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ev 프로토타입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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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ev 프로토타입 시승기
  • 제임스 앳우드(James Attwood)
  • 승인 2019.09.2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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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인 혼다 E는 민첩하고 도심 친화적이며 즐거운 드라이빙을 위해 적당한 크기로 제작된 대신, 주행 거리를 희생해야 했다. 과연 그들이 원한 것은 실현되었을까? 그리고 그만한 가치가 있었을까? 제임스 앳우드가 프로토타입 모델을 시승하고 미소를 짓는다

애플 아이폰을 구매할 때 한번쯤 하는 고민이 있다. 스타일리시한 디자인과 최첨단 기능들, 다재다능함을 결합해 놓은 아이폰은 다른 스마트폰과 확실하게 차별화될까? 아니면 그보다 더 저렴하면서도 기술적, 기능적으로 우수한 다른 휴대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플 로고에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질문을 던진 것은 혼다의 책임자들이 추후 출시될 도심형 전기차 ‘E’를 아주 간결하게 애플의 아이폰에 비유했기 때문이다. 그 말이 의미하는 것은 놀랄만한 디자인과 기능성을 한데 갖추고 있으며 이러한 프리미엄에 기꺼이 3만 파운드(한화 약 4407만 원) 이상 비용을 투자할 사람들을 위한 차라는 뜻이다. 

이 콘셉트의 오리지널인(그리고 틀림없이 더 나은 이름이었던) ‘어반 EV 콘셉트’는 2017년 공개되었으며, 현재 약 95% 수준까지 완성된 E 프로토 타입은 올해 3월의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공개됐다. 

무척이나 귀여운 디자인을 갖고 있는 E이긴 하지만, 당신이 그 디자인 뒤의 제원표를 슬쩍 보게 된다면 혼다가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길 권하려 했다는 생각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현재까지 알려진 제원들은 이 차량의 전기 모터가 리어 휠을 구동하기 위해 뒤쪽으로 배치되고, 약 148마력과 100kg·m의 토크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태클이 들어간다. E는 33.3kWh의 수랭식 배터리를 사용할 예정인데, 혼다에 따르면 이를 통해 약 200km의 주행 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경쟁 모델을 살펴보면 BMW의 i3는 약 310km, 르노의 신형 조에는 약 390km이며 기아 니로 EV의 경우엔 453km에 달하는 주행 거리가 제공된다. 이들 모두는 혼다 E와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는 더 저렴한 수준이다. 그리고 이 경쟁자들은 대부분 더 크고 실용적이며, 특히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에선 더욱 그러하다.

주행 가능 거리에 대한 걱정을 큰 문제로 여기는 잠재적 전기자동차 구매자들과 더불어, 배터리의 용량과 크기는 크면 클 수록 좋다는 업계의 통념에 혼다 E는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하지만 혼다 E 프로젝트의 리더인 코헤이 히토미는 혼다가 의도적으로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말한다.

차량 내부는 새로운 기술과 레트로를 혼합한 구성이다. 제임스 앳우드는 그 스타일의 팬을 자처한다<br>
차량 내부는 새로운 기술과 레트로를 혼합한 구성이다. 제임스 앳우드는 그 스타일의 팬을 자처한다

“만약 고객의 관점에서 요구되는 수준을 충족시키려면 실제로 더 긴 주행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자동차를 제시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 경우 많은 난점이 있으며, 우리는 그것이 넌센스라고 믿고 있다.”

이와 함께 “주행 거리를 늘리려면 자동차를 쓸데없이 크고 무겁고 비싸게 만들게 될 것이며, 충전 성능 면에서도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 정도 사이즈와 주행 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전반적으로 기동성과 동적 성능을 함께 이끌어 낼 수 있는 최적의 균형을 이뤄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바꿔 말하면 주행 유형을 고려했을 때 도심에서 비교적 짧은 거리의 이동수단으로 이용하는 차량 구매자들의 필요 수준을 충족시키는 본래의 목적에 더 충실하며, 무게를 줄임으로써 더 나은 주행성과 핸들링을 함께 제공한다는 것이다. 

