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섬유 플라스틱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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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섬유 플라스틱 동물원
  • 오토카 코리아 편집부
  • 승인 2020.01.2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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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교훈에서 현실적 사례로: 10명의 [클래식 & 스포츠카] 편집부와 객원 기자들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플라스틱 스포츠카를 골랐다

 

쐐기 스타일은 잘 숙성되었다

ALPINE A310 V6

폴 하디먼(Paul Hardiman), 객원 필자 

 

 

알피느는 이 자리에 모인 차들 가운데에서는 아주 낯선 모습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프랑스차다운 특성들로 가득한 이 차는 정말 현실적이다.


A310은 원래 좌우에 여섯 개의 헤드램프가 있었다. 당대에는 이례적으로 정교한 모습이었다. A110의 4기통 엔진을 물려받았음에도 더 크고 무거웠지만, 알피느가 만든 유리섬유 차체는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멋있었다. 다만 옆에서 보면 짧은 휠베이스가 드러났다. 이전과 이후에 나온 다른 알피느 차들처럼 차체는 백본 섀시 위에 자리를 잡았다.


1976년에 A310은 헤드라이트 한 쌍이 사라진 대신 대형 휠 아치 가니시와 범퍼, 앞뒤 스포일러, 새로 개발한 뱅크각 90도의 V6 PRV 엔진으로 강력함을 더했다. 1981년에는 볼트 네 개로 결합하는 휠을 단 S2로 발전했다.


A310은 가장 성공적이었던 1979년 프랑스에서 781대가 팔렸고, 단종된 1984년 생산량은 663대에 그쳤다. 일부 구성요소는 다른 모델에 이식되는 방식으로 살아남았고, 알피느가 르노에게 완전히 인수되면서 모델 자체는 GTA로 개선되었다.


이 1982년형 S2는 4년 전에 존 에반스(John Evans)가 구매한 것으로, 그는 차를 복원하는 데 큰 비용을 들였다. 머플러를 맞춤 제작하고 카뷰레터를 4배럴 방식으로 바꾼 덕분에 출력이 10마력 높아졌다. 기어비 간격이 넓음에도 토크가 충분해 다루기 쉽다. 다만 적당한 힘에도 가벼워서 얻을 수 있었던 성능이 5000rpm을 넘기면 상쇄된다. 


정말 놀라운 점은 섀시의 차분함으로, 특히 타이어의 앞뒤 크기와 공기압이 다른데도 그렇다. 알피느는 911처럼 끊임없이 차체 뒤쪽이 출렁거리지 않고, 급커브에서 시험 삼아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도 라인이 팽팽해질 뿐이다. 스티어링 무게는 잘 맞춰 놓았고 필요한 정보를 적당히 전달한다.


이 차는 3만 파운드(약 4584만 원)에 못 미치는 값으로 판매 중이다. 공랭식 911보다는 접근하기 쉽지만, 생산대수가 적어 아무도 무슨 차인지 모를 것이다.

 

시승차 협조: 더 마켓(www.themarket.co.uk). 현재 이 차를 매물로 보유하고 있다

 

크러시트 벨루어로 치장한 실내는 화려한 1970년대 느낌으로, 가운데가 푹 들어간 스티어링 휠과 비좁은 페달 주변 공간이 랠리카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판매/생산량    1976~84년, 9276대
엔진    완전 알루미늄 합금, V6 90º OHC 트윈 솔렉스 카뷰레터
최고출력    150마력/6000rpm
최대토크    20.9kg·m/3500rpm
변속기    5단 수동, 뒷바퀴굴림
무게    1040kg
0→시속 97km 가속    8초
최고시속    220.5km
연비    9.2km/L
새차 값    13만9000프랑
현재값    2만~3만5000파운드 (약 3056~5348만 원)

 

 

 

 

존 프레일링이 디자인한 매력적인 모습 속에는 진정한 혁신이 담겨 있다

LOTUS ELITE SE

그렉 맥레먼(Greg MacLeman), 피처 에디터

 

유리섬유 차체를 이야기할 때 로터스 타입 14를 빼놓을 수 없다. 엘리트는 모노코크 구조 전체를 유리섬유로 만든 최초의 일반 도로용 승용차 중 하나다. 처음으로 유리섬유 외피가 강도를 지니고 부하에 견디는 요소로서 양산차에 쓰이게 된 것이다. 

