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의 고향은 영국이지만 독일 기술에 의해 완전히 새로운 차로 거듭났다. 달리는 즐거움을 강조하는 브랜드인 BMW는 미니를 단순히 작고 실용적인 패션카에 머물게 하지 않고 특별한 프리미엄 스포츠카로 변모시켰다. 이 전략이 BMW로 하여금 오늘날의 성공적인 미니를 만들어낸 요인이고 이는 BMW 그룹 전체가 승승장구할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는 1,495대가 팔렸다. 이런 인기는 단순히 예쁜 외모 덕분이라는 설명만으로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 고객들의 열광엔 미니만이 줄 수 있는 감성적 특별함이 있다는 것이고 미니는 끊임없이 새로움을 창조하고 고객에게 그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는 뜻이다. BMW 산하에서 미니는 2000년 파리오토살롱을 통해 데뷔한 뒤 2001년 4월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미니의 아버지로 불리는 알렉 이시고니스의 친구였던 존 쿠퍼는 카레이서이자 탁월한 엔지니어로 이름을 날렸다. 아버지 찰스 쿠퍼와 함께 쿠퍼 카 컴퍼니를 설립해 레이싱카를 생산해 F1에서 탁월한 전적을 거뒀던 그는 미니를 개조해 고성능 버전을 만들어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스포츠 모델로 개조된 올드 미니는 WRC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4번의 우승을 이끌어냈고 이것이 오늘날 미니의 고성능 버전 JCW(John Cooper Works)의 시작이다.
미니의 존재감을 극대화시키는 JCW는 미니의 서브 브랜드로 굳게 자리 잡았고 BMW M이나 메르세데스의 AMG 같은 고성능 디비전으로 기능한다. 따라서 생산과 판매, 애프터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여느 미니와 똑같이 이뤄진다. JCW는 특별한 미니 라인업에서도 더욱 특별한 위치에 있다. 쿠퍼 S의 상위에 있는 고성능 버전이면서 JCW만이 줄 수 있는 독특한 감성적 캐릭터가 물씬 느껴진다. 특별한 패키지로 다듬어진 당당한 외관을 대하면 이제 더 이상 미니에게 ‘깜찍하다’ 따위의 외람된 감탄을 내뱉을 수 없을 것 같다.
블랙 컬러에 레드 컬러의 강렬한 조합은 강렬한 자극을 남긴다. 지붕 끝의 독특한 구조의 스포일러와 옆면의 데칼, 붉은색 브레이크 캘리퍼 등은 미니 JCW를 표현하는 외적 장치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특유의 림과 배지, 도어 엔트리 플레이트가 특별함을 더한다. 도어 안쪽의 강렬한 원형 레드 장식을 비롯해 구석구석 흥건한 JCW의 캐릭터가 스포츠 본능을 자극한다.
미니를 타면 늘 그렇지만 시트에 앉아 시동을 걸면 오감이 풍성해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그 느낌이란 매우 직설적이다. 차체 움직임은 몸에 맞춘 듯 명료하고 노면 굴곡은 엉덩이에 딱 달라붙으며 소리는 헤드폰 사운드처럼 귓가에 왕왕댄다. JCW라서 그런가 싶지만 원래 미니의 느낌이 이랬다. 쿨하고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는 쾌활한 막내동생 같은. 에둘러 말하지 않고 뭘 감추려 들지 않는다. 노면을 모조리 읽어내는 딱딱한 느낌도 잠시, 이내 등허리가 익숙해진다. 맥박은 빨라지고 명치가 서늘해지지만.
기어비가 촘촘하게 세팅된 건 아니지만 출발부터 쭉쭉 밀어주는 힘이 대단하다. 1.6 엔진에서 211마력을 뽑아낸다는 건 다시 생각해도 놀랍다. 고회전으로 몰아가도 쥐어짜는 기분이 아니라 힘이 훨훨 남아도는 느낌이다. 5단으로 200km 가속까지 순식간에 치고 올라간다. 패들 시프트는 엄지로 누르면 시프트 다운, 중지로 당기면 시프트 업이 이뤄진다.
미니 JCW 쿠페로 시트를 옮겼다. 미니 쿠페는 쥐눈이콩처럼 작고도 옹골차게 생겼다. 빨간 야구모자를 삐뚤하게 쓴 골목대장 같다. 에너지 넘치는 악동 이미지가 강하다. 타보면 성격도 꼭 그렇다. 엔진 스펙은 미니와 다르지 않지만 최고속도가 시속 286km인 미니보다 2km 빠르며 제로백도 0.1초 빠른 6.6초다. 사이즈와 무게 때문일 것이다. 당연히 체감되는 핸들링이 다를 것이라 여겼는데 실은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완강한 팔짱을 풀고 보면 컨트리맨은 미니의 특성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게다가 넓고 높고 편하다. 미니 JCW 컨트리맨은 ‘이렇게 생긴 스포츠카’라는 장르가 있다는 걸 보여준다. 미니의 모든 아쉬움을 채워줄 뿐만 아니라 컨트리맨의 밉상을 완전히 뒤집는 ‘초매력’을 보여준다. 솔직히 포르쉐 카이엔 GTS 이후 이렇게 의외의 놀라움을 선사한 차는 처음이었다. 당연히 시승 후 JCW 삼총사 중 한 대를 사흘간 소유할 수 있는 선택권을 JCW 컨트리맨 운전석에 꽂았다.
극한의 모험으로 가득한 랠리에서의 경험이 일상적 운전의 즐거움으로 돌아왔다고나 할까. 6,000rpm에서 뽑아내는 218마력의 최고출력, 최대토크 28.6kg·m, 오버 부스트 시 30.6kg·m의 강력한 파워를 지닌 JCW 컨트리맨은 도무지 얌전한 주행을 견디기 어렵다. 주말의 국도 여행에서 미니 특유의 고카트 핸들링을 여한 없이 즐겼다. 강력한 엔진 파워, 빠르고 정확하게 반응하는 ALL4 사륜구동 시스템은 안심하고 길을 착착 접을 수 있는 자신감을 선사했다.
글: 이경섭(자동차 저널리스트), 사진: 박기돈(프리랜서)
MINI JCW
가격: 4천500만원
크기: 3758×1683×1407mm
0→시속 100km 가속: 6.7초
최고시속: 236km
복합연비: 11.6km/L
CO₂ 배출량: 150g/km
엔진: 4기통, 1598cc, JCW 트윈파워 터보, 휘발유
최고출력: 211마력
최대토크: 26.5kg·m(*28.6kg·m)
변속기: 6단 자동
MINI JCW COUPE
가격: 4천710만원
크기: 3758×1683×1385mm
0→시속 100km 가속: 6.6초
최고시속: 238km
복합연비: 11.6km/L
CO₂ 배출량: 150g/km
엔진: 4기통, 1598cc, JCW 트윈파워 터보, 휘발유
최고출력: 211마력
최대토크: 26.5kg·m(*28.6kg·m)
변속기: 6단 자동
MINI JCW COUNTRYMAN
가격: 6천110만원
크기: 4133×1789×1549mm
0→시속 100km 가속: 7.0초
최고시속: 223km
복합연비: 11.5km/L
CO₂ 배출량: 152g/km
엔진: 4기통, 1598cc, JCW 트윈파워 터보, 휘발유
최고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28.6kg·m(*30.6kg·m)
변속기: 6단 자동
(*오버부스트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