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GT-R 니스모, 니스모의 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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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GT-R 니스모, 니스모의 정점
  • 닉 캐킷
  • 승인 2014.01.09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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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는 0→시속 97km 가속 2.7초인 닛산 GT-R을 시승하고 나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종류의 운전자를 위한 것이다. “좋습니다. 차가 아주 좋기는 한데, 더 빨리 달리도록 만들 수 없나요?”

모델 이름에서 스카이라인을 떼어내고 지난 6년 동안, 닛산은 점진적인 개선을 통해 이런 목소리 큰 소수자들에게 대응해왔다. 이제 2014년형 모델을 내놓으면서, 닛산은 강렬한 해답을 제시했다. 바로 599마력의 니스모(Nismo) 모델이 그것이다.

GT-R 니스모는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영역에서 더욱 깊이 파고드는 것은 물론이고, 내년에 판매를 시작하게 되면 매우 커진 닛산의 튜닝 부서 및 경주 팀의 최상위 모델이 되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 생산될 대수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닛산은 연간 200대 이상 생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영국에 들어올 수 있는 차는 그 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곧 발표될 가격이 12만 파운드(약 2억810만원)에 이르리라는 예상에서도 알 수 있듯 엄청난 프리미엄을 안고 있으면서도, 수요가 공급을 훨씬 더 늘릴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이 타당하다. 닛산 마케팅 부서는 이야기가 무성한 뉘르부르크링 랩 타임 7분 8초의 기록으로 이미 마니아들을 자기편으로 만들었지만 -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 나중에 바로잡겠지만 놀라운 수치다 ― 발표된 기술적 변화들의 한결같음도 마찬가지로 주목할 만하다.

우선, 절망스러울 정도로 관심이 없는 비전문가가 아니라면 기본형 2014년 모델을 니스모 모델로 착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최저 지상고는 변하지 않았지만, 공기역학적 개선 덕분에 고속에서 무게중심이 낮아졌고 이미 공격적인 기본 형태는 훨씬 더 사악한 기계의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탄소섬유가 추가된 데에서는 일본 슈퍼 GT 경주 차에서 배운 교훈을 읽을 수 있다. 더 넓어진 앞 범퍼(와 드러나지 않는 차체 하부 커버), 길어진 뒤 범퍼, 훨씬 더 화려한 모습의 뒤 스포일러는 탄소섬유 소재로 만들어졌다. 이들은 GT-R의 공기저항수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100kg의 다운포스를 추가로 만들어낸다.

늘어난 공기 흐름을 처리하기 위해 빌슈타인 댐프트로닉(Bilstein Damptronic) 댐퍼와 캐스터 움직임을 키우도록 앞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에 새로운 어퍼 링크를 쓴 것은 물론, 튼튼한 허브 볼트와 17.3mm 중국식 뒤 안티롤바 등 맞춤 개발된 서스펜션 설정을 조율했다. 이들은 자연스럽게 강성과 안정성 향상, 그리고 훨씬 더 뛰어난 수준의 접지력에 기여했다. 약간 더 넓어진 앞쪽 20인치 알로이 휠에 끼워지는 맞춤 제작 던롭 타이어의 도움도 결코 적지 않다.

미국산 타이어가 멈추지 않고 달리도록 하는 것은 이전과 같은 일제 V6 3.8L 휘발유 엔진이지만, 이전에 GT3 경주차를 위해 남겨두었던 더 크고 유량이 큰 터보차저로 꾸며진다. 점화시기가 개선(니스모가 프로그램한 ECU 덕분이다)되고 연료펌프 용량이 더 커지면서 최고 출력은 기본 모델보다 51마력 높아졌다.

이미 나와 있는 GT-R 때문에 엄청난 가속에 둔감해진 소비자들에게 극단적으로 더 큰 성능을 안겨주기에는 그리 엄청난 수치로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효과는 출발하자마자 느껴진다. 니스모가 손질한 부분에서 극적인 성격 변화는 전혀 읽을 수 없다. V6 엔진은 여전히 기어비가 같은 6단 기어마다 화끈함을 이어가며 올곧은 추진력으로 질주한다. 가속은 더 자유롭고 빠르면서도 네 바퀴의 동력분배는 안정적이다.
 

