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데이비슨의 이단아, FXDR 114 & STREET R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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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데이비슨의 이단아, FXDR 114 & STREET ROD
  • 송지산
  • 승인 2019.09.1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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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데이비슨의 ‘이단아’라고 불릴만한 두 모델을 만났다.
예상외의 민첩함은 그동안의 편견을 단숨에 날려버린다
스트리트 로드(왼쪽)는 카페 레이서의 느낌이, FXDR 114는 스포티한 머슬 크루저의 느낌이 강하다<br>
스트리트 로드(왼쪽)는 카페 레이서의 느낌이, FXDR 114는 스포티한 머슬 크루저의 느낌이 강하다

지난 8월호에 할리데이비슨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을 소개한 바 있다. 어드벤처와 로드스터라는, 그동안의 할리데이비슨엔 없었던 새로운 장르를 준비하고 있고, 그 결과물이 올해 말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그런데 오늘 만난 두 모델을 경험하고 나니 할리데이비슨의 새로운 도전은 어쩌면 이미 시작되어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리데이비슨과 어울리지 않는 듯한 스포츠성을 지닌 두 모델, FXDR 114와 스트리트 로드 두 모델에서 말이다.

FXDR 114와 스트리트 로드 두 모델의 외관은 기존 할리데이비슨이 추구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FXDR 114는 기존 크루저 스타일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고, 스트리트 로드도 기존 스트리트 750에서 약간 모양이 변형된 정도로 보인다. 

그러나 면면을 뜯어보면 다르다. FXDR 114는 할리데이비슨에서 두 번째로 큰 1868cc의 밀워키에이트 114 엔진을 탑재하고 있지만 스포츠 냄새가 짙게 풍긴다. 도립식 포크를 채용한 점도 그렇고, 기존 파이프 핸들 대신 클립 형태의 세퍼레이트 핸들을 채용한 것도 그렇다. 물론 슈퍼스포츠 장르처럼 극단적으로 숙이는 자세를 취하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할리치고는 꽤 공격적인 자세가 나온다.

스트리트 로드도 마찬가지. 선배격인 스트리트 750의 정립식 포크 대신 도립식 포크를 채용한 것은 물론이고, 시트도 좀 더 높아져 보다 공격적인 포지션을 취하게 된다. 핸들바도 비교적 곧은 스타일을 사용해 운동성에 초점을 두고 있음이 느껴진다. 윈드실드를 겸하는 헤드라이트 커버도 이러한 스포츠성을 돋보이게 한다. 느긋한 자세를 만들어주는 시트는 스포츠 모델에서나 볼 수 있는, 굴곡이 엉덩이를 단단히 받쳐주는 형상이다. 전반적인 모습에선 언뜻 과거 XR1200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스트리트 로드의 749cc 엔진. 할리치고는 꽤 고회전형이다<br>
스트리트 로드의 749cc 엔진. 할리치고는 꽤 고회전형이다

성능 면에선 어떨까? FXDR 114의 빵빵한 폭 240mm 뒤 타이어는 멋을 위한 것만이 아니다. 엔진의 강력한 파워를 노면에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3500rpm에서 쏟아내는 최대토크가 무려 16.3kg·m, 클러치를 연결한 직후부터 쏟아지는 파워가 시내에선 조금 버겁다. 

그러나 탁 트인 도로에선 넘치는 파워는 축복이다. 거침없이 파워를 쏟아내는 이 머슬 크루저는 민첩함까지 지니고 있어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생각보다 차체를 깊이 눕힐 수 있어 코너가 이어지는 길도 두렵지 않다. 저회전에서도 토크가 넉넉해 잦은 기어변속 없이도 코너를 돌아나갈 수 있다.

스트리트 로드는 한 술 더 뜬다. 749cc면 할리데이비슨에선 엔트리급이지만, 다른 브랜드에선 중간 정도의 배기량이다. 여기에 9000rpm까지 돌아가는 레볼루션 X 엔진은 스포츠 모터사이클 느낌을 강렬하게 풍긴다. 할리가 9000rpm까지 회전하는 엔진이라니! 그렇지만 고회전까지 돌려가며 주행하는 맛이 있다. 머리를 계기판 가까이로 바짝 붙이고 속도를 끌어올리자 카페레이서 못지않은 느낌이다. 엔진은 응답성도 좋고 회전수를 높일수록 가속이 쭉쭉 붙는다. 코너에서도 스포티함을 즐길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기울일 수 있다. 할리라고 얕보기엔 민첩함이 예상을 뛰어넘는다.

할리데이비슨이 크루저에만 강하다고 생각했던 편견이 이번 시승으로 단숨에 날아가 버렸다. 할리데이비슨도 충분히 역동적일 수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증명은 FXDR 114와 스트리트 로드 두 모델이 충분히 보여준다. 고배기량 모터사이클이 익숙치 않다면 스트리트 로드를, 어느 정도 경험이 쌓였다면 FXDR을 추천한다. 각각의 스타일로 보여주는 스포츠성은 할리데이비슨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들기 충분할 것이다.

FXDR 114의 뒷 타이어는 멋 뿐만 아니라 성능까지 고려한 선택이다<br>
FXDR 114의 뒷 타이어는 멋 뿐만 아니라 성능까지 고려한 선택이다

    FXDR 114
가격    3400만 원
크기(길이×너비×높이)    2425×929×1083
휠베이스    1738mm
엔진    수랭 V트윈 1868cc
최대토크    16.3kg·m/3500rpm
변속기    6단 수동
서스펜션(앞/뒤)    텔레스코픽/스윙암
브레이크(앞/뒤)    모두 디스크
타이어(앞/뒤)    120/70ZR19 / 240/40ZR18

    스트리트 로드
가격    1350만 원
크기(길이×너비×높이)    2130×870×1145
휠베이스    1510mm
엔진    수랭 V트윈 749cc
최대토크    6.6kg·m/4000rpm
변속기    6단 수동
서스펜션(앞/뒤)    텔레스코픽/스윙암
브레이크(앞/뒤)    모두 디스크
타이어(앞/뒤)    120/70R17V / 160/60R17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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