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 vs 폭스바겐 대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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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 vs 폭스바겐 대회전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06.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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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서트클립(Steve Sutcliffe)의 오토 라이프

“폭스바겐이 알파를 사들일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이 우리 <오토카>가 나오기 전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필자는 이 지면을 허비한데 대해 사과한다. 그리고 여러분은 서둘러 다른 기사로 넘어가리라 믿는다. 하지만 그때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면 이 기사는 더할 수 없이 흥미를 끌 터이다. 매혹적인 신형 알파 4C가 이 난투극의 한복판에 덜컥 내려앉게 되니까 말이다.

표면상 미드십 4C를 둘러싼 핵심적인 의문은 간단하다. 만일 폭스바겐이 끝내 알파로메오를 사들인다면, 4C가 더 좋아질까 또는 나빠질까? 폭스바겐을 지지하는 세력의 논리는 폭스바겐 그 자체와 비슷하게 논리적이고 전적으로 예측 가능하다. 폭스바겐의 소유로 들어가면 4C의 제작품질과 신뢰성이 더 높아진다. 아울러 훨씬 강력한 A/S 조직의 지원을 받는다. 따라서 피아트 산하에 있을 때보다 일반적으로 생산·판매·사후 관리가 한층 치밀해진다는 것. 또 호기심을 자극하는 루머(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으레 추측이 난무하게 마련이다)가 돌고 있다. 폭스바겐이 알파 인수에 실제로 성공하면 포르쉐의 신형 4기통 수평대향 엔진을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그 울타리의 반대편에는 영국 프리미어 리그 축구감독의 몸짓을 하고 있는 알피스티(Alfisti)가 진을 치고 있다. 그들은 한평생 결코 알파 편을 떠나지 않는다. 이들은 알파가 알파이기 때문에 알파를 사랑하는 집단이다. 그들은 아무리 엉망으로 만들고, 운전성능이 중간의 어디쯤을 헤매도 개의치 않는다. 이쪽에서 나오는 주장은 말할 수 없이 격렬하다. 별로 합리적이 아니지만 절절한 애정을 담고 있다.

알피스티는 폭스바겐의 품안에 들어가면 4C가 결국 덤덤한 차로 둔갑하고 말 거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알파에서 개발되고 있는 엔진이나 기어박스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은근히 비치고 있다. 그리고 정열적인 피아트를 떠나 폭스바겐 밑에 들어가면 4C는 사운드와 스타일의 매력이 반감될거라고 지적한다. 중립적인 관점에서 보면 쌍방의 주장이 내세운 열정과 논리는 뻔하다. 하지만 여기서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사실 폭스바겐을 끌어들여 수표를 씌우기 직전에 알파 4C를 내놓은 이유가 무엇일까?

피아트가 알파의 탱크에 될 수 있는 대로 공기를 많이 불어넣으려는 거대한 연막작전으로 보인다. 물론 이 대목은 현 상황을 지극히 냉소적으로 보는 자세라 할 수 있다. 적어도 외형상 이처럼 발랄하고 기술적으로 다양한 4C는 좀 더 고무적인 호응을 받을 자격이 있다. 하지만 자동차산업은 곧잘 고도의 정치적 동물임을 증명했다. 특히 피아트 또는 폭스바겐이 개입된 이 경우는 결코 겉보기처럼 단순하지 않다.

내가 보기에 폭스바겐의 황제 페르디난트 피에히가 알파를 사려는 이유를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 (a) 최근 몇 달 동안 그는 자동차회사를 사들인 일이 없어 몸이 근질거린다. (b) 세아트보다는 알파에서 더 많은 것을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c) 그가 은퇴할 때 8C 컨버터블을 만들어낼 구상을 하고 있다. 또는 4C와 같은 차의 위협이 너무 커 알파를 사들인 뒤 4C를 폐기하려 한다.

알파가 스스로 브랜드 가치를 키워야 할 바로 이 순간 후광 모델을 만들고 있다. 이때를 맞아 알파는 상당히 야심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 4C는 카본파이버 터브와 듀얼클러치를 달고도 4만5천 파운드(약 8천만원) 이하로 팔린다고 한다. 어쨌든 이 사태를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글 · 스티브 서트클립(Steve Sutclif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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