최소화한 앞쪽 서브프레임을 비롯해 강도가 필요한 특정 부분에는 여전히 강재를 써야 했지만, 과거에 무게를 지탱하던 부분들은 유리섬유로 바뀌었다. 그 덕분에 엘리트는 650kg이 조금 넘을 만큼 매우 가벼웠고, 유기적인 모습은 공기저항 계수가 0.29Cd에 불과할 만큼 공기역학적이었다. 

소유주인 폴 매티(Paul Matty)보다 엘리트에 관해 더 잘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는 평생 로터스 차들을 유지하고 판매해 왔다. 녹색 위에 은색을 칠한 이 차는 매티의 개인 소장품이다. “제 아내는 이 차를 너무 오래 가지고 있었다며 팔아야한다고 했지만, 저는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이 차는 정말 멋져요. 정말 예술작품 같은 모습이죠.”

엘리트가 거리를 달리는 모습은 정말 보석 같다. 매티가 소유한 차는 1962년에 SE(스페셜 이큅먼트) 모델로, 헤델 공장에서 출고되었다. 1957년에 나온 엘리트를 개선한 모델로, MGA의 것을 바탕으로 만든 변속기를 ZF 4단으로 바꾸고 트윈 SU 카뷰레터와 튜닝한 배기 매니폴드를 추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클레멘츠는 커버러 스프린트(Curborough Sprint) 서킷까지 달리는 내내 변속기를 칭찬했고, 스위스 시계처럼 정밀하게 기어를 바꾸며 전혀 실망시키지 않았다. 코벤트리 클라이맥스(Coventry Climax) 엔진 역시 보석 같은데, 출력은 84마력에 불과하지만 아주 매력 있게 출력을 전달한다. 4000rpm 부근에서 차체가 떨어져 나갈 것 같은 공명이 있다는 점만 빼면 말이다.

소유하기에는 어떨까? 그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래 상태였을 때보다는 지금이 훨씬 더 낫다.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됐다. 모든 것이 완벽하다면 엘리트가 아니다.”


시승차 협조: 폴 매티 스포츠카즈(Paul Matty Sports Cars, www.paulmattysportscars.co.uk)

 

매티의 차는 트윈 웨버 클라이맥스 엔진과 ZF 변속기가 달린 가장 매력적인 모델이다
아늑한 운전석은 시끄럽다

판매/생산량    1958~63년, 1030대
엔진    완전 알루미늄 합금, 4기통 OHC 1216cc, 트윈 웨버 카뷰레터
최고출력    84마력/6250rpm
최대토크    10.4kg·m/3750rpm
변속기    4단 수동, 뒷바퀴굴림
무게    656kg
0→시속 97km 가속    11초
최고시속    189.9km
연비    12.4km/L
새차 값    1662파운드
현재값    6만~10만 파운드 (약 9168~1억5280만 원)

 

 

 

 

콜벳의 핸들링은 차분하지만, 여기 나온 다른 민첩한 차들과 비교하면 뒤처진다

CHEVROLET CORVETTE C3

줄리언 밤(Julian Balme), 수석 객원 필자 

 

나는 개인적으로 1963~67년에 나온 스팅 레이가 있다면 정말 더없이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같은 값으로 훨씬 더 좋은 차를 살 수 있을 만큼 터무니없는 값이 매겨져 있다. 크롬 치장을 하지 않은 후기형 C3이라면 가치가 높겠지만 말이다.

쉐보레는 이 350 모델이 나올 때까지 25년에 걸쳐 유리섬유 차체를 생산하며 경험을 쌓았다. 심지어 콜벳 탄생 25주년이 되는 해에는 콜벳만 4만6000대 이상 만들었다. 아마도 여기 모인 나머지 차들의 생산량을 전부 합한 것보다 많을 것이다. 평범한 미국차들과 달리 콜벳이 쓴 유리섬유 차체는 유연하지 않으면서 부식에 잘 견딘다. 이곳에 모인 차들 가운데에서도 완성도가 손에 꼽힌다.

첨단 기술은 중요하지 않았다. 미국 대륙을 달리는 데 훌륭한 멀티밸브 엔진과 민첩한 섀시가 어우러진 차가 필요한 사람이 누가 있단 말인가? 그리고 중년의 위기를 처음 겪고 있는 남자들이 놀러 나갈 때 타야 하는 차에 그런 것이 무슨 소용인가?

