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라렌 vs 페라리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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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라렌 vs 페라리 논쟁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05.02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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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서트클립(Steve Sutcliffe)의 오토 라이프

전화가 계속해서 걸려오고 문자 메시지가 떴다. 신형 맥라렌의 운전소감이 어떠냐, 그리고 페라리 458 이탈리아보다 좋으냐 나쁘냐고….

나는 두 차를 온갖 도로와 온갖 속도(아직까지 똑같은 도로는 아니지만)에서 몰아보느라 1주일의 절반 이상을 보냈다. 그러나 사실 정답을 찾기는 거의 불가능했다. 이들은 모두 시속 320km의 미드십 슈퍼카다. 도대체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직선코스에서 맥라렌은 페라리보다 빠르다. 맥라렌의 출력․토크․무게를 458과 비교하면 그 정도는 추리할 수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둘 사이에는 그런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같은 이유로 12C가 마라넬로의 천적보다 더 경제적이고 값이 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더 좋다? 자신 있게 대답하기는 어렵다.

내가 개인적으로 어느 쪽을 좋아하는지 몰라서가 아니다. 실제로 둘 중 어느 하나를 골라야 하는 꿈같은 팔자가 된다면 결판을 낸다. 지금 당장은 맥라렌. 더 새롭고 더 빠르고 더 쓸모가 있기 때문. 따라서 내 생활에 더 잘 맞는다. 사실 12C는 매일 몰고 다닐 수 있고, 포르쉐 911보다 슈퍼스포츠 기질을 더 잘 살렸다.

458 이탈리아는 앞선 어느 모델보다 잘 다듬었다. 하지만 실제로 매일 몰고 다닐 엄두를 낼 수 없다. 더 들어가는 비용과 까다로운 주차 환경을 제외하고도 그렇게 하기에 우리 주위는 너무 어지럽다. 그렇다고 전체적으로 458이 맥라렌보다 좋지 않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상당히 다르고, 그게 핵심적인 차이점이다.
 
물론 그밖에도 고려할 점이 있다. 이런 슈퍼카라면 오너의 상당수가 양쪽을 모두 갖게 될 확률이 높다. 현재 맥라렌이 찬사를 받고 있어 단기적으로 페라리와 람보르기니가 버텨내야할 처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이 차원의 슈퍼카들은 결국 서로 판매량을 끌어올리게 된다.

새 차는 전체적으로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2011년의 맥라렌 고객은 몇 년 뒤 페라리의 잠재적 고객이 된다. 그리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 혹은 12C가 휘저어 올린 먼지가 가라앉고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면 페라리는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메이커의 홍보부 친구가 전화를 걸어왔다. 그중 가장 흥미 있는 내용을 들어보자. 맥레란 시승을 둘러싸고 제법 길지만 담담하게 정보를 끌어낸 뒤 잠시 뜸을 들이고 물었다. “솔직히 얼마나 좋았어?” 그의 목소리에는 한마디에 담기 어려운 자신감과 호기심이 배어났다.

“458 이탈리아와 비교하기 좋을 정도야” 나는 될 수 있는 대로 차분히 대답했다. 페라리 친구가 주저 없이 대답했다. “중립적인 자세로 같은 조건을 보장한다면 언제 어디든지 나가겠어” 정말 속 시원한 반응이었다.

장소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기는 5월 초. 그때라야 완전한 12C 양산차가 생산라인을 굴러 나와 모든 라이벌과 대결할 준비를 마친다. 내 예상은? 그야말로 불꽃 튀는 각축전이 될 것이다. 하지만 어물쩍 넘기려는 핑계로 생각지 말라. 결코 그럴 일은 없으니까….
 
글 · 스티브 서트클립(Steve Sutclif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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