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DA NEW HR-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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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DA NEW HR-V
  • 최주식
  • 승인 2019.07.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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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V는 막 다루기에 편안하고 즐거움을 주는 크로스오버다

일본의 소도시에서 운전해본 경험을 떠올려보면 차선이나 도로의 폭이 무척 좁았다. 이래서 경차가 많이 팔리나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일본의 정서가 원래 있던 길을 잘 안 바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새로운 길을 내기 위해서는 오래된 집이나 건물을 허물어야 하는데 잘 그러지 않는다는 것. 새로운 길과 도로가 빠르게 늘어나는 우리나라와 대조적인 현상이다. 그만큼 사회 분위기가 보수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일본차도 그런 측면이 있는 것 같다.       

 

혼다 HR-V의 도어를 열고 실내를 마주했을 때 첫 느낌도 그랬다. 약간 옛날 차 분위기가 난다는 것. 7인치 디스플레이 메뉴는 심플하다. 전화, 정보, 오디오, 설정이 있을 뿐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없다. 시승차에 스마트폰 거치대가 달려 있는 까닭이었다. 디스플레이 상단에 자리한 CD 플레이어도 요즘은 사라지는 추세다. 근데 아래쪽 에어컨 공조장치는 터치패널 방식이다. 차라리 다이얼과 버튼으로 구성하는 게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라디오 다이얼도 하나쯤 만들고 말이다. 

 

혼다 HR-V는 지난 2016년 7월 국내 첫 출시되었다. 이번 신제품은 3년 만에 나온 페이스리프트 모델이지만 화장을 고친 코스매틱 체인지에 가까워 보인다. 외관에서의 변화는 앞모습에 집중되는데 시빅 스포츠처럼 솔리드 윙 타입 다크 크롬 프론트 그릴이 적용되었다. 이를 통해 앞모습이 한층 견고해진 인상이다. 후면부에서는 앞의 분위기에 맞춰 턴 시그널과 렌즈 컬러를 그레이 톤으로 변경한 정도. 도심형 SUV에 어울리는 모던한 분위기로 화장을 고친 셈이다.    

실내에서는 더블 스티치로 마감한 천공 가죽시트가 새롭다. 더불어 1열 시트는 숄더 라인과 쿠션을 개선해 착좌감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시트에 앉으면 일단 편안하고 적당한 높이가 주는 시야가 괜찮다. 플라스틱 소재가 눈에 띄는 내장재는 고급스럽지는 않아도 허술한 느낌은 없다. 조립품질에 빈틈은 없어 보인다. 브리지형 콘솔 아래에는 USB 포트가 자리하고 조그만 수납공간이 있다. 듀얼 컵홀더는 깊숙한데 중간에 접이식 칸막이로 쓰임새를 높였다. 뒤로 밀려난 콘솔박스는 좀 작다.         

 

실내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아니지만 조립품질이 좋아보인다
속도계를 중심으로 한 계기판은 눈에 잘 들어온다
콘솔은 기능적이지만 수납공간이 크지는 않다

자세를 잡고 시동을 걸면 일단 운전하기 좋은 레이아웃임을 알게 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없지만 계기판 중앙에 큼직하게 자리한 속도계가 운전 집중도를 높여주는 느낌이다. 좌우에는 6500rpm부터 레드존이 표시된 가솔린 엔진의 특성과 50km/L까지 표시해 연비운전을 유도하는 그래픽으로 어느 쪽이든 선택하라는, 또는 상황에 맞춰 운전하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뉴 HR-V의 엔진은 직렬 4기통 1.8L 143마력으로 이전 그대로다. 이 엔진과 매칭되는 무단변속기(CVT)가 보다 정교해졌다는데 그 속은 잘 모르겠다. 아무튼 파워트레인의 변화는 거의 없는 셈이다. 이콘(ECON) 버튼을 누르고 가속을 시작하면 엔진음이 커지는 만큼 속도는 따라가지 않는다. 가속을 억제해 경제운전을 유도하는 모드이기 때문이다. 이 버튼을 해제하면 소리는 잦아들고 가속은 좀 더 쉬워진다. 항속에서는 조용하고 부드럽게 움직이지만 고속으로 진입하면 소리가 거칠어진다. CVT의 한계도 있고 4300rpm에서 발휘되는 17.5kg.m의 최대토크가 빠르게 가속할 때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속으로 진입한 이후에 좀 더 편안해지는 이유일 것이다.  