양쪽 측면 레일을 앞뒤에 크로스멤버로 이어 놓고, 가운데 부분을 멤버 두 개로 강화한 프레임부터 이야기해 보자. 이전 세대 콜벳과 비슷한 프레임은 앞쪽에는 코일오버 스프링을, 뒤쪽에는 판 스프링을 가로로 배치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을 갖췄다. 네 바퀴 모두 대형 디스크 브레이크를 쓴 것을 빼면 하체에서 특별한 점은 없다. 핸들링은 형편없는 수준은 아니었다. 쉐보레가 47년 동안 만든 스몰블록 V8 엔진은 심지어 나조차도 다시 작동하게 만들 수 있을 만큼 튼튼했다.

1978년에 나온 L82 버전은 오늘날의 스몰블록 V8 엔진에 알맞게 마련한 튜닝을 거치면 223마력의 최고출력을 두 배로 높일 수 있다. 오틀리는 차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성능의 발목을 잡는 것들을 영리하게 떼어냈고, 지금은 튜닝 덕분에 처음 출고 때만큼의 성능을 낸다.

T-톱 지붕의 방수처리가 완벽하지 않고 보닛이 너무 길어 주차 때 불편하긴 하다. 그러나 그런 문제들은 일상적으로 클래식카를 몰며 겪을 수 있는 훨씬 더 나쁜 일들에 대해 안심하게 만들 것이다.


시승차 협조: 필 오틀리. 자신의 콜벳을 판매하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07766 328999로 문의바람

 

안락한 실내
우렁찬 L82 스몰블록 엔진

판매/생산량    1968~82년, 4만6776대(1978년에만)
엔진    강철, V8 OHV 5736cc, 로체스터 카뷰레터
최고출력    223마력/5200rpm
최대토크    35.9kg·m/3600rpm
변속기    3단 자동, 뒷바퀴굴림
무게    1644kg
0→시속 97km 가속    8.5초
최고시속    207.6km
연비    4.6km/L
새차 값    9876.89달러
현재값    5000~2만5000파운드 (약 764~3820만 원)

 

 

 

 

이 차에 기본으로 달렸던 14인치 휠은 16인치로 바뀌었다

Ferrari 308GTB

알러스테어 클레멘츠(Alastair Clements), 편집장 

 

한때 ‘플라스틱 페라리’라는 조롱을 받기도 했지만, 이 초기형 베트로레지나(Vetroresina) 308은 오늘날 가장 바람직한 308로 여겨진다. 1975년 데뷔해 1977년 6월에 철제 차체로 바뀌기 전까지 나온 유리섬유 버전이 채 1000대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혀 놀라운 일은 아니다. 물론 철제 차체 모델보다는 조금 가볍기는 하지만(약 113kg), 경량 고성능 모델과는 거리가 멀다.

이 1976년형 차는 공격적인 16인치 휠과 ANSA 머플러가 달려있다. 호주에 수출되었던 이 차는 자연윤활장치와 이중 배전기를 단 V8 DOHC 2926cc 엔진이 쓰인 것이 흥미롭다. 겉에서 보면 철제 차체를 갖춘 차와의 차이점을 금세 찾을 수 있다. 엔진 덮개를 들어올리면 매트의 독특한 무늬와 섀시에 패널을 고정하는 나사를 볼 수 있다.

QV 런던(QV London)이 5년 전 구매해 수입한 308은 전문업체의 탁월한 복원 과정을 거쳤다. QV의 마이크 레스터(Mike Lester)는 “모든 유리섬유 차가 그렇듯, 알맞게 마무리하는 작업이 가장 큰 과제였다”고 한다. “많은 부품이 사라져서, 우리는 예비용으로 한 대를 더 사기까지 했다. 그 차는 내 랠리카로 개조했다."

실내는 모든 부분이 디노 후계 모델답고, 1970년대 분위기가 느껴진다. 작은 계기판에는 시속 280km까지 표시된 속도계와 1만 rpm 엔진 회전계가 있다. V8 엔진에 튜닝의 여지가 없진 않다. 낮은 회전수에서는 흡기 소음이 매력적으로 흐르면서 거칠게 작동하다가, 이내 회전수가 높아지면 부드러워지고 5000rpm을 넘어가면 완벽한 화음을 내며 굉장한 경험을 하게 된다.

변속기는 절도가 약하고, 처음에는 반응이 둔한 랙 앤 피니언 스티어링은 속도를 높이면 활기를 얻어 노면 느낌을 잘 전달한다. 너그러운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에 매력적인 균형이 더해지면서 GTB는 짧은 서킷을 가볍게 달린다.