아직,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아직 측정하지 못했다”고 무표정한 얼굴의 엔지니어는 이야기했다) 기본 모델보다 조금 더 빠를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더 영리해진 두뇌와 강력해진 터보차저를 사용하고도 향상된 토크는 겨우 2.2kg•m(66.5kg•m으로 올라갔다)에 불과하다. 니스모 모델은 커브 사이를 누비는 괴물 같은 모습을 현실적인 성능으로 훨씬 더 충실하게 표현할 것이다.

그래도 터빈이 크게 손상될 만큼 니스모 모델의 속도를 줄일 필요는 없다. 코너 정점의 직선에 가까운 부분을 처리하는 GT-R의 전설적인 능력은 신비로움에 이르렀다. 유순함을 높은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 세심하게 손질한 2014년형 기본 모델을 시승한 직후에 몰아본 결과, 튜닝 버전은 두 배 더 공격적인 느낌이다.
 

GT-R은 무겁다는 느낌을 잃지 않았지만 ― 차의 크기도 크고, 니스모 버전은 겨우 20kg 더 가벼울 뿐이다 ― 탁월한 강도(와 더 중요한 제어특성) 덕분에 기본형 모델보다 좀 더 민첩하게 완성됐다. 차체구조의 강성을 높여주는 새로운 접착 공정이 향상된 정밀도를 뒷받침해, 주행 접지력을 한계점까지 이끌 수 있게 해준다. 언더스티어를 꾸준히 억제하는 특성은 레이스 모드에서 뒷바퀴가 헛도는 것을 의도적으로 내버려두는 것과 더불어, 한계를 추구하는 잠재적 성능을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차체 뒤쪽이 운전자가 이성적으로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미끄러지게 해준다.

그리고 보면, 언뜻 니스모 모델은 약속한 그대로 GT-R이면서도 그 이상인 것처럼 느껴진다. 이 차를 몰고 더 빨리 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될 것이다. 기록을 갱신해온 명성에 도전하는 것 여부는 더 골치 아픈 일이다. 왜냐하면 이 차는 뉘르부르크링에서 스톱워치를 당혹하게 만든 바로 그 차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영역에 접근하려면 선택 사항을 골라야 하는데, 아마도 그러려면 추가로 6천~9천 파운드(약 1천40만~1천560만원)를 더 치러야 할 것이다.
 

이 차에 트랙 팩(Track Pack)을 더하면 훨씬 더 공기를 잘 다룰 수 있고(더욱 큰 리어 스포일러), 지면을 더 잘 끌어안고(조절식 댐퍼), 더 잘 멈추고(브레이크 패드), 몸놀림이 더 좋아지는(50kg 더 가벼운 무게) 추가적인 손질이 차 전반에 이루어진다. 이것은 궁극적인 GT-R의 모습으로 여겨질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엔지니어들이 서둘러 이야기하듯이 환상적인 랩 타임의 매력은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차의 감각과 응답성과는 거리가 멀다. 이와 같은 주관적 관점으로 보면, 니스모 모델이 매력적인 방법으로 차에 몰입하려는 운전자의 능력을 깎아 내리지 않으면서 어마어마한 능력을 더욱 키웠다는 점에서 우리는 고질라라는 별명의 이 차가 이 차의 광적인 열정에 빠져든 사람들에게 이보다 더 합당했던 적은 없었다고 이야기하겠다.

글: 닉 캐킷(Nic Cackett)

NISSAN GT-R NISMO
0→시속 100km 가속: 2.5초(추정)
최고시속: 305km 이상(추정)
복합연비: 8.5km/L(추정, 유럽기준)
CO₂ 배출량: 275g/km(추정)
무게: 1720kg
엔진: V6, 3799cc, 트윈-터보, 휘발유
구조: 프론트, 세로, 4WD
최고출력: 599마력/6800rpm
최대토크: 66.5kg·m/6800rpm
변속기: 6단 듀얼 클러치 자동
연료탱크: 74L
트렁크: 315L
휠(앞/뒤): 10J×20in/10.5J×20in
타이어(앞,뒤): 255/40 R20, 285/35 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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