 

달리기는 속도가 좀 붙은 다음에 활기차다
17인치 타이어는 무난하다

 

사실 여기까지라면 주행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하지만 D 아래에 자리한 S(스포츠) 모드로 기어 레버를 당기면 분위기는 달라진다. 포인트는 수동 모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패들 시프트를 이용하면 자동 7단 프로그램으로 작동되어 확실한 시프트업, 다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평범한 크로스오버에서 스포티한 해치백으로 변화하는 주행감각이 재미있다. 스티어링 무게감은 적절하고 핸들링 반응은 정확하다. 전반적인 주행은 단단하고 매끄럽게 이어진다. 편안한 승차감과 더불어 안정감이 좋아진 느낌은 기본적인 섀시 구성이 탄탄하기 때문이지만 달라진 시트가 그런 기분을 더해주는 듯하다. 이는 도심형 성격의 차지만 장거리 여행에도 편안함을 줄 것이라는 이야기다.      

 

1.8L 143마력 엔진은 CVT와 매칭된다

여행에서 편안함을 더해주는 요소라면 공간을 빼놓을 수 없다. 짐을 처리하는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는 경험해보았다면 공감할 것이다. HR-V의 가장 큰 특징은 ‘센터 탱크 레이아웃’(Center Tank Layout) 설계를 통한 실내 구성이다. 보통 뒷시트 아래에 놓이는 연료탱크를 앞시트 아래로 옮기면서 실내 뒷부분의 공간 활용성을 크게 높인 것이다. 차체 크기에 비해 넓은 실내를 만든 비법이다.    

 

뒷좌석은 특히 레그룸이 넉넉하다

뒷좌석에 타보면 우선 레그룸이 넉넉하다는데 놀란다. 헤드룸 역시 여유 있다. 하지만 정작 놀라게 되는 것은 6:4로 나뉘는 뒷좌석 한쪽 또는 양쪽 모두를 마치 폴더폰처럼 접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매직 폴딩 시트 기능이다. 여행용 캐리어와 자전거, 유모차나 가구 등을 손쉽게 실을 수 있는 기능은 실생활에서 매우 유용하다. 바닥이 낮고 천장이 높은 트렁크와 2열 시트를 모두 앞으로 접게 되면 그 활용도는 더욱 높아진다. 물론 이전부터 있던 기능이지만 HR-V의 가장 큰 장점이 여기에 있음을 확인한다.

 

매직 폴딩 시트는 일상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HR-V의 실내가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조립품질이 좋아 보인다는 것은 앞서 언급한 부분이다. 이 맥락에서 본다면 차에 흠집이라도 날까봐 연연하지 않고, 막 다루기에 편안하고 즐거울 수 있는 차가 아닐까. 특히 일상에서 장비나 짐을 싣는 경우가 잦다면 잘 맞을 것이다. 

 

HR-V의 장점은 공간 활용성에서 두드러진다

앞바퀴굴림에 CVT 구성의 HR-V는 SUV라기보다 크로스오버에 가깝다. 그런데 공간 구성, 즉 유틸리티로 보면 SUV로서의 강점이 두드러진다. 사실 이런 부분이야말로 세단과 SUV의 결합이라는 크로스오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다. 아무튼 시장에서는 콤팩트 SUV 부문에서 경쟁한다. 그 경계를 나누는 일이 무의미하긴 하지만 동급 세그먼트에서 가격비교가 되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3190만원이라는 가격표가 4년 전에 나왔을 때보다 인상된 것은 아니지만 이 세그먼트에서 가격이 높게 여겨지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혼다코리아는 HR-V 신차구매와 관련해 100만 원 정도의 프로모션 혜택을 준다는데, 차라리 2990만 원이라 할지라도 3천만 원 이하로 나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스포츠 모드에서 수동변속을 적극 활용하면 운전 재미가 살아난다

FACT FILE  HONDA NEW HR-V
가격    3190만 원
크기(길이×너비×높이)    4350×1770×1605mm     
휠베이스    2610mm                                
엔진    직렬 4기통 SOHC 1799cc 가솔린       
최고출력    143마력/6500rpm        
최대토크    17.5kg·m/4300rpm       
변속기    CVT(무단자동변속기)          
최고시속    na 
0→시속 100km 가속    na
연비(복합)    11.7L/km
CO₂배출량    141g/km  
서스펜션(앞/뒤)    스트럿/토션 빔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앞/뒤)    모두 215/55 R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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