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출하는 피닌파리나,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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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진출하는 피닌파리나,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 아이오토카 편집부
  • 승인 2019.11.0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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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카로체리아 피닌파리나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 대신 오토모빌리 피닌파리나(Automobili Pininfarina)라는 자동차 회사가 새롭게 등장했다. 이 신생 회사는 올해 열린 제네바 모터쇼에서 1900마력의 하이퍼 GT카 ‘바티스타’를 공개하며 단숨에 주목을 끌었다. 럭셔리 전기차 및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로 거듭난 오토모빌리 피닌파리나가 기흥인터내셔널과 손 잡고 국내에 진출한다.

피닌파리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 싱가포르, 홍콩, UAE, 일본에 이어 다섯 번째 진출 국가로 한국을 선택했다. 기흥인터내셔널은 예약 판매, 출시, 사후 서비스 등 앞으로 피닌파리나의 국내 사업을 총괄한다.

피닌파리나가 선보인 바티스타는 카본파이버 소재의 경량 모노코크 차체와 섀시, 순수 전기 파워트레인을 통해 최고출력 1900마력, 최대토크 234.5kg‧m의 놀라운 퍼포먼스로 0→시속 100km 가속까지 2초 이내에 도달하는 성능을 갖췄다. 120kWh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500km 주행 가능하고 30분 이내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150대 한정 생산되며 2021년부터 이탈리아에서 수작업으로 생산될 예정이다. 영국 <오토카>에 따르면 첫 모델은 170만 파운드(약 24억6450만 원)가 될 전망이다. 그리고 머지않아 그보다 조금 덜 비싼 SUV 형태의 차가 뒤이어 나올 예정이다.

오토모빌리 피닌파리나의 마이클 퍼쉬케 CEO는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가진 스포츠카 바티스타는 이탈리아에서 시작돼 앞으로 전 세계가 사랑하는 아름답고 기술적으로도 뛰어난 전기자동차가 될 것이다. 한국 고객들은 바티스타를 소유하는 것만큼이나 특별한 경험을 기흥인터내셔널의 서비스를 통해서도 얻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바티스타 파리나의 손자인 파올로 피닌파리나 회장
바티스타 파리나의 손자인 파올로 피닌파리나 회장

마힌드라 그룹이 피닌파리나의 지배 지분을 매입한 것은 3년 전의 일이다. 마힌드라는 “럭셔리는 전통과 장인정신의 융합”이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하룻밤 사이에 전통을 만들 수는 없다. 토요타가 렉서스의 전통을 만들 때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우리가 피닌파리나를 인수한 것은 이런 일을 이해할 만큼 겸손하기 때문이다.” 피닌파리나 입장에서는 어떨까? 그들의 동기는 훨씬 더 낭만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나와 우리 가족이 할아버지가 꿈꾸었던 것, 즉 ‘피닌파리나’ 브랜드만을 내세우는 탁월하고 혁신적인 차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파올로 피닌파리나 회장의 말이다. “우리는 고객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해 차를 설계할 것이다. 내 생각에는 할아버지가 무척 행복해하실 듯하다.”
 
바티스타는 이탈리아 북부 토리노 근교에 있는 피닌파리나의 고향인 캄비아노(Cambiano)에서 설계, 생산될 예정이다. “우리는 하이퍼카 생산 계획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마힌드라 그룹 회장인 아난드 마힌드라(Anand Mahindra)의 말이다. “우리는 오토모빌리 피닌파리나를 성공지향적인 수준으로 올려놓으려 하고 있다. 그 위치로부터 출발해 더 많은 차를 생산하는 브랜드로 스스로 확장하게 이끌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크게 확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테슬라 모델 3같은 차는 절대로 내놓지 않을 것이다.”

오토모빌리 피닌파리나는 앞서 아우디 인디아 수장이었고 예민한 두뇌의 소유자인 미하엘 퍼슈케(Michael Perschke) CEO가 이끈다. 그는 이미 피닌파리나가 갖고 있는 폭넓은 엔지니어링 전문 지식은 물론 마힌드라 그룹과 포뮬러 E 경주 팀을 한데 엮어 무공해 고성능 차를 개발한다고 이야기한다. 자동차업계에서 즐겨 쓰는 표현으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뜻이다. 홍보 메시지는 명쾌하지만, 사실 엔지니어링 노하우는 실제로 거의 대부분 다른 업체에서 비롯된다. 오토모빌리 피닌파리나의 구조도 그만큼 중요하다. “우리는 통합하는 회사가 되려고 한다. 회사 밖으로 나가 기술 협력업체를 만나고 함께 공유할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탄소섬유 모노코크 구조를 활용하고 싶으면 이것이 가능하도록 만들 수 있는 회사를 찾을 것이다.” 퍼슈케의 말이다.