“E는 약 200km 정도의 주행 거리를 필요로 하는 고객을 위한 자동차다”라고 히토미는 말한다. “더 긴 거리를 달려야 한다면 이 차량이 적당한 차가 아님을 인정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 주행 거리에 만족할 수 있는 고객이라면 이 차가 갖고 있는 다른 모든 가치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것은 이론에 불과한 이야기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그저 겉모습만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E 프로토타입을 직접 운전해 볼 수 있는 이번 기회(혼다의 테스트 트랙에서 낮은 속도로 짧게 달렸지만)를 통해 E가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최첨단의 프리미엄 기능을 담았으며, 이를 넘어선 형태적 성취 또한 거뒀음을 알 수 있었다. 

도심형 자동차의 정석처럼, 이 차는 아주 기민하다<br>
도심형 자동차의 정석처럼, 이 차는 아주 기민하다

그래서 디자인에 대해 최대한 의식하지 않으려 했으나, 그러나 콤팩트한 차체 크기와 둥근 차체에 1세대 시빅을 연상시키는 감성 가득한 원형의 헤드라이트 등이 그야말로 너무 보기 좋았다. 꽤나 반가운 레트로 스타일에 대해 히토미는 (조금 오래된 표현같지만) ‘노스탤지어’라는 말을 사용해 표현하는 것을 선호했다. 그는 “이 차에는 보다 친숙함이 필요했다, 그것이 완전히 새롭고 독특한 방향의 디자인보다는 훨씬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심지어 실내에서도 E는 독특하고 실용적인 섬유 소재에서부터 대형 터치스크린과 베니어판을 더해 우드 트림의 효과를 내는 레트로적이면서도 미래적인 계기반 등으로 세련미를 가득 담아냈다. 

히토미의 설명에 따르면 단순한 디자인은 새로운 기술을 한층 친근하게 느껴지도록 돕기도 한다. “그것은 스마트폰에서 그랬던 것과도 같다. 기술은 간단하고도 직관적인 모습으로 표현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그 디자인이 복잡하다면 그것을 받아들이기는 더 어려운 법이다.” 

차량의 정면 모습은 전통적인 보닛 디자인과 상대적으로 위로 더 솟아있는 윈드스크린을 갖고 있어, 부분적으로는 A필러의 크기를 최소화하고 가시성을 높일 수 있도록 고안됐다.

기본 사양으로 포함되는 사이드 뷰 카메라는 대시보드 양 옆으로 각각 위치한 디스플레이 스크린을 통해 완벽한 후방 시야를 제공한다. 후진을 할 때에는 카메라가 비추는 시야가 낮아지고, 터치스크린 중앙의 화면을 통해 360도 3인칭 시점을 제공한다. 실내 중앙 리어 뷰 미러는 전통적인 방식과 카메라를 통한 액정 화면을 동시에 제공한다. 

다른 많은 전기자동차와 마찬가지로 파워 트레인 제어 장치는 주차와 후진 및 주행을 위한 스위치, 노멀 및 스포츠 모드를 전환할 수 있는 토글 스위치, 단일 페달 제어 기능을 활성화하는 버튼 등이 1열 시트 사이에 배치된다.

E는 가속 시 충분한 토크를 확실히 체감할 수 있으며, 스포츠 모드에서도 부드러운 동력 전달을 통해 밸런스가 잘 잡힌 상태를 유지한다. 0→시속 100km 가속에 대략 8초 정도로, 페달을 끝까지 밟아 바닥까지 붙인다면 그에 맞게 재빠르게 반응하지만 이 차의 크기에 비해서 과도하거나 인정사정없는 수준은 아니다. 

다른 비슷한 전기 자동차들과 마찬가지로 E 프로토타입은 회생 제동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이 기능은 스티어링 휠 뒤쪽에 자리한 패들 또는 싱글 페달 모드로 조절할 수 있다. 회생 제동 기능을 최대한으로 적용하면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뗐을 때 브레이크를 밟는 것처럼 차량의 속도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E 프로토타입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준 부분은 코너에서였다. 이 작은 크기의 바퀴가 날카롭고 아주 타이트한 원(45도까지 돌아가는 프런트 휠 덕분에 4.3미터의 회전 반경을 갖는다)을 그리며 그 민첩성과 반응성으로 (이제는 꽤나 진부한 표현이 되어버렸지만) ‘고 카트 같은 핸들링’을 보여준다.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것을 막기 어렵다.

