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과 독일 차들에도 똑같은 방식의 흐름이 담겨 왔음은 분명하다. 볼보와 사브는 수십 년 동안 안전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주안점을 두어왔다. 1927년에 설립된 볼보는 안전기술 대부분의 바탕을 다져왔고 3점식 안전벨트에서 오늘날의 보행자 회피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혁신적 기술을 개발했다. 사브는 그 접근방식에 있어 스스로는 물론 볼보도 ‘현실 세계에서의’ 안전이라 부르는 분야에서 볼보를 바짝 쫓아왔다. 두 회사는 그들의 차가 관련된 현지에서의 사고 조사에 내부 조사관들을 활용하는 정책을 갖고 있다.
이 모든 사려 깊고 인간중심적인 기술과 주의 깊은 브랜드 이미지의 형성은 프리미엄 메이커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사브와 볼보의 입지를 지켜주었어야 했다. 사실, 지난 20년 간 환경과 관련된 정치적 논의의 전면에서 스웨덴 메이커들은 상황에 어울릴 만큼 더 나은 자본력을 갖추지 못했다.
실제로 두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찾아온 것은 성공이 아니라 위기였고, 프리미엄 자동차 판매가 엄청나게 성장한 지난 15년 동안 자본 확보에 실패하며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사브는 파산 위기에 처했고, 볼보는 심각한 손실을 기록한 이후 모기업인 포드로부터 떨려났다. 스웨덴은 스웨덴 자동차 산업이 벽에 부딪히는 모습과 중국 자동차 산업이 사브의 뼈대(중국은 사브의 달갑지 않은 플랫폼과 엔진들을 사들였다)를 가져가고 볼보를 통째로 집어 삼키는 모습을 어쩔 수 없이 지켜봐야만 했다.
볼보 C30은 출시되었을 때만 해도 대단한 성공을 거두리라 여겨졌다. 작고 세련될 뿐 아니라 비좁은 미니보다 뛰어난 가치를 지녔다. 실제로는 C30의 판매는 상승세를 타지도 못했다. 영국 볼보의 한 관계자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스타일에 이끌려 볼보 매장을 방문한 가망 고객들은 차를 시승해보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구입은 못하겠네요. 볼보 차라서’
XC90으로 꽤 성공을 거둔 볼보로서는 1992년 850 출시와 함께 새롭게 거듭났음에도 1970년대와 1980년대의 이미지가 여전히 확고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 충격이었다. 볼보는 여전히 각진 왜건과 교외 주말농장 및 건전한 생활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잠재적 고객들은 여전히 이웃 사람들에게 그들이 볼보를 산 이유를 설명하기를 두려워했다. 사브 역시 고유의 전통적인 개성으로 호평을 얻었음에도 많은 새로운 소비자들을 매료시키는 데 실패했다. 볼보와 마찬가지로 사브는 고유의 이미지를 키우며 예외적인 성공을 거둔 컨버터블이 있었다. 하지만 900과 9-3 컨버터블의 폭넓은 인식은 라인업의 나머지 모델들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사브는 차들이 무겁고 이상해 보인다는 사실을 알고 2003년에 9-3 ‘스포츠 세단’을 선보이며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고전적인 해치백 형식을 버리고 소형 3박스 세단을 내놓았지만 이 역시 돌파구가 되지는 못했다.
사브는 상대적으로 위태로운 상황이다. 대규모 기업의 지원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2012년까지 버틸 수 있는 6억 유로(약 9천280억원)의 현금밖에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소진되면 사브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사브는 또한 거의 모든 미래 모델들로 파생될 독자적인 고유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대부분의 구성요소들은 협력업체들의 제품을 구입하게 되고 엔진은 다른 자동차 메이커에서 가져올 것이다.
최소한의 투자로 차를 만들려는 계획은 흥미로울 만큼 아슬아슬하다. 하지만 사브는 아직 스스로의 입지를 재정비하기 위한 납득할 수 있는 계획을 실질적으로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안전은 유로 NCAP 충돌 테스트 때문에 기본적인 요소가 되었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모든 메이커들의 고려사항이 되었으며, 조만간 거의 모든 엔진들이 터보차저를 달게 될 것이고, 동급 최고 수준의 역동적 주행특성은 한 번도 사브가 추구했던 바가 아니었다. 최신 모델인 9-5는 잠재력이 있지만, 완벽하게 다듬어지지 않았고 일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팔리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것은 사브의 판매량이 보잘 것 없기 때문이다. 사브에는 결정적으로 미래에 대한 진지한 목표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사려 깊고 현명한 스칸디나비아 자동차 산업이 독일차에 밀려 침체된 것은 대단히 부끄러운 일이다. 과거의 틀에 영원히 갇혀있지 않으려면, 스웨덴 메이커들은 앞으로 푼키스와 재미를 현명하게 결합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