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의 길, 개발 주역들이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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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의 길, 개발 주역들이 말하다
  • 최주식
  • 승인 2019.06.0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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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명 DN8 개발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여 신형 쏘나타가 특별한 이유에 대해 말했다

“DN8을 개발하면서 과거 쏘나타가 짊어졌던 그 모든 통념으로부터 자유롭고자 했습니다.”


중형차 프로젝트의 착수에서부터 실행, 종료까지 총괄업무를 맡고 있는 손병천 책임연구원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한마디로 현대를 대표하는 핵심 모델이자 한국 중형 세단의 상징이기도 한 쏘나타를 개발하면서 느꼈던 무게감을 표현한 것이다. Y1 프로젝트로 1985년 10월 출발선에 선 쏘나타 시리즈는 오랜 시간 명성과 더불어 시기와 우여곡절의 시간을 보냈다.

 

3세대 플랫폼은 차체와 앉는 자세가 낮아지고 파워트레인을 조금 뒤로 옮겼다

“93년 5월에 나온 3세대 쏘나타는 S자가 사라진 오나타(ONATA)로 돌아다닌 시기였습니다.” 당시 쏘나타의 첫 S자를 갖고 있으면 서울대 간다는 속설 때문이었는데, 그만큼 국민차로 오랜 세월 함께 해왔다는 에피소드 중 하나다. 세대별 스토리를 소개한 손 책임연구원은 7세대 LF가 정적인 디자인으로 나오면서 젊은층을 빼앗기는 계기가 되었다고 진단했다. 다소 파격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8세대 쏘나타의 개발 배경이다.

 

지난 5월 14일 남양연구소 내에서 열린 쏘나타 개발진 좌담회

베스트셀러의 후속모델을 개발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과제다. 더욱이 30여 년 동안 국민차로 사랑받아온 모델이라면 더더욱 부담이 클 것이다. 하지만 이번 8세대 쏘나타는 단순한 부담의 차원이 아니라 아예 판을 새로 짜야 했다. 쏘나타가 담당해온 패밀리카의 역할이 이미 SUV로 넘어갔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리고 너무 흔해진 이름의 쏘나타라는 브랜드를 업그레이드해야 했다. 그래서 Y 세대(1980년대~1990년대 중반 출생 세대)를 타깃으로 ‘가심비’(가격대비 마음의 만족이 큰 소비형태)에 집중했다. 쏘나타 고객층이 젊어지고 있다는 것은 빅데이터로 확인했다. 

 

신형 쏘나타는 다중골격 구조로 엔진룸을 만들어 충돌에너지를 분산시켰다

“Y 세대는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은 세대입니다. 스마트폰과 유사한 인터페이스로 만들어 운전중 사용이 익숙하도록 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도어를 열고 원격주차를 할 수 있게 만든 것도 그래서입니다”  


손병천 책임연구원의 설명이 이어졌다. 현대는 새로운 쏘나타를 위해 3세대 플랫폼을 첫 적용했다. 이전 세대보다 높이가 30mm 낮아졌고 길이는 45mm 길어졌다. 그랜저보다 겨우 30mm 짧을 뿐이다. 그만큼 공간이 커졌다. 브랜드 업그레이드를 위해 볼륨이 큰 택시 시장도 과감하게 포기했다는 데서 쏘나타의 부활에 얼마만큼 공을 들였는지 엿볼 수 있다. 신차가 나오고 그 개발을 담당했던 연구원들과 대담할 수 있는 자리가 거의 20년 만에 이루어진 배경이기도 하다(여러 자동차 잡지를 대상으로 한 이번 좌담회는 지난 5월 14일, 남양연구소 범용시험장 한쪽에 자리한 회의실에서 진행되었다). 

 

차로 유지 보조 등 여러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신형 쏘나타는 차체의 비례와 구조, 기술, 스타일링 측면에서 차의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담았습니다. YF와 LF에도 있던 사이드 크롬 라인이 DN8에서 램프와 연결된 것은 기술적인 향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외장담당 이지헌 책임연구원이 디자인에 대해 말했다.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트니스’의 개념이 좀 어렵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람의 곡선을 떠올리면 쉽다고 답했다. 운동으로 균형 잡힌 인체의 여러 라인을 프론트 그릴 디자인 등에 녹여냈다는 것. 포인트는 따로따로가 아닌 하나로 녹여내는 것이다. 큰 구의 엣지처럼 서로 다른 성격을 조화시켰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테일램프의 에어로 핀은 스포일러 기능으로 공력개선에 도움을 준다. 처음에는 구멍을 내 바람을 통하게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고.