4개의 휠에 독립적으로 적용된 맥퍼슨 스트럿 방식의 서스펜션 덕분에 주행의 질감 역시 무척 기분 좋다. 혼다는 E 프로토타입의 주행 질감을 위해 더 큰 자동차들을 벤치마킹 했으며, 혼다의 테스트 트랙에 거친 지형이 거의 없다는 점을 볼 때 그 비교가 적절하다고 느껴졌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과 그 가치 때문에 우리는 중형 세단 수준의 주행 질감과 진동 수준을 목표로 설정했다”며 어시스턴트 프로젝트 리더인 타카히로 신야가 설명을 덧붙였다. “그저 다른 전기차들과 비교하는 것만으로는 성능이나 안락함 또는 진동 등의 어느 측면에서도 충분하지 않았다.”

E 프로토타입의 무게나 전체 크기 등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확실한 것은 매우 콤팩트한 자동차로, 뒷좌석에는 단 두 사람만이 탈 수 있을 정도며, 다리 공간은 극히 제한적이고, 트렁크 공간은 일주일치 장을 본 물건들을 겨우 실을 수 있겠다. 

최종 단계 버전의 E는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이다. 그때 우리는 더 적절하게 달려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며 오랫동안 묵혀둔 의문점들을 검토할 것이다. 그 의문점은 첫째, 약 3만 파운드(한화 약 4407만 원) 가량이 될 가격. 둘째, 상대적으로 작은 배터리로 빼어난 패키징과 다양한 장점들이 있다고 하지만, 상대적으로 더 넉넉한 크기와 더 큰 배터리를 갖고 있는 실용적인 전기자동차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부분이다.

히토미는 “우리는 이 자동차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구매 결정 요인이 가격이 되지 않길 바란다”며 “만약 정말로 가격에 대해서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다면, 아마도 당신이 구매를 고려하는 자동차가 전기자동차는 아니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이런 점은 스마트폰에서도 잘 드러난다, 만약 당신이 정말로 예산이 부족하다면 새로운 아이폰 X를 선택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흥미로운 기술과 기능들에 정말로 관심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가격은 최우선 순위에서 밀려날 것이다. 이런 점이 바로 우리가 이 자동차를 믿고 기대하고 있는 이유다. 멋과 디자인, 기능과 진보된 가능성들, 그리고 모빌리티와 라이프스타일을 결합한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사람들이 이 차를 선택해 주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혼다 E는 순전히 멋진 디자인이라면 무조건적으로 반응하는 소비자와 좁은 도심에서 활용할 시티 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들과, 도저히 그 크기와 주행 가능 거리를 받아들일 수 없는 이들에게서 완전히 상반된 평가를 받을 것 같다. 아이폰에 대한 논쟁과 그에 따른 분노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게나마 E 프로토타입을 타고 느꼈던 사실은 이 차가 단순히 레트로, 아니 노스탤지어를 불러오는 디자인 뿐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확신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증거로 기민한 핸들링은 다재다능한 도심 속 운행 수단으로서의 자격이 충분함을 증명하고도 남을 것이다. 그와 동시에 이 차의 스타일에 이미 만족한 모든 이들을 한층 더 행복하게 해 줄 즐거운 드라이빙 반응성이 제공된다는 것이다.  


 

다음은 무엇일까?
E 프로토타입의 완성형 버전은 혼다 최초의 양산형 순수 전기차가 될 것이며, 이는 2025년까지 자사의 모든 모델에 전기 자동차 버전을 제공하려는 계획의 선봉에 설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뒤를 이을 순수 전기자동차에 대한 정보는 따로 없다.

혼다의 코 야마모토는 어떤 형태로도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혼다는 이미 E 프로토타입을 위한 맞춤형 소형 EV 플랫폼을 개발해두었으며, 이는 차후 생산될 모델의 기반이 될 것이다. 

“우리는 E를 통해서 자동차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안하고자 했다. 단순한 운송 수단으로써의 자동차가 아니라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으로, 도구로써의 자동차에서 서비스로의 변화를 원했던 것이다”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는 다음 단계를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시장이 어떤 타입의 자동차를 원하는지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더욱 스포티한 버전의 전기자동차나 혹은 보다 실용적인 미니 SUV가 될까? 우리는 그런 점을 감안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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