27.5kg·m의 성능을 내는 전기 모터가 들어 있다. 물론 i3에서는 뒤 차축을 굴리지만, 미니에서는 앞 차축으로 동력을 보낸다는 점이 다르다. 동력계의 목적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또 다른 요소는 아마도 구동용 주 배터리를 들 수 있을 텐데, 배터리는 T자 모양으로 뒷좌석 아래와 트랜스미션 터널을 따라 놓인다. 크기는 미니 섀시 안에 들어갈 정도이고 사용 가능한 용량은 28.9kWh다.

그러나 르노 조에와 푸조 e-208 모두 50kWh 가까운 용량의 배터리를 달고 나와, 시장에서 특별히 경쟁력 있는 수치는 아니다. 미니 엔지니어들은 글로벌 시장의 인증 및 안전 규정을 충족하려면 그 이상의 배터리를 차에 집어넣기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조에와 e-208 모두 거의 유럽 시장용 차다). 그러나 그들은 모든 시장 조사 결과를 통해 232km의 WLTP 주행 가능거리는 미니 소유자들이 일상적으로 차를 쓰기에 넉넉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다만, 표면적인 주장의 속내를 살펴보면, 차 값으로 짐작할 수 있는 미니의 중요한 약점이 바로 이것이라고 여길 수 있다. 미니의 값은 푸조, 복스홀, 기아, 르노의 전기차보다는 적잖이 비싸고, 이는 익숙하지는 않지만 미니 브랜드 차들 가운데에서는 그리 흥미롭지 않은 가격대다.

 

BMW i3에도 사용된 하이브리드 동기 모터는 독특하게도 앞바퀴를 굴리는 방식이다

제원표를 무시하고 미니 일렉트릭이 전 세계 언론을 불러들인 마이애미 주변의 도로를 달려 보니, 232km라고 주장하는 주행 가능거리는 날씨 좋은 현실 세계의 교통량 많고 천천히 달리는 곳에서는 201km에 더 가까워 보인다. 더 춥고 소통 잘 되는 영국 고속도로를 오간다면 충전소를 드나들어야 하는 거리가 161km 정도인데 만족해야 할 듯하다. 그리고 순수하게 비슷한 값으로 살 수 있는 비슷한 크기의 경쟁차라면 완전 충전이 필요할 때까지의 주행 가능거리가 50% 더 길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이야기하면 - 나아가 아주 많은 비용을 더 들이지 않더라도 실제로 402~483km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를 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이 점이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덜 냉철한 소비자라면 차의 주행감각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미니 일렉트릭은 어느 정도는 비교적 가벼운 구동용 배터리 덕분에 단위 무게 당 출력이 톤당 132마력을 넘는다. 가속력이 가장 뛰어난 조에와 e-208 모두 톤당 91마력을 밑돌고, 가속력이 아주 무난한 편에 속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기아 쏘울 EV도 톤당 122마력을 넘지 못한다.

좀처럼 속도를 시속 97km 이상 낼 수 없을 만큼 정체가 심한 곳에서 미니를 몰면서, 나는 최소한 비교 대상이 될 만한 다른 전기차에 비해 강력한 성능을 강점으로 내세울 만한 차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굼뜨지 않은 것만큼은 틀림없다. 이런 종류의 모든 차가 그렇듯, 정지 상태에서 시속 80km 남짓한 속도에 이를 때까지의 가속이 가장 빠르다. 몇몇 차들만큼 아주 즉각적이지는 않지만, 이 영역에서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깊이 밟으면 무척 빠르게 반응한다.

시속 80km 이상의 속도에서는 빠른 교통흐름에 쉽게 합류하기에 충분한 힘, 그리고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한껏 밟았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재미와 아주 민첩하게 달리는 느낌이 있다. 그리고 관성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미니가 좀 더 순수한 기계적 모터 소리로 소리 면에서 매력을 더하도록 설계하지 않았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보행자 안전 때문에 요즘 유럽에서 팔리고 있는 모든 전기차에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일반적인 저속 주행 디지털 소음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 소리조차도 상상력을 더 발휘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미니의 골수 팬이라면 배터리 탑재로 인해 뒷좌석이 약간 더 높아진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차에서 늘어난 무게(미니 쿠퍼 S 3도어 자동변속기 모델과의 차이는 150kg 미만이고, 그보다 더 클 수도 있다)는 무게중심을 (같은 미니 브랜드 경쟁차 대비) 30mm 낮추는 데 도움을 주면서도, 미니가 가진 탄탄하면서 민첩하고 즉각적인 핸들링의 매력을 크게 둔화시키지 않았다. 

미니 일렉트릭은 코너링 때 옆 방향 접지력이 높은 편이고 핸들링 반응은 다른 미니 모델들처럼 예리하다. 시승 조건보다 더 나은 도로에서는 무척 재미있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다.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구름저항이 낮은 타이어에 의존하지 않는 것 역시 분명하고, 그래서 미니 브랜드 특유의 장난기 가득한 주행특성을 잃지는 않았다. 몰기에 특별히 무거운 느낌도 들지 않는다. 저속 승차감은 오히려 늘어난 무게 덕분에 미니의 일반적인 기준보다 충격을 더 잘 흡수하고 더 탄탄한 느낌이어서 상당히 효과적이다.

일상적이고 모든 상황에서의 실용성 면에서는 마찬가지로 뚜렷한 한계가 있는 이 열정적이면서 운전하기 즐거운 차가 정확히 어떤 입지에 있는지는, 예상컨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하다. 미니 일렉트릭이 올해 가장 뜨거운 세그먼트가 될 것이 분명한 시장에서 가장 무난하거나 실용적인, 또는 현실적인 선택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시승을 통해 확인한 것을 바탕으로 보면, 미니의 주행특성을 이어 나가고, 무공해차 시장에 더 큰 재미를 더할 것임은 분명하다. 

 

 

미니의 모터가 더 가볍고 더 빠르게 회전할 수 있는 이유

BMW i3에 쓰인 것과 같은 전기 모터를 쓴다는 사실은 미니 일렉트릭이 특허를 받은 ‘하이브리드 동기식’ 모터 설계를 그대로 물려받은 덕분에 대다수 전기 모터보다 출력 밀도가 더 크다는 뜻이다.

모터의 로터 설계에 영구자석의 효과와 이른바 자기저항 효과를 결합함으로써, 모터 생산 과정에서 네오디뮴과 같은 무거운 희토류 사용을 줄였다. 이는 달리 말하면 로터가 더 가벼워 대다수 전기 모터보다 더 빠르게 회전할 수 있고, 더 넓은 범위에서 출력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BMW가 2012년에 특허를 얻은 만큼 새로운 기술은 아니지만, 미니 일렉트릭이 그처럼 놀라운 단위무게 당 출력을 내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그 아이디어를 BMW의 현행 포뮬러 E 경주차의 동력원으로 쓰이는 경량 모터에 적용할 수 있었다.

 

 

Mini Electric

주행거리나 실용성 면에서 라이벌을 능가하는 건 아니지만, 브랜드 고유의 에너지와 운전자에 대한 호소력이 풍부하다

가격    2만4400파운드(약 3806만 원, 정부 보조금 포함)
엔진    하이브리드 동기 모터
최고출력    184마력/7000rpm
최대토크    27.5kg·m/100-1000rpm
변속기    1단 자동, 직접 구동식
무게    1365kg
0→시속 100km 가속    7.3초
최고시속    149.7km/h (제한)
연비    5.9-6.7km/kWh
주행거리    231.7km (WLTP)
라이벌    혼다 E, 르노 조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