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틱한 감각, 람보르기니 우라칸 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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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틱한 감각, 람보르기니 우라칸 에보
  • 시몬 데이비스(Simon Davis)
  • 승인 2019.10.0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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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으로 변경된 슈퍼카는 드라마틱한 감각을 유지하면서 민첩함과 더 빠른 페이스를 얻었다.
과연 일반 도로에서는 어떨까?

자동차의 이름에서 가치를 찾긴 어렵지만, 우라칸 에보는 그럴 수 있는 차 중의 하나다. 생 아가타(편집자 주-람보르기니 본사가 위치한 지역)의 회사가 주니어 슈퍼카에 새롭게 업데이트한 것들은 매우 광범위해 단순한 페이스리프트로 정의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우라칸 에보는 당신이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방법을 통해 우라칸 라인업의 진정한 진화를 보여준다. 기본 차는 확실히 슈퍼카 클래스에서 가장 좋아할만한 멤버였고, 그 매력은 마치 발레와 같은 우아하고 민첩한 움직임, 그리고 자연 흡기 V10 엔진이 주는 강렬함에서 비롯됐다. 에보는 이전 모델의 아쉬움을 달래는 한편, 더욱 뛰어난 능력을 지닌 큰 형님뻘인 퍼포만테와도 닮은 모습을 보여준다.

경량화되고 트랙 중심으로 설계된 엔진을 채택한 것부터가 좋은 시작이다. 퍼포만테와 마찬가지로 우라칸 에보의 V10 5.2L 자연흡기 엔진은 티타늄 흡기 밸브와 새로운 경량 배기 시스템을 채택해 기존보다 향상된 640마력/8000rpm의 최고출력과 61.2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엔진 제어 소프트웨어도 달라져 0→시속 100km 가속 2.9초를 기록하고 최고속도는 시속 325km를 넘는다.

그밖에도 에보는 후륜 스티어링 및 토크 벡터링 기능이 탑재되며, 자기 댐퍼, 다이내믹 스티어링 랙,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 등 광범위한 업데이트가 이루어졌다. 외관도 변경되어 더욱 공격적인 모습을 갖추었고 공기역학적 면에서도 효율이 향상됐다.

여러 가지 업데이트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더욱 효율적인 새로운 두뇌의 탑재다. LDVI(Lamborghini Dinamica Veicolo Integrata)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센서를 통해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처리해 즉각적으로 세팅에 반영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또한 우라칸 에보가 주변 환경의 변화에 더 빠르게 반응할 뿐만 아니라 운전자와 노면의 다음 상황을 미리 예측한다.

이는 마치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가 컴퓨터와 연결된 상태로 다양한 무술을 그의 두뇌로 직접 전송하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에서의 훈련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LDVI는 우라칸을 더 강하고 빠르게 만든다. 

우리가 올해 초 바레인에서 우라칸 에보를 처음 만났을 때 이러한 변화는 마치 계시와도 같았다. 이 차는 이전 모델보다 훨씬 날카롭고 민첩하며 재미있는 차다. 그러나 이제는 영국의 그저 그런 도로망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지켜볼 시간이다.

흥분과는 거리가 먼 일상적인 조건에서 우라칸 에보가 맥라렌 720S와 함께 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우선 시인성이 무척 좋지 않았다. 급격하게 기울어진 윈드스크린은 마치 우편함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고, 오후에는 햇볕이 대시보드 상단을 직격해 앞을 내다보기 쉽지 않다. A필러도 시야에 걸려 코너링에서 무척 성가시며 후방 시야도 꽤나 어두운 편이다. 이점에선 720S도 우라칸 에보 못지 않지만.

720S의 일상적 편의성엔 미치지 못하지만 V10 엔진은 그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된다

가장 차분한 주행이 가능한 스트라다 모드에서도 다른 차와 똑같은 주행은 불가능하다. 맥라렌과 같은 침착함은 기대하기 어려우며, 좌석은 한두 시간만 운전해보면 얼른 내리고 싶어질 것이다. DCT 기어박스는 자동으로 변속될 땐 충분히 부드럽지만 맥라렌만큼은 세련되진 않다. 그러나, 다니는 차가 없어 조용하고 도전적인 도로를 찾아 스포츠 모드를 선택했다면, 이젠 걱정 끝, 행복 시작이다.