 

LED 주간주행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라이트가 꺼져 있을 때는 크롬 가니시로 보여지는데, 켜면 그라데이션으로 불이 들어온다. 신형 쏘나타의 시그니처가 되는 부분으로 원하는 효과를 내기 위한 실무작업이 무척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한편 실내에서 오토 에어컨을 켜면  무조건 풍량이 8단으로 나왔으나 이제는 3단계로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도 새로 알게 된 사실이다. 내비게이션도 무선으로 업데이트 할 수 있게 되었다.


플랫폼패키지개발팀의 양동수 책임연구원이 3세대 플랫폼에 대해 요점정리를 해주었다. 프론트 오버행 축소, 후드 하향, 카울 포인트 후방이동, 전고 하향, 착좌 하향, 휠베이스 증대, 대구경 타이어, 파워트레인 후방이동 등이다. 

 

라이트에서 크롬으로 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해 일체감을 줬다

안전성능개발1팀의 박운진 책임연구원은 ‘자리’를 걸고 안전성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엔진룸을 다중골격 구조로 만들어 충돌 시 차체가 흡수하는 충돌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분산시켰다는 것. 특히 스몰오버랩 충돌 시 휠을 차체 바깥쪽으로 이동시키는 거동제어 기술을 추가 적용해 탑승자의 부상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이러한 회피거동은 볼보 S60, S80, XC60, XC90과 어큐라 TL, 쉐보레 에퀴녹스와 말리부, 링컨 MKZ 등 일부 모델에만 쓰인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현대는 엔진 개발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쏘나타에 얹힌 2.0L 스마트스트림 엔진의 특징과 출력이 조금 부족하다는 의견에 대해 물었다. 파워트레인프로젝트팀으로 마이크가 넘어갔다.

 

젊은 층을 겨냥해 디지털키를 적용했다

“이번 쏘나타는 제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콘셉트로 시작했고, 엔진 또한 현대만의 방향성을 가져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약 5년 동안 엔진 설계를 백지상태부터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기존에는 터보차저 등을 얹는 다운사이징 방식을 썼다면, 이제는 차에 맞는 적합한 엔진을 탑재하는 ‘라이트사이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출력은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고 연비를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전체적으로 연비가 8% 이상 향상되었습니다.” 


신차개발에서 항상 화두가 되는 라이드 앤 핸들링 즉 ‘승차감이냐 조종성능이냐’에 대한 질문도 빼놓을 수 없다.   

보스 오디오 시스템을 처음 장착했다

“패밀리카는 아빠차라는 제약으로 ‘펀 투 드라이브’를 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이제 그 역할을 SUV에 넘겨준 상황에서 승용은 자기 자리를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섀시 관점에서 주행성능의 기본기 설정에 집중했습니다. 직결감과 즉각적인 반응성을 높여 핸들링 성능이 무척 좋아졌습니다. 승차감이 약간은 단단하지만 확실하게 제어가 되는, 차를 제어하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디자인에도 걸맞고 약간의 편안함과 가끔씩 즐길 수도 있는 그런 승차감과 핸들링 성능을 구현하고 싶었습니다” 

 

2.0L 스마트스트림 엔진은 연비가 크게 향상되었다

8세대 쏘나타는 확실히 이전 세대와 구분되는 특별함이 많은 차다. SUV의 시대에서 중형 세단의 가치를 높이려는 현대의 노력은 일단 긍정적으로 보인다. 차급을 넘어서는 고급 장비를 많이 갖추었고 개별적인 옵션 선택 폭을 넓혔다는 점도 달라진 변화다. 그만큼 적극적이다. 하나같이 자신감 넘치는 개발 연구원들의 자세에서 제대로 만든 ‘물건’이 나왔음을 확인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앞으로 그들이 써내려갈 다음 페이지가 기대되는 이유다. 

글·최주식

 

 

국민차, 현대 쏘나타의 34년 역사

34년간 8번의 큰 변화를 거치며 달려온 쏘나타의 시작부터 현재까지를 돌아봤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1세대부터 7세대까지

쏘나타는 현대차의 최장수 브랜드로서 그 자체로 우리나라 자동차 역사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우리나라는 소득 수준의 향상으로 더 나은 삶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중형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에 현대차는 1983년 5월 포니에 이은 제2의 고유모델이자 자체 개발 중형차인 ‘스텔라’를 선보이게 된다. 1.4L, 1.6L 엔진으로 출시된 스텔라가 큰 인기를 끌자 현대차는 1985년 11월 스텔라의 기본 차체에 1.8L, 2.0L 2종의 시리우스 SOHC 엔진을 탑재한 소나타를 출시하게 된다.


