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두 차를 온갖 도로와 온갖 속도(아직까지 똑같은 도로는 아니지만)에서 몰아보느라 1주일의 절반 이상을 보냈다. 그러나 사실 정답을 찾기는 거의 불가능했다. 이들은 모두 시속 320km의 미드십 슈퍼카다. 도대체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직선코스에서 맥라렌은 페라리보다 빠르다. 맥라렌의 출력․토크․무게를 458과 비교하면 그 정도는 추리할 수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둘 사이에는 그런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같은 이유로 12C가 마라넬로의 천적보다 더 경제적이고 값이 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더 좋다? 자신 있게 대답하기는 어렵다.
내가 개인적으로 어느 쪽을 좋아하는지 몰라서가 아니다. 실제로 둘 중 어느 하나를 골라야 하는 꿈같은 팔자가 된다면 결판을 낸다. 지금 당장은 맥라렌. 더 새롭고 더 빠르고 더 쓸모가 있기 때문. 따라서 내 생활에 더 잘 맞는다. 사실 12C는 매일 몰고 다닐 수 있고, 포르쉐 911보다 슈퍼스포츠 기질을 더 잘 살렸다.
458 이탈리아는 앞선 어느 모델보다 잘 다듬었다. 하지만 실제로 매일 몰고 다닐 엄두를 낼 수 없다. 더 들어가는 비용과 까다로운 주차 환경을 제외하고도 그렇게 하기에 우리 주위는 너무 어지럽다. 그렇다고 전체적으로 458이 맥라렌보다 좋지 않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상당히 다르고, 그게 핵심적인 차이점이다.
물론 그밖에도 고려할 점이 있다. 이런 슈퍼카라면 오너의 상당수가 양쪽을 모두 갖게 될 확률이 높다. 현재 맥라렌이 찬사를 받고 있어 단기적으로 페라리와 람보르기니가 버텨내야할 처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이 차원의 슈퍼카들은 결국 서로 판매량을 끌어올리게 된다.
새 차는 전체적으로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2011년의 맥라렌 고객은 몇 년 뒤 페라리의 잠재적 고객이 된다. 그리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 혹은 12C가 휘저어 올린 먼지가 가라앉고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면 페라리는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458 이탈리아와 비교하기 좋을 정도야” 나는 될 수 있는 대로 차분히 대답했다. 페라리 친구가 주저 없이 대답했다. “중립적인 자세로 같은 조건을 보장한다면 언제 어디든지 나가겠어” 정말 속 시원한 반응이었다.
장소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기는 5월 초. 그때라야 완전한 12C 양산차가 생산라인을 굴러 나와 모든 라이벌과 대결할 준비를 마친다. 내 예상은? 그야말로 불꽃 튀는 각축전이 될 것이다. 하지만 어물쩍 넘기려는 핑계로 생각지 말라. 결코 그럴 일은 없으니까….
글 · 스티브 서트클립(Steve Sutclif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