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모닝 1.0
상태바
기아 모닝 1.0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05.01 13: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아 모닝이 7년 만에 풀 모델 체인지되었다. 연구기간 40개월에, 총 개발비 1천800억원이 투입된 신작이다. 전작은 이미 2010년 5월에 100만 고객을 돌파한 밀리언셀러. 과연 그 이상의 흥행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

우리나라에서 경차의 시작은 1991년 스즈키 알토를 베이스로 만든 대우 티코. 알토는 직렬 3기통 675cc 엔진을 얹었으나 티코는 국내 실정을 고려해 직렬 3기통 796cc 엔진을 얹었다. 후속모델 마티즈가 등장한때가 1998년. 주지아로 디자인의 마티즈는 빼어난 스타일로 경차시장을 평정했다. 엔진은 여전히 796cc.

그 사이 현대 아토스(1997~2002)와 이를 베이스로 한 기아 비스토(2003년 단종)가 경차시장에 얼굴을 내밀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비스토 후속모델로 2004년 선보인 모델이 바로 기아 모닝. 그런데 모닝은 처음부터 999cc 엔진을 얹고 나와 경차로 분류되지 못했다. 해외에서는 피칸토라는 이름으로 팔리며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기아로서는 국내시장뿐 아니라 해외시장을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 실제 수출이 내수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모닝이 지금처럼 경차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국내 경차 기준이 바뀌면서부터. 경차 혜택을 받게 된 모닝은 이후 판매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경차기준이 0.8L에서 1.0L로 변경된다는 것은 미리 고지된 것이었지만 마티즈는 어쩐일인지 이에 대한 대응이 늦었다. 아무튼 국내 경차수요는 배기량이 큰 차를 선호하는 경향으로 나타났다. 일본 경차가 여전히 660cc 기준을 고수하고 있는 것과는 사정이 다르다. 현재 우리나라 승용차시장에서 경차의 점유율은 13.2%이고, 일본의 경우 28.2%에 이른다.

신형 모닝은 구형보다 길이 60mm, 너비 15mm, 높이 5mm가 커졌다. 에어댐이 프론트 그릴보다 매우 크고 스탠스가 넓어 보이는 디자인이다. 뒤로 갈수록 높아지는 사이드 캐릭터 라인, 화살 모양의 리어 램프가 전진감을 더한다. 안정감을 주면서도 스포티한 스타일은 경차가 주는 약하고 불안정한 이미지를 희석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경차의 진화를 노린 것은 실내에서 두드러진다. 세 개의 원을 교차시킨 계기판과 7인치 내비게이션(옵션)을 단 센터페시아, 스텝게이트식 자동 4단 기어박스 등의 구성은 소형차 수준에 뒤지지 않는다. 2스포크 타입 스티어링 휠이 아쉽기는 하지만 왼발을 놓는 풋레스트의 공간과 페달 간격, 적당한 시트 등 운전자세를 잡는데 별다른 불만은 없다. 게다가 버튼식 시동 키, 히티드 시트와 더불어 히팅 기능이 있는 스티어링 휠 등을 보면 “이거 경차 맞아?”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법하다.

