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기록 세운 전기차, 푸조 E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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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신기록 세운 전기차, 푸조 EX1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04.2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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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푸조 EX1은 오직 한 가지 사명을 띠고 있다. 신기록 수립. 창사 200주년을 축하하는 방법치고는 나쁘지 않다

푸조 EX1의 사운드는 정말 놀랍다. 그 이유는 하나만이 아니다. 마치 청천벽력과도 같다. 이 검은색의 낮고 도전적인 물체는 중간쯤 가야 폭발한다. 그전에는 아예 경고음도 들리지 않는다. 시동 모터도 회전하는 엔진도 없다. 그래서 이 차가 달릴 때는 조심해야 한다.

EX1은 비교적 낮고 조용하면서도 복잡한 음조로 흐느낀다. 속도가 붙으면서 음량과 회전수가 점차 올라간다. 처음에는 실내가 아주 고요해 동력이 붙은 네 바퀴가 노면을 움켜잡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뿐이다. 휠스핀은 전혀 없고 토크와 트랙션이 있을 뿐이다.

EX1의 가속이 붙으면서 쌍둥이 모터와 트랜스미션의 잔잔한 소리가 별로 부드럽지 않은 휘파람소리로 바뀐다. 게다가 풀드로틀에서 시속 160km가 넘으면 얼마나 크고 날카로운 비명을 내지르는지 400m 떨어진 거리에서도 들린다. 이렇게 푸조의 최신 프로토타입은 자기 존재를 알린다. 우리는 EX1을 컨셉트카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 모터쇼 스탠드를 장식하는 것 이상의 사명을 띠고 있기 때문. 이 차는 순수하고 타협이 없는 지상속도 기록차다. 2010년에 전기차가 얼마나 빠르고, 가벼우며, 목적에 철저한가를 입증하기 위해 만들었다. 그리고 이미 역사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생일선물
EX1 이야기는 9개월 전에 시작됐다. 푸조의 창사 200주년의 바로 출발시점이었다. “우리는 생일 축하행사에 절정을 이룰 대상이 필요했다” 푸조 디자인 총책 질 비달의 설명이다. “무언가 극적이고 극단적이면서 동시에 전향적이면서 푸조의 역사를 조명할 대상을 찾았다”

비달이 주도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는 고성능 전기차로 과제를 압축했다. 위에서 말한 모든 항목을 채워주기 때문. 파격적이면서 기술적으로 앞섰고, 주목을 끌 것이 분명했다. 동시에 푸조가 속도기록을 세워온 전통과 바로 이어졌다.

1965년 푸조는 FIA(국제자동차연맹)의 디젤차 속도와 내구기록을 자그마치 40개나 깨트렸다. 그 차는 특별히 마련한 경량 404 쿠페. 2010년 초 그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전기차를 만들어 그 성과를 되살리기로 했다. 그처럼 특별한 목표가 바로 이 놀라운 단 한 대의 프로토타입을 빚어냈다. EX1은 앞으로도 결코양산차가 될 가능성은 없다. 푸조는 제작비가 얼마였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재래식 로드카의 규칙과 규정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설계하고 제작했다. 그 존재이유는 속도와 능률뿐이다. 그리고 배기가스라고는 전혀 없이 두 가지를 모두 달성했다.

푸조는 최신 소재를 이용하여 이 차의 실중량을 꼭 750kg으로 묶었다. 배터리를 실으면 1톤을 조금 밑돈다. 배터리는 승객 다리 밑, 그리고 승객 뒤에 있는 실내와 뒤쪽의 액슬 중간에 자리 잡는다. 출력원은 170마력 24.4kg·m 전기모터 2개. 그 중 하나는 노즈에 자리 잡고 앞바퀴를, 다른 하나는 테일에서 뒷바퀴를 굴린다. 그리고 톤당 340마력을 갖추고 회전수 0에서부터 48.8kg·m의 토크를 뿜어낸다. 게다가 네바퀴굴림이어서 포르쉐 911 GTS RS보다 출발부터 잠재적인 성능이 더 크다.  “EX1 기본구조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어려운 작업을 했다” 비달의 설명. “그래서 길이 3.4m의 전기차가 나왔다. 배터리와 모터를 제외하면 무게는 500kg을 밑돈다”

EX1의 카본파이버 벌집 모노코크 보디는 앞쪽에 카본파이버 더블위시본, 뒤쪽이 스윙암형 섀시. 요철을 타고 넘을 때는 엉덩이가 부드럽게 오르내리고, 운전자의 머리 바로 뒤의 한 점을 중심으로 회전한다. 아울러 EX1은 카본파이버 휠에 경량 모터바이크형 링 브레이크를 달았다. EX1은 가볍고, 동시에 공력성능이 뛰어나다. 윈드실드와 스포일러는 없다. 높이는 1m를 약간 밑돌고, 평면으로 보면 눈물방울형. 뒤 트레드는 앞쪽보다 상당히 좁다. 푸조는 아직 공기저항값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0.15cd를 밑돌 수 있다고 본다.

뜻을 품고 출발하다
다른 지상속도 기록차와 마찬가지로 위대한 EX1의 진정한 증거는 성능에 있다. 그리고 지난 주 파리 남쪽 리나-몽틀레리 서킷에서 실시된 성능시험에서 그 첫 증거가 나왔다. 푸조의 이름난 404 디젤 쿠페가 기록을 세운 바로 그 서킷.

몽틀레리에는 경사진 오벌 서킷이 있고, 길이는 약 2.4km. 1924년에 건설된 뒤 거의 재포장을 하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든다. 더구나 지난주 그곳에서 EX1은 전속력으로 달리지 않았다. 아직도 섀시와 기어박스를 가장 알맞게 조정하지 못했기 때문. 그럼에도 0→시속 100km 가속에 3.55초. 0→400m 주파에 14.4초, 0→1km 주파에 28.16초. FIA의 공인을 받는다면, 6개 기준에 따른 세계 최고속 전기차 기록을 이미 돌파했다.

완벽한 조건이라면 EX1이 그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있다고 본다. 0→시속 100km 가속은 3초 이하, 0→400m 주파에 약 10초, 최고시속 160km 이상을 기대한다. 말을 바꿔, 테슬라 로드스터 스포트와 아우디 e-트론보다 훨씬 빠르다. 그러면 EX1은 세계 최고속 전기차인가? 글쎄, 그 주장에 도전하는 차가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지난 10년 동안 EX1은 푸조의 가장 뜻 깊고 괄목할 한 대뿐인 특수차다. 아마도 앞으로 상당한 기간 그런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진정 전례 없는 예리한 목적의식을 가진 매혹적인 기계다. 세계의 주목을 받을 가치가 있다.

글ㆍ맷 선더스(MATT SAUN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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