오랫동안 페라리의 염가 모델이었던 308은 이제 디노의 진정한 후계자로 인정받고 있다. 멋진 모습도 그렇지만, 페라리가 메가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차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시승차 협조: 슬레이즈 개러지(slades-garage.co.uk) 및 QV 런던(www.qvlondon.co.uk)

 

DOHC 엔진은 배기음이 대단하다
매력적인 실내

판매/생산량    1975~77년, 808대
엔진    완전 알루미늄 합금, V8 90° 쿼드캠 2926cc, 웨버 카뷰레터 4개
최고출력    259마력/7700rpm
최대토크    29.0kg·m/5000rpm
변속기    5단 수동, 뒷바퀴굴림
무게    1100kg
0→시속 97km 가속    6.5초
최고시속    247.8km
연비    6.8km/L
새차 값    10501파운드
현재값    13만 파운드 (약 1억9864만 원)

 

 

 

 

로치데일은 가볍고 활기차다

ROCHDALE GT

마틴 포트(Martin Port), 객원 필자 

 

1948년에 설립된 로치데일(Rochdale)은 프랭크 버터워스(Frank Butterworth)와 해리 스미스(Harry Smith)가 창업했다. 원래는 알루미늄 공급 업체였던 이 회사가 첫 유리섬유 차체 MkIV를 만든 것은 6년 뒤의 일이다. 그러나 1957년에 등장한 로치데일 GT는 회사의 베스트셀러 모델이 되었다.

GT는 2년 앞서 나온 콘셉트카와 달리 강성을 높이기 위해 지붕을 달았고, 전후에 나온 여러 다른 차들처럼 원래는 포드 포퓰러(Popular)의 하체를 활용할 생각이었지만, 로치데일 고유의 섀시가 쓰였다. 피터 캠벨(Peter Campbell)이 소유한 GT는 파이프 용접 섀시를 차체 외피 자체에 접착해, ST에서 부족했던 강성을 한층 높였다.

전에도 같은 모델을 샀던 캠벨은 “아직 더 고쳐야 하지만, 처음 샀던 차만큼 나쁘지 않았고 섀시도 더 좋았다”고 말한다. 캠벨이 소유한 차에는 원래 차에 쓰인 1172cc 포드 엔진이 달려 있다. 다만 튜닝하려는 시도는 큰 효과는 없었다. 여러 부분을 손질했지만 출력은 37마력에서 겨우 45마력으로 높아졌을 뿐이다.

기어비 간격이 좁은 포드 3단 변속기를 거쳐 나오는 토크는 인상적이다. 물론, 전반적인 약점을 상쇄하는 것은 가벼운 차체다. 드럼 브레이크가 딱 알맞은 제동력을 낸다는 점에서 보면 다행이다. 스티어링은 무게를 잘 맞췄고, 커브에 더 빠른 속도로 진입하기에 좋은 턴인 특성을 갖췄다. 다만, 왼발로 브레이크와 클러치 페달을 함께 밟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캠벨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1950년대에 태어난 나에게 이 차는 즐거운 특이함은 물론이고 역사적인 느낌을 주기도 한다.” 차에 타기는 조금 불편하지만, 일단 구식 버킷 시트에 앉고 나면 비좁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뒤쪽에는 아이들을 태울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않는 것이 좋고, 적당한 크기의 적재공간은 실내에서도 접근할 수 있다.

로치데일이라고 하면 올림픽(Olympic)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겠지만, 여러 면에서 GT가 더 흥미로운 선택이다. 엘리트와 비교하면, 값은 5만 파운드(약 7640만 원) 더 싸면서도 재미있는 주행감각과 신선한 매력이라는 장점이 유혹할 것이다.

 

캠벨이 아름답게 복원한 GT의 단순한 대시보드

판매/생산량    1957~60년, 135대
엔진    강철 블록, 알루미늄 헤드, 4기통 1216cc 사이드 밸브, 트윈 SU 카뷰레터
최고출력    36마력/5000rpm
최대토크    6.9kg·m/3000rpm
변속기    3단 수동, 뒷바퀴굴림
무게    620kg
0→시속 97km 가속    12초
최고시속    128.7km
연비    10.6km/L
새차 값    140파운드(차체만)
현재값    1만2000파운드 (약 1833만 원)

 

 

 

 

이상하지만 기능적인 모습

GINETTA G15

리지 포프(Lizzie Pope), 편집위원 

 

유리섬유 스포츠카를 골라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선택은 지네타가 될 것이 뻔했다. 에섹스(Essex)에 있는 지네타 본사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자랐고, 마일즈 휴이트(Miles Hewitt)가 내어준 G15를 만나는 일은 거부할 수 없을 만큼 좋았기 때문이다. G15는 지네타의 첫 인기 모델이기도 했다.

