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소형 SUV 현대 베뉴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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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소형 SUV 현대 베뉴의 디자인
  • 구 상 교수
  • 승인 2019.07.3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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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새로운 소형 SUV 베뉴의 디자인은 최근 현대가 출시한 싼타페와 팰리세이드 등 최신 SUV의 디자인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현대차 SUV의 패밀리 룩 이라고 해도 될 법 하다.

차량의 이름으로 사용된 ‘베뉴’(Venue)라는 말은 특정한 사건이 열리는 장소 등을 의미한다고 한다. 최근 홍보하는 소위 ‘혼라이프’를 즐기는 젊은 층들, 즉 개인 중시의 성향을 가진 세대들을 지칭하는 소위 ‘혼족’을 겨냥한 차량이다. 젊은 소비자들의 일상 속 다양한 장소와 상황에 어울리는 차를 의미한다는 맥락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베뉴의 앞모습에서는 최근 현대차의 디자인 특징 중 하나인 캐스캐이딩 그릴을 좀 더 모던하게 재해석한 것이 눈에 들어오지만, 옆모습에서 C-필러 쪽, 뒷문의 C-필러와 연결되는 부분은 얼핏 기아 스토닉과 비슷하다는 인상도 스친다.

베뉴는 길이와 너비, 높이가 각각 4040mm, 1770mm, 1565mm이고, 휠베이스는 2520mm이다. 이에 비해 기아 스토닉은 각각 4140mm, 1760mm, 1520mm에 휠베이스 2580mm로, 현대 베뉴가 기아 스토닉보다 100mm 짧지만, 10mm 더 넓고 45mm 높으면서도 휠베이스는 60mm 짧다. 즉 베뉴는 스토닉에 비해 길이와 관련된 치수들은 짧지만, 약간 넓고 상당히 높아서, 전형적인 톨 보이(tall boy) 콘셉트다. 대체로 차량에서 실내의 높이가 확보되면 전후 공간의 실제 길이에 비해 체감 거주성이 좋아진다. 그러므로 높이를 확보한 건 실내 거주성에 중점을 둔 차체 비례라고 할 수 있다.

 

베뉴는 스토닉과 C-필러를 비롯한 부근의 디자인이 비슷하지만, A-필러 쪽은 완전히 다르다. 스토닉이 곡선적인데 베뉴는 A-필러 상단에 각을 세워 지붕과 만나게 했다. 전체적으로 스토닉이 운동복을 입은 캐주얼한 인상이라면, 베뉴는 정장을 입은 청년 같은 이미지로 비유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차체 색을 달리하면 또 다른 이미지로 보이기도 할 것이다.

한편 지붕을 별도의 색으로 처리한 투톤 모델은 C-필러 위쪽의 라운드 처리를 강조하면서 경사진 형태로 보이게 마무리해 실제 테일 게이트나 뒷유리의 각도보다 더 역동적으로 보인다. 이런 처리는 기아 스토닉과 감각적으로 구분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요소다.

베뉴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전반적으로 무난한 기능미를 보여준다. 센터페시아 쪽에 두 개의 환기구를 사이에 두고 자리잡은 디스플레이 패널과 그 아래쪽으로 연결된 앞 콘솔, 그리고 독립형 클러스터 패널, 아울러 조수석 글러브박스 뚜껑 위쪽에 만들어진 선반 형태의 수납 공간 등이 실용적인 소형 SUV의 이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베뉴는 B 세그먼트 급의 승용차와 비슷한 해치백 구조이면서 2열 시트의 변환을 통해 적재 용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젊은 세대들을 위한 다양한 활용성을 염두에 둔 설계인 것이다. 베뉴의 등장으로 현대차의 SUV 라인업은 B 세그먼트 급의 베뉴에서 시작해서 C 세그먼트 급의 투싼, D 세그먼트 급의 싼타페, 그리고 대형인 팰리세이드까지 두루 갖추게 됐다. 최근에 SUV 판매가 대세가 된 미국 시장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SUV의 판매가 확대되고 있어 베뉴의 등장을 통해 다양한 차종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해진 SUV 모델 군을 갖추게 된 현대자동차의 국내외 시장에서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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