소나타는 자동 정속주행장치, 파워 핸들, 파워 브레이크, 자동조절 시트, 전동식 리모컨 백미러 등 당시로는 파격적인 첨단 사양들을 대거 적용하고 5단 변속기를 장착했다. 이듬해인 1986년에는 이름의 어감 때문에 지금의 ‘쏘나타’로 바꾸게 된다.


1988년 선보인 2세대 쏘나타는 국내 최초로 자체 디자인이 이뤄진 모델로, 중형차의 상징이던 뒷바퀴굴림 방식을 버리고 앞바퀴굴림 방식을 적용했다. 개발 당시부터 수출 전략형 모델로 개발된 2세대 쏘나타는 국내 최초로 미국에 수출되었다. 


2.5세대라고 할 수 있는 뉴 쏘나타는 기존 모델의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곡선을 더한 디자인으로 출시됐다. 이 시점부터 현대의 CI가 변경되면서 새로운 엠블럼이 적용되었다. 그리고 중형 택시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LPG 택시도 판매되기 시작했다. 역대 쏘나타 중 최초로 ABS가 적용됐으며, 처음으로 월간 판매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1993년에는 3세대 모델인 쏘나타II를 출시했다. 역대 쏘나타 시리즈 중 최고로 꼽히는 파격적인 디자인의 모델로, 접이식 사이드 미러, SRS 에어백, ABS, 전자식 서스펜션 등의 최신 기술이 투입됐다. 출시 33개월 만에 60만 대나 팔리며 중형차의 대중화 시대를 이끌었다.


쏘나타 II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쏘나타 III는 1996년 처음 선보였다. 쏘나타에서는 처음으로 TCS가 적용된 모델이다. 출시 이후 쏘나타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하며 ‘국민차’로 자리매김하는데 기여했다.


4세대 모델인 EF 쏘나타는 1998년에 발표됐다. 독자 기술의 175마력 2.5L 델타 엔진과 전자제어 4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고, 경량화된 엔진을 통한 높은 연비, 충돌 안전성, 우수한 승차감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름의 ‘EF’는 프로젝트명으로 ‘Elegant Feeling(우아한 느낌)’이란 의미를 담았다. 이를 위해 파격적인 사이드 캐릭터 라인과, 볼륨과 날카로움을 함께 담은 리어 디자인을 적용했다. 이후 페이스 리프트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뉴 EF 쏘나타가 2001년에 발매됐다.


5세대 쏘나타는 NF 쏘나타로 잘 알려져 있으나 출시명은 ‘쏘나타’였다. 2004년 9월 출시됐으며, 새롭게 개발된 2.0L, 2.4L 세타 엔진이 탑재됐다. 현대차의 개발 역량을 쏟아 만든 이 세타 엔진은 초기 현대차에 엔진을 공급한 미쓰비시를 비롯해 크라이슬러에도 역수출될 만큼 성능을 인정받았다. 2005년부터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 준공을 통해 미국 생산을 시작, 본격적인 북미 시장 공략의 초석이 됐으며, 2006년에는 역대 쏘나타 중 최초로 디젤 엔진이 탑재되었다.


2007년의 쏘나타 트랜스폼은 5세대 쏘나타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로, ‘변화를 위한 진화’라는 슬로건 아래 개발됐다. 쏘나타 중 처음 펫 네임을 적용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2세대 세타 엔진을 얹어 기존보다 출력이 강화됐으며, 달라진 인테리어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09년 출시된 6세대 모델인 YF 쏘나타는 새로운 디자인 철학 ‘플루이딕 스컬프처’가 적용되며 과감하면서도 스포티한 디자인을 보여줬다. 특히 기존의 세단형 스타일이 4도어 쿠페 스타일로 바뀌며 30대부터 50대까지 폭넓은 고객층에게 두루 호평 받으며 큰 인기를 얻었다.


2011년 5월에는 국내 최초 중형 하이브리드인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며 친환경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다음 세대 모델인 2014년 LF 쏘나타는 YF 쏘나타에 이어 ‘플루이딕 스컬프처’ 디자인 철학이 적용된 두 번째 모델로, 국산 중형차로는 최초로 차간 거리 자동 조절 기능과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등 주행 보조 시스템이 적용됐다.


LF 쏘나타 출시 이후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고객들이 선정한 내수용 차와 수출용 차 각 1대씩을 한자리에 모아 정면으로 충돌시키는 테스트를 공개적으로 실시하며 안전성에 대한 신뢰감을 강화하기도 했다.


34년간 끊임없는 진화를 통해 발전해온 쏘나타, 이제 8세대를 맞이해 환골탈태하며 중형 세단의 역사를 새로 써내려가고자 한다.

 

글·송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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