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르 사막을 가르는 미니 올포 레이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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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르 사막을 가르는 미니 올포 레이싱
  • 롭 콜라드
  • 승인 2014.10.1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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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CC에 출전하는 레이서 롭 콜라드(Rob Collard)가 자신의 BMW 투어링 경주차 대신 지금까지 만들어진 가장 충격적인 미니, 다카르에서 숙성된 4륜구동 올포 레이싱에 올랐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가장 충격적인 미니를 시승하러 사막으로 여행을 떠나보지 않겠냐는 <오토카>의 전화를 받았을 때, 나는 전화를 채 끊기도 전부터 여권을 찾으려 주변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BTCC(영국 투어링카 선수권 대회)에 이베이 모터스(eBay Motors) 팀 BMW M125i 경주차로 출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전에 나는 핫 로드, 스테이지 랠리, 포뮬러 경주 등 다른 여러 분야의 레이스 훈련을 받았다.

물론 4륜구동 크로스컨트리 랠리카는 아직까지 시도해본 적이 없다. 그리고 지금은 남미에서 열리고 있는 다카르 랠리에서 지난 3년 동안 우승을 독차지했던 미니 올포(All4) 레이싱이야말로 경험하기에 더없이 좋은 차다. 미니로 다카르 랠리 공략을 위한 활동을 하는 엑스레이드(X-raid) 팀은 두바이 외곽의 사막 한가운데에서 시승할 수 있도록 나에게 차를 맡겼다.

달려보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하지만, 먼저 차를 자세히 살펴보기로 했다. 차는 철제 파이프를 결합한 프레임으로 만들어졌는데, 프레임은 컨트리맨 승용 모델과 같은 모습으로 만들어진 탄소섬유 차체 패널 안에 숨겨져 있다.

랠리카의 차체는 승용차보다 400mm 이상 높이 올라가 있고 209mm 더 넓다. 경주용 차의 휠베이스 역시 2,900mm로 300mm 더 긴데, 이는 규정이 허용하는 휠베이스의 최대치다. 규제가 엄격한 또 한 가지 부분은 서스펜션의 상하 운동 범위다. 다카르 랠리 프로토타입은 250mm로 제한되는데, 이는 거친 산길을 고속으로 달리며 수많은 요철을 감당하기에 충분할 정도는 아니다.

네 바퀴 모두에 힘을 전달하는 것은 BMW의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으로, 승용 X3 SUV에서 볼 수 있는 2,993cc 엔진을 개조한 것이다. 흡기 제한장치가 최고출력을 300마력 정도로 제한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71.3kg․m에 이르는 엄청난 토크다.

시퀀셜 기어의 1단을 연결하고 클러치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부터 낮게 깔리는 우렁찬 소리를 느낄 수 있다. 어떤 관점에서 보면, 올포 레이싱은 무척 거친 느낌이고 내가 모는 투어링 경주차만큼 세련되지 않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랠리 경주차와 비슷하다. 그러나 차를 몰고 움직이는 순간, 미소가 얼굴 한 가득 퍼지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두 개의 커다란 터보차저가 돌기 시작하면 차는 휘파람소리를 내며 달려 나간다.

모래언덕을 달리는 것은 무척 재미있다. 엔진 회전수가 낮을 때 모래에 빠져버리면, 페달을 발로 꾹 밟고 있기만 해도 차는 저절로 들어 올려져 마치 호버크래프트처럼 파인 부분을 가로질러 미끄러진다. 놀라운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미니는 대단히 부드럽게 조율되었기 때문에,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앞쪽이 푹 가라앉고 턴인을 아주 훌륭하게 해낼 수 있다. 바위나 나무를 피하고 싶을 때에 무척 유용한 특성이다. 나는 서스펜션이 그런 방식의 운전에 잘 대응하는 것과 그런 상황에서 매우 정확하게 움직이는 데 놀랐다. 물론 고속에서는 아주 매력적인 네 바퀴 드리프트를 해낼 것이다.

내가 모는 경주용 BMW와 다른 점 한 가지는 제동이다. 차를 세팅한 방식대로라면 왼발 브레이크를 쓰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브레이크는 아주 날카로운 느낌이 들지는 않지만, 그것은 내가 포장된 트랙에서 달리는 투어링 경주차의 브레이크에 익숙한 반면 다카르 경주용 차는 모래에서 속도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면에서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동안 내가 몰았던 대다수 경주용 차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내장재를 거의 모두 들어냈지만, 올포 레이싱은 다르다. 램프, 도어 핸들, 유리창 등 기본형 컨트리맨에서 가져온 일부 양산차 부품은 그대로 남아 있지만 예비 부품, 공구, 유용한 장비들은 모든 실내 여유 공간에 담겨 있다.

가장 무거운 것들은 무게중심을 낮추기 위해 최대한 낮은 위치에 놓인다. 이 미니에는 뒤 해치 안에 예비 타이어를 최대 세 개까지 실을 수 있다. 올해 다카르 랠리 우승자인 나니 로마(Nani Roma)는 튼튼하고 무거운 휠은 종종 지붕이나 차체 뒤쪽에 얹기도 하지만, 트렁크 안에 놓아두면 차의 핸들링과 점프한 뒤 착지할 때의 특성이 엄청나게 달라진다고 이야기한다.

차가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은 놀라울 따름이다. 차에 점점 익숙해져서 사막의 모래언덕을 향해 더 멀리 몰고 나가자, 이탈리아 출신인 보조 드라이버는 옆에 앉아 속도를 줄이라고 나에게 이야기한다. 그것은 알맞은 조언이었다. 특정한 속도에 이르게 되면 모래언덕에 있는 움푹 패인 부분을 쉽게 확인할 수 없다. 지형은 언뜻 평평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파워보트를 타고 물 위를 달릴 때와 조금 비슷하다. 평평해 보이는 바다에서도 커다란 파도를 만나 튀어 오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모래언덕 몇 개를 넘어 아주 고운 모래 속으로 주저앉는 것은 늪에 빠져드는 것처럼 신기하다. 다시 힘을 살리면 엔진 회전수가 매우 낮은데도 한순간에 차가 빠져나온다. 굳이 기어를 변속할 필요도 없는데, 엄청난 토크가 그런 상황에서 빠져나오기에 충분한 힘이 되기 때문이다.

47리터 크기인 승용 모델의 연료탱크를 대신해, 올포 레이싱에는 뒤쪽에 360리터 크기의 엄청난 연료탱크를 달았다. 다카르 랠리에 출전하는 모든 차는 사막에서 연료 부족으로 출전자들이 위험에 빠질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최소 800km를 달릴 수 있도록 규정에 정해져 있다.

실내는 내 투어링 경주차에서 느끼는 것처럼 무척 덥지만, 다카르 경주 출전자들은 한 번에 여섯 시간에서 일곱 시간 정도를 달린다는 점이 다르다. 나니 로마를 처음 만났을 때 가장 먼저 느낀 점은 그의 놀라운 힘이었다. 그와 악수를 했을 때,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내 어깨를 거의 탈골시킬 뻔했다. 오늘날의 다카르 경주는 스프린트 레이스에 가깝기 때문에, 드라이버들은 경이적일 정도의 체력을 갖춰야만 한다. 엑스레이드 팀에 만약 미니 경주차 한 대가 남는다면, 나에게 연락을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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