전기 하이퍼카 바티스타의 초기 스케치
전기 하이퍼카 바티스타의 초기 스케치

기술과 하드웨어는 다른 곳에서 사온 다음 피닌파리나가 디자인한 차체 안에 하드 포인트를 숨긴다. 그리고 아마도 가장 중요한 섀시와 파워트레인 기술을 통합하고 최적화하는 일 역시 오토모빌리 피닌파리나가 직접 해야 하는 일이다. 아난드 마힌드라는 모든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지적재산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H2 스피드 콘셉트카
H2 스피드 콘셉트카

오토모빌리 피닌파리나는 신생 고성능 자동차업체로 독자생존해 나갈 수 있을까? "팔로알토와 파리, 오슬로 같은 곳에서 내연기관 차를 모는 것은 이제 더이상 시크하지 않다.” 퍼슈케의 말이다. “우리는 이미 하이퍼카를 구매한 사람들은 물론, 기술에는 감동하지만 하이퍼카 구매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새 소비자들도 전기차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파올로 피닌파리나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도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동차의 미래를 보호하고 싶기 때문이다.” 

전기 하이퍼카 바티스타 GT
전기 하이퍼카 바티스타 GT

<인도 자본을 수혈한 피닌파리나>

오늘날 알려진 것처럼, 마힌드라 그룹은 1945년에 인도 뭄바이에서 JC와 KC 마힌드라 형제가 설립했다. 회사는 먼저 철강 산업에 관여했지만, 1947년에 인도 시장을 위해 윌리스 지프 생산 면허를 얻으면서 금세 자동차 분야로 자리를 옮겼다. 요즘, 이 회사는 자동차와 방위산업, IT, 금융 서비스, 숙박업을 포함해 20개 산업 분야에 걸쳐 활동하고 있다. 수익은 190억 달러(약 20조2730억 원)에 이른다. 

포뮬러 E에 출전하는 마힌드라 레이싱
포뮬러 E에 출전하는 마힌드라 레이싱

한편, 마힌드라 & 마힌드라는 그룹의 자동차 부문이며 인도 최대의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하나다. 마힌드라 일렉트릭(Mahindra Electric)이라는 브랜드로 저가형 전기차의 디자인과 생산에도 관여하고 있으며, 모터스포츠 부문인 마힌드라 레이싱(Mahindra Racing)은 포뮬러 E에 출전한다.

마힌드라 그룹 회장은 KC 마힌드라의 손자인 62세의 아난드 마힌드라다. 그는 미국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 비지니스 스쿨에서 MBA 과정을 공부한 뒤, 1981년에 그룹에 입사했다.
 

<피닌파리나 디자인을 상징하는 다섯가지 모델>

1947 치시탈리아(Cisitalia 202)
단 8대 뿐인 차 중 하나가 1951년 뉴욕 현대미술관 자동차 디자인 전시를 위해 선택되었다. 1940년대 가장 혁신적인 디자인 중 하나다.

1966 알파로메오 스파이더(Alfa Romeo Spider)
피닌파리나가 88년 역사 내내 값비싼 슈퍼카 디자인만 했던 것은 아니다. 합리적 가격의 스파이더는 피닌파리나 창업자인 바티스타 파리나가 디자인했다.

1968 페라리 365 GTB/4 데이토나
275 GTB/4의 후속 모델인 데이토나는 피닌파리나의 레오나르도 피오라반티가 디자인했다. 40년 이상 여러 페라리 차에 쓰여 유명한 콜롬보 V12 엔진이 올라갔다.

1987 페라리 F40 (Ferrari F40)
세계 최초의 하이퍼카라 할 수 있는 페라리 F40은 페라리 설립 40주년을 기념해 제작되었다. 피닌파리나가 디자인한 차체는 경량 케블라와 탄소섬유,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2014 페라리 세르지오(Ferrari Sergio)
페라리 458의 구동계를 활용해 만든 세르지오는 전 세계 6대 한정 판매되었다. 2013년에 지붕 없이 등장한 피닌파리나 세르지오 콘셉트카에서 영감을 얻은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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