‘인기 모델’이라고는 했지만 생산된 것은 기껏해야 800대 정도이고, 남아있는 차는 100대 정도다. 자동차를 즐기려는 사람에게 G15는 가장 좋은 대상이 될 것이 분명하다. 안락함이나 실용성을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말이다. 추운 날씨 속에 1971년에 나온 이 초기형 MkIII 모델에 옵션으로 추가한 히터가 고마울 따름이었다.

운전자 중심으로 만든 실내는 좁지만, 도어가 크게 열리기 때문에 몸을 구겨 넣을 정도는 아니다. 기본형 좌석은 앞뒤로 움직이지만 등받이 조절 기능이 없어, 짐 공간을 활용하기가 불편하고 등을 너무 눕힌 상태로 운전하게 된다. 물론 이런 점 때문에 운전 재미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이 차는 시동 키를 돌리는 순간부터 즐거움을 기대하게 된다. 엔진 배기량은 겨우 875cc지만, 501kg(운전자 포함)에 불과한 무게를 고려하면 더 바랄 것이 없다. 비좁은 공간에 자리를 잡은 페달은 약간 왼쪽으로 쏠려 있지만, 작은 스티어링 휠이 완벽하게 자리를 잡고 있어 불편하지는 않다.

G15는 회전반경이 작아 차를 다루기 좋다.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힐만 임프(Imp)에서 가져온 하체는 지네타의 움직임을 잘 뒷받침하면서 역동성을 보여주고, 회전 반응이 뛰어난 엔진은 가속을 부추기는 소리를 내며 가진 능력을 한껏 드러낸다. 가볍고 직접적이며 반응이 뛰어난 스티어링은 재미가 있다. 서스펜션은 다소 단단하지
만, 스포츠카라면 당연한 특성이다. 브레이크는 짧고 확실하게 밟아야 하지만 지나치게 민감하지는 않고, 접지력은 은근히 이어지면서 속도를 높여 커브에 진입할 수 있도록 부추긴다.

단순하기는 해도, 모는 사람을 만족시키는 매력은 그 단순함에서 비롯된다. 이 오렌지색 지네타는 여러분이 원하는 모든 것을 딱 알맞게 갖추고 있고, 이 자리에 모인 다른 차들보다 더 미소짓게 만들 거라고 장담한다.


시승차 협조: 지네타 오너스 클럽(ginetta.org)

 

튜닝한 임프 엔진은 코벤트리 클라이맥스 엔진에서 파생된 것으로 회전반응이 뛰어나다

판매/생산량    1968~74년, 800대
엔진    알루미늄, 4기통 OHC 875cc, 트윈 스트롬버그 카뷰레터
최고출력    50마력/5800rpm
최대토크    6.8kg·m/4500rpm
변속기    4단 수동, 뒷바퀴굴림
무게    501kg
0→시속 97km 가속    13초
최고시속    157.7km
연비    12.0km/L
새차 값    963파운드
현재값    1만 파운드 (약 1528만 원)

 

 

 

 

휠 아치에 덮개를 씌우고 지붕을 튼튼하게 결합한 541의 스타일은 독특하다

JENSEN 541R

마틴 버클리(Martin Buckley), 수석 객원 필자

 

나는 오스틴(Austin)의 대배기량 엔진을 얹은 젠센 모델들에서 늘 매력을 느꼈다. 벤틀리와 애스턴 마틴의 중간쯤 되는 매력이 있지만, 기계적으로는 덜 까다롭고 소량 수제작했음에도 훨씬 더 싸다.

애스턴마틴이나 브리스톨 스포츠카를 탄 사람들이 오스틴 시어라인(Sheerline) 세단에서 가져온 엔진에 코웃음쳤다면, 시속 160km를 거뜬히 넘는 성능으로 그들의 콧대를 누를 수 있었다. 유리섬유 차체(알루미늄으로 만든 도어와 보닛은 예외다)는 녹이 슬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공기저항 계수가 0.36Cd에 불과할 만큼 매끈했다. 

