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코어 매치, 포르쉐 카이맨 R vs 로터스 에보라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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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코어 매치, 포르쉐 카이맨 R vs 로터스 에보라 S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07.2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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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가 마침내 더 가벼운 R로 카이맨의 족쇄를 풀고, 로터스는 한층 강력한 S로 에보라를 업그레이드했다. 어떤 차가 더 뛰어날까?

카이맨의 차체 중앙에 엔진이 놓인 것은 이론상 911보다 더 핸들링이 뛰어나고 기술적으로 탁월한 차가 될 수 있었음을 뜻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더라도 포르쉐에서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포르쉐는 차체 뒤에 엔진이 올라간(그리고 더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이 분명한) 라인업 최상위 형제 모델을 위협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카이맨이 지닌 모든 가능성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절대로 허락하지 않았음을 말없이 인정한다.

로터스 에보라는 나름대로 더 중요한 것이 분명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에보라는 로터스가 모든 능력을 쏟아 부은 차이지만, 충분히 완성도가 높지 않았다. 에보라는 2009년 <오토카>의 연례 핸들링 비교시승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뒤이은 로드테스트에서는 별 4개밖에 얻지 못했다. 대부분의 기준에서는 제법 훌륭한 기록을 냈지만, 그처럼 화려한 주행 특성을 지닌 차로서는 일반적이지 못한 결과였다. 이 차는 로터스의 핸들링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알맞지만, 또한 구동계 및 실내와 관련된 문제들을 못 본 척 넘어가려는 사람들에게도 어울린다. 그리고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아마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지면에 소개되는, 각각 R과 S라는 문자가 뒤에 붙는 두 차들은 그런 점들이 부분적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부분적이라고 전제하는 이유는 포르쉐의 경우 절대 ‘전체적’으로 바뀔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5만1천731파운드(약 9천210만원)인 카이맨 R은 카이맨 GT3보다는 카이맨 S ‘플러스’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출력은 겨우 11마력이 높아진 331마력으로, 기본형 911 카레라 2보다 여전히 다소 낮다.

하지만 진정한 변화는 다른 곳에서 이루어졌다. 카이맨 R은 일반적인 카이맨 S보다 54kg을 감량했고, 이번 비교시승을 치른 앵글리아 지방으로 이동하면서 방음처리가 삭제된 것이 감량에 일조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도어가 열린 상태인 것 같은 소리가 난다. 기억을 되살려보면 지난번 카이맨 S를 시승했을 때보다 바람, 노면, 엔진 소리가 더 크다. 알루미늄 도어에서도 일부 무게를 덜어냈을 것이다. 나머지 50kg의 일부는 에어컨과 오디오를 떼어낸 데에서 비롯된다. 휠 역시 현재 포르쉐에서 가장 가벼운 것(복스터 스파이더와 공유한다)을 끼웠다. 필자가 느끼기에는 그 부분으로 가장 무거운 거품을 걷어낸 것이나 다름없다.

로터스는 에보라 일반 모델보다 전혀 가볍지 않다. 그러나 S의 출력 상승은 토요타가 공급한 V6 3.5L 엔진에 슈퍼차저를 더한 덕분에, 카이맨 R의 것보다 훨씬 더 확실하다. 350마력(911 카레라보다 높다)의 최고출력은 71마력이 높아진 것으로, 카이맨과는 달리 매우 중요한 요소다.

로터스의 손질은 섀시에도 이루어졌다. 약간 더 접지력이 높은 것은 분명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뒤쪽의 롤링이 줄었으며 직진 가속 때의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그러나 에보라에서 승차감 및 핸들링이 문제가 되었던 적은 전혀 없다. 우리는 에보라가 더 강력한 힘을 감당할 수 있었음
을 알고 있었다. 이제 그것이 실현된 것이다.

처음부터, 에보라는 가격에 어울리는 더 좋은 실내도 필요로 했다. 지금은 어떨까? 사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현재로서는 제작 방식에 다소 문제가 있지만, 이번 테스트를 위해 본거지에서 동쪽 지방으로의 불합리하지는 않은 먼 여정을 달리는 동안,여전히 몇몇 부분은 개선될 수 있었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계기류는 잘못 배치되었고 햇빛 아래에서는 읽기가 힘들다. 스위치들은 스티어링 휠에게 가려진다. 페달들은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 그리고 포르쉐에서 문이 열린 것 같은 소리를 느낀다면 로터스도 마찬가지다. 에보라의 압출성형 알루미늄 섀시 구조는 마치 카펫을 깔아놓은 느낌이다. 그리고 시트가 가죽으로 덮여 있고 탄소섬유 구조로 된 포르쉐의 것보다 더 편안해야 당연함에도, 실제로는 카이맨의 운전자세가 더 탁월하다.

