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을 버린 911 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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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을 버린 911 터보
  • 스티브 서트클립
  • 승인 2014.06.23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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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터보는 가장 순수한 911로 여겨진 적이 없다. 사실 예전에는 자신의 911을 아주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 어느 정도 조롱의 대상이었다. 보통의 터보 카브리오 운전자에게는 눈곱만큼도 문제되지 않았다. 반면 포르쉐에게는 하찮은 것도 모두 문제였다. 그래서 바이작(Weissach)의 기술자들은 최근 2세대의 911(997과 최신형 991) 카브리오를 쿠페만큼 운전이 산뜻하고 정확한 차로 만드는 데에 집중했다. 최신형 터보 카브리오만큼 이토록 목표달성에 가까워진 적이 없었다.

이렇게 완벽에 가까우려면 대가가 따른다. 터보 카브리오의 기본 가격은 눈물이 나올 정도로 엄청난 12만9천223파운드(약 2억2천350만원)나 된다. 반드시 달아야 하는(그 이유는 조금 뒤에 설명하겠다)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를 비롯한 옵션들을 단 시승차는 14만 파운드(약 2억4천220만원)에 가까웠다. 하지만 14만 파운드로 가장 빠르고 지붕도 열리는 가장 훌륭한 슈퍼 스포츠카 중 하나를 살 수 있다. 수평대향 6기통 터보 엔진에서 나오는 힘은 513마력이고, 토크는 오버부스터 작동에 따라 67.2kg·m와 72.3kg·m 사이에서 오르락내리락한다. 어느 쪽이든 1,595kg의 터보 카브리오를 정지 상태에서 3.4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시키고 최고시속 314km로 달리게 하기에는 충분한 힘이다. 다시 말해, 터보 카브리오는 직선도로에서 쿠페와 거의 대등하다.

그렇다면 어째서 3천92파운드(약 535만원)나 하는 스포트 크로노 패키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일까? 왜냐하면 이것에 포르쉐의 새로운 ‘다이내믹 엔진 마운트’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이내믹 엔진 마운트는 코너링 때 리어 액슬 위의 관성을 줄이는 데에 도움을 준다. 비전문가의 용어로는, 승차감과 핸들링을 꽉 조여 준다. 포르쉐 엔지니어에 따르면, 다이내믹 엔진 마운트는 특히 터보 카브리오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그것이 그렇게 좋다면 기본 장비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이사흐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엔지니어와 논쟁하면 열 번이면 열 번 모두 이길 것이다.

요점: 만약 당신이 터보 카브리오를 살 만한 형편이라면 스포트 크로노 패키지를 꼭 넣어라. 스포트 크로노 패키지에는 론치 컨트롤이 들어간 덕분에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3.2초로 단축된다. 터보 카브리오는 예상대로 인상적이다. 노면이 안 좋은 도로에서 저속으로 달릴 때 다소 크게 흔들리는 것만 제외하면, 거의 쿠페처럼 움직인다. 또한, 전동식 완충장치를 올렸을 때 실내로 바람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것도 몹시 인상적이다. 지붕을 닫았을 때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순수주의자조차도 터보 카브리오는 특별히 인정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어차피 이 차의 오너는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글 · 스티브 서트클립(Steve Sutclif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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