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제네시스 북미형
상태바
현대 제네시스 북미형
  • 마크 누덜루스
  • 승인 2014.07.30 14: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형 제네시스의 개발을 시작하기 전에, 현대는 엔지니어 한 팀을 워킹 홀리데이로 유럽에 보냈다. 엔지니어들은 사치스러운 호텔과 미슐랭 가이드 평가를 받은 유명 레스토랑을 다니며 생활하는 한편, 몽블랑 만년필과 롤렉스 시계와 같은 고급 제품들을 벤치마킹했다. 현대는 신형 제네시스가 가격으로 승부하는 저렴한 고급차 이상의 존재이기를 원했고, 럭셔리 분야에서 최고인 업체들을 아주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다.

제네시스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8년의 일이다. 첫 제네시스는 가격에 비해 풍부한 기능을 갖췄지만, 선택사항에 네바퀴굴림 장치가 빠져 있고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모델이 없어 판매는 제한적이었다.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는 섀시 동적 특성과 실내 세부 처리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우리가 참석한 언론 대상 행사의 프레젠테이션을 보면 현대는 1세대 모델의 결점을 확실히 인식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고강도 강판과 구조용 접착제 사용을 대폭 늘림으로써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에 견줄 수 있는 탁월한 차체 강성을 얻을 수 있었다. 심지어 현대는 로터스 엔지니어링에 섀시 튜닝 실증을 맡기기까지 했다. 실내는 분위기가 고급스러워졌고 일부 시장에는 네바퀴굴림 장치가 선택사항으로 나온다. 게다가 오른쪽 운전석 모델까지도 생산된다.

제네시스를 몰아보면 매끄러운 포장도로에서는 조용하고 세련된 느낌이다. 분위기는 재규어 XF처럼 역동적이지는 않고, E클래스 SE 모델처럼 고급스러움이 뚜렷하다. 좀 더 거친 도로에서는 침착함을 잃고 뒤 서스펜션은 파인 곳에서 충격을 그대로 전한다. 전동 스티어링은 정직하게 반응하지만 감각적인 자극은 거의 없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직진 안정성도 느낄 수 없다. 강하게 몰아붙이더라도 부드러운 고속 코너에서는 매우 중립적이고 언더스티어를 탄력 있게 억제하는 데도 그렇다는 점이 제네시스의 아쉬운 부분이다. 유럽형 모델은 전용 서스펜션 튜닝이 이루어진다. 기본 섀시가 잠재력이 뛰어나므로 많은 것이 개선되리라 기대한다.

우리는 영국에서 판매될 파워트레인 조합, 즉 V6 3.8L 휘발유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갖춘 차만 몰아볼 수 있었다. 엔진은 충분한 힘을 내고, 회전계 끝부분에 가까이 가는 모험을 하지 않는 이상 세련된 느낌이다. 연비는 BMW 535i에 10% 정도 뒤처지고 5시리즈 터보 모델보다 저회전 때 밀어주는 힘이 부족하다. 그러나 판매의 걸림돌은 디젤 모델이 없다는 점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영국 현대는 연간 20~30대 판매를 예측하고 있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현대는 버튼과 조절장치들에 일관된 조작감과 무게를 주기 위해 협력업체와 긴밀하게 작업했다. 최상급 모델의 16방향 조절 좌석은 가죽 질감이 풍부할 뿐 아니라 대단히 편안하다. 뒷좌석 공간은 탁월하다. 233mm 크기의 대형 내비게이션 스크린은 터치스크린이나 아이드라이브(iDrive)를 닮은 로터리 조절장치로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폰처럼 스크린 상에서 밀어서 조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에어컨에는 졸음을 예방하고 피로를 줄이도록 업계 처음으로 이산화탄소 센서를 달았다. 실망스러움이 뚜렷한 부분은 일부 평균 이하의 플라스틱 내장재, 돌출된 헤드레스트, 너무 흩어져 있는 많은 버튼 정도밖에 없다.

오른쪽에 있는 운전석과 엄청난 기술 및 안전장비로 가득한 고급스러운 실내 덕분에 제네시스는 영국에서 현대의 상징적 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 서스펜션을 잘 손질한다면 이미 확고히 기반을 다진 경쟁 모델의 솔직하고 특이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적당한 디젤 엔진을 얹어 최상의 경쟁자들을 따라잡겠다는 현대의 목표는 현실성 없는 이야기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글 · 마크 누덜루스(Marc Noordeloos)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