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올 것이 왔다. 포르쉐의 새 보스인 마티아스 뮐러는 997 타임라인 상의 카레라 GTS에 대해 “이것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런데 일부 포르쉐 소식통들은 회사 측이 이번 가을에 차세대 모델을 내놓기에 앞서 또 다른 버전을 뽑아낼 수도 있다고 전한다. (완전 화끈한 RSR 같은 것?)

어느 쪽이 옳던 간에 GTS는 997 중 가장 달콤한 차로 꼽을만한 잠재력을 가졌다. 뒷바퀴굴림이지만 네바퀴굴림인 카레라 4S의 폭이 더 넓은 차체를 쓴다. 3.8L 엔진에는 파워킷이 달려 카레라 S보다 22마력 더 높은 402마력을, 약간 더 높아진 회전수(7,300rpm)에서 뽑는다. 그리고 42.9kg·m의 토크는 약간 낮아진 4,200rpm에서 나온다. 스포츠 배기시스템도 기본이다.

넓어진 트랙(앞은 2mm, 뒤는 32mm) 덕분에 서스펜션도 일부 조정됐고 단단해진 스프링과 안티롤 바가 달렸다. 19인치 뒤 타이어도 305/30으로 더 넓어졌다. 포르쉐에 따르면 카레라 S보다 GTS가 더 뉴트럴하다. 장식적인 요소로는 스티어링 휠에 알칸타라가 입혀졌고 PDK 패들이 달리지 않은 차로서는 처음으로 더 얇은 림을 적용했다. 기어봉과 핸드브레이크에도 알칸타라가 사용되었다. 쿠페는 뒷좌석을 없애 카레라 S보다 5kg 가볍다. 뒷좌석은 추가 비용 없이 장착할 수 있다.

외관상 다른 부분은 프론트 스포일러와 사이드 스커트, 도어의 로고, 검정색 센터 허브 휠, 비슷한 색상의 배기 파이프 등이다. 원한다면 연료탱크를 90L짜리로 바꿀 수 있다. 이 모두를 포함한 가격은 ￡77,000(약 1억4천100만원) 미만. 카레라 S에 파워킷만 달아도 ￡83,000(약 1억5천240만원)에 가깝다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매력적이다.

도로에서도 차이가 난다. 일단 출발하면 고분고분하게 말을 듣는다. 울퉁불퉁한 도심 노면은 GTS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엔진의 유연성 덕에 크루징도 쉽다. 그러다가도 일단 뚫린 도로를 만나면 얼굴에 미소를 짓는 것 이상의 운동성능을 보여준다. 스티어링은 딱 부러지고 초기 물림이 좋으며 감각이 굉장하다. 막판에는 언더스티어를 보이지만 섀시는 균형 잡힌 느낌이고 모든 코너를 믿고 통과하게 한다. GT3만큼 가볍지는 않아도 25kg이 무거울 뿐이다.

파워킷은 차이가 느껴지지만 레이스트랙에서 더 두드러질 것이다. 낮은 회전에서도 좀 더 자유롭게 호흡하는 것 같긴 하지만 6,200rpm을 넘기면 큰 차이가 생기면서 완전히 다른 엔진처럼 느껴진다. 흡기 시스템은 각 실린더에 갑자기 추가 흡기구를 열어 몇 마리의 말을 더 풀어놓는다. 이때 순수 레이싱 엔진 같은 소리가 난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4,000rpm에서는 이런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뿐이다. 시승차에는 포르쉐의 카본 콤포지트 브레이크가 달렸다. 비싼 옵션인데, 엄청난 감각에다 긴 내리막에서도 페이드에 저항함을 확인했다. 하지만 비슷한 도로에서 테스트했던 일반 브레이크는 조금 걱정된다.
 
GTS는 카레라 S에 대한 명백하고 매력적인 대안이다. 터보처럼 전천후 와인딩 괴물이 아니고 GT3만큼 하드코어한 느낌을 주지도 않는다. 하지만 파격적인 가격에 옵션 패키지를 제공하며 넓은 섀시와 더 좋은 균형까지 제공하니 매력이 대단하다. 사실 911에 바라는 모든 것이랄 수도 있다. 마지막이라고? 그렇다 해도 대단한 작품이다.

글ㆍ존 맥일로이(JOHN MCILROY)

SO GOOD
■ 아주 잘 조율된 승차감과 핸들링
■ 선형적인 힘의 전달
■ 정밀하고 느낌이 좋은 스티어링
■ 스펙 대비 착한 가격

NO GOOD
■ 이미 나와 있던 옵션들의 짬뽕

FACT FILE
PORSCHE 911 CARRERA GTS
가격 ￡76,758(약 1억4천90만원)
최고시속 305.8km
0→시속 100km 가속 4.6초
연비 9.4km/L
CO₂ 배출량 250g/km
무게 1420kg
엔진 6기통, 3800cc, 휘발유
구조 리어, 새로, 뒷바퀴굴림
최대출력 408마력/7300rpm
최대토크 42.9kg·m/4300rpm
변속기 6단 수동
연료탱크 67L
트렁크용량 105L
휠 (앞/뒤) 8.5J×19인치, 11J×19인치
파워킷은 3.8L 엔진을 402마력으로 만든다 타이어 (앞/뒤) 235/35 R19, 305/30 R19

NEW TECH
파워플레이
GTS는 사실 911 레인지에 이미 마련되어 있었던 옵션들을 끌어 모은 차다. 따라서 파워킷도 카레라 S에 옵션으로 제공되는 것과 동일하다. 파워킷은 각 실린더마다 추가 흡기구를 갖도록 재설계된 흡기 시스템을 달아준다. 저회전에서는 두 번째 흡기구가 닫힌 상태로 있어 공기가 연소실까지 이르는 가속을 향상시키는 방법으로 일반 3.8L 엔진보다 강한 느낌을 준다. 6,200rpm쯤에서는 두 번째 플랩이 열리면서 최고 출력을 풀어놓는다. 포르쉐는 흡기구 채널 최적화를 위해 기계적인 면 가공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