우라칸 에보는 빠르게 몰 수 있을 뿐 아니라 대단히 매력적이고 차와의 소통이 가능하다. 스티어링을 많이 돌릴 때의 프런트 엔드에서의 응답은 즉각적이고, 뛰어난 그립력 덕분에 원하는 라인을 그려낼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준다. 이것이 맥라렌만큼 명확한 것은 아니지만, 교통 법규따윈 무시하고 내달리고 싶어질 만큼 자신감있는 모습이다.

6500rpm에선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가속도 가능하고, 여기에 민첩함은 덤이다

이렇게 엄청난 수준의 성능은 종종 실망스러운 결과로 나타날 때도 있지만, 동일한 코너를 반복해서 달릴수록 점차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우라칸의 능력은 무척 인상적이다. 즉각적이면서 예측 가능한 선형 반응을 보여주는 엔진은 스로틀 반응의 조절을 통해 밸련스를 약간 희생하는 대신 재미를 끌어올렸다. 코르사 모드는 반응이 더욱 날카롭고 뚜렷해지지만, 이때부터 댐핑은 일반 도로에선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도 여전히 스릴있는 기계다.

터보차저 자동차가 늘어나는 세계에서 이 스릴 넘치는 엔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최대토크가 뿜어지는 영역인 6500rpm에 도달해야 하는 건 꽤나 신선한 일이다. 이 시점을 넘어서면 야만적일 정도의 파워와 극적인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DCT 박스는 수동 조작에도 대응할 수 있을 만큼 빠르게 작동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변속에 할애해야 할 것이다. 물론 어마어마하게 낮아지는 연비와 경미한 청력 손상으로 끝날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우리가 볼 수 있는 마지막 자연 흡기 V10일 수 있으므로 레드라인 언저리까지 엔진을 회전시키는 동안 그 모든 것들을 음미하기 바란다.

시야가 불편하지만 V10 엔진의 성능을 듣고 느끼면 별로 신경쓰지 않게 된다

그래서 람보르기니는 720S의 진정한 경쟁자가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여러 가지 면에서 그렇다고 대답하겠다. 우라칸 에보는 스릴있고, 매혹적이며, 매우 인상적인 민첩합과 응답성을 보여주는 슈퍼카로, 매 순간마다 당신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고 아드레날린이 샘솟게 만들 것이다.

그러나 맥라렌이 더 완벽한 패키지다. 운전과 시야확보가 람보르기니보다 더 쉽고, 더 세련되며, 차와 소통하는 것 역시 맥라렌이 더 쉽다. 맥라렌과 비교할 때 람보르기니의 한계는 조향과 브레이크 페달의 느낌에 있다.

그러나 720S에선 람보르기니만의 특성을 느낄 순 없다. 우라칸 에보는 모두가 원하는 엔진과 야성미 넘치는 질주 성능을 갖춘 완벽한 슈퍼카다. 맥라렌이 능력이 더 뛰어나 평상시에 함께 하고 싶은 차라면, 침대에 누워 머릿속에 꿈꾸는 차는 결국 람보르기니일 것이다. 

통합적 사고가 가능한 새로운 두뇌

LDVI 시스템은 정보 처리에 매우 강하다. 이 시스템이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는 자동차의 무게 중심에 장착된 가속 및 자이로스코프 센서를 모아놓은 LPI(Lamborghini Piattaforma Inerziale)에서 얻는다. 롤, 피치, 요 레이트 등과 같은 정보들은 마그네토 레올로직 서스펜션(Magneto Rheological Suspension)에 실시간으로 전달되어 지형에 가장 적합한 감쇠력으로 즉시 변경된다.

LDVI는 트랙션 컨트롤, 네바퀴 조향, 토크 벡터링, 조향각, 뒷바퀴 조향 및 스로틀 입력 등의 정보들도 감지하는데, 이는 실시간으로 처리되어 즉각적인 반응이 이루어진다. LDVI는 자동차의 움직임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다음의 상황까지 예상해 그에 맞춰 차량 전반을 준비한다.

LAMBORGHINI HURACAN EVO

새로운 두뇌는 이전의 기능적 단점을 바로잡는데 도움이 된다. 
향상된 V10 엔진은 더욱 사나워졌다     

가격    20만6552파운드(약 2억 9681만원)
엔진    V10, 5204cc, 가솔린
최고출력    640마력/8000rpm
최대토크    61.2kg·m/6500rpm
변속기    7단 DCT
무게    1422kg
0→시속 100km 가속    2.9초
최고속도    시속 325km 이상
연비    7.3km/L
CO2, 세율    332g/km, 37%
라이벌    페라리 488, 맥라렌 72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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