포르쉐의 실내는 전체적으로 다른 독일산 해치백의 실내에서 볼 수 있는 주류다운 마무리의 소재들로 덮여 있기 때문에 더 현대적이면서 더 성숙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필자라면 일부 차체색 내장재를 선택할지 확신할 수 없지만, 선택사항인 에어컨과 오디오는 남겨두고 싶다. 트랙데이를 즐기는 애호가라고 하더라도, 벨기에 스파 프랑코샹까지 여행을 떠난다면 도버에 도착하기도 전에 그것들을 선택하지 않았음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1,295kg짜리 카이맨에서 54kg을 덜어낸 것이대단하게 여겨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대단하다. 탱크를 가득 채울 만큼의 휘발유나 몸집이 아주 작은 동반자에 해당하는 무게다. 그러나 만약 카이맨 S와 R을 일렬로 몰아본다면, 그 차이는 10마력을 더 얻었거나 엔진 반응이 개선된 듯한 느낌을 줄 것이다. 분명한 것은, 달리는 느낌에 있어 조금 더 화끈하다는 것이다. 가속 역시 빠르다. 0→시속 100km 가속은 5.0초라고 하는데 대개 포르쉐의 주장은 보수적이다.

나아가, 카이맨의 엔진은 최고다. 3.4L 수평대향 6기통 엔진 소리는 날카롭고 울림이 있으면서 부드럽다. R 모델에는 포르쉐의 6단 수동변속기에 재빠르게 변속할 수 있는 짧은 기어 레버가 기본으로 달린다. 정말 아주 짧고 움직임이 약간 가볍기 때문에, 충분히 긍정적이고 정확하기는 하지만 가장 만족스러운 변속감은 아니고 잘못 변속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에보라의 변속보다는 훨씬 낫다. 이 점이 안타까운 이유는 에보라가 꽤 빨리 달리는 차이기 때문이다. 본지 로드테스트에서 연료를 거의 가득 채우고 두 명을 태운 상태로 직진 가속을 측정해본 결과, 0→시속 97km 가속에 4.36초가 걸렸다. 구동력, 엔진 반응과 출력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형편없는 변속기다.

앞으로 나올 로터스 차들에는 트윈 클러치 변속기가 쓰이리라 확신하고 있지만, 지금의 토요타제 수동변속기는 능력의 한계점에 와 있을 뿐 아니라 6만 파운드(약 1억680만원)짜리 차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A11 고속도로에 있는 로터리를 빠져나오면, 포르쉐의 구동계는 카이맨을 다루기에 더 좋은 차로 만든다. 로터리로 들어설 때에도 마찬가지다. 바로 이 카이맨 R에는 5천463파운드(약 970만원)짜리 옵션이지만 훌륭한 포르쉐의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가 달려 있다. 이 브레이크는 브레이크 페달 조작감이 단단하지만, 브레이크를 믿고 기어를 아랫단으로 옮기면 그만큼 편안하다.

로터스의 스틸 디스크는 훌륭하게 페이드 현상을 막아내지만 페달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부분에서 약간 출렁이기 때문에 부드럽게 속도를 줄일 때에 문제가 된다. 드로틀 반응도 마찬가지(포르쉐보다는 반응이 약간 늦다)이지만 급제동 때와 아랫단으로 변속할 때에는 훌륭하고, 다시금 변속이 거치적거린다.

우리가 서포크에 도착할 때까지, 더 만족스러워 한 것(더 덥고 더 지루했겠지만)은 포르쉐에 함께 탄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로터스가 섀시에 불어 넣을 수 있는 마법을 잊고 넘어가는 것은 그리 쉽지는 않다. 로터스의 근거지에서 차를 몰아보면 장점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어디서 몰아보더라도 제 역할을 해낸다. 몇주 전, 미라(MIRA)에서 계측 테스트를 할 때 <오토카> 전문 테스터이자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차를 골
라내는 비키 패럿은 마른 노면의 핸들링 테스트 서킷으로 움직일 때 이렇게 물었다. “그래도 카이맨보다 정말 뛰어난 차인 것 같죠?” 트랙으로 빠져나가면서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주어진 시간보다 훨씬 빨리 다시 돌아오는 길에서, 우리는 그녀의 이야기가 옳다는 결론을 내렸다.

에보라 S의 섀시는 그만큼 훌륭하다. 지난번에 우리는 이 차를 현재 판매 중인 차 가운데 가장 핸들링이 뛰어나다고 결론을 내렸고, 필자는 그 결과를 믿는다. 그리고 이 차가 달리는 방식은 수많은 고급 승용차들을 부끄럽게 할만하다(벤틀리의 독일 경영진이 체셔 지방에서 몰아야 했던 이후로 아우디 차들이 겨우 승차감이 괜찮아지기 시작했단 얘기가 들리긴 한다). 그리고 서포크 지방의 도로에서 에보라는 아주 감탄할만하다. 앵글리아는 언덕이 많은 곳은 아니지만 움푹 파인 곳과 요철, 구배가 이상한 곳이 많고, 에보라 S는 완벽하게 그들에 동요되지 않았다.