1953년에 선보인 이 차는 유럽산 고성능 지향 승용차 가운데 처음으로 유리섬유 차체를 썼고, 네 바퀴 디스크 브레이크와 안전벨트 등으로 앞선 안전 기술을 자랑했다. 셰인 그리핀(Shane Griffin)이 소유하고 있는 차와 같은 541R은 541 중에서도 돋보이는 모델로, 오스틴 프린세스(Princess)의 152마력 엔진을 얹었고 다른 541보다 더 정교한 스티어링과 더 단단한 섀시가 쓰였으면서도 오리지널 모델의 아름다운 차체를 유지했다.

541은 모든 종류를 통틀어 총 생산량이 500대를 넘지 않는 희귀한 차다. 과거에는 1960년대와 70년대에 만든 V8 엔진 모델의 그림자에 가려지는 경향이 있었지만, 지금은 541의 값이 초기형 인터셉터(Interceptor)를 훨씬 웃돌고 있다.

젠센은 세미 버킷형 앞좌석과 저속 조작성을 높여주는 커다란 스티어링 휠을 갖춰, 실내가 아늑하고 아주 멋진 분위기다. 기어가 어느 단에 물려 있더라도 든든한 힘을 내고, 변속 조작할 때에는 엔진이 내는 묵직한 소리보다 더 빠른 가속을 이끌어내야 한다. 고속 커브에서는 든든하고 안정된 느낌이고, 급커브에서는 예상보다 재미가 덜하지 않다.

그리핀은 자신이 갖고 있는 1959년형 541R이 아주 실용적이고, 이따금 쇼핑하러 갈 때에도 쓴다고 한다. 그는 “오일과 냉각수만 가득 채워져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고 한다. 트라이엄프 TR4A도 갖고 있는 그가 541R을 산 지는 7년이 되었다. 그는 그저 차의 모습이 마음에 들어 샀다고 하는데, 굳이 다른 이유를 찾을 필요가 없어 보인다.


시승차 협조: 젠센 오너스클럽(www.joc.org.uk)

 

안락한 실내에는 네 명이 탈 수 있다
레버를 당기면 차체 앞의 냉각용 패널이 열린다

판매/생산량    1958~60년, 193대
엔진    강철, 직렬 6기통 OHC 3993cc, 트윈 SU 카뷰레터
최고출력    154마력/4100rpm
최대토크    31.4kg·m/2400rpm
변속기    4단 수동 오버드라이브, 뒷바퀴굴림
무게    1480kg
0→시속 97km 가속    10.6초
최고시속    204.4km
연비    6.4km/L
새차 값    2866파운드
현재값    2만5000~5만 파운드 (약 3820~7640만 원)

 

 

 

 

민첩한 섀시와 가벼운 무게가 마코스로 서킷을 달리는 재미를 더한다

MARCOS 1600GT

제임스 만(James Mann), 사진가 

 

설립자 젬 마시(Jem Marsh)와 엔지니어 프랭크 코스틴(Frank Costin)의 이름을 합친 브랜드 마코스(Marcos)는 클럽 모터스포츠에 대한 마시의 애정으로 탄생했다. 수지로 결합한 합판을 항공기용 경량 소재와 접착한 섀시로 만든 마코스는 GT 경주로 성공을 거뒀지만, 선수들이 포뮬러 주니어로 자리를 옮기면서 일반 도로용 스포츠카를 만들기 시작했다. 1964년에 등장한 마코스 GT는 긴 보닛에 캄(Kamm) 테일을 갖췄으며 높이가 1.1m에 불과했다. 이후 여러 차례 엔진을 바꾸며 진화했고, 1966년형 모델인 시승차처럼 다운드래프트 방식 카뷰레터를 달기도 했다.

15년 전에 이 차를 산 리처드 팰코너(Richard Falconer)는 계속해서 마코스를 사왔다. “1500cc 엔진을 얹은 차를 만들던 중에 실내 부품이 필요했는데, 좋은 상태로 방치된 차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차를 절반쯤 복원했을 때 50년 전에 제 첫 여자친구를 태워줬던 바로 그 차라는 것을 알았고, 그래서 완성된 1500 모델은 팔아버리고 이 차를 남겨뒀다.”

운전석은 아늑하고, 엎드린 듯한 자세로 앉는 운전석 때문에 앞 유리 너머로 보닛이 내려다 보인다. 운전석이 바닥에 고정되어 있는 대신 스티어링 휠 아래쪽 대시보드에 있는 노브로 페달 위치를 앞뒤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이하다.