장비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우선 듀얼 및 사이드, 커튼 에어백 등 6개의 에어백이 기본이다. 속도감응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MDPS)까지 제어해 주행안정성을 높여주는 VSM(Vehicle Stability Management)도 동급 최초로 적용했다(옵션). VSM은 전자제어 제동력 배분 기능의 ABS(EBDABS)와 급제동 경보시스템(ESS),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TCS),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HAC)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센터페시아부를 상하부로 나누어 간결하게 처리함으로써 아랫단의 공간효율성을 높인 점이 눈에 띈다. 모바일 폰 등을 놓기 좋은, 비교적 넓은 트레이에는 AUX & USB 단자를 마련해 MP3나 아이팟 등을 사용하기 쉽게 했다. (기본형 오디오 모델에는 이들 단자가 위로 이동한다) 컵홀더는 사이드의 버튼을 누르면 회전식으로 튀어나온다. 필요할 때만 사용할 수 있게 한 아이디어다. 센터 콘솔은 없지만 동반석 시트 아래 언더 트레이를 마련하고 글러브박스 사이즈를 키우는 등 수납공간에 신경을 썼다. 여성 고객이 많은 점을 고려해 운전석 위의 선바이저 거울을 대용량 사이즈로 했다. 화장용이다. 해치 게이트를 열면 드러나는 러기지 룸은 용량이 100L에 불과하지만 2열 시트를 접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신형 모닝에는 1.0L 카파 엔진을 튜닝했다. 블록을 주철에서 알루미늄으로 바꾸고 가변흡기시스템을 썼다. 최고출력 82마력, 최대토크 9.6kg·m을 낸다. 연비는 수동 5단이 22.0km/L, 자동 4단이 19km/L다. 파워가 다소 부족해도 경제성을 미덕으로 하는 것이 경차이므로 제원대로만 실제 연비가 나온다면 괜찮은 수치다. 시승차는 자동 4단을 얹은 풀 옵션 최고급 모델이다.

신형 모닝의 차체 무게는 900kg(자동 4단). 이전보다 22kg 무거워졌다. 무거워진 무게는 10마력이나 높아진 파워가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다. 출발은 가뿐하게 나간다. 모닝의 엔진은 이전 4기통에서 3기통으로 줄었다. 이 배기량에서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지만 SOHC에서 DOHC로 바뀌었으므로 리스폰스는 좀 향상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최대토크가 나오는 시점은 3,500rpm이지만 토크에 의존하는 엔진은 아니다. 최대출력이 나오는 시점이 6,400rpm인데, 결과적으로 원하는 힘을 내기 위해서는 rpm을 높게 써야 한다. 대배기량 엔진이라면 별 문제가 아니지만 1.0L 엔진이라면 아무래도 버겁다.

시속 80km까지는 손쉬운 가속을 보여준다. 달리기는 거의 소형차 감각이다. 서스펜션은 너무 무르지 않게 약간의 긴장감을 더한 세팅이다. 레인 체인지와 그런 다음의 가속력도 제법 세차다. 다만 시속 80→100km 가속력은 한 템포 뒤진다. 100km에서 120km로 넘어서는 단계는 비교적 무난하다. 도로사정상 시속 120km를 넘게 달리기는 무리였다. 가끔씩 그 이상의 속도를 내보았지만 역시 rpm을 높게 써야하고 즉각적인 가속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안정감에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은 물론 핸들링도 좋아졌다.

무엇보다 운전석에 앉아있는 시간이 힘들지 않다는 데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카울 포인트가 멀고 벨트 라인도 높아 경차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승차감도 적당해 속도에 욕심내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의 장거리를 달리는데 그리 불편함은 없을 것 같다. 가속력을 높이려면 2, 3단을 적극 활용하면 되는데, 이 경우 연비를 손해 보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기아는 신형 모닝을 선보이며 경차의 진화를 이야기했다. 그 진화는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고객들은 그 진화를 받아들인다. 경차라고 해서 편의성이나 고급장비를 손해 보지 않겠다는 경향이다. 받아들이긴 하지만 가격 상승은 부담이다. 그런데 국내시장에서 경차는 물론 소형차의 비중도 좀 더 높아져야 하지 않을까? 수준 높은 경차의 등장은 반갑지만 시장 상황이 썩 유쾌하지 않은 현실이다.

글·최주식

FACT FILE
KIA MORNING
가격 1천105만원(옵션 제외)
엔진 직렬 3기통 998cc
최고출력 82마력/6,400rpm
최대토크 9.6kg·m/3,500rpm
연비 19.0km/L
CO₂ 배출량 123g/km
크기 3595×1595×1485mm
휠베이스 2385mm
변속기 자동 4단
서스펜션(앞/뒤) 스트럿/토션 빔
브레이크(앞/뒤) 디스크/드럼
타이어 175/50 R15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