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8마력짜리 원-오프 스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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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마력짜리 원-오프 스팅어
  • 제임스 디스데일(James Disdale)
  • 승인 2019.09.1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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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프 모델인 스팅어 GT420은 레이싱카와 맞먹는 성능을 뽐낸다. 기아의 미래 모델을 위한 본보기라 할 수 있는 이 차를 직접 몰아봤다

기아 스팅어 GT420은 이벤트성으로 개발한 원-오프 모델이지만 어떻게 하면 세단의 잠재력을 더 끌어낼 지 연구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기아 영국법인과 독일 뤼셀스하임에 있는 유럽기술센터가 비밀리에 협업하여 만든 이 결과물은 독일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와 호켄하임뿐 아니라 자체 테스트 트랙에서도 수준 높은 튜닝을 위해 담금질됐다.

스팅어 GT-S의 양산 전 최종 프로토타입을 폐차시키지 않고 이를 활용해 만든 스팅어 GT420은 실내에서 많은 것을 제거한 덕분에 일반 모델보다 150kg 정도 가볍다.

강력한 성능에 무척이나 감동했다

신형 V6 3.3L 트윈 터보 엔진은 ECU 튜닝을 통해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각각 58마력, 5.1kg·m 올라 428마력, 57.1kg·m이 됐다. 여기에 HKS 점화 플러그, K&N 에어 필터, 촉매 컨버터를 제거한 밀테크 스포트 배기 시스템을 더했다. 

서스펜션도 폭넓게 손봤다. 기본으로 달린 어댑티브 서스펜션 대신 더 단단한 아이바흐 프로 스프링과 만도 패시브 댐퍼를 달았다. 앞쪽 크로스 멤버를 변형해 캠버 각을 안쪽으로 2.5° 더 기울였으며, 뒤에 한 쌍의 보강 바를 추가했다. 또한 앞뒤 안티롤 바는 두께를 각각 25mm, 17mm로 키웠다.

앞 브레이크는 380mm 디스크를 브렘보 6피스톤 캘리퍼가 꽉 물고 있으며 5kg 더 가벼운 OZ 레이싱 레제라 19인 휠을 피렐리 트로페오-R 타이어가 감싸고 있다. 더 뛰어난 그립과 제동 성능을 높이고자 ESP와 ABS 모두 다양한 임계값을 변경했다.

대부분의 실내 장비를 제거해 무게를 150kg 줄였다

<오토카>는 실버스톤 국제 서킷에서 스팅어 GT420을 시승을 위해 초대받았다. 일단 전용 롤 케이지의 좁은 틈새 사이로 몸을 비집고 들어가 스파코 레이스 시트에 앉아 4점식 안전벨트를 단단히 고정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3스포크 스티어링 휠(에어백 없음), 대시보드, 기어레버 및 주행모드 컨트롤러가 실내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요소임을 알 수 있다. 이외의 모든 것은 다 제거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진짜 레이싱 드라이버가 된 느낌이다.

소리 역시 마찬가지다. 시동을 걸면 V6 엔진이 시끄럽게 깨어나고 빨리 회전할수록 더 크게 울려 퍼진다. 차체 무게는 가벼워지고 출력은 높아진 덕분에 스팅어 GT420은 속도감을 느끼기 어려운 실버스톤의 서킷에서도 강력한 성능을 느낄 수 있다.

차에서 연주하는 노래는 당신을 웃게 만들 것이다.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4000rpm을 넘어서면 볼륨이 아주 유쾌하게 커진다. 빠른 속도에서 기어(튜닝한 8단 자동변속기)를 올리면 엽총 소리와 함께 기분 좋은 팝콘 터지는 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려퍼진다. 

로고를 보면 기아가 어느 부품에 변화를 줬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접지력은 특수 타이어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매우 뛰어나다. 예전 기본형 GT-S를 시승할 때 차량 제어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이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스팅어 GT420의 스티어링에서 전해오는 느낌은 별로 없지만 앞쪽의 움직임이 상당히 날카로워 차를 정교하게 다룰 수 있다.

고속 코너에서는 뉴트럴한 성향을 보이는데 가속 페달에서 발을 살짝 떼고 달래면 차의 밸런스와 자세를 미세하게 바꿀 수 있다. 여전히 보디 롤이 조금 발생하지만 빠른 방향 전환을 해도 차체를 잘 조절하는 편이다. 뒤 차축에 걸리는 무게가 적고 엄청난 토크를 토하기 때문에 저속 코너에서 옆으로 미끄러질 것 같지만 노면이 건조한 상황에서는 트랙션이 뛰어나 그럴 일이 없다. 따라서 의도적으로 오버스티어를 만들어 이를 제어하면서 즐길 수 있다.

브레이크는 훨씬 더 강력하다. 점진적인 페달과 적당한 무게감을 갖춘 브렘보 브레이크는 고속으로 달리는 스팅어 GT420의 속도를 낮추는데 전혀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스팅어 GT420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개발돼 더 다듬어야 하지만 봉인된 잠재력이 더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1700kg에 달하는 무게는 가볍다고 할 수 없지만 아주 운전 재미가 뛰어나다. 기아는 원-오프 모델이라고 강조하지만 엔지니어들의 반짝이는 눈을 보면 여기서 얻은 경험 중 일부가 미래 기아 모델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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