엔진 출력은 85마력이지만, 무게가 750kg에도 못 미치기 때문에 가속은 활기차다. 그리고 유리섬유로 만든 몇몇 차들에서 나타나는 진동이나 비틀림도 전혀 없다. 커브에서도 차체는 거의 기울지 않고, 뒤 서스펜션은 비교적 평범한 구성인데도 핸들링 반응이 좋고 예측하기 쉽다. 트라이엄프 헤럴드에서 가져온 스티어링 랙은 즉각 반응하고, 앞 디스크와 뒤 드럼 구성인 브레이크는 제 역할을 잘 한다.

팰코너는 1973년에 처음 산 이후로 여러 대의 마코스 모델을 소유해 왔다. “처음에는 3L 모델을, 그 다음에는 1800 모델을 샀지만 결혼하면서 팔아야 했다.” 그는 마코스를 즐기는 세련된 방법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베바스토(Webasto)가 만든 지붕을 달면 바람이 들이치지 않아서 장거리를 달릴 때 좋다. 창문을 열면 꽤나 시끄럽다.”

 

유선형 차체는 난데없는 캄 테일로 마무리된다
작은 크로스플로우 엔진

판매/생산량    1964~69년, 400대
엔진    강철, 4기통 OHV 1599cc, 웨버 카뷰레터
최고출력    85마력/5000rpm
최대토크    14.5kg·m/3600rpm
변속기    4단 수동, 뒷바퀴굴림
무게    740kg
0→시속 97km 가속    10초
최고시속    175.4km
연비    7.8km/L
새차 값    2135파운드
현재값    1만8000~2만5000파운드 (약 2750~3820만 원)

 

 

 

 

근육질인 그리피스의 곡선은 세월의 흐름을 잘 반영하고, 차에서 나는 소리만큼 모습도 멋지다

TVR GRIFFITH 500

잭 필립스(Jack Phillips), 부편집장 

 

우리가 TVR을 시승한다면, 반드시 가장 훌륭한 차여야 한다. 그래서 마틴 버클리(Martin Buckley)는 그리피스 500(Griffith 500)을 빌려 몰고 왔다. 웅장한 로버 V8 엔진의 소리는 여기 모인 차들 가운데 가장 우렁찰 것이다. 5L인 엔진 배기량도 모인 차들 중 가장 크다. TVR은 처음 차를 내놓을 때 최고출력 345마력, 최대토크 48.4kg·m의 성능을 낸다고 주장했지만, 대략 254마력 이상, 304마력 이하라고 생각하면 맞다.

그러나 얇은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깊이 밟으면 등을 후려치듯 가속한다. 가속을 급하게 할수록 차체 앞이 많이 들리고 차가 가벼워지기 때문에 페달 조작에 신경을 써야 한다. 물론, 차는 정확히 의도한 대로 움직인다. 제동감은 날카롭고, 5단 변속기는 깔끔하게 작동하고, 턴 인할 때에는 접지력을 잘 유지한다. 스티어링은 엄청나게 가볍다. 커브를 빠져 나갈 때에는 차의 움직임이 안정되면 멋진 엔진 소리에 관심이 쏠리게 된다. 그만큼 소리가 정말 좋다. 느린 속도에서는 그리 좋은 차는 아니지만, TVR은 천천히 달리라고 만든 차가 아니다.

운전이 재미있는 차 치고는 이상하게도 장거리 주행에 잘 어울릴 듯하다. 충분한 토크를 내는 이 차는 매끄럽게 달릴 뿐 아니라 편안하고 트렁크도 크다. 그리고 누가 몰더라도 멋진 엔진 소리만 들으면서 길게 뻗은 길을 달리고 싶을 것이다.

달리 말하면, 차 안에서 뭔가 다른 조작을 하기에는 불편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수많은 버튼, 다이얼, 노브들이 알루미늄 대시보드에 늘어서 있고, 모두 똑같아 보일 뿐 아니라 설명도 되어 있지 않다. 경주차 분위기가 나는 스티어링 휠 뒤의 스토크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고, 뒤집힌 다이얼은 바늘이 위쪽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가죽 마감을 비롯해 실내는 고급스럽다.

차의 탁월함만큼 중요한 것은 그리피스가 TVR이 명맥을 이을 수 있게 만들었고, 디자인 면에서는 커다란 진보를 이루었다는 점이다. 총알처럼 생긴 차체는 여전히 현대적인 모습이다. 이 디자인이 2000년대에 나왔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일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점이 이 차의 진정한 모습이다.