필자에게 있어 그 탁월함의 핵심은 동시에 여러 가지 다른 것들을 하도록 했을 때에도 평정과 함께 의도했던 코너링 라인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코너 진입을 위해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체 앞쪽은 제동력으로 무게가 실리면서 감아 돌기 시작하고, 이어서 대부분의 차들에서 충격이 오거나 스티어링을 교정해야 하는 역구배나 움푹 파인 곳을 만나면 로터스는 스티어링 특성을 잃지 않은 채로 그저 당신이 원래 가려고 했던 곳으로 달려 나간다. 차체는 깔끔하게 통제되고, 든든하게 노면의 느낌을 전달하면서 나쁜 것들은 걸러냄으로써 지금 팔리고 있는 차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스티어링 시스템을 보여준다.

로터스와 경쟁할 수 있는 차는 거의 없다. 이번 시승 때뿐 아니라 다른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물론 로터스보다 더 화끈하게 달리는 포르쉐 - 특히 더 스포티한 모델들 - 에 익숙하지만, 카이맨 R은 고유의 민첩한 섀시 세팅을 갖고 있다. 이 차는 카이맨 S보다 차체가 22mm 낮고 더 단단한 스프링과 댐퍼가 쓰이고, 새로운 에어로 팩은 다른 카이맨보다 차체를 누르는 힘이 더 강하다.

이는 전적으로 튜닝과 더 가벼운 휠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둔한 아스팔트 포장에서는 로터스보다 더 덜컹거리지만 빠르게 제자리를 찾으면서 스티어링은 일반적인 카이맨의 세팅에 비해 더 가볍고, 더 매끄러우면서 마찰감이 덜 느껴진다. 스티어링 감각은 로터스보다 약간 덜 유연하지만, 그 차이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둘 다 좋아할만하지만, 카이맨은 노면 감각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린다. 필자는 카이맨의 완전한 원형 스티어링 휠 림도 훨씬 더 좋다. 도전을 부르는 길에서, 카이맨은 섀시의 추종성이 조금 더 일찍 소모되고 그 능력의 깊이는 약간 덜 놀랍지만, 재미는 결코 덜하지 않다.

카이맨 R에는 차동제한 디퍼렌셜(로터스에는 없는 것이다)이 기본장비로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턴 인을 필요로 할 때 기본형 카이맨이나 더 무거운 로터스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밀어붙여야 반응하기는 해도, 달리는 도중에도 더 빨리 언더스티어 성향을 나타낸다. 얼마나 더 빠른지 확인하기 위해 우리는 두 차를 홈그라운드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로터스의 새로운 헤델 테스트 트랙으로, 그리고 로터스를 MIRA로, 카이맨을 실버스톤의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로 가져갔다.

솔직히, 로터스는 접지력이 더 오래 유지되고 언더스티어가 시작되는 것을 더 오랫동안 버텨낸다. 드로틀로 균형을 훌륭하게 중립적으로 유지할 수 있지만, 브레이크 조작을 유지하거나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에보라는 차체 뒤쪽이 만족스럽게 움직이면서 재미있고 꾸준하게 차체 뒤가 미끄러진다. 더 적극적인 디퍼렌셜 덕분에, 포르쉐는 두 차 가운데 더 예리한 쪽이다. 충분히 빠르면서도 한계까지 밀어 붙이고 언더스티어로 이끄는 데에 충분히 만족스럽다. 그러나 단절적인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비슷하게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거나 제동을 유지할 때에 차체 뒤를 가지고 놀기에 더 낫다. 에보라처럼 노골적으로 재미있는 것은 아니지만, 날카로우면서 반응을 즐길 수 있다.

카이맨 GT3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확실히 매력이 10%에서 15%정도 더 높은 카이맨 S 플러스로서 받아들일 수 있다. 이 부분에서 우리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S 모델인 이상, 에보라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은 거의없다. 기본형 카이맨 S를 놓고 보면, 로터스를 선택하는 사람만큼 갈등하게 될 것이다. 높아진 출력은(더 나아질 수 있기는 하지만) 탁월한 섀시 덕분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고, 나머지 단점들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에보라는 앞으로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만큼 좋은 차다.

반면, 카이맨 R은 여전히 포르쉐 때문에 충분히 빛을 보지 못하는 차다. 가능해진다면 이보다 훨씬 더 나아질 수 있는 차다. 그럼에도 이 작은 부분들은 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 차는 필자가 바랐던 만큼 감탄할만한 첫 카이맨이다. 에보라 S는 핸들링이 탁월한 차다. 카이맨 R은 바로 훌륭한 차 그 자체다.

글 · 맷 프라이어(Matt Pr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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