시승차 협조: 코츠올드 클래식 카 레스토레이션즈(www.cotswoldclassiccarrestorations.co.uk)

 

디자인의 주제가 된 곡면은 실내에도 이어진다
오랫동안 쓰인 로버 V8 엔진

판매/생산량    1991~2002년, 2265대
엔진    완전 알루미늄 합금, V8 OHV 3950/4280/4495/4997cc, 다점식 연료 분사
최고출력    345마력/5500rpm
최대토크    48.4kg·m/4000rpm
변속기    5단 수동, 뒷바퀴굴림
무게    1072kg
0→시속 97km 가속    4.2초
최고시속    259.1km
연비    9.2km/L
새차 값    2만7495파운드
현재값    2만~3만5000파운드 (약 3056~5348만 원)

 

 

 

 

테일러가 마틴의 솔직한 핸들링을 즐기고 있다

MARTIN-FORD

사이먼 테일러(Simon Taylor), 선임기자 

 

1950년대의 가난한 영국 애호가들은 자신만의 스포츠카 - 이른바 ‘스페셜’ - 만들기를 꿈꿨고, 유리섬유 차체의 등장은 그런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처음 차체 광고가 등장한 것은 1953년 초였고, 몇몇 업체가 스페셜 시장을 노리고 뛰어들었다. 대부분 폐차장에 있는 흔한 차들의 섀시를 썼고, 괜찮은 결과물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었다.

존 플랜트(John Plant)가 소유한 마틴(Martin)은 전형적 포드 스페셜이다. 마틴 플라스틱스(Martin Plastics)가 만든 차체는 1957년에 나왔지만, 1962년까지 완성되지 않았던 것 같다. 섀시는 포드 텐(Ten)의 사다리꼴 프레임을 보강해 강성을 높였다. 판 스프링을 가로로 배치한 앞 서스펜션은 독립식으로 바꿨고, 17인치 휠 대신 15인치 휠을 달며 핸들링이 개선되었다. 사이드밸브 엔진은 압축비를 높이기 위해 헤드를 가공했고 SU제 카뷰레터를 이중으로 달았다. 겨우 100파운드(약 15만 원)였던 마틴 차체는 서브프레임 없이 그냥 섀시에 볼트로 고정했다. 차체 길이 방향으로 봉우리처럼 이어지는 부분은 강성을 고려한 것이다. 

플랜트는 현재 남아있는 다섯 대의 마틴 스페셜 중 두 대를 가지고 있다. 그는 5년 전에 거의 폐차 상태인 이 차를 샀지만, 지금은 멋진 모습으로 바뀌었다. 운전석은 유난히 높고, 차체에는 방풍유리 두 장만 보호용으로 달려 있다. 대시보드는 원래 달려 있던 계기에 오일/냉각수 온도계를 덧붙였고, 좌석은 트라이엄프 TR2, 작은 스티어링 휠은 포드슨(Fordson) 트랙터에서 가져왔다.

정말 놀라운 점은 차가 주는 활기찬 느낌이다. 차체는 무척 가볍고, 기어비 간격이 좁은 애프터마켓 변속기가 가속력을 높인다. 다만 힘이 너무 금방 처질뿐이다. 로드 조작식 브레이크는 제 역할을 잘 하고, 급커브에서도 핸들링은 아주 친절했다. 다만 너무 열심히 몰면 차체가 기울어 오버스티어가 잘 나타난다.

1950년대의 저렴한 차들은 대부분 둔하고 느렸고, 적당한 비용과 고된 작업을 거쳐야 보고 몰기에 모두 재미있는 차를 만들 수 있었다. 6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른 뒤, 이 별난 차들은 매혹적인 시대의 산물이 되었고 플랜트 같은 애호가들이 그런 차들을 보존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봉우리 형태가 차체 강성에 도움을 준다
튜닝한 사이드밸브 4기통 엔진이 스페셜의 심장이다

판매/생산량    n/a
엔진    강철, 4기통 1172cc 사이드 밸브, 트윈 SU 카뷰레터
최고출력    36마력/5000rpm
최대토크    6.4kg·m/3000rpm
변속기    3단 수동, 뒷바퀴굴림
무게    558kg
0→시속 97km 가속    21초
최고시속    122.3km
연비    11.3km/L
새차 값    250파운드
현재값    2000~5000파운드 (약 305~764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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